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 오브 라이프 - 삶을 마감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아서
사사 료코 지음, 천감재 옮김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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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는 살아온 모습 그대로 마지막을 맞이하는 수밖에 없으니까요. 자신이 살아오며 어떤 행동들을 했으면 좋았을까. 세상의 굴레 속에서만 살아온 사람이라면, 때가 되어 생각해보라고 말을 해줘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지 않을까요? 그렇지만 그건 그 사람 탓이 아니에요. 그런 식으로 사는 삶을 주위 사람이나 자신이 인정해온 결과죠.” (p.110)


환자의 인생관을 이해하고 그 사람에게 적합한 마지막 시간을 만들어주는 의사가 몇 명이나 있을까. 선고를 받는 측은 그 순간 가장 가혹한 말을 전해 듣는다. 원래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르다. 우리가 맞이하는 마지막 시간은 어떤 생각을 가진 의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임종과 관련된 일들을 의료 관계자에게 통째로 맡겨버리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일까. 의사도 인간이다. 옷을 살 때는 입어본다. 머리를 자를 때는 마음이 잘 통하는 미용사에게 맡긴다. 그런데 우리는 의사가 어떤 생사관을 가진 사람인지도 모른 채 자신의 운명을 맡긴다. (p.281)



이 책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간 재택의료를 취재하며 현장에서 만났던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낸 논픽션으로, 저자는 200명이 넘는 환자의 임종을 곁에서 지켜봐온 방문 간호사 모리야마가 췌장암에 걸리는 내용을 시작으로 말기 식도암 환자 시게미 등 삶이 얼마 남지 않는 환자와 그를 돌보는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그 옆을 지키는 가족들의 모습까지 죽음을 바로 눈앞에 둔 인간의 삶과 모습을 담담하게 써내려간다.




“세상 모든 사람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서점 직원들의 추천평은 정말 딱 들어맞았다. 나 또한 모든 사람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았으면 한다. 솔직히 말해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썩 편하지는 않았다. 세상에 어느 누가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죽음을 목전에 둔 이들이 전해주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음에 크게 와닿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란 무엇일까.” 인생 선배의 가르침에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삶과 죽음, 그 경계에서 새로운 변화를 선뜻 받아들이는 건 쉬운일이 아니기에···. 하나 분명한 것은 살이있는 지금 현실에 집중하여 하루를 살아도 인간답게, 나답게 삶을 마무리 하자는 것! 무엇이든 절대적인 정답은 없다. 모든 것은 내가 스스로 결정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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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 샘터어린이문고 66
안미란 외 지음, 황성혜 그림 / 샘터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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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마음대로 만든 집에서 뛰쳐나온 나온 햄스터 햄순이, 사람의 먹잇감이라는 비극에서 탈출해 나다운 집을 찾아가는 개 코점이, 사람에게 버림받은 아픔을 뒤로하고 자신만의 방식대로 집을 구하려는 하늘다람쥐 쉬웅, 사람 말을 하는 앵무새 땅콩이, 아파트 재개발을 막기 위해 비밀 작전을 펼치는 동물들까지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인간이 아닌 주민들이 살고 있다. 과연 그들은 도심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숨고, 쫓기고, 피하는 게 일상인 녀석들의 내집 사수 대작전! 도심 속 동물들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금 우리 일상에서도 충분히 찾아볼 수 있는 사람과 동물의 공존 그리고 작가들의 손길로 자연스럽게 화두가 되어버린 동물권에 대한 논의까지. 겉으로만 보면 귀엽고 아기자기한 책 같아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사실 인간과 동물의 공존은 지금까지도 그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것은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공생의 관계나 다름이 없다는 것. 그렇게 인간의 이기심으로 또 과욕으로 고립되어 살 곳을 잃어가는 동물들을 보면 마음 한구석이 착잡하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깨달았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의 주인은 정해진 이가 없음을. 우리는 모두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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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 - 먼 곳에서 선명해지는 시간의 흔적들
청민 지음, Peter 사진 / 상상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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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없이 떠난 캠핑은 언제나 불안하지만, 온전히 지금에만 집중할 수 있다. 먹고 자고 양말의 색을 고르는 일이 하루의 전부가 되는 것. 정신없이 몸을 움직이고 나면 잔챙이 같던 잡생각이 싹 사라진다. 내일의 불안함을 미리 당겨오지 않고, 오늘 주어진 것을 마음껏 누릴 수 있어 좋다. 그저 하나의 생각만으로 시간을 채울 수 있는 게 여행이 주는 기쁨이 아닐까. (p.50)


