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는 CEO - 일상에 행복을 입히는 브랜드 리슬의 성장 철학
황이슬 지음 / 가디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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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뭘까?

5천 년 이상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대표 아이템.

이것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우리를 상징하는 대표 아이템이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평상시에는 서양식 의복을 입고 명절이나 행사 때나 종종 입게 된다.



"나는 한복 디자이너이자, 내가 디자인한 한복을 1년 365일 중 360일을 입고 다니는 한복 마니아다. 이제는 가족과 친구들조차 한복을 입지 않은 차림을 어색해할 정도다. 직접 만든 한복을 홍보하고자 한복을 입고 다니나 보다 생각하겠지만, 순서가 틀렸다. 한복을 실컷 입기 위해서 이 직업을 선택했다. 어느 날 뜻하지 않게 마주친 한복은 내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고,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한복하면 또 떠오르는 것은 재래시장 깊숙한 곳에 나이 드신 장인이나 명인이 만드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여기 한복을 사랑하는 젊은 CEO가 과감하게 출사표를 던졌고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자기의 사업 아이템 홍보를 위해 한복을 입는 것이 아니라 한복을 실컷 입기 위해서 이 직업을, 이 사업을 선택했다는 마인드가 참 멋지다.



"한복이 패션이 되려면 편견이 깨져야 한다. 패션은 이래야 한다는 법칙이 존재할 수 없다. 패션이 가진 다양한 무드(우아함, 섹시, 펑크, 스트릿, 화려함, 클래식 등)가 한복에도 녹아들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선글라스와도 입을 수 있고 청바지, 하이힐과도 매치되는 한복! 저고리를 배꼽티처럼 내어 입거나 바지 위에 한복 치마를 둘러 입어도 되는 공식 없는 옷! 그것이 리슬이 추구한 새로운 생활한복 개념이다."

사실 부끄럽지만 한복을 마지막으로 입은 게 언제인지조차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일이 돼버렸고 평상시에도 한복에 대해 크게 관심은 없는 편이다.

하지만 밀라노 패션위크 런웨이 무대에 올랐다는 이 사진을 보고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전통적인 한복만을 생각했었던 내게 이 정도의 모던함과 세련미라면 결코 서양의 그것에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아니 더 우아해 보인다는 말이 사실이겠다.

패션은 이래야 한다는 고정 관념에 사로잡히다 보면은 자칫 발전의 원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

특히나 일상생활에서 한복을 보편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편견을 깨부수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꿈을 향해 조금씩 달려가니 희미했던 꿈이 ‘한복을 글로벌 패션 장르로 만든다’라는 문장으로 뚜렷해졌고 꿈이 뚜렷해지니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것을 공부해야 할지 알게 되었다. 때로는 내가 만드는 모던한복이 ‘전통을 헤치는 것은 아닐까’ 하며 정체성을 고민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분명해졌다. 나는 ‘지금 당장 입을 수 있는 한복’을 추구한다.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어 시대정신을 반영한 21세기 한복, K-fashion을 만들어간다는 확고한 방향이 생겼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향해 집중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인다.

좋아하는 것을 향해 한 발자국씩 전진하다 보니 정체성과 함께 자신의 비전까지 알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정녕 무엇일까?

타인의 시선에, 어쩔 수 없이 가게 된 수동적인 선택이 아니라 능동적인 선택을 위한 고민에 늦은 때라는 것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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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논어를 만나 행복해졌다 - 나로 살아가기 위한 든든한 인생 주춧돌, 논어 한마디
판덩 지음, 이서연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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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새해가 밝았다.

늘 반복되는 새해이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뭔가 준비해야겠다는 조바심에 여러 계획들을 세우곤 하지만 이내 그렇듯 작심삼일에 그치고 만다.

마음가짐을 바꾸지 않는 이상은 늘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음을 절감하곤 한다.



