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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페션 - 두 개의 고백 하나의 진실
제시 버튼 지음, 이나경 옮김 / 비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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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제시 버튼, <컨페션>

🖋 2021. 03. 18

🌙 자백

굉장히 두껍고, 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길게 써봤자 스포일러만 늘어날 것 같아 이번에도 짧게 내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제대로 서평을 시작하기 전에 책의 디자인이 무척 예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표지를 감싸고 있는 커버도 굉장히 강렬한 색감이라 눈에 확 들어왔는데, 커버를 벗기고 나니 저렇게 빈티지한 느낌의 감성적인 표지가 나를 맞아주어 우선 눈이 즐거웠다.

딸, 애인, 배우자, 어머니...

누군가의 '무엇'이 아닌 '나'로 살기 위한 몸부림

이 책은 주인공 로즈가 어릴 때 실종됐던 어머니의 행방을 찾아 헤매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방식으로 전개되며. 호흡이 긴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내내 집중하여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깨닫게 될 것이다. 이 각성의 순간을 위해 그토록 오랫동안 어둠 속에서 있었음을.

본문 P. 509

우리 모두에게 엄마란 참 당연한 존재이다.

우리는 마치 엄마는 태초부터 엄마였을 거라고 생각하며 그를 대한다.

사실 엄마도 하나의 인간이고 여성일 뿐인데 말이다.

로즈는 엄마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기 시작한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곧 엄마의 전차를 밟아 누군가의 아내로, 누군가의 엄마로 생을 살아가야 할.

엄마가 우리를 위해 희생하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니다.

그만큼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들도 그들만의 생활이, 일상이, 그리고 꿈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걸 모두 포기할 만큼 그들의 자식들을 사랑했기에 모든 걸 희생했을 뿐이다.

이 책은 여성들에게 바치는 나의 러브레터입니다.

작가 인터뷰 발췌

이 책은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를 동정하거나 사랑스럽게만 그려내지는 않는다. 이 땅에 사는 모든 여성들이 한 번 쯤은 이 소설을 접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누구에게도 귀속되지 않고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여성들이 늘어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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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울리히 알렉산더 보슈비츠 지음, 전은경 옮김 / 비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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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2021. 02. 23

🌙 누가 그를 여행자로 만들었나

​이 소설은 유대인 박해가 시작되던 시기 독일을 배경으로, 유대인이지만 외적으로는 티가 나지 않는 질버만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줄거리를 적어나가는 것보다는, 내가 이 책을 보고 느낀 점을 적어내는 게 좋을 것 같아 줄거리는 생략하려고 한다.

나는 유대인을 좋아하지도, 미워하지도 않아요. 관심이 없습니다. 유대인들이 유능한 사업가라는 점에는 감탄하지요.

그들이 뭔가 부당한 일을 겪는다면 유감이긴 하지만 놀라지는 않습니다. 세상사가 다 그래요. 한쪽이 파산하면 다른 쪽은 성공하는 법입니다.

본문 p. 30

질버만과 그의 아내 엘프리데 자신에게 집을 계약하러 온 핀들러에게 위와 같은 소리를 듣는다. 필자가 읽자마자 경악했던 부분이었지만, 이 책을 읽으며 이건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는 걸 알게 됐다.

누구나 타인의 아픔에는 무관심한 법이다. 그러나 '그들'이 그래도 되는가?

유대인 박해에 누구보다 앞장서는, 그저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하고 구금해버리는 '그들'이 과연 이 세상에 존재해도 되는가?

이 책은 <여행자>라는 제목으로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행자라고 하면 우린 무엇을 떠올릴까?

신난 발걸음, 활기찬 미소, 밝고 당찬 분위기...

그러나 책 속에서 질버만은 도통 여행자처럼 묘사되지 않는다.

그는 지쳐있고, 불안에 떨며, 누군가에게 쫓기는 것처럼 행동한다.(실제로 이게 맞기도 하고)

과연 이런 그를 우리는 여행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

열일곱 살짜리 젊은이가 자살하는 대신, 자살하라는 조언을 건넨 쪽에 총을 쏘았다. 그래서 그가, 우리 전부가 독일 제국을 공격했다는 거로구나.

