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출구 있음 YOU TURN - 힐링닥터 사공정규의 유턴 처방전
사공정규 지음 / 가디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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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이 행복으로 가고 있는지, 불행으로 가고 있는지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열심히 사는 법에는 익숙한 데 반해 행복하게 사는 법은 배우지도 생각해 보지도 못했으니까요. 그런 상태에서 우리 마음이 느끼는 감정의 풍경으로는 우리 삶이 바른 방향인지 틀린 방향인지 알기가 어렵다는 얘깁니다.

요즘 행복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게 된다.

학창 시절을 돌이켜 보면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성적을 거둬서 좋은 학교에 진학하느냐만 가르쳐 줬지 어쩌면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행복에 대한 가르침을 주는 곳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인생에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게 되면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가 어렵다.

운전을 하다 길을 잘못 들면 유턴을 하게 되면 조금 돌아가더라도 목적지에는 결국 도달하게 되지만 우리 인생에서 유턴을 하게 되면 목적지가 멀어지는 것이 아닌 전혀 다른 목적지가 될 거라는 불안감에 섣불리 결단을 내리기도 어렵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철학자 조오지 산타야나의 유명한 말이 있죠.

"역사의 교훈을 이해하지 않는 자는 그것을 되풀이할 운명에 놓인다."

이 말은 개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아동기 감정 양식을 깨닫고 어린 시절의 경험이 주는 영향에 안주하지 않으려 노력한다면 현실을 현실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개인 역사 바로 세우기 작업'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유아, 아동기 육아의 중요성에 대해 너무나도 자주 얘기를 듣곤 했지만 정작 제대로 했는지 후회가 가득하다.

아동기에 어떻게 자랐는지에 따라 생성된 '아동기 감정 양식'이 한 사람 평생을 좌우한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어릴 때의 기억과 경험이 무의식에 잠재해 있다가 성인이 되어서도 의식에 영향을 준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그렇게 고정된 삶을 바꿀 수 없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된다.

하지만 인간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의지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어릴 시절 그렇게 자랐다고 포기하지 말고 그 영향력을 떨치기 위해 안주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분명히 개선될 수 있으리라.



'반복 강박'을 겪는 사람은 고통과 불행을 겪어도 그것이 자신이 반복하는 고통과 불행인지 모릅니다. 고통과 불행을 알아차린다 하더라도 '익숙한 편안함'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람들은 미래의 더 큰 고통보다 당장의 작은 고통을 더 싫어하고, 미래의 더 큰 불행보다 당장의 작은 불행을 더 싫어하기 때문이지요.

어떻게 하면 반복되는 고통과 불행의 쳇바퀴, '반복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우선 용기 있게 자신의 내면과 마주해야 합니다. 때로는 전문가의 도움도 받아야 하고요. '익숙한 편안함'의 불행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낯선 불편감'에 도전해야 합니다. 그래야 나도 모르게 작동하던 '반복 강박'을 벗어나 우리가 진짜 원하는 행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상하게 고통과 불행은 연이어 반복되어서 오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다 보면 힘겨움은 배가 되어 인내심은 바닥을 향해가고 좌절감은 더욱 커진다. 결국에는 '이런 삶이 나의 운명이구나 '하는 자포자기적 심정까지 가지게 된다.

책에서는 이걸 운명이 아닌 '반복 강박' 얘기하고 있다.

타고난 것이 아닌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 고통과 불행을 불러오는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의 편안함을 위해 작은 고통을 외면하고 해결하지 않으려 한다. 미래는 어떻게 하면 잘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요행을 바라는 경우가 많다.

현재의 미해결된 상태가 결국 누적되다 보면 나중에 큰 고통이나 불행으로 오는 법이다.

미루지 않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에 안주하고 있는 '편안한 상태'를 벗어나서 '불편함'에 도전을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절대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가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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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스러운 사이 - 제주 환상숲 숲지기 딸이 들려주는 숲과 사람 이야기
이지영 지음 / 가디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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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자주 가보진 않았지만 갈 때마다 늘 바다만 방문했지 숲을 방문한 적은 없었다.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방문지를 선택 후보에 올렸었고 숲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바다만 갔었기에 돌이켜보면 아쉬움으로 남는다.

