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인간혐오자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5
몰리에르 지음, 김혜영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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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에르(Molière)는 예명으로, 본명은 장 바티스트 포클랭(Jean-Baptiste Poquelin)이다. 법학 학위를 취득했으니 변호사가 되거나 왕실의 어용 실내 장식가였던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는 안락한 삶을 선택하는 대신 그 당시 천대받는 극단을 선택하게 된다.



깊은 감동을 주는 비극을 쓰고 싶었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희극을 써야만 했다. 그래서인지 몰리에르의 희극은 비극에 가깝다. 1643년 친구들과 일뤼스트르 테아트르 극단을 창단했지만 1645년에 경영 악화로 문을 닫게 되고, 남은 빚 때문에 감옥에 들어가게 되자, 아버지가 대신 빚을 갚아주게 된다. 그 후 13년 동안 몰리에르와 아내 베자르는 유랑 극단을 따라 프랑스를 유랑하면서, 기아와 빈곤의 고통을 충분히 경험하게 된다. 자신이 경험한 삶의 고난은 그의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게 된다.



드디어 1658년, 어린 루이 14세의 궁정에서 막간 희극 공연으로 드디어 총애 받는 연극인이고 자기 극단의 배우이자 운영자 겸 극작가의 삶을 살았던 몰리에르. 비극을 쓰고자 했으나 희극으로 명성을 얻게 된 몰리에르의 삶은 비극일까? 희극일까?



17세기의 프랑스 고전주의 희곡작가로 <인간 혐오자>는 그의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프랑스 근현대 문학사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위선과 환멸로 가득했던 당시 프랑스 사교계를 낱낱이 파헤친 작품으로 사랑과 배신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탈출을 시도한 작품이다. 인간의 본성을 직시하고, 위선적인 사회 문제를 비판하고, 차가운 태도로 세상을 냉소한다.



스무 살에 과부가 된 셀리맨은 살롱의 주인이었다. 그녀는 얼굴은 아름다웠지만 그녀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말들은 앞뒤가 달랐다. 셀리맨은 4명의 남자들에게서 동시에 구애를 받고 있지만, 어장관리하는 인싸처럼 자신의 진짜 속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인간을 혐오하는 귀족 알세스트는 거짓을 말하지 못한다. 17세기 귀족사회의 겉치레를 경멸하고, 상대방이 불쾌함을 느낀다고 해도 면전에 대고 진실만 말하는 알세스트는 영화 <정직한 후보>에 나오는 주상숙처럼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해야 하는 정치인이 거짓말을 못 하게 만들어 버린 영화처럼 이 세상을 비틀어서 보여주는 인물이다.



극과 극은 통하는 것일까? 거짓을 말하지 못하는 알세스트가 험담을 하는 셀리맨을 사랑하게 되는 아이러니.



1막에서 알세스트와 오롱트는 소네트를 가지고 논쟁을 벌이게 된다. 왕에게 인정받았다는 자만에 빠져 있던 오롱트를 일말의 거짓 없이 조롱하는 알세스트를 고소하고야 만다. 둘의 대화를 듣고 있으면 위선과 가식이 철철 흘러넘친다.



알세스트는 셀리맨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아니면 다른 커플이 탄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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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 쾌락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7
에피쿠로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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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투데이지원도서 


세상에나, 마상에나!! 에피쿠로스가 이런 철학자였어?



에피쿠로스 Epicurus(기원전 341~270)는 14살에 철학을 접하고, 18살에 자신의 철학을 정립하고, 32살에 아테네에서 '정원'에서 철학 토론을 하며, 자신의 사상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에 대해 사람들은 오해를 하고 있었다. 그 당시 식도락 때문에 하루에 두 번씩 토하고, 수많은 매춘부를 자신의 애인으로 삼은 쾌락주의자로 소문이 퍼져 나가고 있었다.



기원전 헬레니즘 시대를 살고 있었던 에피쿠로스는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마음의 평화와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쾌락주의'를 제창하고, '정원'이라는 학교(공동체)를 만들고 생활을 했다.