본문 p. 51

누군가 나에게 인종을 빌미로 부당한 일을 행사하려고 해서 항의했더니 그게 공격이란다. 이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가. 그러나 그 시대에는 이 어이없는 일이 하루가 머다하고 일어났다. 대체 인종이 뭐기에 그들은 그렇게 차별 받아야 했을까. 그저 건실히 삶을 살아가던 질버만은 왜 쫓기는 '여행자'가 되어야만 했을까.

이 책은 매우 흡입력 있는 문체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혐오와 차별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반드시 접해야만 하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우리는 저때보다 나아졌을까? 우리 사회는, 저때보다 건강해졌을까?

과연 지금은 '여행자'가 없을까?

당신들 때문에 내가 불행 공동체에 빠져버렸잖아! 나는 보통 독일 사람과 다른 점이 전혀 없지만, 당신들은 정말 다를지도 몰라.

본문 p. 251

필자가 책을 읽으며 경악했던 수많은 구절 중 하나다.

외적으로는 유대인처럼 보이지 않는 질버만. 그는 이제 자신과 같은 유대인들을 원망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읽는 내내 착잡하고 속상했던 소설이다.

스포일러가 될까 결말을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그저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 글에 담고 싶다.

우리는 왜 우리와 다른 누군가를 끊임없이 억압하고 착취하고 못살게 굴며 일생을 보내는 걸까?

우리는 왜 다름을 인정하지 않을까?

그 물음에 대한 근본적인 대답과 해결책을 찾으려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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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라 그래 (양장)
양희은 지음 / 김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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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양희은, <그러라 그래>

🌙 무얼 하며 이 좋은 날들을 보냈나

서포터즈 가제본 도서 미션으로 출간 전에 미리 받아볼 수 있었던 <그러라 그래>를 드디어 리뷰할 수 있게 됐다. 4월 12일 오늘, 마침내 출간된 이 도서는 출간본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받은 가제본 도서는 엄청난 매력이 담긴 표지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가수 양희은 님의 얼굴이 귀엽게 그려져 있다.

양희은 님께서는 우리나라의 국민 가수로 유명하신 분이다.

젊은 세대인 나도 그분의 데뷔곡인 '아침이슬'을 알 정도이니, 얼마나 파급력이 크고 또 대단한 가수셨는지를 알 수 있다.(중, 고등학교 때 음악 교과서에서도 뵌 것 같다)

<그러라 그래>는 양희은 님이 그의 음악 인생과 함께한 글을 엮은 책이다. <이루어질 수 있는 사랑>과 <월간 여성시대>에 썼던 글을 일부 수정하여 보탰다고 한다.

정말 왠지 모르게 친근한 느낌이 드는 에세이였다.

양희은 님이 살아오신 인생을 이 책 하나로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정말 그냥 옆집 사시는 이웃의 자투리 시간을 함께한 것 같은 기분?

읽다가 조금 마음이 아렸던 부분이 있는데,

항상 칭송 받는 가수인 그에게도 음악이 '일'처럼 느껴져 힘들 때가 있었다는 부분이었다. 누구나 꿈을 바라보고 살지만 그게 일이 되었을 때 느껴지는 낯선 기분. 물론 양희은 님은 다행히 잘 이겨내신 것 같다.

난 그저 나이고 싶다. 노래와 삶이 다르지 않았던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본문 p. 234

크고작은 에피소드로 촘촘하게 채워져 있는 이 에세이는 우리가 아직 겪지 못했거나 혹은 있는지도 몰랐을 경험들로 빼곡하다. 타인의 삶을 내가 알아서 뭐 하겠냐,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누군가가 치열하게 살아온 흔적은 우리에게도 분명히 큰 동기부여가 된다.

당신이 살아온 몇십 년은 과연 어땠을까.

당신은 어떤 사람으로 살아왔을까.

그동안 당신의 주변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우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사람이 인생을 살며 한두 번 쯤은 꼭 해봤던 고민들을 티비에서만 보던 연예인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가수도 결국 우리와 같이 유한한 인생을 사는 인간이라는 것.