우리 같이 관광이 아닌 직업으로써 거의 매일 숲을 방문하는 사람은 어떤 기분이고 어떤 느낌일까?



봄꽃만큼이나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들이 있다. 하루에도 수십 명 수백 명을 대하는데 유독 눈이 가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이들 말이다. 잠깐의 만남과 스침 속에서도 여운을 남기는 이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 찾아왔던 에너지 넘쳤던 아가씨와 그의 아버지. 하늘도 흐리고 숲도 어두컴컴한 데다 그 시간대에 손님도 단 두 분 밖에 없었다. 보통 봄비 내리는 날은 화사한데, 그날은 그야말로 시커먼 먹구름이었다. 날씨도 기분도 축축 처지는 날이라 실망하겠다 싶었는데 들어가자마자 둘이 동시에 '우와'하고 감탄하면 말했다.

"이런 날씨 덕분에 어두운 숲의 모습을 보는 것도 특별한 행운이네요. 왠지 탐험가가 된 것 같아요."

그 해맑은 목소리에 앞을 분간하기도 어려웠던 으슥한 숲을 나도 덩달아 기분 좋고 경쾌하게 걸을 수 있었다.

이야기를 들을 때 방청객처럼 크게 호응해 주는 손님들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신이 나서 술술 이야기가 풀린다. 밝고 긍정적인 반응은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밝은 표정을 끌어낸다.

같은 사물, 같은 조건을 봐도 사람들마다 다르게 받아들인다. 사람이 자라온 환경, 현재의 상황, 감정, 마음가짐에 따라 각양각색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렵게 간 관광지에서도 날씨가 좋지 않다면 일정을 취소하거나 다른 일정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겠지만 이런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밝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이 좋은 기운은 상대방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법이다.


늘 보는 풍경이라 감흥이 없을 거라고 보통 생각한다. 그런데 정작 같은 장소에서 계속 일하다 보면 해가 지날수록 더욱 새로운 점들을 볼 수 있게 된다. 이 시기에 이런 꽃이 피었던가? 이 시기에 이 나무가 새순을 내었던가? 작년에는 이 참식나무가 한 뼘쯤 새순을 내었는데 올해는 어찌 된 일인지 손가락 반 마디 정도만 순을 내기도 한다. 재작년에는 5월도 되기 전에 새로 돋아난 순이 애벌레에게 다 뜯어먹혔는데 올해는 그 애벌레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작년에는 어린 노루 두 마리가 종종 보였는데 올해는 다섯 마리 노루 가족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게 익숙한 숲인데도 아직도 모르는 것투성이, 신기한 것투성이라는 것도 놀랍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순간에도 계속해서 숲은 자라고 있고 변화하고 있다. 그 자리에 계속 있을 것만 같던 나무가 어느 순간 쓰러지기도 하고, 공터 같던 빈자리에 금세 생명이 뒤덮기도 한다. 생각보다 그 변화는 빠르다. 그리고 생각보다 더디다.

현대인의 우울감의 원인 중 하나는 늘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에서 기인할지도 모른다.

어스름한 새벽에 집을 나서 인파에 치이며 회색빛 빌딩을 지나 회사에 출근해도 기다리는 건 늘 넘쳐나는 일과 회의 및 보고들. 그리고 퇴근해서 집에 와 봤자 피로를 풀기 위해 자기 바빠 개인적인 여유를 가지기 쉽지 않다.

더 힘 빠지게 하는 것은 이 사이클의 끝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스스로의 힘으로 빠져나오기도 쉽지 않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변화는 항상 있겠지만 우리는 그걸 알아차리지 못한다. 일상에 너무 찌들어 알아차릴 수 있는 정신적 여유, 삶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잠시 눈을 돌려 안이 아닌 바깥을 둘러보자. 우리가 미처 몰랐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우리의 살아 있음을 느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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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대화술 - 속마음 들키지 않고 할 말 다 하는
이노우에 도모스케 지음, 오시연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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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겪는 가장 힘든 일의 상당 부분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 인간관계 갈등과 문제의 시작은 말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등한 관계에서의 편한 말 대화 속에서 실수를 경험하기도 하고 말을 쉽게 하기 어려운 직장에서의 수직적인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답답함도 크다.



