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이웃 - 허지웅 산문집
허지웅 지음 / 김영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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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허지웅, <최소한의 이웃>

🖋 2022. 8. 12

🌙 우리는 결국 모두를 지키는 최후의 파수꾼이다

허지웅 작가는 티비 프로그램에서 자주 만나볼 수 있는 작가다. 원래 기자였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가 우리에겐 굉장히 익숙한 인물이다. 그러나 한 번도 그의 책을 사서 읽어본 적이 없었다. 가끔 그의 인스타그램이 기사화되면 보곤 했는데 내용을 떠나서 글솜씨가 좋다고 감탄했던 적은 여러 번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각 잡고 그의 책을 읽어보고자 이 책을 선택했다. 개인적으로는 박주경 앵커님의 <우리가 서로에게 구원이었을 때>를 읽을 때처럼 편안했다.

이 책은 마치 옴니버스 형식으로 되어 있다. 약 한두 장 안에 이야기가 마무리 된다. 말 그대로 '산문집'인 셈이다. 팬데믹 이후, '이웃'을 향한 분노와 불신이 거세진 이 세상에 외치는 하나의 외침이라고 느껴졌다.

노력 없는 신의는 맹신에 불과합니다. 신의가 깨지는 순간 둘 사이는 멀어집니다.

나는 소설을 제일 좋아하지만 에세이도 꽤 즐겨 읽는다. 특히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산문은 일상에 지친 나를 힐링시켜준다. 이 책도 딱 그런 느낌이다. 거칠고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이런 따뜻한 글 하나로 또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나를 가르치려는 글도 아니고, 억지로 감성을 짜내는 글도 아니다. 그냥 잔잔하고 포근한 글이다. 마치 난로 앞에서 뜨개질하시는 할머니처럼.

글이 정말 잘 읽힌다. 한 번 읽다보면 쉬어갈 틈이 없을 정도로 흡입력이 좋다. 그렇다고 뭐 거창한 충고나 교훈이 들어있는 건 아니다. 다만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리고 진지하게 고민해볼 거리들이 생긴다. 우리는 과연 이웃과 잘 지내고 있을까? 제목처럼, 우리가 '최소한의 이웃'이 되려면 대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혐오와 비난이 판치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사는 데에 방법이라는 건 없지만, 내 삶의 방향 정도는 제시해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믿고 있습니다. 소박한 곳에 머물든 화려한 곳에 기거하든 상관없이 어떻게 사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여기는 사람이 있다는 걸. 그런 이들은 삶 속에서 더 충만한 평안과 복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걸. 비록 그게 당장 겉으로 드러나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건 이 세상 모두의 염원일 것이다. 물론 그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하지만 사소한 것에도 웃음 짓고 감사히 여기며 살아가는 게 행복하다는 건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어떻게 행복해질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행복해지려면 분명 주변의 이웃들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을 읽고 한 번 생각해보자. 나는 어떤 이웃이 되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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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모든 순간의 과학 - 내 방에서 우주 끝까지, 세상의 온갖 법칙과 현상을 찾아서
브라이언 크레그.애덤 댄트 지음, 이종필 옮김 / 김영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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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브라이언 클레그, <그림으로 보는 모든 순간의 과학>

🖋 2022. 7. 6

🌙 내 방에서 우주 끝까지, 세상의 온갖 법칙과 현상을 찾아서

내 리뷰를 오래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과학을 정말... 싫어하고, 과학 관련된 책도 잘 읽지 않았다.

그런데 김영사 서포터즈를 하면서 어떻게든 과학이랑 가까워지기 위해 많이 노력했고, 어느정도 성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림으로 보는 모든 순간의 과학>은 거의 그림책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우리의 모든 행동에서 과학법칙과 현상이 튀어나오는 온갖 방식들을 보여준다. 부엌에서 시작해 집, 정원, 과학관, 병원 등 수많은 장소로 구성되어 있다. 독특하게도 부록을 살펴 보면 13명의 과학자를 살펴볼 수 있다.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잊혔을 온갖 법칙과 현상을 다시 익힐 수 있다.

대체 어떤 식으로 생겼다는 거야, 할 수도 있으니 설명해드리겠다.

