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안에 당신의 수명이 들어 있습니다
니키 얼릭 지음, 정지현 옮김 / 생각정거장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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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비슷한 경험을 했다. 상자는 모두 똑같았다. 불그스름한 빛을 띤 어두운 갈색에 촉가믄 시원하고 부드러웠다. 그리고 암호 같은 짧은 문구가 받는 사람의 모국어로 새겨져 있었다. 이 안에 당신의 수명이 들어 있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평범한 날, 전 세계 사람들 앞에 갑자기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 의문의 상자. 이 안에 당신의 수명이 들어 있습니다?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상자를 받았을 때 당신의 선택은?! 열어보거나 열어보지 않거나 둘 중 하나! 니나, 모라, 에이미, 벤, 행크, 잭, 하비에르 등 등장 인물들의 일상은 이 의문의 상자 하나로 무섭게 돌변한다. 만약 내가 이 상황에 처했다면, 나는 상자를 열 것인가? 말 것인가? 각자의 자리에서 심도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설정에 어안이 벙벙. 나도 모르게 등장인물들을 따라 혼란의 도가니 속으로 스며든다. 책을 읽는 동안 정말 푹 빠져들었다.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등장 인물들의 감정 흐름이라던가, 급박하게 달라지는 상황 등 비록 일부분이었지만 흡입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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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푸어푸 라이프 - 수영으로 만드는 마음 근육 아잉(I+Ing) 시리즈
씨유숨 지음 / 샘터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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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나의 경우는 ‘불안’이 시작이었다. 신체적으로 제일 건강한 시기에 이렇게 힘들다면, 앞으로는 쭉 내리막길 밖에 없는 미래가 그려졌기 때문이다. 먼 훗날 나이가 많이 들었을 때 적어도 ‘이럴 줄 알았으면 젊을 때 운동이라도 해 두는 건데···’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면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그렇게 싫어하던 운동일지라도. 분명 나중에는 지금 이 시간을 아쉬워하는 날이 올 것이다. 비록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시작하면 달라질 수 있다. (p.21)


그동안 대회는 빠른 사람들의 전유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런 편견을 버리고 나니 나같이 느린 수영을 하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얼마나 많은 편견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걸까. 앞으로의 인생은 편견을 부수는 과정을 얼마나 겪느냐에 달린 것 아닐까. 나와 어울리지 않을 줄 알았던 단체 생활에 한 걸음 내디뎠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은 좀처럼 잘 없지만, 인생이 참 재밌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p.118)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저자의 고군분투 수영 일기라고 할 수 있다. 저자에게 수영이란? 마음이 무거운 날, 기분이 들떠서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때,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언제나 온전한 나로 되돌려 주는, 삶이 더 행복해지는 보통 이상의 취미 생활! 보통의 일상에 자리한 아주 특별한 자유로움이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나도 이참에 수영이나 배워볼까? 아차차, 은근슬쩍 저자의 입김에 휘둘린 건가?

수영을 정말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우리 작가님 ㅋㅋㅋ 사실 꼭 수영이 아니어도 괜찮다. 즐거운 마음으로 계속해서 다음을 만드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나도 저랬었는데···.’ 책을 읽으며 옛 생각에 웃음이 삐죽삐죽 새어 나온다. 염소물 냄새, 컵라면, 음파음파! 하루가 다르게 쭉쭉 실력이 늘어가는 나를 보면서 마음이 참 뿌듯했었는데···.저자의 체력이 지금의 나와 너무 비슷해서 너무 공감이 간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수영은 참 매력적인 운동인 것 같다. 본인의 삶의 방식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수영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각자의 레벨에 따라 수업을 선택할 수 있고, 취향에 맞게 수영복, 수영모, 수경을 선택하고, 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아침 수영은 하루를 시작하는 상쾌함을, 점심 수영은 여유로움을, 저녁 수영은 하루의 피로를 씻어 내는 개운함을 느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그 매력에 충분히 빠져들 수밖에 없다. 이 책이 수영을 배우고는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도움을, 수영을 조금이라도 배웠던 사람들에게는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모두에게 즐거운 또는 신박한 시간이 되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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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번 버스의 기적
프레야 샘슨 지음, 윤선미 옮김 / 모모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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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번 버스의 그녀에게