사람은 자신이 모르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기 쉽습니다. 알고 나면 별것 아닌데도 말입니다. 성가신 사람들은 가뜩이나 요주의 인물인데 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면 머릿속이 두려움으로 가득 차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게 됩니다... 성가시지만 피할 수 없는 사람에게서 자신을 보호하려면 먼저 그들이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여러 조직 사회에서 자기랑 맞지 않는 성향의 사람들을 만나면 그것보다 피곤한 것도 없게 마련이다. 단순히 아는 사이가 아닌 일적으로나 여러 방면으로 밀접하게 엮일 수 없는 사이라면 그 스트레스는 말로 다 못한다.

알게 모르게 그 사람과 거리를 두려고 해도 그 사람은 아는지 모르는지 전혀 개의치 않고 여전한 태도로 대하기 마련이다.

단순히 피하기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그 사람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두려움이 과장되었음을 알 수도 있고 그 사람에 대해 오해했던 부분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모든 인간은 평등합니다. 하지만 능력에 개인차가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당신이 조직의 구성원인 한 업무 수행을 위해 어느 정도는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주위 사람들과 보조를 맞춰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보다 능력이 좀 떨어진다고 해서 건강을 해칠 정도로 무리하거나 자신을 비하할 필요 없습니다... 개인적인 시간까지 지나치게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의 자신의 의지를 존중하고 행동할 권리가 있습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여러 사람이 진행하다 보면 협업에 대한 얘기가 자주 나오게 마련이다.

업무 능력이나 성격, 성향이 각자 다른 사람이 한데 모여 시너지를 내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아니 시너지에 앞서 불협화음 없이 일하기도 어렵다.

시대가 바뀌며 예전의 군대식 상명하복 문화에서 개인의 특성을 고려해 주는 문화로 조금씩 바뀌고 있지만 수직적인 관계에서 오는 한계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을 너무 희생하면서까지 조직에 맞추는 것은 옳지 않다. 설령 단기간은 그럴 수 있을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분명히 탈이 날 수밖에 없다.



1. 감사의 뜻을 전한다.

2. 거절하는 이유와 사과의 뜻을 전한다.

3. '다음에'라고 암시한다.

이 방법에 따라 거절하면 대부분 나쁜 인상을 남기는 것을 피할 수 있습니다... 3단계로 거절하면 예의 바른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고 거절당한 사람도 '그럼 이번에는 어쩔 수 없지'라고 불쾌하지 않게 받아들입니다. 동료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면 평소 의사소통에도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성가신 사람에게 꼬투리 잡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3단계 거절을 꼭 시도해 보세요.

같이 일하다 보면 자주 겪게 되는 경우가 업무적으로 상대방의 요청이나 부탁을 받을 때이다. 상부상조한다는 생각으로 진행하면 문제 될 소지는 없겠으나 자신이 도저히 여력이 되지 않을 때 상황이 복잡해진다.

너무 바빠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는 자릿하면 거절의 의사를 너무 직설적이고 부정적으로 할 수 있으니 이 부분을 주의해야 한다.

평판이 중요한 조직사회에서는 친구를 못 만들지언정 적을 만들어서는 안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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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멘탈이지만 절대 깨지지 않아 -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자주 흔들리는 사람들을 잡아줄 마음 강화 습관
기무라 코노미 지음, 오정화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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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며 수많은 고난과 역경에 마주칠 때마다 이 힘듦에 주저앉지 말고 슬기롭게 헤쳐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누적될수록 점점 더 힘겨워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피할 수 없는 이 고난과 역경을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보다 쉽게 이겨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강인한 멘탈일 것이다.



어떤 카드를 받았든 간에 자신에게 불리해서 대결하기가 벅차다면 카드를 교환하거나 게임을 한 회 쉬어도 되고, 다른 게임을 제안해도 됩니다... 반드시 지금 있는 곳에서 꽃을 피울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분이 꽃을 피우기 쉬운 장소를 선택해도 됩니다. 여러분은 그런 선택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면 됩니다. 어렵고 벅찬 환경을 마주하는 것이 정답도 아니고, 피한다고 해서 비겁한 것도 아닙니다.