예를 들어 우리가 집에 있다고 해보자.

화장실에 가면 샤워커튼이 있다. 샤워기를 틀면 샤워커튼이 안쪽으로 부푸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물의 흐름이 공기압을 낮추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림 속 샤워 중인 남자 쪽으로 커튼이 움직인다.

이번에는 우리가 길거리에 있다고 해보자.

우리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을 갈 때 스마트폰의 GPS를 사용한다. 그때 GPS 어플은 삼각측량이라는 것을 이용하게 되는데, 이는 정해진 3개의 지점까지의 거리를 측정해 3차원으로 고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에는 지구로 장소를 확장시켜보자.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현상, 지구온난화를 만날 수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 온도가 상승함을 뜻하는 단어이며, 특히 극지방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뉴턴의 중력법칙은 어떨까? 이 법칙은 중력이 물체의 무게중심을 향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는 사람이 지구상 어디에 있든지 적용된다.

마지막으로 태양계까지 나가본다고 가정하자.

자세히는 몰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케플러의 법칙이 있다.

케플러 제1법칙

-행성의 궤도는 타원으로, 태양은 그 타원의 초점 중 하나에 위치해 있다.

케플러 제2법칙

-행성과 태양을 잇는 선은 같은 시간에 같은 넓이를 훑고 지나간다.

케플러 제3법칙

-행성 공전주기의 제곱은 타원의 긴반지름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이 서평에서는 더 언급하지 않겠지만, 태양계 다음은 무려 '대우주'를 다룬다.

대충 어떤 느낌인지 짐작이 되실 거라고 믿는다.

이 어려운 법칙, 현상들을 귀여운 그림과 함께 즐길 수 있다니. 조금이라도 과학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내는 데 효과적이지 않을까? 그림을 하나하나 뜯어보며 법칙/현상에 관해 유추할 수 있고, 결국 검색까지 해보게 된다.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건 흥미이다. 이 책은 바로 그 '흥미'를 유발한다.

과학에 흥미를 갖고 싶은 독자들이 꼭 읽어보셨으면 하는 책이다. 평범한 줄글이 아니고 그림책이니, 더더욱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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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머니로드 - 돈의 흐름을 바꾼 부의 천재들
장수찬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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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장수찬, <조선의 머니로드>

🖋 2022. 6. 20

🌙 돈의 흐름을 바꾼 부의 천재들

전 국민 금융 이해력 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 이해력 총점은 66.8점이라고 한다. 평균 점수인 62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나 역시 금융에 대해서는 무지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경제는 내 분야가 아닌 느낌. 엄마가 오랜 시간 은행에서 일을 했는데도 말이다. 그렇지만 어느정도의 금융지식은 상식이고, 이왕 배울 거 그나마 내가 좋아하는 역사와 함께 조금이라도 쉽게 접근해보자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우선 첫 부분부터 내 눈길을 사로잡은 건 돈과 총, 즉 화폐경제와 전쟁의 연관성이었다. 이 책에서는 임진왜란을 들어 설명한다. 그냥 화폐경제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면 지루하다고 느꼈을 텐데, 당시 전쟁이나 명나라와의 관계를 함께 이야기해주니 훨씬 이해도 쉽고 친밀하게 느껴졌다.

명나라군 지휘부는 선조를 가스라이팅하며 전방위로 압박했다.

...개인적으로 문장이 너무 차지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경제나 금융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으로서, 그걸 설명해주는 사람의 어투나 문체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그걸 충족한다. 문장이 가볍고 쉽게 읽혀서 좋았다.

우리나라 정세와 화폐만 설명해주는 게 아니다. 유럽이나 일본, 중국의 이야기도 적절히 배치하여 최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정말 친절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재미있었던 건 제주도 군인의 부의 전략. 제주 군인은 서울로 상경해 벼슬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는 점이 굉장히 신기했다. 나였다면 어떻게 해서는 상경하려고 했을 텐데! 그래서 '경관불귀(서울 벼슬은 귀하지 않다)'라는 말도 있었다고 한다. 사실 이유는 사소한데, 서울에 가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현재와 다를 바가 없을지도?