용기도 두려움처럼 패턴을 이룬다. 몇 번의 두려움에 노크를 하다 보면, 고개를 빼꼼 내미는 작은 용기들이 나름의 패턴을 이뤄 자리를 잡는다. 한번 해봤으니까 일단 기회 앞에 나를 던지는 용기,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거라는 용기, 머뭇거리면서도 언젠가 해낸 기억을 믿고 선택하는 용기. 늘 작다고만 여겼던 것들은 언제나 나보다 컸다.그래서 내가 쌓아온 작은 시간들을 믿어보기로 다시금 다짐했다. 두려워도 포기하지만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p.72)


때로 여행은 물건으로 기억된다. 살다 보면 좋았던 일도 나빴던 일도 조금씩 모서리가 둥그러지며 사라지는데, 물건 속에 담긴 기억은 여전히 처음처럼 생생히 남아선 나와 함께 살아간다. 일상과 섞여서 잊혔다가, 다시 발견됐다가. 그렇게 섞이고 섞여서는 시간이 흐르면서 또 다른 의미가 붙는다. (p.170)



브런치 구독자 1.3만 명, 누적 조회수 200만 작가 청민이 들려주는 여행지에서 마주한 일상의 순간들. 지금 전 세계 사람들을 괴롭게 만드는 바이러스 때문일까? 여행, 이 단어가 참 멀게만 느껴지는 요즘. 유년 시절에서부터 이십 대까지, 청민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함께한 여행은 그 시절의 내가 떠올라 반가운 마음에 베시시 웃었다가 또 그리움에 가슴이 쿵쿵쿵 뛰었다가, 참 다양한 감정들이 마음속에서 일렁인다. 그립고 안타깝고 화도 나고···. 그래도 우선 든 생각은 즐겁다였다. 집에만 있어 답답했던 속이 조금이나마 트였다고나 할까. 낯선 여행지,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묘한 설렘. 이래서 여행을 그리워하고 또 떠나게 되는 건데 말이다. 나도 모르게 한동안 그 마음을 잊고 살았다. 방황하고 슬퍼하고 즐거워하고, 그런 순간들이, 그 마음이 오늘 우리를 살아가게 한다. 정말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일상의 순간들! 그 좋은 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꼭 함께 나누고픈 마음! 이 책의 제목처럼 말이다.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어른인 나는 어찌 그렇다 치고, 어린아이들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작가의 부모님이 그랬던 것처럼, 내 부모님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아이에게 많은 걸 보여주고 또 직접 체험하며 생각하고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은데 무얼 하든 제약이 많다 보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작가처럼 나도 그 시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즐겁고 작게나마 위로가 되고 또 그 힘으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데 나중에 지금을 추억하게 될 아이들은 어떤 오늘을 떠올리게 될까. 작가가 들려주는 일상 곳곳에서 전해지는 따뜻함을, 감사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으면, 힘든 현실이지만 마냥 어렵지만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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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아
마리 파블렌코 지음, 곽성혜 옮김 / 동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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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먹여 살리는 게 바로 나무 사냥이다. 남자들이 대도시에 목재를, 그러니까 잘린 나무를 실어다 팔면 물이며 기계로 만든 식량, 통조림, 약품, 산소통 그리고 천이랑 실도 가지고 돌아온다. 그것으로 다 같이 여러 달을 버틴다. 반면에 사냥꾼들이 실패해서 나무를 하나도 베어 오지 못하면 우리는 비쩍 마른다. 늑골이 툭 불거지고 어깨는 뾰족해진다. 숨 쉬기가 힘들어지고 혀가 목구멍에서 부어올라 숨통을 틀어막는 듯하다. 그러다가, 우리는 죽는다. ( p.17)



생명이 거의 사라진 세계, 모래가 모든 것을 집어삼킨 디스토피아는 대대로 남성이 지배하는 불모의 미래 세계. 소수의 인간만이 부족을 이뤄 살아가는 미래 원시사회는 다시금 생존과 힘만이 중시되는 가부장 사회가 되어 있다. 그런 부족의 운명을 전복하는 것은 두 여성, 열두 살 사마아와, 너무 오래 살아서 마치 처음부터 할머니였던 것처럼 그 이전의 삶을 아무도 알지 못하는 늙은 여인 랑시엔이다. 과연 이 두 사람은 남성들이 대대로 지배해온 불모의 세계에 생명이 돌아오게 할 수 있을까?