인간의 행복한 삶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아타락시아'



에피쿠로스는 행복은 쾌락이고, 쾌락은 유일한 선이고, 고통은 유일한 악이라 말한다. 인간이 추구해야 할 최고 목표는 쾌락(즐거움)이다. 일시적인 쾌락이 아닌 지속 가능한 쾌락을 최고 목표로 삼았다. 육체적 쾌락은 진정한 지속적 쾌락이 될 수 없다. 한창 배가 고플 때 음식을 먹게 되면 많은 쾌락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먹을수록 쾌락이 줄어들고, 결국에는 음식을 먹는 것이 오히려 고통을 초래하게 된다.



쾌락=성취도/욕망



보통 사람은 성취도를 키워 쾌락을 극대화할 것에 집중하게 되면서 괴로워한다. 그렇기 때문에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는 욕망을 줄여나가면서 쾌락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강조한다.



욕망은 필수적인 욕망과 헛된 욕망으로 나누고, 헛된 욕망은 사치, 권력, 명성과 같은 것으로, 헛된 욕망으로부터 벗어나서 영혼의 쾌락을 추구하기 위해서, 절제된 삶을 통해 진정한 쾌락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에피쿠로스는 필수적인 욕망으로 철학을 공부하면서,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는 것을 말하고 있다. 우리의 삶에서 철학적 사색은 영혼의 쾌락에 기본 조건이고, 우정을 나누는 것은 영혼을 살찌우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에피쿠로스는 "물과 빵만 있으면 나는 신도 부럽지 않다."라고 몸소 실천하고, 가끔 치즈를 먹으면서 쾌락(즐거움)을 만끽했다. 무소유나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사람들과 그 맥락이 닿아 보인다.



에피쿠로스는 또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을 받아들여 흩어지면 끝나는 것으로 죽음에 대한 공포,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 있을 때에는 죽을 수 없다. / 우리가 죽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에피쿠로스는 해골을 인간의 죽어야 할 운명의 상징으로 사용했다. 인간의 목숨은 태어날 때부터 죽음의 기저귀를 차고 나온다. 진정한 쾌락의 극치는 인간의 죽음에서까지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죽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인간이 원하는 행복은 모두 똑같지 않을까? 물질적 고통,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 아타락시아(편안한 상태)가 되는 것. 진정으로 인간이 원하는 쾌락(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알려준 사람이다.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 카르페 디엠 carpe diem


살아있을 때 삶을 즐기고, 주어진 삶이나 잘 살아보자.



에피쿠로스 학교 정문에는 "나그네여, 당신은 이곳에 머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곳에서 우리의 최고선은 쾌락입니다."라고 새겨져 있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에피쿠로스쾌락 #에피쿠로스 #현대지성 #현대지성클래식47 #쾌락주의 #아타락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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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자 생리학 인간 생리학
루이 후아르트 지음, 류재화 옮김 / 페이퍼로드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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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에포크 belle époque는 '아름다운(좋은) 시절'이라는 의미로, 프랑스의 정치적 격동기가 끝나고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1914년)까지 서유럽, 특히 프랑스가 예술적, 문화적으로 번영을 누렸던 기간을 말한다. 에펠탑은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고, 벨 에포크 시기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만국 박람회는 현재 엑스포(Expo), 국제 박람회 등으로 부른다.



산업혁명으로 눈부신 발전을 하기 시작한 프랑스 파리는 풍요로워지고, 예술과 문화도 번창하면서 변화의 물결이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루이 후아르트가 살고 있는 프랑스 파리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마주칠 수 있는 곳이었고 플라뇌르의 도시로 유명했다.



파리의 명소들을 어슬렁 어슬렁 산책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플라뇌르 flaneur라고 불렀다.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대도시들이 형성되었다. 그런 도시를 정해진 방향이나 목표 없이 천천히 거니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바로 산책자다. 우리도 이제는 익히 들어 알고 있는 파리의 유명한 관광명소인 개선문, 에투알 광장, 샹젤리제 거리, 불로뉴 숲, 튈르리 공원 등을 어슬렁거리는 산책자들로 북적였다고 한다.