한 나라의 경제를 무너뜨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비행기에 위조 화폐를 싣고 그 나라 하늘에 뿌리는 것이다. 그러면 물가는 폭등하고 국민 경제가 파탄 나는 결과를 낳는다.

보기만 해도 구미가 당기는 문장이지 않는가. 위 방식을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벌어진 베른하르트 작전이라고 한다. 나치에서 영국을 혼란에 빠뜨리고자 화폐를 이용한 군사 작전을 이용한 것이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졌는지는 직접 책에서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

이 외에도 조선의 위조지폐에 관한 이야기나, 거상에 관한 이야기도 등장하니 경제에 관심이 많은 독자는 물론이고 관심이 없는 독자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후자였는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작가의 문체가 유머 넘치고 재미있다. 경제, 금융지식을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쌓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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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트랩 - 당신을 속이고, 유혹하고, 중독시키는 디자인의 비밀
윤재영 지음 / 김영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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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윤재영, <디자인 트랩>

🖋 2022. 7. 4

🌙 당신을 속이고, 유혹하고, 중독시키는 디자인의 비밀

정말정말 재미있게 읽었다는 말로 서평을 시작하고 싶다.

처음에는 제목을 보고, 막연하게 디자인에 관한 책이라고만 생각을 했는데 읽어보니 더 심오하고 진지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좋은 디자인을 넘어서는, 나쁜 디자인. 디자인 트랩에 관한 내용 말이다.

특히 sns나 모바일, 인터넷 상에서 이루어지는 디자인 트랩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현대 세상을 살아가는, 특히 2,30대라면 공감할 만한 이야기뿐이다.

인스타그램을 탈퇴하는 버튼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던 경험, 음악 어플 한 달 무료체험을 신청했다가 잊어버리고 돈을 더 낸 경험,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반짝거리는 원형 틀이 신경쓰여 새로 올라오는 스토리를 모두 봐야만 직성이 풀렸던 경험, 등등. 나도 모두 공감했고, 이게 사실 다 계획된 디자인이라는 사실에 다시금 충격을 받았다.

사실 책의 모든 페이지가 충격의 연속이었지만, 대기업 구글의 얍삽한 이런 행위에는 조금.... 정이 떨어질 정도였다. 나도 2013년의 배너까지는 기억이 나는 것 같다. 그런데 어느새 광고 표시를 한눈에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바뀌어버렸다니. 사람들을 속여 돈을 버는 이 사회의 행태에 진절머리가 날 정도였다.

편리함의 대가는 자율성의 상실이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자율성을 상실하고 있는가?

이 책은 그것들을 하나하나 꼬집어주고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핸드폰과 sns를 예로 들어서 말이다. 우리 같은 사람들을 타겟으로 삼고, 우리를 중독시키는 대가로 돈을 버는 기업들이 이렇게 많다는 걸 책으로 체감하면 아마 우리가 디자인 트랩을 어떻게든 피하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우리가 왜 좋아요에 집착하는지, 왜 원하지 않는 서비스를 구독하게 되는지. 이게 과연 우리 잘못일까.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아마 sns를 많이 사용하는 독자일수록 이 책이 더 재미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사실 표지부터 반짝반짝, 눈길을 끌지 않는가. 나를 노리고 있는 디자인 트랩을 간파하는 방법. 정말 몰입해서 읽기 좋은 책이고, 무엇보다 재미있다.

sns를 많이 이용하는 독자에게 거듭 추천드리고 싶다. 나도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 있어서는 준헤비유저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 책을 읽고 조금은 정이 떨어졌다. 세상엔 인스타그램보다 재미있는 게 많으니까. 또 나를 이용해 돈 벌어먹는 기업들 통장 불려주기 싫으니까!

인스타그램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는 책으로 정말 강력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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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쓰는 용기 - 정여울의 글쓰기 수업
정여울 지음, 이내 그림 / 김영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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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정여울, <끝까지 쓰는 용기>

🖋 2021. 7. 15

🌙 쓰고 싶지만 시작하기가 두려운 당신에게

워낙 유명한 책이라 꼭 읽어보고 싶었다. 게다가 유독 표지가 예쁘다. 따뜻한 일러스트가 나를 끌어들여 이 책을 읽을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이 책은 정여울 작가의 글쓰기 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1부는 큐엔에이, 2부는 에피소드, 3부는 클래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1부에는 우리가 작가들에게 궁금해 할 만한 질문들이 등장한다.

