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웨이 - 배틀그라운드 신화를 만든 10년의 도전
이기문 지음 / 김영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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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이기문, <크래프톤 웨이>

2021. 6. 24

노동자가 아닌 인재와 일한다

나는 어떤 종류의 게임이든 딱히 게임을 즐기지 않는다. 여기에는 부모님의 영향도 있는데, 어릴 때부터 집에서 게임을 하는 대신 영화를 보든 캠핑을 가든, 아무튼 밖에 나가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애인을 만나면서 하는 게임의 가짓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대체로 모바일 게임 종류였다. 그리고 그 중에는 모바일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도 있었다.

총게임은 한 번도 안해봤지만 관심은 엄청났던 나에게 배그는 사실 신세계였다. 그래픽, 움직임, 사운드 등 게임에 무지한 편인 내가 봐도 참 신경을 많이 쓴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서포터즈 미션에서 꼭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게임보다는 창업에 더 초점을 맞춘 책이었지만, 내 시야를 넓혀주리라 확신했다.

우리에겐 노동자 대신 인재가 필요합니다. 노동자와 인재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일까요? 바로 대체 가능 여부입니다. 노동자는 대체가 가능합니다. 공장에서 사람 하나 빠지면 2~3일 지나 곧바로 다른 인력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재는 대체 불가능합니다. 그 사람이 하던 일을 다른 사람이 그 수준으로 못합니다.

본문 p.72-p.73

내가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감탄했던 부분을 꼽으라면 여기일 것 같다. 이 책은 배틀그라운드 게임회사인 블루홀 스튜디오(현 크래프톤)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보다 현실적으로 담아냈는데, 그 창업자 중 하나인 장병규의 말을 옮긴 부분이다.

'인재론'

스타트업의 필수 조건은 사람이며, 다만 그 사람은 노동자가 아니라 인재일 것.

스타트업에서 사람이란 곧 아이디어이며 지식이자 역량일 것.

단순히 노동자보다 인재가 좋다는 이야기는 또 아니다.

인재는 철저히 성과에 따라 분류된다. 따라서 인재는 끊임없이 발전해야 하고, 공부해야 하며, 성과를 내야 한다.

내가 창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이 정도의 사명감과 가치관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제품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사람에 투자를 했다.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 장병규의 메시지도 재미있었다.

창업과 투자에 대한 본인의 경험과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풀어놓은 부분이다.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독자라면 더더욱 가슴에 새겨둘 법하다.

수많은 도전은 대부분 실패한다. 따라서 어떻게 성공하느냐보다 어떻게 실패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인문학에 파묻혀 살던 나에게 자기계발서나 창업, 사업에 관련된 책은 미지의 세계와도 같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확실히 내 시야가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큰 세계를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지금 당장 창업을 준비하는 독자라면 더더욱, 하지만 창업에 무지하고 관심없는 독자라도 괜찮다. 게임의 '명가' 소리를 듣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한 분야의 최고점을 찍은 이들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짜릿하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어보셔야 한다.

나처럼 게임 산업에 무지한 독자들에게도 한 번쯤 이 책을 권해보고 싶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알아주는 게임 강국인 만큼 상식선에서 알아두면 좋을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정말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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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우리의 계절
민미레터 지음 / 김영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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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계절의 테마로 목차가 이루어져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순으로 그 테마에 맞는 글과 그림이 책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림을 보는 재미가 무엇보다 쏠쏠해서 정말 좋았다. 수채화의 묘미를 잘 담아낸 것 같은 느낌.

나는 생일이 여름에 있음에도 그다지 여름을 좋아하지 않는다. 싱그럽고 활기찬 계절이라기보다는 습하고 눅눅한 계절이라는 느낌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특히 장마철이 다가오면 더 그렇다. 코끝을 찔러대는 비 냄새에 인상을 찌푸리기 일쑤.

그러나 작가는 여름을 꽤 낭만적인 계절로 묘사한다. 여름을 싫어하던 내가 꽤 설득당할 만큼.