"공자가 말하길 “도에 뜻을 두고, 덕에 근거하며, 어짊에 의지하고, 예에서 노닐어야 한다.”子曰 “志於道, 據於德, 依於仁, 游於藝.”자왈 “지어도, 거어덕, 의어인, 유어예.”입신양명을 이루기 위한 네 가지 덕목에 대한 이야기다. 공자는 사람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하려면 “그 사람의 행동을 보고, 이유를 살피고, 편안함을 관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도에 뜻을 두고, 덕에 근거하고, 어짊에 의지하고, 예에서 노니는 것은 한 사람의 행동과 이유, 그리고 편안함을 결정하는 요소다... 도에 뜻을 두어야 한다는 공자의 말은 진리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의 목표를 물질적인 속박에서 벗어나 세상의 이치를 탐구하는 데 두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뉴턴, 아인슈타인, 노자와 같은 사람이 바로 도에 뜻을 둔 인물이다. 이들은 우주의 이치와 인생의 의미를 알고자 했다. 사사로운 이익에서 벗어나 큰 포부를 가지면 인생이 무료하지 않고 추구해야 할 길이 끝이 없어 정신적으로 완벽한 만족 상태에 이를 수 있다."

학창 시절에는 장래희망과 꿈을 얘기해 보라면 보다 순수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인생을 살아가는 목적이 '돈'이라는 물질에 국한되었다는, 아니 속박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 거의 대부분의 활동이 돈과 연관이 되면서 무엇을 하든 간에 늘 '비용'과 '효용성'을 따지게 되고 이것이 해를 거듭하면서 자연스럽게 체득되었다.

학창 시절 호흡과 명상을 접하고 인생의 의미를 찾고자 했던 그나마 순수했던 영혼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속세에 찌든 지금의 나 자신만 남아 있다는 사실에 서글퍼진다.

어떻게 하면 물질적인 속박에서 벗어날 수가 있을까?


"공자가 안연에게 말하길 “부가 만약 구해서 되는 것이라면 비록 채찍을 잡는 사람이라도 나 또한 하겠다. 만일 구해서 되는 게 아니라면 내가 좋아하는 걸 따르겠다.”子曰 “富而可求也, 雖執鞭之士, 吾亦爲之. 如不可求, 從吾所好!”자위안연왈 “부이가구야, 수집편지사, 오역위지. 여불가구, 종오소호!”부자가 되기 위한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 아니면 부자는 원하면 될 수 있을까? 부자가 되기를 원치 않는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공자가 부자에 대해서 말한다. 부자가 되는 법을 제자들에게 알려줬던 것일까? 일단, 첫 문장을 해석해 보자. “만약 원한다고 해서 부자가 된다면 나는 채찍을 잡는 일이라도 기꺼이 하겠다.” 여기서 “채찍을 잡는 일”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비유했을까? 옛날에는 마부를 채찍을 잡는 사람이라고 불렀다... 따라서 공자의 말은 원해서 부자가 될 수 있다면 누구든 비천한 일을 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 평소 내면의 수련을 강조하던 공자는 왜 부자에 관해서 말을 한 것일까? 공자는 제자들에게 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정당한 일’에 힘쓰라는 점을 말해 주고 싶었을 것이다.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어 부자가 될 수 있다면 어떤 직업이든 부끄러워하지 말고 노력해야 한다. 반면, 부자가 될 수 없다면 집착을 버려야 한다. 집착을 버리지 못하면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게 된다. 정당한 방법으로 되지 않으니 당연히 부정한 방법을 찾게 되는 것이다."

공자도 '부'라는 것이 노력을 통해서 얻어질 수 있는 것이라면 채찍을 잡는 마부라도 기꺼이 하겠다고 하셨듯이 구한다고 해서 무조건 구해지는 것이 아니었음을 일찍이 얘기하였다.

'부자는 하늘이 내린다'라는 말이 있다.

잘못 생각하면 부자가 되는 것은 운명으로 타고 나야 한다는 말로 착각할 수 있지만, '진인사대천명'과 연계하여 생각함이 맞을 것 같다.

일확천금이나 요행수를 바라지 않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정당한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부'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말이다.

크게 노력하지 않고 대충대충 살면서 '부'를 얻고자 하는 내게 논어의 두 구절이 크게 다가온다.

새해를 논어와 함께 시작하며 올 한 해는 여느 때와는 다른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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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알고 싶은 실전 심리학 - 사람의 속마음을 거울처럼 들여다본다
왕리 지음, 김정자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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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초에 개봉한 영화 중에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가 생각이 난다.

