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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양식·새 양식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84
앙드레 지드 지음, 최애영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평점 :
"나의 책을 내던져라. 너 자신의 것을 찾아라. 너 자신을, 아! 이 세상에서 둘도 없이 소중한 존재로 창조해라." 그리고 38년 후에 "삶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확신을 절대 거두지 마라."라고 앙드레 지드는 외치고 있다.
이 책은 앙드레 지드,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기록한 비망록이다. 죽은 후에 천국에서 행복하게 지낼 것을 희망하지 말고, 개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속담처럼, 앙드레 지드는 현실 세계에서 지금 살아있을 때 쾌락과 행복을 최대로 누리겠다고 외치고 있다.
민음사 책으로 만났었던 <지상의 양식>은 너무 어린 나이에 만났기 때문인지 이런 깊은 맛을 모른 채 덮었던 책이다. 15년이 지난 지금, 열린책들에서 새로운 번역으로 나온 <지상의 양식>은 내가 나이 들었음을 똑바로 인식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자신이 경험하고 시간이 지나서야 깨닫게 된다는 것이 인생인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다시 이렇게 큰 스승을 만났다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상의 양식>을 읽는 내내 나는 앙드레 지드의 나타나엘이 될 수 있었다.
앙드레 지드(Andre Paul Guillaume Gide, 1869년 11월 22일 ~ 1951년 2월 19일)는 프랑스의 소설가·비평가로, 결핵 투병 중에 <지상의 양식>을 쓰고, 38년이 지난 후에 <새 양식>을 썼다.
가상의 수제자 나타나엘(예수의 최초 제자들 중 한 명의 이름을 붙였다. 히브리어로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뜻이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이다. 결핵 투병 중에도 글을 썼다면 혹시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글을 쓰진 않았을까? 죽음이 가까이 있음을 깨달았을 때 인간이 마지막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더 살고자 하는 희망? 아니면 포기?
엄격한 청교도적 분위기 속에서 받은 교육으로, 엄숙함이 주류였던 그 당시 청춘들에게 근엄한 도덕과 순종이 보장하는 안락함에서 벗어나길 바라고,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들에서 벗어나서 자유를 마음껏 발산하기를 바랐다.
1893년 북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뜨겁게 작열하는 태양과 유럽과는 완전히 다른 야생이 살아있는 대지에서 강렬한 생명력을 느끼면서 자유를 느끼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관습과 종교에 얽매여 도덕적 윤리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옭아매고 있던 것들을 벗어던짐으로 진짜 해방감을 맛보았을 것이다.
욕망과 본능을 따르기 위해 가식덩어리를 벗어던지고 벌거숭이로 설 것을 외치고 있다. 집착하지 말고 영원한 열정을 듬뿍 맛보며 사는 것이 행복이고, 행복은 순간에 있다. 이런 순간순간들을 모은 인생이야말로 최고의 행복이 아닐까?
혼내지 않으면서도 교훈을 주는 내용들. 기쁨을 넘어선 환희로 가득한 말들. 서문에서 탈주와 해방의 참고서라고 밝혔다. 앙드레 지드가 영화 <노매드랜드>에서 볼 수 있었던 노마디즘(nomadism, 유목민적인 삶과 사유를 말한다.)을 보았다면, 도시에서 벗어나 잘 살고 있다고 칭찬해 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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