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유재영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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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메인> 속, '영'과 '역'에서 만난 이야기는 여름 방학에 내려간 시골 외할머니 댁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산책도 할 겸 마을에 있는 저수지까지 올라간 후에 읽어야 제맛을 백 퍼센트 느낄 수 있는 단편소설이다.



<13일의 금요일>처럼 호러 영화에서 모닥불 주위에 모여있는 사람들이 하나씩 죽어나가는 클리셰처럼 캠프장에서 만난 두 커플은 "지우고 싶은 기억을 말하고 불길에 뼛조각을 던지면 그 기억을 지울 수 있다."라는 이야기로 각자 지우고 싶은 기억들을 하나씩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영'에서는 저수지에서 동반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자동차를 발견하고, '역'에서는 저수지에서 살해된 이웃집 누나를 귀신으로 본 이야기가 등장한다. '영'과 '역'은 모두 저수지를 배경으로 다른 사람의 죽음을 목도하게 되는 신고자 또는 목격자가 된다. 



병원이 아닌 곳에서 다른 누군가의 죽음을 보게 된다는 건 지우고 싶은 기억이 될 것 같다. 평온한 죽음이 아닌 다른 종류의 죽음을 마주했을 때 나는 과연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영'처럼 신고자가 될 것인지, '역'처럼 입을 다물고 살 것인지. 입을 열지 않은 목격자는 마지막까지 비공개 댓글로 남긴다. 죄책감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살아가게 될 것 같다.



나는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나?. 뉴스에 실릴 정도로 큰 사건은 아니지만 이불킥을 하게 만들었던 자잘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단편적으로 나의 기억 속에 남아있던, 잊고 있던 추억들을 떠올리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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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정은영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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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투데이지원도서 


사람 대신 임산부 로봇이 낳아주거나 뇌 이식으로 소년과 소년이 이어지는 이야기는 미래 사회에 생길 수 있을 듯한 아주 그럴싸한 이야기다. 미래 사회에 던져지는 질문은 인간과 기계의 공존이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묻고 있다. 



사랑과 빛의 호위를 표방하는 인구 관리국에선 임산부 로봇을 관리하는 곳이다. 최첨단 과학기술로 혐오 없는 도시 만들기의 일환으로 장애아 출산율 0%에 도달했다. 임산부 로봇 헐스는 이제껏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의문을 입력하게 되는데.



"장애란 무엇인가?" 유전 질환, 작은 키, 얼굴 근육 쏠림과 마비. 기형이라는 정보가 부유한다. 작은 키가 장애라니. 저 미래 사회의 표준 키는 몇 cm일까? 궁금해진다. 



헐스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제1원칙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라는 원칙을 고수할 수 있을까? 과연 미래사회에서는 로봇 제1원칙이 깨지지 않고 로봇의 반란 없는 유토피아가 될 수 있을까?



<소년과 소년>은 뇌 이식이 가능한 미래 사회를 보여주고 있다. 뇌과학자 아빠라면 사고로 죽어가는 아들의 뇌를 다른 소년의 뇌에 이식할 수 있을까? 몸을 빌려주는 소년은 어떻게 되는 거지? 뇌사상태인가? 뇌사상태라면 가족의 동의만으로 가능한 걸까? 미래 사회에서 윤리의식은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진다.



노화도 질환으로 분류되는 사회가 멀지 않았다는 뉴스를 보면 기쁜 마음보다는 씁쓸해진다. 내가 아닌 내가 살아있는 것, 육체만 장수하는 것은 인간에게 오히려 재앙은 아닐까? 핑크빛 미래 사회보다는 디스토피아로 진화할 것 같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교유서가 #2022경기예술지원문학창작지원선정작 #정은영 #임산부로봇이낳아드립니다 #소년과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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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분 이해하는 사이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김주원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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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투데이지원도서 


봄날 학교 옥상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는 Just One 10 MINUTES이라는 이효리의 노랫말처럼, 정말 학교에서 수업 시간이 아닌 쉬는 시간 십 분 만에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가 될 수 있을까? 넷플릭스에서 요즘 한창 인기 있는 <더 글로리>에 나오는 학폭 이야기가 생각나면서 조마조마 읽기 시작했다.



21층 아파트 옥상과 5층 학교 옥상의 대결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둘 다 떨어져 봤으니 이제는 더 이상 떨어지지 말자는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서로 십분 이해하는 사이가 되었다고 해야 할까?



십분. 아주 충분히라는 뜻을 가진 단어를 제목으로 사용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김주원 작가의 언어유희가 아주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학생이 투신했다는 뉴스를 봤을 때 항상 양가감정을 느끼게 된다. 학생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뛰어내렸을까? 이런 안쓰러운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죽을 용기가 있으면 그 용기로 세상을 살아갈 생각을 해야지!라며 화가 나기도 한다.