남자 주인공이 승진에서 떨어지고 절치부심하던 중에 욕실에서 넘어진 사고 이후로 여성의 생각과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이다.

사회생활,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인 인간관계에 있어서 상대방의 마음을, 심리를 읽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은 많이들 해봤을 것이다.

가족, 친지든 직장에서의 관계든 간에 상대방의 속마음을 정확히 몰라 오해가 생기거나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가 많이들 발생하는 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심리에 대한 공부와 노력이 필요하다.

서점에서 재테크 서적만큼 많은 심리학 관련 서적들을 보면 쉽지만은 않은 일이겠지만 말이다.



"런던대학교의 심리학자 리자오핑 연구팀은 직관적인 판단의 중요성을 증명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원은 지원자들에게 660개의 동일한 부호로 가득한 모니터에서 하나의 변형된 부호를 찾으라고 했다. 그러고는 눈의 움직임을 추적하기 위해 고속 카메라를 설치하고 관찰했다. 그 결과, 지원자가 무의식적인 판단에 의존하게 했을 때 가장 좋은 결과를 얻었다. 목표 관찰 시간이 1초 미만일 때 정확도는 95%였고, 1초 이상일 때 정확도는 70%였으며, 4초 이상일 때 보통 정상적인 수준의 의식적 판단을 하면서 정확도는 떨어졌다. 복잡한 상황에서 직관적인 판단이 더 정확한 이유는 대뇌가 무의식 상태에서 변형된 부호와 다른 부호의 다른 점을 식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단순한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무의식적으로 생각하지만, 복잡한 상황에 직면하면 의식적인 사고를 한다...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심사숙고하지 말고 직관을 따라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복잡하고 중요한 문제 앞에서 이성적 생각 없이는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하지만 목표를 세울 때 머릿속에서 즉각적으로 튀어나오는 직관은 정확할 때가 많다.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결과에 관계없이 무의식이 계속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많은 선택에 직면하게 된다. 오늘 뭐 입을까? 점심은 어떤 음식을 먹을까? 하는 가볍고 부담 없는 선택으로부터 집 구매, 진로 선택 등과 같은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큰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 등 참으로 다양하다.

전자의 경우는 마음이 가는 대로 직관적인 선택을 주로 하게 되고 후자의 경우는 여러 경우를 고려하여 장시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이성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간의 경우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한 선택이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위의 실험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오히려 복잡한 상황에서는 직관에 따른 선택이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 냄을 알 수가 있다.

'장고 뒤에 악수'라는 바둑의 명언이 사실인 것이다.

거듭된 고민이 좋은 선택을 할 수도 있지만 장시간의 고민은 그 상황 자체에 빠져들어 오히려 사고의 시야와 폭을 줄여 버리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다.



"사회생활에서 소외를 당하면 통증이 느껴지면서 몸이 차가워진다. 가장 믿고 의지하던 친구에게 배신당했을 때도 온몸이 서늘해지면서 갑작스레 추위가 느껴진다. 앞서 살펴봤듯이 심리에 따라 통증의 강도가 달라지듯 체온도 심리에 따라 달리 느껴질까? 토론토 대학교 심리학과의 중천보 교수 연구팀은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냉대 받은 사람은 외부 온도를 실제보다 낮게 느낀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렇다면 신체 온도가 올라가면 심리적으로 춥다는 느낌도 사라지는 걸까? 온도가 사람의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심리학자들의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따뜻한 물 한 잔이 친구의 고독감이나 소외감을 없애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따뜻한 물을 마시면 신체 온도가 상승하면서 소외감으로 인한 괴로움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고독한 사람은 주변에서 온기를 느낄 수 없으므로 신체 온도를 올려 차가운 마음을 보상받길 원한다. 그러니 고독하다면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거나 따뜻한 수프를 먹고 마음속의 한기를 몰아내 보는 것이 좋다. 반면 따뜻함이 고독감을 줄여주는 것처럼 추위는 사람을 더 고독하게 만들 수 있다. 고독감과 추위의 관계는 유아기 때 형성된다. 아기가 엄마로부터 따듯한 시선과 손길을 받을 때는 따스함을 느끼지만 엄마가 냉정하게 대하면 추위를 느낀다. 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육체와 정신(심리) 둘 사이의 관계를 보면 참으로 오묘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몸이 아프면 의지 또한 약해짐을 느끼게 되고 심리를 뒤흔든 사건을 접하게 되면 심한 몸살에 걸리기도 한다.

