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4 - 마케팅 전문가들이 주목한 라이프스타일 인사이트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이노션 인사이트전략본부 지음 / 싱긋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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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4』는 '이노션 인사이트전략본부'에서 한 해를 마무리 짓고 새해를 계획하는 중요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매년 10월 출판하는 트렌드 전망 도서이다. 교유당의 교양 브랜드인 '싱긋'에서 글로벌 광고대행사 이노션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인사이트전략본부와 손을 잡고 출판하고 있다.

자본이 세상의 모든 출발점이자 귀결점이 되어버린 시대에, 그리고 그 자본의 생산과 소비가 (우리의 착각 중 가장 큰 착각이겠지만) 대중에게 빠르고 쉽고 공평하고 광대하고 무작위적으로 공유되고 복제 재생산 재창작되는 문화 속에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심리, 전망을 읽어내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물론, 심오하고 디테일한 분석을 기대하면 좀 실망스럽고, 솔직히는 누구나 다 알 법한 이야기이기도 한데, 그럼에도 2023년 올 한 해 가장 트렌디했던 문화를 다각도로 조망하며, 데이터를 분석한 표와 그래프, 사진을 적절히 배치하여 읽기 쉽고 알기 좋게 구성하였다. '마케팅 전문가들이 주목한 라이프스타일 인사이트'라는 책의 부제가 이 책의 성격을 아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데, 이 책을 읽은 후 감상평을 한 줄로 요약하라고 하면 "노동의 가치가 하락한 시대에, 결국은 대부분의 노동자가 최대 효율을 달성할 수 있는 판매자가 되어야 할지도 모르는 미래 자화상의 예고편"쯤 될 것 같다.

삶이란 본래 거대한 순환 구조 속에서 상호 배타적이면서도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며 굴러가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의 삶이란 SNS로 인해 서로가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빠르다. 불확정성과 우연성에 큰 영향을 받고, 그렇다 보니 소위 '문화'라 불리는 것들도 너무 쉽게 나타났다가 또 쉽게 사라진다. 본래 '문화'란 시간의 소요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어서, 일정한 시간을 두고 공동체 구성원이 상호 작용하며 생성, 변모하는 것인데 요즘의 '문화'는 시간의 소요를 허용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요즘의 이런저런 현상은 '문화'라 불리기보다는, '트렌드'라고 불린다. 무작위, 익명, 대중이 참여 가능한 인터넷 공간이 사람들 삶의 주 무대가 되면서 '라이프스타일' 또한 순간적이고 폭발적인 대중의 호응이 있을 때 비로소 '스타일'로 자리 잡는다. 때로는 그 호응에 깊은 타당성이나 인과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인과성 자체를 무겁게 여기고 거부감을 느끼거나 혐오하는 경우도 왕왕 있으니, '쿨하다'라고 지칭되는 삶의 방식이나 문화는 이 책에서 분석한 대로 정의와 공정을 기반으로 한 것인지, 솔직히는 의구심이 든다. 아무튼 이러한 요즘의 트렌드는 예전 말로 하자면 '유행'인데, 워낙 빠르게 변하고 금방 시들해지곤 하니 예측하기 어렵다 여기는 사람들도 있고 그 흐름에 편승하여 가볍게 즐기고 가볍게 소모하는 경향이 짙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트렌드'의 파급 효과는 그 어떤 시대보다 크다. 단순히 소비의 문화라고 치부하기엔, 요즘의 트렌드는 삶 곳곳에 깊숙이 침투하여 우리의 경제 기반과 삶의 방식 그 자체를 형성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던가. 이 책의 제목처럼, 이 책은 트렌드의 '뒷' 담화이다. 사실, 이 책에 실린 라이프 인사이트는 엄밀히는 지나가버린 유행의 무엇이다. 그럼에도 시대의 흐름은 연속적이어서, 지나간 현상을 파악하고 분석하며 이해하는 일은 미래의 흐름에 대한 통찰이 되어줄 것이다. 마케팅이 중요한 경제 활동 전반의 곳곳에서, 미래 산업을 지향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더 나은 미래를 고민해야 하는 이들에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스낵 같은 책으로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4』를 권한다. 매 해 출판되는 책이니, 꾸준히 모으면 한 해를 넘어, 한 세대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터이니 수집하는 재미도 꽤 클 것 같다. 


*교유당 서포터즈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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