그리고 그가 겪어온 경험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우리 인생에 적용할 수 있는 훌륭한 충고들도 있을 거라는 점도.

왜 우리는 죽고 난 후의 이야기를 이토록 꺼리는 걸까? 누구는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채 살고 있는데.

본문 p. 49

조금 더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던 부분은 우리 모두가 듣자마자 눈물 나는 '엄마'에 대한 챕터였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꼭 책을 사서 읽어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랑 그렇게 지지고 볶았어도 결국 내 엄마고, 엄마가 돌아가신단 생각만 해도 벌써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는, 나는 아직 한참 어린 딸인 것 같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나만 그런 게 아니더라. 모든 딸들이 다 그런 것 같다. 엄마에게 가지는 애정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 모두가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당장 대학생인 나만 해도 제일 재밌을 새내기 1년을 통째로 날려버렸다. 손님이 줄어 가게를 닫아야 하는 자영업자도, 무대를 포기해야 하는 가수도... 끝이 보이지 않는 이 재난 속에서 우리는 하루를 꾸역꾸역 버텨낸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무료한 분들에게는 꼭 책을 추천해주는 편인데 그중에서도 이 책은 꼭 추천드리고 싶다. 요즘 서포터즈 미션으로 고르게 되는 책들이 대부분 힐링되는? 에세이들이 많은 것 같은데... 아무래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었나보다.

어쨌든 이렇게 힘든 코로나 시대, 모두 힘을 합쳐 다 이겨낼 수 있길. 조금이라도 스트레스가 넘친다, 싶으면 한 번 쯤 읽어보면 좋을 책을 오늘 리뷰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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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양희은, <그러라 그래>

🌙 무얼 하며 이 좋은 날들을 보냈나

서포터즈 가제본 도서 미션으로 출간 전에 미리 받아볼 수 있었던 <그러라 그래>를 드디어 리뷰할 수 있게 됐다. 4월 12일 오늘, 마침내 출간된 이 도서는 출간본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받은 가제본 도서는 엄청난 매력이 담긴 표지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가수 양희은 님의 얼굴이 귀엽게 그려져 있다.

양희은 님께서는 우리나라의 국민 가수로 유명하신 분이다.

젊은 세대인 나도 그분의 데뷔곡인 '아침이슬'을 알 정도이니, 얼마나 파급력이 크고 또 대단한 가수셨는지를 알 수 있다.(중, 고등학교 때 음악 교과서에서도 뵌 것 같다)

<그러라 그래>는 양희은 님이 그의 음악 인생과 함께한 글을 엮은 책이다. <이루어질 수 있는 사랑>과 <월간 여성시대>에 썼던 글을 일부 수정하여 보탰다고 한다.

정말 왠지 모르게 친근한 느낌이 드는 에세이였다.

양희은 님이 살아오신 인생을 이 책 하나로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정말 그냥 옆집 사시는 이웃의 자투리 시간을 함께한 것 같은 기분?

읽다가 조금 마음이 아렸던 부분이 있는데,

항상 칭송 받는 가수인 그에게도 음악이 '일'처럼 느껴져 힘들 때가 있었다는 부분이었다. 누구나 꿈을 바라보고 살지만 그게 일이 되었을 때 느껴지는 낯선 기분. 물론 양희은 님은 다행히 잘 이겨내신 것 같다.

난 그저 나이고 싶다. 노래와 삶이 다르지 않았던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본문 p. 234

크고작은 에피소드로 촘촘하게 채워져 있는 이 에세이는 우리가 아직 겪지 못했거나 혹은 있는지도 몰랐을 경험들로 빼곡하다. 타인의 삶을 내가 알아서 뭐 하겠냐,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누군가가 치열하게 살아온 흔적은 우리에게도 분명히 큰 동기부여가 된다.

당신이 살아온 몇십 년은 과연 어땠을까.

당신은 어떤 사람으로 살아왔을까.

