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 개의 돌로 남은 미래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박초이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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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섯 개의 돌이라면, 혹시 메모리얼 스톤을 말하는 걸까?



집보다 열차 안 삶이 더 편하게 느껴지는 구는 장거리 화물 열차를 운행하는 사람이었다. 일하던 중 정차했던 역에서 볼일을 보고 나왔을 때 마주쳤던 고양이가 그의 어깨에 매달려 있는 것을 인식한 건 한참이 지나서였다. 그렇게 구와 미래는 만났고 구의 반려묘 미래는 늘 돌봐주는 사람이 필요했다.



그래서 구는 반려묘 미래를 위해서 집사 역할을 대신해 줄 여자친구를 만나기도 했다.



그런 구의 전 여자친구였던 화자는 믿었던 사람에게 크게 사기를 당하고 파혼당한 경험이 있었다. 대인기피증이 생길 정도의 충격과 상처가 남았다. 나 같으면 다시는 사람을 쉽게 믿을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아니다. 오히려 지킬 것이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면, 오히려 그 반대로 작동할지도 모르겠다.



점점 인간이 인간을 믿지 못하는 각박해져 가는 사회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생겨야 할 감정들을 동물들을 통해서 위안을 받고 사랑을 느끼는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 마당에서 집을 지키는 개에서, 집안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애완견을 지나서 이제는 생을 함께 하는 반려견이 되어 버린 동물들.



짧은 단편이지만, 요즘 반려묘, 반려견에게서 오히려 위안을 받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삶의 목적지가 정해지지 않은 젊은 날의 불안의 시간들을 나는 어떻게 지나왔는지를 생각해 보게 한 시간이었다. 알레르기가 심한 나는 절대로 선택하지 않을 반려동물과의 관계가 정말 사람과의 관계보다 더 쉽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인간의 이기심은 아닐까? 동물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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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아인슈타인 되기 프로젝트 - 이종필의 아주 특별한 상대성이론 강의, 최신 개정판
이종필 지음 / 김영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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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그대로 샐러리맨이 아인슈타인이 되었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 물리학 서적을 읽는데, 히말라야산맥 안나푸르나 정상에 오른 산악인의 정복기를 읽는 것처럼 진한 감동을 느끼셨다는 정재승 박사의 추천사를 보고 또 혹했다. 그렇다면 나도 가능할까?



그래서 P회장님, 이제 아인슈타인이 되신 건가요?



난 일찌감치는 아니지만 이해하지 못하고 쩔쩔매며 정답 풀이를 보며 수학 문제들을 풀었었다. 정말 그때를 생각하면 P회장님처럼 넘쳐나는 수식에 빠져 죽을 것 같았다.



2009년 삼십 대의 물리학과 교수가 과학 독서모임 백북스에서 일반인들을 상대로 수학 아카데미를 열어 일반상대성이론의 중력장 방정식을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강의를 열었다.



"미적분을 알면 세상이 달라 보입니다."



과학 독서모임 회원이지만 일반인들을 상대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강의하기 위해서는 고등수학에서 가르치는 인수분해, 함수의 극한, 미적분을 반드시 공부해야 했다. 그 후에 대학 수학, 일반물리학, 일반상대성이론 수학 아카데미를 열게 된다.



"자신의 전문지식을 대중과 나누어라."



백북스 회원들과 한 달에 1번 5시간의 강의가 1년 동안 진행되었다. 물리학자의 열강과 회원들의 자발적인 복습 시간들을 통해서 수료증을 받은 22명의 회원들은 과연 아인슈타인이 되었을까?



이분들의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이 책에 나오는 1년 강의에 나오는 모든 수식을 이해한 건 아니지만, 그 열정이 나에게도 시나브로 물들어 EBS 정승제 쌤의 50일 수학을 듣기 시작했다. 아인슈타인, 조금만 기다려~~~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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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양식·새 양식 열린책들 세계문학 284
앙드레 지드 지음, 최애영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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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책을 내던져라. 너 자신의 것을 찾아라. 너 자신을, 아! 이 세상에서 둘도 없이 소중한 존재로 창조해라." 그리고 38년 후에 "삶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확신을 절대 거두지 마라."라고 앙드레 지드는 외치고 있다.



이 책은 앙드레 지드,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기록한 비망록이다. 죽은 후에 천국에서 행복하게 지낼 것을 희망하지 말고, 개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속담처럼, 앙드레 지드는 현실 세계에서 지금 살아있을 때 쾌락과 행복을 최대로 누리겠다고 외치고 있다.



민음사 책으로 만났었던 <지상의 양식>은 너무 어린 나이에 만났기 때문인지 이런 깊은 맛을 모른 채 덮었던 책이다. 15년이 지난 지금, 열린책들에서 새로운 번역으로 나온 <지상의 양식>은 내가 나이 들었음을 똑바로 인식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자신이 경험하고 시간이 지나서야 깨닫게 된다는 것이 인생인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다시 이렇게 큰 스승을 만났다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상의 양식>을 읽는 내내 나는 앙드레 지드의 나타나엘이 될 수 있었다.



앙드레 지드(Andre Paul Guillaume Gide, 1869년 11월 22일 ~ 1951년 2월 19일)는 프랑스의 소설가·비평가로, 결핵 투병 중에 <지상의 양식>을 쓰고, 38년이 지난 후에 <새 양식>을 썼다.



가상의 수제자 나타나엘(예수의 최초 제자들 중 한 명의 이름을 붙였다. 히브리어로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뜻이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이다. 결핵 투병 중에도 글을 썼다면 혹시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글을 쓰진 않았을까? 죽음이 가까이 있음을 깨달았을 때 인간이 마지막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더 살고자 하는 희망? 아니면 포기?