“작고 보잘것없고 한없이 나약해 보이지만 이토록 강인하고 굳건한 거구나.” 저자는 소설을 통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난과 시련, 역경을 이겨내는 일련의 과정을, 한마디로 말해 인간의 의지를 사뭇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책을 읽은 이들이 선뜻 이 이야기에서 벗어나지 못할 만큼 강렬하다. 그리고 환경, 생태, 여성, 기후 변화를 주제로 한 사태의 심각성은 피부로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그래서 이내 독자들은 깨닫게 된다. 지금 이 순간이, 오늘의 이 소소한 일상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말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미래의 우리가 겪게 될지도 모를 어떤 순간의 과정들. 인간의 그릇된 욕심이 평생의 후회를 낳을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지금 우리 인간의 욕심으로 일어난 일에 대한 후회와 반성 그리고 앞으로 변화될 행동까지 책을 읽으면서 다짐하게 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자녀와 함께 읽어보면 너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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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실 끝의 아이들
전삼혜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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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에오’가 이야기해 준 붉은 실 생각이 났다. 자신과 자신보다도 강하게 이어진, 자신과 다른 초능력자가 있을 거라는 말. 에오를 만났을 때는 유리가 어렸기에 그것이 운명의 상대, 연인 같은 거라고 막연히 짐작했었다. 하지만 시아와 자신 사이에도 그게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다. 비록 노리개처럼 고운 매듭은 아니더라도. (p.26)



시아의 두 눈을 마주 보며 유리는 하, 작은 숨을 내뱉었다. ‘우리’가 그랬지. 다른 우주에서도 시아와 나는 엮여 있다고. 붉은 실처럼. 유리는 그게 무슨 말인지 닷새 전만 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같은 학교 같은 학년 같은 반. 그 외 무언가를 같이 해 본 적이 없는 아이와 엮인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그런데 50여 시간 남은 지금, 자신은 그 애의 죽음을 막겠다고 한밤중 학교에서 땀 밴 손을 깍지 끼고 있었다. (p.129)



“초능력 때문에 힘들지?” 예지몽을 꾸는 초능력을 가진 유리와 유리의 초능력을 단번에 알아차린 같은 반의 손시아. 유리는 시아가 자신의 초능력을 알아본 것이 너무나 놀라운데, 시아는 자신도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유리를 스쳐 지나간다. 사실 유리의 첫 번째 초능력은 ‘나’를 알아보는 거였다. 과학계가 무엇이라 주장하든 유리는 수많은 평행우주가 있다는 사실을 숨 쉬는 방법을 터득하듯 자연스럽게 알았다. 그리고 평행우주에는 수많은 ‘나’가 존재한다는 것과 그 ‘나’가 전부 이 지구의 유리와 똑같은 모습은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그러던 어느 날 서로 다른 평행우주에서 다섯 명의 ‘나’가 유리를 찾아와 시아가 지구의 멸망을 초래할 거라는 사실을 알리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시아를 죽이려 한다. 과연 유리는 다섯 명의 또 다른 자신에게 맞서 시아를 잘 지켜낼 수 있을까?


평행우주를 넘어 시간선을 되돌리며, 가차 없이 찾아오는 너의 멸망 앞에서 우리는 운명에 맞설 수 있을까? 운명의 상대와 이어져 있다는 붉은 실 설화가 전삼혜 작가를 만나 SF소설로 재탄생했다. 평행우주에서 공통으로 일어나는 일을 감지하고 관측하는 관측자 베이, 떨어지는 것을 역으로 들어 올릴 수 있는 역중력자 토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인과율자 륜, 변형자 진, 두 갈래 길에선 언제나 정답을 맞추는 판단자 렌, 예지몽을 꾸는 유리와 상대의 걱정을 흡수하여 걱정하는 모든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대리 걱정 능력자 시아까지. 평행우주, 초능력, 타임루프···. 작가는 세계 멸망을 막기 위해, 친구를 구하기 위해 이곳저곳 뛰어다니며 고군분투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이 옴짝달싹하지 못하도록 마음을 붙들어 놓는다. 신비로운 이야기에 호기심 증폭! 아직 어린아이들에게 이렇게까지 해야만 했나요? ㅠㅠ 너무 잔혹하지만 애처로운 사연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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