루이 후아르트는 산책을 하면서 마주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다. 일없이 인생의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룸펜들, 비만한 몸을 이끌고 산책을 즐기러 나오지만 이내 땀범벅이 되는 부르지아지들, 만만한 시민들을 등쳐먹고자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양아치들, 무위도식자들, 부랑자들을 관찰하면서 온종일 비아냥 거리는 그의 해학에 웃지 않을 수 없다.



루이 후아르트는 산책 초심자들을 위한 조언도 아낌없이 하고 있다. 산책은 혼자서 하되 여성은 피할 것, 아는 친구들 떨쳐내는 방법으로 '돈 꾸러 가고 있는 중'이라고 이야기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풉!



진정한 산책자는 그리스어, 라틴어, 수학은 몰라도 된다. 하지만 모든 길을 알고 있어야 하고, 어떤 상점이 좋은 물건을 파는지, 어디가 맛집인지 등등 핫플레이스는 자신의 손바닥 보듯, 꿰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또, 미디어 광고 대신 그 당시 파리 수도의 광고 벽보라면 거의 다 외우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산책을 열심히 하다 보면 다국어 능통자가 되기도 한다.



소요 逍遙 하는 산책은 빨리하는 산책이 아니다. 나는 언제 혼자서 유유자적하는 산책을 했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요즘은 주로 쇼핑몰이나 백화점에서 아이쇼핑을 주로 하게 되는 것 같다. 각종 매대에 진열되어 있는 상품들을 목적 없이 감상하면서, 사색 하기보다는 필요한 소비가 아닌 갖고자 하는 욕망의 소비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따뜻한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시간에 유유자적 사색하는 산책을 하러 어슬렁어슬렁 다녀와야겠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산책자생리학 #루이후아르트 #페이퍼로드 #플라뇌르 #인간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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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4일
에리크 뷔야르 지음, 이재룡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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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9년 7월 14일과 2016년 10월 29일. 프랑스 대혁명과 대한민국의 촛불 혁명의 시작이다.



프랑스 대혁명의 시발점이 된 1789년의 프랑스 파리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었을까? 왕실과 귀족들은 왜 민중을 분노케 했을까?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기까지 프랑스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그리고 7명의 수감자만 있었던 바스티유 감옥을 군중은 왜 습격했을까?



18세기 초 왕의 권력은 신이 내린 것으로 왕권이 아주 강력한 절대왕정 시대였다. 그 당시 라이벌 관계였던 영국의 콧대를 꺾기 위해 지금도 화려함의 대명사인 베르사유 궁전을 건축해서 왕권을 과시하고자 하는 왕실은 전쟁 비용을 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지옥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민중들을 보지 못했다. 아니 볼 생각도 없었으니,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는 한밤중에 촛불을 대낮같이 밝히고 무도회를 열었고, 민중들이 빵을 달라고 요구하자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고 말했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였다.



그 당시 프랑스에는 세 개의 계급이 있었다. 성직자, 귀족 그리고 인구 98%를 차지하는 평민이 세금을 모두 부담했고 성직자와 귀족들은 호의호식하면서 그들 위에 군림하고 있었다. 세금을 더 걷으려는 왕실과 계속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귀족 특권층은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삼부회 개최를 주장하게 된다.



178년 만에 베르사유 궁전에서 개최된 삼부회는 프랑스 대혁명의 서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소탐대실이라고 해야 할까, 세금을 내기 싫었던 귀족들이 자신들의 발등을 자신들이 찍은 결과가 될 줄은 그 당시에는 몰랐을 것이다.



루이 16세는 조세 제도를 개혁하기 위해서, 성직자와 귀족들은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서, 제3신분은 자신들의 불만이었던 모든 사회문제를 거론하기 위해 삼부회에 모인 것이었다.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었으니 회의가 순조롭게 진행될 순 없었다.



본격적으로 회의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표결 방식으로 서로 다툼이 시작되었고, 조세 제도 개혁은 논의되지도 못했다. 삼부회를 나온 제3신분 대표들은 국민의회를 만들게 되고, 성직자와 귀족 대표는 루이 16세와 므뉘플레지르 대회의실을 폐쇄했고, 제3신분 대표들은 테니스 코트로 이동해서 헌법이 재정될 때까지 절대로 국민의회를 해산하지 않겠다며 왕에게 복종하길 거부하게 된다.