엄격한 청교도적 분위기 속에서 받은 교육으로, 엄숙함이 주류였던 그 당시 청춘들에게 근엄한 도덕과 순종이 보장하는 안락함에서 벗어나길 바라고,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들에서 벗어나서 자유를 마음껏 발산하기를 바랐다.



1893년 북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뜨겁게 작열하는 태양과 유럽과는 완전히 다른 야생이 살아있는 대지에서 강렬한 생명력을 느끼면서 자유를 느끼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관습과 종교에 얽매여 도덕적 윤리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옭아매고 있던 것들을 벗어던짐으로 진짜 해방감을 맛보았을 것이다.



욕망과 본능을 따르기 위해 가식덩어리를 벗어던지고 벌거숭이로 설 것을 외치고 있다. 집착하지 말고 영원한 열정을 듬뿍 맛보며 사는 것이 행복이고, 행복은 순간에 있다. 이런 순간순간들을 모은 인생이야말로 최고의 행복이 아닐까?



혼내지 않으면서도 교훈을 주는 내용들. 기쁨을 넘어선 환희로 가득한 말들. 서문에서 탈주와 해방의 참고서라고 밝혔다. 앙드레 지드가 영화 <노매드랜드>에서 볼 수 있었던 노마디즘(nomadism, 유목민적인 삶과 사유를 말한다.)을 보았다면, 도시에서 벗어나 잘 살고 있다고 칭찬해 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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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채우는 감각들 - 세계시인선 필사책
에밀리 디킨슨 외 지음, 강은교 외 옮김 / 민음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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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지원도서

2023년 필사책으로 민음사 <밤을 채우는 감각들>을 선택했다.

가족에게 새해 선물로 받은 SWAROVSKI Crystalline 볼포인트 펜 이블 아이로 부드럽게 19세기 대표 시인 에밀리 디킨슨, 페르난두 페소아, 마르셀 프루스트, 조지 고든 바이런의 작품을 맘껏 필사 할 수 있다. 

네 시인의 시를 마음으로 읽고, 손으로 쓰는 시간.

검정 색과 강렬한 빨강 색 표지도 맘에 들고, 종이는 미색에 편량 120g으로 뒷면으로 비치지 않고 미끄러지는 필기감은 더욱 필사하는 기분을 UP UP UP!!!




소박하게 더듬거리는 말로
인간의 가슴은 듣고 있지
허무에 대해—
세계를 새롭게 하는
힘인 ‘허무’—

—에밀리 디킨슨, 「소박하게 더듬거리는 말로」




생각한다는 건
바람이 세지고, 비가 더 내릴 것 같을 때
비 맞고 다니는 일처럼 번거로운 것.

내게는 야망도 욕망도 없다.
시인이 되는 건 나의 야망이 아니다.
그건 내가 홀로 있는 방식.

—페르난두 페소아, 「양 떼를 지키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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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푸른숲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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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레 드 발자크, 정말 짠하다!



발자크도 발자크지만 발자크의 평전을 쓴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 1881~1942)는 독일 문학계의 거장으로, 소설가이자 전기 작가로 활동했다. 발자크, 디킨스, 도스토옙스키에 대한 에세이 『세 거장』을 비롯하여 『악마와의 투쟁』, 『세 작가의 인생』, 『로맹 롤랑』 등 유명 작가들에 대한 평전을 출간했고,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과 역사적 인물에 대한 심도 있는 탐구로 전기 『조제프 푸셰』, 『마리 앙투아네트』, 『메리 스튜어트』 등을 집필했고, 유대인이었던 그는 나치가 자신의 책을 금서로 지정하고 압박해오자 1934년 런던으로 피신해 영국 시민권을 획득했고, 이후 유럽을 떠나 브라질로 망명했다. 정신적 고향인 유럽의 자멸로 우울증을 겪던 그는 1942년 “자유의지와 맑은 정신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다는 유서를 남기고 부인과 함께 약물 과다 복용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발자크의 평전을 다른 전기들과 다르게 <큰 발자크>라는 별칭을 달고, 세밀한 그림과 함께 썼는데, 그만큼 발자크를 애정 했다.



20년 동안 수많은 희곡, 단편소설, 기고문들, 74편의 소설을 쓴 발자크는 죽도록 일을 한 사람이었다. 천재가 아니고서야 자신만의 세계를 이렇게나 많이 창조할 수 있었을까?



어린 시절을 유모의 손에 키워져서 기숙학교에서 생활을 한 발자크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 아니었을까? 어린 발자크는 책을 통해 지식을 섭렵하고, 자본주의로 돌아가는 복잡한 세상에 눈을 뜨게 된다.



돈을 벌기 위해 무수히 많은 글을 썼고, 넘쳐나는 아이디어들로 인쇄소를 차리는 등 사업을 시작했지만 시대를 너무 앞섰거나 너무 몽상적이었거나 즉흥적이었기에 반복해서 파산하게 된다. 계속해서 망하는 사업에 투자를 받는 능력은 출중했다고 봐야겠다.



발자크에게 결혼은 어떤 의미였을까?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발자크의 얼굴이 미남형은 아니지만 그 당시 소설은 놀 거리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지금처럼 얼굴 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사교계에서 발자크의 여성편력은 유명했지만, 단순히 여성을 쾌락의 대상으로만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어머니에게 받지 못한 사랑에 대한 갈구였다. 그래서 본인보다 연상이거나 유부녀들을 만났는데, 연상의 여인들은 조언자였고, 신분 상승을 위한 방편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화려했지만 끝까지 지속되지 못했다. 평생을 빚쟁이들을 피해 다녀야 했던 채무자로 살아야 했고, 마지막으로 한스카 부인과의 결혼에 성공했지만 그의 죽음이 너무나도 가까이 있었다.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에 있는 사진이 가장 잘 생겨 보이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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