살다 보면 많은 선택의 순간에 직면하게 된다.

가벼운 고민은 별 부담이 없지만 학업, 진로, 직장과 같은 인생의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선택 또한 적지 않다.

이러한 중요한 선택은 결정 후에는 되돌리기가 참으로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현재의 상황에서 최대한 버티려고 하게 되고, 버틸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선택이라는 것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고, 선택을 할 당시에는 올바른 선택이었을 수도 있지만 이후 상황이 바뀔 수도 있는 법이다. 꾹 참고 이겨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한 번 사는 인생 더 나은 선택지가 있다면 과감하게 카드를 바꾸어 보는 결단도 필요한 법이다.



자기 몸을 지키려면 우선 자신의 감정에 민감해져야 합니다. 그리고 감정에 민감해지려면 '말의 목록'이 필요합니다. 화가가 섬세하게 색을 조합하여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이유는, 그 누구보다 색의 종류를 많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감정을 깨닫기 위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것이 어떤 기분인지 말로 표현해야 합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으면 막연한 불안감만 커집니다. 어떤 부분이 싫은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이유 없이 싫다'는 감정만 느끼는 것이죠...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파악하려면 우선 그것이 어떤 감정인지 '말'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며 상대방의 감정이나 생각을 느끼는 노력들을 많이 하게 된다.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눈치를 본다'라는 말로도 표현할 수 있지만 인간관계에 있어서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정작 중요한 자신의 내면을 살피는 노력은 거의 하지 않게 된다. 어찌 보면 타인이나 주변 환경보다 훨씬 더 중요한 '자아'를 지키는 노력을 우리는 거의 하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자신을 살펴보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이 무엇 때문에 힘든지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얘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단순히 '피곤하다', '짜증 난다', '힘들다'와 같은 1차원적이고 추상적인 느낌으로는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내기 어렵게 되고 스스로를 보듬기도 힘들게 된다.



사람들은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혼자 해결 방법을 모색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제는 조금이라도 줄이는 편이 좋습니다. 그리고 시야가 좁아졌을 때는 혼자 아무리 생각해도 좀처럼 좋은 해답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초조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해도, 그들은 대부분 눈치채고 있습니다. 상대가 '도와줄까?'라고 물어보기 전에 스스로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먼저 도움을 청하는 것이 오히려 매력적입니다.

상대방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도태될 수도 있을 거라는 불안감 속에서 우리는 문제가 있어도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노력하고 있다. 나의 약점을 노출시키지 않으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 것뿐이다.

힘들고 스트레스가 가득한 상황에서 문제의 본질을 객관적으로 꿰뚫어 보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얘기는 즉 해결책을 찾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힘들 때는 힘든 내색을 하자. 가까운 가족이나 지인이라도 말을 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힘들 땐 힘들다고 얘기를 하고 그들의 격려와 조언을 들어보자. 위로를 통해 힘을 얻을 수도 있고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좋은 해결책이나 방안을 얘기해 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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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어떻게 자존감을 설계하는가 -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한 뇌과학자의 자기감 수업
김학진 지음 / 갈매나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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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어느 순간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자주 회자되는 말이 되었다. 치열한 경쟁의 현대사회에서 갖춰야 할 주요 역량 중의 하나가 되면서 관련 얘기를 다루는 심리학 서적을 쉽게 볼 수 있다.

어쩌면 우주보다 더 미개척의 영역일 수 있는 우리 뇌에서 도대체 자존감은 어떻게 설정되는 것일까?



'나'를 구성하는 신체 소유감을 형성하는 데에는 신체라는 내부 신호와 환경이라는 외부 신호가 사용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사람마다 자기 신체의 범위를 규정하는 데 내부 신호와 외부 신호를 사용하는 비율이 다르다는 것이다. 자기 신체의 범위를 정의하기 위해 주로 내부 신호에 의존하는 사람도 있고, 주로 외부 신호에 의존하는 사람도 있다. 두 부류 간의 명확한 경계를 찾기란 쉽지 않을 텐데, 이처럼 자기를 정의하는 방식의 개인차가 삶을 영위하는 방식에서 어떤 심리적, 행동적 차이로 이어지는지 이해하는 것은 앞으로 심리학과 뇌과학이 밝혀야 할 매우 흥미롭고 중요한 목표가 될 것이다.

