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글씨 (컬러 명화 수록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62
너새니얼 호손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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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포인트는?

다시 한번 읽게 된 고전으로 학생 떄 필독서로 읽은 기억이 있지만, 역시 오랜 시간은 기억도 내용도, 책을 읽은 후의 감상까지 바꿀 수 있는 것 같다. 새롭거나 이미 알려진 결말이기에 함께 옮기자면, 남편과 살기로 했지만 홀로 2년을 지낸 헤스터, 하지만 그녀는 간통한 여자에게 새겨지는 A자 형벌을 받은 상황인데 그런 상황을 모두 두 눈으로 보고 있는 함께 부정을 저지른 딤스테일 목사의 원죄, 그리고 양심에 대한 이야기이자 고백에 관한 것이다. 여전히 안타까움과 답답함이 공존한다.

<책 속에서>

어쩌면 처음으로 호송도 없이 감옥 문을 홀로 낫서는 것이 더욱 현실적은 고통을 안겨주었는지도 모른다. 앞서 묘사했던 것처럼 줄지어 따라온 무사람에게 손가락질을 당하며 수치스러운 구경거리가 되었을 때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다. 그 때는 극도의 긴장과 타고난 반항심으로 그 굴욕을 오히려 기묘한 승리의 순간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다. 

(중략)

그녀를 단죄했던 법은 그 무쇠 팔로 사람을 짓누르다가도 때로는 부축하기도 하는, 근엄한 얼굴의 거인 같은 존재였다. 

P. 109

사회적 통념으로 볼 때 비난을 할 수는 있겠으나 그녀의 부정을 옳았다 틀렸다라고 판단할 수는 없겠다. 그건 그녀의 남편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했던 건 그 시대 한 여성의 자유를 억압하고 성별로써 인산 차별하는 사회적 공동의 폭력이었고 그것에 희생되는 과정,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바라보는 사람이 가장 지탄을 받아야 함에도 그것을 감추고 혼자서 견뎌낸다는 착각속에 자신을 괴롭힌다는 것이다. 



인상깊은 부분은?

사실 헤스터와 딤스테일 목사 두 사람의 감정도 이해가 안갈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이해가 안가는 인물은 불온한 상대를 찾으려는 남편 로저 칠링워스이다. 딤스테일 복사가 끝까지 숨겨서  '타인의 평가', '명예'를 유지,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영위하려하는 나약한 인간형이라면, 칠링워스는 그저 자신의 아내가 부정을 저지른 남성을 단죄하고 싶은 파렴치한으로 느껴진다. 어느 면에서 안타까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남편도 딤스데일도 헤스터를 구하지 못하는 점에서 책임을 저버렸다고 생각한다. 


화려하거나 극적인 서사보다는 오래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며, 그 당시 종교적인 색체가 짙은 작품임에도, 배경이 과거의 조선이었다면 결과가 달랐을까 하는 생각은 드는데, 아마 조선의 '헤스터'는 더 안좋은 결말을 맞았을 수도 있다.


내용에 대해서는 많은 감상과 관점이 있겠지만, 소설 제목인 ‘주홍글씨’라는 단어가 여전히 누군가에게 씌여진 벗어날 수 없는 굴레를 뜻하는 말로써, 자의든 타의든 그 안에 갇혀 채 힘겨운 무게를 뜻한다는 자체로써 이 책이 여전히 사람들에게 읽히는 가장 큰 이유가 되는 것 같다.



덧붙인다면?

1. 이번 새로운 책에 포함된 삽화가 너무 좋다.

2. 사람 관계사이의 원죄와 속죄에 관한 무게감과 고전이 주는 소박한 경험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 신박한 스토리와 반전 넘치는 소설을 기대한다면 비추.




* 이 서평은 출판사 ‘현대지성'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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