불안했던 왕실의 움직임에 민중은 무장을 선택하게 된다. 7월 14일 바스티유 습격 사건은 죄수 석방과 무기 탈취가 목표였지만 바스티유 습격 사건의 상징성은 매우 크다. 그 당시 많이 불렸던 '라마즈세예즈'는 지금의 프랑스 국가로 불리고 있고, 왕정 체제에서 국민의회로 권력이동이 되었고, 민중에 의해 정당화되었다.



민중은 역사를 만들었지만 이름으로 기록되지 않고, 오직 숫자로만 기록되는 민중의 외침이 있었다. 이런 빈 공간에 에리크 뷔야르는 숨을 불어 넣어 주는 작가다. 민중은 대중 속의 익명성에 묻히는 존재가 아닌 직접 역사를 쓴 살아있는 한 명 한 명이었다. 역사적 상징성과 민중들의 집단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서 계속해서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7월14일 #에리크뷔야르 #열린책들 #프랑스대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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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버 - 어느 평범한 학생의 기막힌 이야기
프리드리히 토어베르크 지음, 한미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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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문장에서 또르르!



1933년 나치 정부가 "사제의 문제를 증오심에 가득 찬 왜곡된 형태로 그린" 소설로 판정해 금서가 되었던 <게르버>는 카프카의 유고를 정리 발표한 막스 브로트의 도움으로 출간되었던 책이다.



어느 평범한 학생의 기막힌 이야기라는 부제가 눈길을 잡아 끈다. 대학에 가기 전 졸업시험을 앞둔 마지막 1년. 우리나라 학제로 치면 고등학교 3학년 게르버가 주인공이다.



담임과 학생으로 만나게 된 쿠퍼 신과 게르버가 한 교실에서 맞닥트리게 되는 상황들은 나를 조마조마하게 만들고, '설마, 아닐 거야.'를 생각하면서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자연스레 게르버를 응원하고 있는 엄마의 마음이 되었다.



성실하진 않지만 똑똑하고, 불합리한 학교 규율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선생들에게 반항하는 게르버는 학교에서 사소한 갈등을 빚게 된다. 옛말에 스승의 그림자도 밝지 않는다는 말처럼, 권위주의적인 학교에서 게르버를 다른 선생들은 젊은이의 반항과 치기로 이해했다.



하지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쿠퍼 신은 도전하는 학생에게 엄격한 규율로 반드시 응징하면서 권력 맛에 도취되어 있는 선생이다. 다른 영화에 나오는 미친 선생은 단순히 폭력적인 모습으로 비치지만, 여기에 등장한 빌런 쿠퍼 신은 지능범에 사이코패스 형 수학 선생이다.



법학이나 철학 박사가 되고 싶은 게르버는 심장병이 있는 아버지의 전학 권유를 뿌리치고, 반드시 고등학교 졸업시험에 합격해야 했고, 학교 선생의 전횡을 참고 견뎌야 하는 이유였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아직 힘이 없는 학생 신분이었으니까. 그리고 심장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에게 더 이상의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권력을 휘두르는 선생들이 지금은 모두 사라졌을까? 최근에도 학생에게 폭언과 막말과 욕설을 퍼붓는 선생에 대한 뉴스를 자주 볼 수 있다. 교권이 사라졌다고 주장하는 선생과 존경할 선생이 없다는 학생들의 이런 첨예한 입장 차이는 왜 좁혀지지 않는 것일까?



모든 아이들이 1등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모두 입시지옥에 빠져서 허우적 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성적만을 중시하는 사회가 바뀌지 않는 이상 학교 시스템도 바뀔 수 없다. 시험 성적에 대한 압박으로 내몰린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그 어른이 사회를 이끌어 가는 사회에서 당장 바뀌기를 기대할 순 없겠지만, 귀한 아이들을 귀하게 대하는 사회가 되어야 어른이 되어도 귀한 대접을 받기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학교 다닐 때도 미친 선생이 꼭 한 명씩은 있었는데,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이라면 더 이상은 개인의 일로 치부할 수 없음을 알기에 더욱 많은 분들이 읽어 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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