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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의 일기
안네 프랑크 지음, 데이비드 폴론스키 그림, 박미경 옮김, 아리 폴먼 각색 / 흐름출판 / 2023년 1월
평점 :
1942년 6월에 안네 프랑크한테도 마음껏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도 있고, 언제나 안네를 위로하고, 지지해 주는 '키티'라는 일기장 친구가 생겼다. 내 일기장과 비슷한 빨간색의 체크무늬 옷을 입은 '키티'를 보게 되니, 학창 시절 생각이 훅 떠올라서 반가웠다. 중2 때, 나에겐 작은 자물쇠가 달려 있는 체크무늬 일기장을 사용했었다. 안네 프랑크처럼 사춘기라는 시간에 말로는 표현할 수 없었던 감정들을 쓰곤 했었다. 지금 읽어보면 별거 아니지만 그땐 꽤나 심각한 어조의 말투라서 피식 웃게 만들어 주는 일기장이다.
진정한 친구가 생겼다는 느낌이 얼마나 충만하고 행복한지 안네의 표정을 보니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그림체를 보면서 읽는 것이 그래픽 노블의 장점일 것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안네 프랑크와 일기장 '키티'. 어른들의 전쟁에 휘말린 어린아이들. 그리고 그들이 겪게 될 트라우마를 생각하면 두려워진다. 전쟁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에 '안네 프랑크'를 읽고 받았던 느낌과 지금 다시 '안네 프랑크'를 만난 느낌은 너무나도 다르다. 이 먹먹한 느낌을 뭐라 설명할 수 있을까?
안네 프랑크(1929.6.12 ~ 1945.3)의 풀네임은 아넬리스 마리 프랑크이고, 안네의 친구 '키티'는 전쟁의 기록이다.
나치 정권은 온갖 악행의 근원으로 유대인을 지목했고, 그들을 별종 취급하기 시작했다. '순수 독일인'이 아니면 강제노동 수용소로 보낸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대중교통도 탈 수 없고 점점 금지되는 사항들이 늘어나게 된다.
1942년 7월이 되고 숨어지내야 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해졌고, 안네와 가족들은 아빠 사무실에 마련된 비밀 은신처에 숨어 지내게 된다. 우린 제2차 세계대전 동안에 어린 소녀의 삶을 '키티'를 통해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나치에게 언제 붙잡혀갈지 모르는 두려움에 낮 시간엔 모든 행동을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했다. 감기에 걸려서 기침이 심하게 나와도 들키지 않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해야 했다.
모든 것들이 부족한 은신처에서 안네는 특별한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처럼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나라면 안네와 같은 행동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지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뿐이다.
작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지내다 보면 부딪히는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언니와의 끊임없는 비교 대상이 되거나 엄마와의 논쟁은 보통의 삶에서도 힘들었을 텐데, 밖으로 나가거나 자신만의 공간이 허락되지 않는 은신처에서 보여주는 안네의 꿋꿋한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전쟁이 인간의 존엄성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려는 안네의 마음을 읽으면서 진짜 용기는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안네 프랑크 재단에서 공인한 그래픽 노블로 안네를 만나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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