이런 관점에서 살펴보면 심리적인 상처를 꼭 심리로만 치유할 필요는 없음을 알게 된다.

책의 실험에서 보듯이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냉대를 받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외부 온도를 실제보다 낮게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것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신체적으로 온도를 높이는 것이다.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거나 따뜻한 물을 마셔 신체 온도를 높이게 되면 마음속의 한기가 물러나고 고독감이 줄어든다고 한다.

예년보다 추워진 날씨에 몸도 마음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데, 따뜻한 차와 목욕으로 분위기를 한번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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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센티 더 가까워지는 선물보다 좋은 말
노구치 사토시 지음, 최화연 옮김 / 밀리언서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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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말은 그 어떤 선물보다 더한 기쁨을 안겨주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말은 그 어떤 비수보다 싸늘하게 가슴에 꽂혀 무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말이 중요하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막상 말을 하다 보니 실수를 할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된다. 중요한 것은 이 실수를 실수로 스스로 인정하고 그것을 고칠 의지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재미있게 말하는 것보다 더 상대의 기억에 오래 남고 ‘또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대화법이 있습니다. 대화를 나누는 상대인 그 사람 자체를 화제로 삼아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화술이 뛰어나지 않아도, 내용이 재미있지 않아도 상대가 크게 만족하는 대화법입니다. 게다가 억지로 상대를 칭찬할 필요도 없습니다. 자신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듣는 것은 누구에게나 유쾌한 일입니다. 험담만 아니라면 말이에요. 가장 실천하기 쉬운 방법은 평소 상대에 대해 느낀 점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커뮤니케이션에 능한 사람은 평소 가까운 사람의 행동이나 특징에 관심을 두고 잘 살펴봅니다. ‘기회가 있을 때 화제로 삼아야지’ 하고 미리 준비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일상에서 다른 사람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 보세요. 이때는 물론 상대방의 ‘좋은 면’을 바라보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든 오래된 만남이든 간에 대화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어디에 주안점을 두느냐이다.

상대방이 편안함을 느끼고 좀 더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재미있는 대화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이 있다. 물론 아무런 말이 침묵만 이어지는 경우 보다 나은 상황일 수도 있지만 유머라는 것도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불편한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대화의 소재가 끊어지지 않기 위해 자기 위주의 에피소드를 주로 말하게 되는데 이는 상대의 기억에 오래 남기 위한 적절한 선택이 아닐 수 있다.

자기 위주의 에피소드가 상대방도 관심을 가질만한 요소가 있다면 그나마 다행인데 상대방이 전혀 관심이 없는 소재일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기를 배려해 주는 사람에 대한 기억이 오래가는 법이다.


"본래 인간이란 자신을 가장 소중한 존재로 여기기 때문에 타인에게 별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남 일이야 어찌 되든 상관없다’는 것이 인간의 솔직한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별로 관심 없는 분야의 이야기는 귀 기울여 듣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기억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금방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남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람은 다릅니다. 그런 사람은 대화를 나눌 때 ‘상대방이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이야기하는지’에 초점을 맞춰서 듣습니다.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인지 아닌지는 그다음 문제인 것입니다... 이제부터 중요한 사람이 이야기할 때는 가능한 머릿속에 영상을 그리면서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인상 깊었던 부분을 다음번 만남에서 화제로 꺼내보는 것입니다."

앞의 내용과 연계되는 부분이다. 이 책 전반에서 언급하고 있는 핵심적인 내용이다.

사람은 기본적인 성향이 가족을 제외하고는 남에게 관심을 잘 두지 않는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등 자신의 이익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되지 않는 이상은 잠깐의 만남은 금세 망각의 저편으로 사라지게 마련이다.

상대방의 관심에 들고 기억에 남기 위해서는 짧든 길든 대화의 중심을 내가 아닌 상대방에게 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준비가 필요하다. 나와의 관계에 있어서 앞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면 그 사람과의 만남에 있어서 여러 포인트들을 기억해뒀다가 다음 만남에서 언급하는 것이다.