과연 죽어버리면 모든 게 끝나는 것일까? 자기는 뛰어내리면 그만이지만, 세상에 남아서 그 아픔과 상처를 짊어지고 살아갈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는 이기심은 정말 많이 화가 난다. 당사자가 아니면 십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말이다.



십 분 전에 만난 사이인데 나란히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면 십분 이해하는 사이라고 오해받더라도, 둘 다 모두 반복하지 말고 앞으로 쭉쭉 걸어나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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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백건우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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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투데이지원도서 


검은 고양이??? 또 살아있는 고양이 얘기일까? 휴우~~ 다행히 그림 속 고양이 이야기다.



도대체 이건 뭐지? 그림 속 고양이라고 얕봤다가 휴우~~ 하고 안심한 것을 후회했다. <검은 고양이>는 과거 역사 속으로 여행을 떠나게 했다가, <쥐의 미로>는 현실 속 어디에선가 정말로 일어나고 있을 것 같은 이야기였다. 어떻게 천적인 고양이와 쥐를 가지고 두 편의 단편을 썼는지 정말 신기하다.



아쉽게도 백건우 작가의 다른 작품 <사이버 제국의 해커들>은 절판이었고, 도서관에도 구비되어 있지 않아서 찾아서 읽어볼 수가 없었다. <검은 고양이>는 너무 짧게 끝나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검은 고양이>를 시작으로 더 멋진 장편소설로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청계천 벼룩시장에서 졸고 있는 듯한 노인에게서 구입하게 된 고양이 그림은 신비하게 보였고 연필로 흐릿하게 써져 있는 一九四一年(1941년)은 그의 호기심을 확 끌어당겼다. 삼면이 책장으로 천장까지 세워져 있는 화자의 방에 고양이 그림이 걸리게 되면서 아파트에 이상한 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홍문원>이라는 책에서 아편 밀매자들의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어 있었다. 마침 그림의 뒷면에 아편을 발라 액자에 표구를 해서 옮기기도 했다는 것을 읽게 되고 방에 걸려 있는 고양이 그림을 해체하기 시작했다. 그림은 어떤 비밀을 품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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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김이은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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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투데이지원도서 


윤경은 세 식구가 살기 복작복작할게 뻔하지만 평수가 작은 역삼동 브랜드 아파트를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샀다. 지금 같은 경기라면 영끌족이 영털족이 되었을텐데 어찌 지내고 있을지 걱정스럽다. 반대로 여경은 아이가 없고 변두리 신도시 아파트를 샀다. 여경의 집에 놀러 온 윤경은 함께 아파트 단지를 산책하게 된다.



신도시 아파트에 억새들로 꾸며진 바람의 언덕과 과거 할머니가 계시던 바람의 언덕이 주는 느낌은 너무나 다르다. 윤경이와 여경이의 대화 속에서 바람의 언덕 위에 있던 절에서 치매로 쫓겨나신 할머니와의 동거는 자매들에게 어떤 기억을 남겼을까?



서울은 높고 좁고 답답한 느낌이라면 외곽 변두리지만 신도시로 탁 트인 하늘과 넓게 꾸며진 아파트 단지. 지금도 경기도민으로 살고 있지만 나는 여경의 선택처럼 탁 트인 하늘을 선택할 것이다. 어릴 적에는 부모의 선택에 따라 일 년에 한 번씩, 이 동네 저 동네로 이사를 다녔지만, 전세법이 2년 계약으로 바뀌면서 이사 횟수는 줄어들었다.



성인이 되고 내가 서울에 있는 회사를 다닐 때도 지옥철을 타고 다녔다. 지금이나 그때나 서울에 살 집을 마련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만큼 어려웠다. 난 지옥철이 싫어서 지금은 수도권에 자리를 잡았다. 난 언니 윤경이보다는 동생 여경이의 마음에 더 이입이 되는 것 같다.



여경이가 앞으로 만끽하게 될 바람의 언덕을 지나 물의 언덕을 돌아 비밀의 정원에서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기를 끝까지 응원하고 싶다. 입주민 갑질을 하는 그들만의 리그에는 참가하지 않기를.



현대사회는 살고 있는 아파트에도, 타고 다니는 차에도, 들고 다니는 가방에도 사람들의 욕망이 투사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능력에 힘이 부치지만 하차감을 느끼기 위해 외제차를 타는 사람들, 남의 시선을 부러움으로만 치부하고 명품 백을 안고 다니는 사람들. 스스로가 명품이 되길 위해선 얼마나 노력하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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