사람이 무리 지어 문명을 이루기 전까지 가장 우선순위가 높았던 것은 약육강식의 삶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느냐 하는 것일 것이다.

사람의 육체를 제어하는 중추인 뇌도 그에 맞추어 진화하며 생존의 문제에 보다 집중하게 된다.



이렇듯 알로스테시스는 수많은 향상성 조절 반사 신경 회로를 통합해 조직적으로 관리하는, 유기체 전반에 걸친 신체 항상성 조절 과정이다. 매 순간 변화하는 신체 상태에 따라 이들 간의 우선순위를 알맞게 배정하고, 앞으로 다가올 항상성의 불균형을 예측 예방하기 위해 외부 환경을 활용한다. 일생 뇌가 하는 일이란 이렇게 신체 항상성의 불균형을 예측하고 예방하기 위해 환경을 활용하여 최선의 방법을 끊임없이 고안해 내는 것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로스테시스는 신체 항상성 불균형이 발생하기 전에 이를 예측하고 능동적으로 외부 환경을 활용하여 예방하려는, 유기체 전체의 전략적인 신체 항상성 유지 방식이라고 한다.

생존과 직결되는 신체의 항상성 유지를 위해 뇌가하는 일은 앞으로 일어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는 일을 미리 예측하고 주변 환경 등을 이용하여 이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거나 해소하는 방향으로 적응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신체 항상성의 예측과 유지를 위한 알로스테시스 조절의 정교화 과정을 통해, 우리 신체 반응은 외부에 존재하는 세상이라는 환경의 압력과 요구에 따라 조각되어간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 '자기'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자기는 신체와 환경 혹은 나와 타인 간의 관계를 통해서만 규정될 수 있다. 또한 자기라는 개념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신체 상태와 외부 환경 간의 최적의 조합을 찾아가는 유동적인 과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강한 욕구와 인정받기 어려운 조건이 만났을 때, 안정된 균형점으로부터 멀어진 이러한 순간이 자존감 불균형 상태인 셈이다.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규정하고 파악하며 적응해야 할 대상인 타인을 포함한 외부환경은 나라는 존재에게 있어서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나아가 나란 존재의 정의에도 큰 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불가피하게 외부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은 나 자신을 올바른 시선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잘못 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할 수 있는 위험성(?)이 늘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관심 범위를 신체에서 외부 환경으로 끊임없이 확장하도록 설계된 뇌의 작동 방식은 상대적으로 관심 범위를 외부에서 내부로 옮겨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분석하여 원인을 찾기 위한 목적에는 맞지 않는 편이다. 즉, 뇌의 관심을 외부 환경에서 내부로 옮겨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은 뇌가 설계된 방식을 역행하는 작동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어쩌면 이런 뇌의 설계 방식 때문에 우리는 항상 괴로움이나 불안의 원인을 나 자신이 아닌 타인 혹은 주변 상황에서 찾을 운명인 것은 아닐까?

이러한 자연스러운 뇌의 동작 메커니즘을 거슬러 외부가 아닌 내부를 바라보는 행위는 당연히 자연적인 것을 거슬러는 것이므로 힘들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문제의 원인을 나가 아닌 타인이나 주변 환경으로 돌리기 쉬워지고 이는 문제의 원인을 엉뚱한 곳에서 찾을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결국 '자존감', '자기감'은 나와 외부와의 관계, 즉 나와 세상과의 관계를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바라보는 시각에서 확립할 수 있다. 책에서 얘기하는 나의 욕구가 세상의 흐름과 어긋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이 구절을 접하니 논어에서 나오는 공자가 나이 일흔에 도달했다는 '종심소욕불유구'가 문득 떠오른다.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해도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얘기가 즉 나와 세상의 합치를 의미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론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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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10-11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뇌과학에 관한 리뷰 잘 읽었어요. 글이 좀 더 쉬웠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