​여름은 열의가 가득한 예술가야.

녹색의 잎과 바람이 만나 춤과 음악을 만들어내지.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꼭 눈을 뜨고 꿈을 꾸는 것만 같아.

  

내가 책을 다 읽고 또 미소 지을 수 있었던 포인트는 뒷부분에 부록처럼 들어가 있는 작업노트였다. 이 작업노트에는 작가가 직접 수채화에 관해 설명해주며 우리가 따라할 수 있도록 적어놓은 팁들이 담겨 있다. 재미있고 귀엽고 몽글몽글한 부분이었다. 정확히 어떤 팁인지 궁금하다면 꼭 책을 구입해서 직접 읽어보시기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거다.

계절을 예술가의 눈에서 본다면 이렇겠구나, 싶었던 책.

눈 뗄 수 없이 아름답고 읽는 내내 눈이 즐거운 책.

수채화 특유의 물번짐과 흐릿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색감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적극 추천드리고 싶다. 그림만 봐도 아련해지는 기분은 꽤 오랜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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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이수정.이은진 지음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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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이수정/이은진, <범죄심리 해부노트>

2021. 6. 2

왜 어떤 성격장애는 범죄로 이어졌는가

서포터즈를 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범죄심리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드높아지는 요즈음, 이수정 교수님은 단연 최고의 자리에 올라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책을 고르며 더더욱 기대를 했고 결과적으로 그에 부응하는 책이었다.

범죄심리전문가 이수정과 상담가 이은진은 선후배 관계이다. 이수정 교수의 공동 집필 제안으로 이 책을 썼다고 에필로그에 언급되어 있다. 두 전문가가 함께 한 만큼 책의 질은 높고, 동시에 우리가 그동안 뉴스에서 봐 왔던 사건들이 심심찮게 오버랩되어 가끔은 구역질이 날 정도로 끔찍하기도 하다.

혹여, 이러한 강력범죄에 트라우마가 있는 분들이라면 책 구매에 신중하셔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은 성격장애의 종류에 따라 크게 세 파트로 이루어지며 각 파트마다 사건을 재구성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과정과 수법이 끔찍해 아직도 우리 기억 속에 남아있는 몇몇 사건들도 재구성되어 있으니 더욱 몰입하여 읽으실 수 있을 것이다.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이 나를 화나게 만들었다.

전부 그들이 자초한 일이다.

내가 더 큰 피해를 받았고 억울한 처지이다.

잘못한 것이 없다.

서울대 법대 못 가면 너 죽고 나 죽는 거야!

다 너를 위한 일이야.

나의 희생을 이미 오래전에 결심했다.

모든 것이 내 통제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위의 인용구들은 이 책에서 크게 다루고 있는 성격장애들의 유형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순서대로 편집성 성격장애, 경계성 성격장애, 자기애성 성격장애, 의존성 성격장애, 강박성 성격장애이다.

이중 내가 유일하게 가해자를 안타깝게 여겼던 건 세 번째 사건이었다. 전국 1등만 강요하던 엄마(자기애성 성격장애 환자)가 결국 아들에게 살해당한 사건이었는데, 물론 폭력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는 걸 안다. 그렇지만 그 수년 동안 엄마에게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 받고 자랐을 아들이 안타까운 건 사실이었다.

책을 쭉 읽어나가다보면 범죄와 성격장애의 연결고리를 친절히 설명해주고 올바른 예시를 들어주는 게 보여 읽기 편했다.

세상에는 끔찍한 범죄들이 정말 많다.

그 중에서도 이 책에서 다룬 '성격장애와 연결된 범죄'가 무서운 이유는, 가해자가 환자이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이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채 사회를 노니고 있고, 또 그러다가 어떤 것이 방아쇠가 되면 예측 불가능한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에. 그래서 더 무서운 것이다.