그동안 당신의 주변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우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사람이 인생을 살며 한두 번 쯤은 꼭 해봤던 고민들을 티비에서만 보던 연예인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가수도 결국 우리와 같이 유한한 인생을 사는 인간이라는 것.

그리고 그가 겪어온 경험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우리 인생에 적용할 수 있는 훌륭한 충고들도 있을 거라는 점도.

왜 우리는 죽고 난 후의 이야기를 이토록 꺼리는 걸까? 누구는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채 살고 있는데.

본문 p. 49

조금 더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던 부분은 우리 모두가 듣자마자 눈물 나는 '엄마'에 대한 챕터였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꼭 책을 사서 읽어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랑 그렇게 지지고 볶았어도 결국 내 엄마고, 엄마가 돌아가신단 생각만 해도 벌써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는, 나는 아직 한참 어린 딸인 것 같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나만 그런 게 아니더라. 모든 딸들이 다 그런 것 같다. 엄마에게 가지는 애정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 모두가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당장 대학생인 나만 해도 제일 재밌을 새내기 1년을 통째로 날려버렸다. 손님이 줄어 가게를 닫아야 하는 자영업자도, 무대를 포기해야 하는 가수도... 끝이 보이지 않는 이 재난 속에서 우리는 하루를 꾸역꾸역 버텨낸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무료한 분들에게는 꼭 책을 추천해주는 편인데 그중에서도 이 책은 꼭 추천드리고 싶다. 요즘 서포터즈 미션으로 고르게 되는 책들이 대부분 힐링되는? 에세이들이 많은 것 같은데... 아무래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었나보다.

어쨌든 이렇게 힘든 코로나 시대, 모두 힘을 합쳐 다 이겨낼 수 있길. 조금이라도 스트레스가 넘친다, 싶으면 한 번 쯤 읽어보면 좋을 책을 오늘 리뷰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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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너에게 같이 가자고 말할걸
이정환 지음 / 김영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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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02. 19

🌙 쉬어가면 보이는 것들

여행 에세이에 가까운 책이다. 우선 표지가 참 예쁜데, 겉을 둘러싸고 있는 종이 표지도 예쁘지만 그걸 벗긴 후의 표지가 엄청난 색감을 뿜어낸다. 궁금하신 분들은 꼭 직접 확인해보시길 바란다.

또 작가가 의사로 일하던 도중 겪었던 에피소드들도 몇 가지 등장하는데 굉장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작가와 함께 여행하는 느낌이 들어서 참 좋았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가 하고 있는 본업을 내려놓고 진정한 나의 행복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는 건 우리에게 쉬운 일이 아니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여정을 해낸 작가에게 위로와 존경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혹시, 기회가 된다면 나도 언젠가는 저런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그리워지겠지만 그만큼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필자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을 때 부고를 접했는데, 그때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슬퍼했던 기억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작가가 이 페이지에서 꺼냈던 경험 역시 자살과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작가는 죽음과 직결된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이기에 이런 일을 접하는 빈도가 훨씬 높을 것이다.

과연 죽음에 익숙해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날부터 바라건대,

나의 밤이 너의 밤이길.

너의 여름이 나의 여름이길.

본문 P. 118

이건 추측이지만 책 중반부를 읽다보면 작가가 누군가에게 보내는 한 페이지의 정도의 안부가 있다.

예상하건대 작가가 여행하는 도중 이별을 겪으신 게 아닐까 싶었다. 본문을 읽다보면 몇 년 째 한 사람을 잊지 못하셨다고 하던데, 여담이고 주제넘은 말일지 모르지만 부디 좋은 인연 찾아 행복하시길 바란다.

원래 여행 에세이를 찾아 읽는 편도 아닌데 술술 잘 읽혀서 좋았던 것 같다. 위에서 언급했듯 요즘 같은 시기에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좋았고, 한 번 쯤은 꼭 해보고 싶은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낯선 곳에서 적응하고 살아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에게 도움이 되고. 또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알아갈 수 있는 뜻깊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대체 무얼 하려고 지금까지의 인생을 살아왔을까, 하는 회의가 든다면 이 책을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작가와 함께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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