특히 만남 초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첫인상과 거기에 따라 자리 잡게 될 선입견을 고려해 봤을 때 이후에 그것을 뒤집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주인공이 아닌 상대방을 주인공으로 생각해 주고 만드는 화법이 보다 더 가까워지는 관계를 위한 핵심 사항임을 다시금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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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 진실이 때론 거짓보다 위험하다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2
천위안 지음, 이정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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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읽었던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의 두 번째 얘기다.

삼국지 에피소드 중 조조와 연관되는 얘기를 시간 순으로 나열한 것으로 1권과 연계되는 부분은 없으니 따로 읽어도 무방하다.


"예형과 같은 사람은 자기조절(Self-Regulation) 능력이 부족한 전형적인 예다. 사회생활에 적응하려면 자기조절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는 늘 여러 개의 가면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자기조절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한 가지 모습으로 모든 사람과 상황을 대한다. 때와 장소를 막론하고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타인의 감정과 반응을 감지해 내지 못한다.... 어리석은 자는 타인을 낮추고 자신을 높인다. 지혜로운 자는 타인을 높여 스스로 높아진다. 누구나 자신의 잘함은 위대해 보인다. 상대적으로 타인의 잘못은 커 보인다. 그로 인해 자기를 높이고 상대를 깎아내리는 오류를 범한다. 자신이 이룬 성과 앞에서 겸손해지자."

삼국지에 여러 유명한 책사들이 등장하고 많이들 알고 있지만, 예형은 그의 능력에 비해 덜 알려진 부분은 분명히 있다. 능력이 출중한 사람들이 종종 그렇듯 오만과 독설로 유명하였다. 조조 휘하의 유명한 책사인 순욱이나 곽가 등을 평가절하하였을 뿐만 아니라 맹장인 허저, 장료, 서황 등도 마부나 백정 등으로 묘사할 정도였다.

요즘과 같은 현대사회에서도 이러한 오만함은 사회생활을 이어 가기가 어려운데, 예전 같으면 오죽했으랴!

그의 능력을 높게 평가한 조조가 자기 휘하에 들이려고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사유로 인해 버림패로써 유표에게 갔고 결국은 유포 휘하 장수인 황조에게 죽임을 당하였다. 그의 나이 고작 20대 중반이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능력은 과대평가하고 상대방의 그것은 과소평가하거나 심지어 폄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무조건적인 겸손도 지양해야겠지만 사회생활에 있어서 겸양지덕은 가장 필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조조는 동귀비에게 흰 비단을 주며 직접 목을 매어 죽도록 했다. 헌제는 눈물만 흘릴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동귀비까지 죽인 조조의 행동은 과거 동탁이 저지른 만행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었다. 그렇다면 조조는 정말로 제2의 동탁이 되어버린 것일까? 동탁도 자신을 죽이고 한실을 일으키려 했던 젊은이가 몇 년 후 자신의 훌륭한 후계자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인간은 상황에 매우 큰 영향을 받는다. 착한 사람은 착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 있고, 나쁜 사람은 나쁜 사람이 될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는 상황에 따라 성향이 변하는 현상을 가리켜 '루시퍼 효과(Rucifer Effect)'라고 정의했다... 인류의 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 속 야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야성은 인류 역사의 축적이며 본성이다. 천사와 악마는 이를 절제하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로 나뉠 뿐이다. 환경과 조건을 따지면서 변명하지 마라. 인간성은 자신의 양심에서 나온다."

1권에서도 언급했던 조조의 동탁 암살의 원인이 되었던 만행을 조조도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왕정 시대에 일개 승상이 왕비를 겁박하여 스스로 목을 매어 죽게끔 한 것이다.

난세에서 스스로 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수 있겠지만 이렇듯 조조는 여러 가지 상황에서 예상치 못했던 잔인함과 만행을 스스럼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이 되면 드는 생각이 있다.

원래 사람이 그런 것인가? 아니면 환경에 영향을 받은 어쩔 수 없는 모습인가?

성선설, 성악설 각자의 주장을 합리적으로 얘기하지만 분명한 것은 선과 악은 인간 내부에 모두 공존한다는 것이다. 무슨 모습이 밖으로 드러날지는 오롯이 자신의 선택인 것이다.

이것이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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