"세상사 삶의 원리를 하나씩 깨달아 눈이 뜨이고,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는지를 알게 되면 고통도 정리되지. 코카콜라는 만들어낸 이가 일곱 번 쓰러지고 여덟 번 일어나면서 '괴로운 것은 다 지나가더라.'라고 말했다지. 괴로운 일이든 슬픈 일이든 항상 그대로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없어. 아픈 만큼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커지지. 수학 문제를 풀다 보면 막히는 곳이 있기 마련인데, 공식대로 차근히 풀면 반드시 풀려. 수학 문제처럼 인간사도 풀리게 되어 있지."
지금껏 가장 힘든 기억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바로 군 복무 시절이다.
내가 원하는 부대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누렸던 자유가 구속된 상황에서의 단체 생활과 훈련 등등이 참으로 힘들었지만 그 당시에는 '여기서 조금만 버티면 지나갈 거야', '좀만 더 힘을 내자'를 속으로 되뇌며 참고 또 참고 견뎠던 생각이 난다.
하지만 40대가 된 지금은 또 다른 종류의 시련과 아픔이 있다. 절대 강도로 따지면 군 복무 시절이 더했던 것 같지만 그나마 그때는 시기가 한정되어 있어서 참고 버텼다면 지금은 언제 해결될지 모를 상황에서 오는 불안감과 무게감이 크게 다가오고 느껴진다. 거기다 이겨내는 정신력도 20대 때보다는 확실히 약해진 것 같다.
책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복잡한 인생의 문제를 푸는 공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피타고라스의 정리, 근의 공식처럼 이러한 아픔을 입력하면 해답은 이겁니다라고 알려주는 만능 방정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의 아픔은 시간이 지나면 약이 될 수도 있지만 인간은 언제나 망각하기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늘 언제나 새로운 아픔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