1962년 4월 우리는 88번 버스 2층에서 만나 클래펌 커먼부터 옥스퍼드 서커스까지 대화를 나누며 갔어요. 그때 당신이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놨죠. 그날 이후로 당신을 애타게 찾고 있어요. (p.172)




제법 두껍지만, 읽는 동안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 가버릴 만큼 빠져들어 읽었던 책. 따뜻한 감동과 위로.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것들만 골라서 담아놓은 듯하다. 찰나의 순간 풋풋한 사랑이 피어나는 88번 버스, 자신의 인생을 바꿔준 첫사랑을 찾기 위해 60년 동안 매일 같은 버스에 오르는 노인 프랭크와 그를 돕고 싶은 이웃들의 첫사랑 프로젝트!

사랑도, 직장도 잃고 상처를 껴안은채 런던에 도착한 리비는 88번 버스에서 만난 노인 프랭크로부터 그의 오래된 첫사랑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지금으로부터 60년 전, 88번 버스에서 만난 여성에게 첫눈에 반한 프랭크. 미대에 가기 위해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집을 나왔다는 여성에게 큰 감명을 받은 그는 이름 모를 여성에게 데이트를 신청했으나 그녀가 전화번호를 적어 건네준 버스 티켓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두 번 다시 그녀를 만날 수 없었다. 이후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그녀를 잊지 못하고 매일 같은 버스에 올라 그녀를 찾고 있다는 프랭크. 이에 리비는 이 첫사랑을 찾는 일에 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다. 그리고 이를 알게 된 다른 이웃들도 하나둘 합세하게 되는데···.

“60년 전 내 인생을 바꿔준 첫사랑을 찾습니다.”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그녀를 잊지 못하고 첫사랑을 찾아 헤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프랭크. 그리고 그를 돕기 위해 손을 보태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은 <88번 버스의 기적>은 그 어느 소설책보다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버스라는 제한적인 공간 속에서 서로 잘 알지 못하고 데면데면 스쳐가는 사이일수도 있는데 이 공간에서 만난 다양한 개성을 지닌 인물들이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정말 따뜻한 위로로 다가오고 그들의 말 한마디가 용기를 북돋아 준다. 특히 결말은 정말 ㅠㅠ 리비 너는 정말 최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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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 큐레이션 - 나를 위한 맞춤 제주 여행지 320
이솔.선장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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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땅에 솟아 있는 수많은 산봉우리, 크고 작은 오름은 저마다 표정이 다르다. 오름을 오르는 길목은 봄이면 꽃내음이 향기롭고, 여름이면 푸른 삼나무숲에 시원한 바람이 인다. 가을날 황금 억새가 나무끼고, 눈이 오면 온통 설국으로 황홀하다. 대자연이 그린 한 폭의 그림 같은 오름은 직접 올라야 그 신비로움을 알 수 있다. (p.79)



물빛 아름다운 제주 바다에서는 청량한 파도 소리가 쉼 없이 들려온다. 파란 하늘과 경계가 무너진 바다는 눈이 시리게 푸르다. 저녁 무렵, 수평선에 붉은 태양이 드리우면 바다는 낭만으로 물든다. 둥근 호를 그리는 단아한 해안선을 거닐고, 넘실대는 파도와 박자를 맞춰 레포츠를 즐기는 것으로 제주에 온 이유는 충분하다. (p.127)