  1. 글로 밥 벌어먹고 살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요?

  2. 주제를 고르는 특별한 방법이 있나요?

  3. 악평에는 어떻게 대처하나요?

이런 것들 말이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궁금했던 질문들인데 정말 질문의 범위와 내용이 알차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작가의 답변은 더더욱 알차다. 이제 막 글쓰기를 시작하는 뉴비들에게 특히나 도움이 되는 조언들이 아닐까? 글쓰기를 업으로 삼고 싶어하는 이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읽으면서 특히 흥미로웠던 질문은 아래와 같다.

첫 문장 혹은 마지막 문장은 어떻게 쓰나요?

작가가 말하길, 첫 문장은 '질문, 호기심, 설렘' 중 하나를 충족하거나 세 가지 모두를 충족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첫 문장은 보통 직관적으로 떠오르는데, 마지막 문장은 고칠수록 좋아질 때가 많다고.

내가 글을 쓸 때를 생각해보니 나도 본능적으로 그랬던 것 같다. 보통 첫 문장은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걸 사용하고, 마지막 문장은 완벽하다고 생각할 때까지 고치는 것. 아마 붙잡고 있던 글의 마무리를 완벽하게 끝내고 싶은 마음 때문인 것 같다.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 모두 나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부에서는 작가가 매일 쓰며 배우고 느낀 것들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왜 글쟁이가 되었냐고 가끔 스스로에게 묻곤 합니다.

그때마다 조금씩 다른 대답들이 생각나지만 그 수많은 대답을 이리저리 그러모으면 이렇게 갈무리가 될 것 같습니다. 나는 아직 글쓰는 일의 희로애락을 속속들이 구구절절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글쓰기의 기쁨이나 즐거움뿐만 아니라 글쓰기의 슬픔과 고통까지 사랑하기에 아직 나는 나다움을 지켜낼 수 있다고.

보통 글을 쓰는 직업은 외롭다. 게다가 생계가 보장되는 직종도 아니다. 나는 그래서 전업작가의 길을 포기했다. 대신 책과 함께하는 또다른 직업, 출판 편집자를 선택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작가의 꿈을 아예 포기한 건 아니다. 나는 책을 만드는 것도 좋고 쓰는 것도 좋다. 그래서 저 답변이 더 와닿았다. 나는 작가의 꿈을 포기하기엔 글쓰는 일의 희로애락을 속속들이 구구절절 사랑한다고. 나는 글쓰기를 사랑한다. 그래서 나다움을 지켜낼 수 있다.

3부에서는 한 권의 책을 만들기까지 생각해야 할 것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3부까지 쭉 읽다보면 중간중간 등장하는 귀여운 삽화가 눈에 띌 것이다. 3부에서도 삽화가 대여섯 개 정도 등장하는데, 중간중간 환기해주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어쩌면 글을 업으로 삼는 이들에게 제일 중요한 건 3부이지 않을까. 글을 쓰기 전에 어떤 걸 취재해야 하고, 감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며, 감정의 표현 방법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들이 모두 이 부분에 나와있다. 정말 알짜배기 글쓰기 교과서 같은 느낌이다.

다른 많은 일은 싫증 나서 그만두기도 했는데, 글쓰기만은 그만두지 않았어요.

단지 직업이라서가 아니라 진짜 좋아서 그랬던 거예요.

정말 좋아하는 일은 결코 싫증 나지 않거든요.

읽는 내내 정말 글쓰기와 사랑에 빠져 있는 작가의 모습을 살펴본 기분이라 덩달아 행복했다. 나도 글을 쓸 때 그런 행복한 기분으로 글을 쓴다. 정말 재밌고 좋으니까. 싫증 나지 않는 거다.

아까 언급했듯 미래에 대한 불안정함 때문에 작가라는 꿈을 포기하고자 하는 독자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위로와 용기를 얻기에 가장 적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에게도 많은 위로가 되어준 책이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동시에 벅차오르는. 아주 행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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