범죄 심리는 책으로 접하면 접할수록 무서우면서도 기묘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인간의 심리를 연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인데 그걸 범죄와 엮어 생각해야 하니 얼마나 많은 변수가 있을까. 전공자가 아니기에 이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할 일은 없지만, 뉴스를 보기도 무서운 요즈음 조금이나마 그런 범죄들을 알아두는 데 도움이 되는 독서였다.

범죄 심리에 관심 많은 독자라면 꼭 읽어보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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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
이선영 지음 / 비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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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서평의 특성상, 소설의 줄거리를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서포터즈 활동을 하며 읽었던 책 중 정말 유일하게 나와는 맞지 않는 문체를 가진 작가의 소설이었다. 그러나 전반적인 스토리 구성이나 후반부의 반전은 독자의 흥미를 끌기 충분하다.

너무 짧아서 제가 기억합니다. '증오하면서 사랑한다'였습니다. 글쎄요, 딱히 누구한테 남긴 말 같지는 않았습니다.

본문 p. 32

이 소설은 '오기현'이 변사자로 발견되며 시작된다. 그리고 그녀의 언니인 윤의현, 사건 담당 형사 백규민, 기현의 양아버지 오창기를 포함해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이 등장한다.

단순히 자살 사건을 수사하는 방향으로만 소설이 진행되기보다는 사회의 이런 저런 모습을 꼬집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대학 내 성폭력 고발, 장애인 노동 착취 등 우리가 현실에서 이미 마주했던 그 지옥같은 사건들을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건 중간중간 뜬금없는 로맨스라인이 삽입되었다는 점과 필자가 좋아하는 문체가 아니었다는 것 정도? 문체는 정말 취향 차이이니 여러분께서는 또 어떻게 느끼실지 모르겠다.

조금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지만, 후반부의 반전도 충분히 독자가 추리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일단 반전을 마주치면 저절로 입이 벌어지고 생각이 멈춘다.

뭐, 사실 크게 문제 될 일도 아니었잖아. 술 한잔 들어갔겠다. 남자라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이야. 윤 선생이야 여자니까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런데 요즘 아이들이 만만치가 않잖아. 이 교수가 그걸 생각 못하고 실수한 거지.

본문 p. 143

읽으면서 가장 화가 났던 부분을 꼽자면 여기일 것 같다.

학생들과의 술자리에서 성적인 농담을 던지고 학생의 몸을 더듬는 것이 어떻게 '크게 문제 되지 않을 일'로 치부될 수 있을까. '술 한잔' 들어가면 성추행이 성추행이 아닌 게 되나. '남자'라면 왜 용서가 될까. 성추행한 교수의 수업을 거부하고 문단에서 제명시키고 싶다는 것이 어떻게 '요즘 아이들이 만만치 않아서'와 같은 말로 동일시될 수 있을까. 하물며 학생의 몸을 더듬는 것이 어떻게 '실수'일 수 있을까.

실제로 저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꽤 봐왔기에 더 화가 났던 것 같다. 부디 우리나라가 성범죄를 더 세게 처벌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고해성사와도 같은 그녀의 최후진술을 들을 수 있는 날이 올까?

본문 p. 323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읽으실 수 있는 소설이다. 필자도 꽤 재미있게 읽었고 결말도 마음에 드는 편에 속했다. 범죄수사물을 즐겨보시는 독자 분들이라면 분명 이 책을 즐기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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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T - 내가 사랑한 티셔츠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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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T>

🖋 2021. 5. 10

🌙 흥미로운 티셔츠 모음집

한국인에게는 <기사단장 죽이기>, <상실의 시대>로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누구나 매우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일종의 티셔츠 일화 모음집이었다. 나 역시도 매 페이지마다 삽입되어 있는 티셔츠 사진을 보는 재미로 한장 한장 넘겼던 것 같다.

뒷부분에는 특별 인터뷰도 수록되어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꼭 사서 읽어보시면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체 누가 자신의 티셔츠 사진을 하나하나 찍고, 그에 관한 일화를 묶어 책으로 출판하겠느냐 싶었지만 예상 외로 훨씬 재미있어서 놀랐다.

특히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팬으로서 소장할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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