제주의 자연, 공간, 음식, 휴식, 이렇게 4개의 테마로 나뉘어진 제주는 언제나 그렇듯 제자리에서 자신의 매력을 다채롭게 보여준다. “제주의 바다는 단 하루도 같은 날이 없었다. 어느 날은 고요하고 투명한 쪽빛이었다 또 어느 날은 거친 파도가 할퀴는 검푸른 심해였다. 바다는 매일 다른 표정으로 흐르지만 내 안에 그대로 고여 있는 것 같다.” 프롤로그에 쓰여진 저자의 말처럼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내내 새로움이 가득한 제주. 마음에 안정을 가져다주는 초록숲,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에메랄드빛 바다, 눈과 입이 즐거운 음식까지 제주를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여기서 내가 제일 좋아했던 테마는 역시나 무조건 음식이었다! 제주를 담은 밥상부터 시작해 핫플레이스 맛집, 제주에서 만나는 이국의 맛, 현지인이 즐겨 찾는 맛집, 제주 횟집 열전, 제주 흑돼지 맛집 베스트, 뜨끈한 국 한 사발, 줄 서서 먹는 제주 김밥, 빵지순례 등등 암요, 저는 하루에 네 다섯 끼라도 먹겠어요!

국내에 이렇게 이국적인 관광지가 또 어디 있을까? 이렇게 본섬 자체만으로 아름답지만 섬에서 섬으로 건너가면 또 다른 멋이 난다. 소를 닮은 우도,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 청보리가 물결치는 가파도, 바다에 떠 있는 오름 비양도, 바다낚시의 묘미가 있는 추자도까지! 딱 어느 한 곳을 짚어내기엔 먹거리, 즐길 거리가 너무 많아서 선택 불가! 풍경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라~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언제 어디에서나 카메라 셔터를 눌러도 그림 같은 사진이 나온다. 지금과 일 년 후가 또 다른 제주. 머무르지 않고 또 다른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통에 매번 놀라움을 경험한다. 이곳저곳 구석구석 살펴보는 재미가 제법 솔솔하다는! 두 저자의 친절한 설명 덕분에 여행이 더 즐거울 것 같다. 취향과 테마에 따라 제주의 섬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는 책 <제주 여행 큐레이션>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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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시간표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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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좋아해요?”

선배가 물었다. 처음 출근한 밤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은 선배가 처음 해준 이야기다. (p.49)




한 여름밤에 땀을 흘려가며 읽기 제격인 책을 만났다. 별생각 없이 읽다가 깜짝 놀라버렸다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포인트에서 덜컥! 덕분에 책을 잠시 덮었다가 다시 펼쳤다는.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편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참 기이하다. 귀신 들린 물건들을 모아놓은 연구소. 이곳에는 조금 특이한 안전수칙이 있다. 첫째, 정체불명의 평범한 남자를 만나면 그의 지시를 그대로 따를 것! 둘째, 돌아보지 말 것! 셋째, 연구소의 소장품을 탐하지 말 것! 넷째, 떠나야 할 때는 미련 없이 떠날 것!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귀신 이야기라니! 솔직히 조금 망설이긴 했었지만, 결과만 놓고 보자면 잘 도전(?)한 듯! 아마 귀신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서로 탄복을 할 듯하다. 책 한 권에 귀신 이야기가 아주 그득 쌓였으니까! 누가 미리 귀뜸이라도 해주면 참 좋을 텐데, 예고 없이 찾아오는 공포에 후덜후덜. 손에 땀을 쥘 정도로 긴장감이 넘친다. 현실과 환상이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니 불안한 마음이 점점 더 커져간다. 결말을 예측할 수 없으니 더하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읽으니 더 무섭다는 ㅠㅠ 실제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어느새 호기심이 발동하여 상상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어떨 때는 섬뜩할 정도로 무섭지만, 또 어떨 때는 은은하게 느껴지는 온기에 하나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기분이 참 묘하다. 한마디로 뒤죽박죽. 괴담보다 더 괴담 같은 현실에 무섭다가도 약자들에게 건네는 위로의 말에 마음이 놓이는 아주 이상한 이야기. 한여름의 더위를 오싹하게 식혀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참고로 작가님은 귀신 얘기를 아주 좋아한다. 듣거나 읽는 것도 좋아하고 쓰는 것도 좋아한다. 어디서 귀신이 나오면 제일 무서울지 궁리하다 보면 어떻게든 글이 풀린다나? 이 책을 쓰면서 정말 재밌었다고 하시니 말 다했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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