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플레이 트리플 6
조우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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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은 사수였을까? 은희와 희진의 모습을 보고 나를 뒤돌아보게 되었다. 그러나 과연 현실 속에 좋은 사수가 있을까?

마지막 반전에 깜짝 놀란 「언니의 일」의 '은희'언니에게 우연히 잘못 걸려온 '다정'의 전화 한 통으로 옛 직장 동료 '세진'에게 연락을 하게 되고 직장에서 좋은 사수, 좋은 언니이고자 했던 은희의 왜곡된 기억으로 '다정'의 입장에서 마지막 한 방을 날려준다. 누구나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을 하는 것이리라. 

「팀플레이」에서는 오랜만에 지연에게서 연락이 왔다. 지연과 은주는 과거에 친했던 사이. 비디오 아티스트 장성수 작가와 관련된 기사를 작성했었던 은주는 과거에 지연의 부탁으로 장성수 교수를 만난 적이 있었다. 졸업작품을 발표해야 하는 대학원생의 목숨줄을 쥐고 있는 지도 교수는 은주에게 정의 같은 걸 믿냐며 모멸감을 선사했다. 졸업생들의 작품을 갈취했던 장성수 교수에 대한 폭로기사를 이제 자신의 이름으로 은주가 작성하고 있다. 정의 같은 게 있기를...

「우산의 내력」에서도 '희진'은 지독한 사수였던 '양민지' 덕분에 좋은 직장 상사가 되고자 한다. 인턴사원 '지우'에게 휴대전화 번호까진 아니어도 사무실 직통번호를 외울 정도는 되는 좋은 사수가 되고 싶다. 비가 쏟아지고 있는 오후에 건물과 건물 사이에 버려진 것처럼 보였던 그 우산을 생각하면서 자신의 저열했던 호기심을 되새기면서...

「쓰지 않는 일에 대해 쓰는 일(에세이)」는 전업작가가 아닌 조우리 작가의 마음을 조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뭔가 좀 '어라?'했던 순간의 기억들, 쓰지 않는 일과 쓰는 일, 두 직업의 교차였으므로 당연하게도 일하는 여성으로 살면서 일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들이 재료가 되어 글을 쓰게 된다고 한다.

저자의 말을 빌려 이 글을 읽는 당신과 내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한 팀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의 팀플레이가 제법 합이 잘 맞기를 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늘도 출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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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팡세 클래식
루이스 캐럴 지음, 살구(Salgoo) 그림, 보탬 옮김 / 팡세클래식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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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 읽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대한 기억은 파편적으로 남아 있다.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이고 여기저기서 많이 회자되는 부분들이 이야기의 전부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작가 루이스 캐럴(1832.1.27~1898.1.14 / 본명 Charles Lutwidge Dodgson)은 영국 태생으로 옥스포드 대학의 수학교수였다. 1865년에 출간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헨리 리델 학장의 딸리 앨리스 리델을 위해 즉석에서 지어서 들려주던 이야기였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고 아이들을 좋아했다.


언니와 둑 위에서 아무 할 일 없이 앉아 있던 앨리스는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가물가물 꿈 속으로 모험을 떠날 시간이 되었다. 조끼를 입고 시계를 보고 늦었다를 외치며 달려가는 토끼를 보고 토끼 구멍으로 따라들어가는 앨리스는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주변을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천천히 떨어진다.


판타지 문학의 시초라고 일컬어 지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토끼 구멍에서 떨어지고 이상한 물약을 마시고 몸이 작아졌다, 커졌다 하는데 "내가 어제와 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다음 문제는 도대체 내가 누구지? 아, 그건 대단한 수수께끼네!" 라는 철학적 문장을 남긴다.


당시 영국사회는 모자를 대량으로 만들어서 유럽과 아메리카에 수출을 하였다. 모자의 주재료인 양털을 가공하는데 수은을 사용해서 경련, 우울증, 정신이상 등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하는데 모두 수은중독 증상이라고 한다. 이렇게 시대상을 알고 다시 들여다 보니 미친 모자장수 캐릭터가 미친게 당연해 보인다.


정확한 주석으로 원서의 느낌을 많이 살려서 재해석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살구(Salgoo) 작가의 일러스트와 만나서 팡세클래식에서 출간되었다. 원서를 읽고 소화시키면 가장 좋겠지만 빅토리아 시대의 어린아이들이 떠났던 모험을 지금 2021년에도 다시 떠날 수 있는 새로운 느낌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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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계단 스토리콜렉터 93
딘 쿤츠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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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호크의 다음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딘 쿤츠의 매력적이고 강인한 캐릭터 제인 호크 시리즈 3번째 이야기이다. 전작 『사일런트 코너』, 『위스퍼링 룸』에서 결혼한 지 6년 만에 행복하게 잘 살고 있던 남편 닉이 아무런 설명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나 제인 호크는 낙천적인 성격이었던 닉의 자살을 이해할 수 없었고 그 이유를 찾던 중 나노 임플란트 기술을 사용하는 집단을 아르카디언을 뒤쫓게 된다.

『구부러진 계단』은 제인 호크가 아르카디언의 핵심 인물인 부스 헨드릭슨에게 접근하고 납치하는 과정과 쌍둥이 남매 작가 타누자와 산자이의 집에 방문한 침입자들을 보기 좋게 따돌리면서 도망치는 과정이 서로 교차하고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소시 오페스 엘리트 집단인 아르카디언. 그들은 매년 위험인물 8천4백 명을 제거하면 평화롭게 조화를 이루는 완벽한 세상 유토피아를 만들기 위해 컴퓨터 모델을 설계하고 그물 형태 통제 메커니즘으로 각계각층의 사람들 중에서 문명을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할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선별하게 된다.

모델, 예술인, 언론인, 학자들, 과학자들, 정치인들 군인들,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이 선별되어 햄릿 리스트에 오르면 낯선 방문자들이 그들의 뇌에 나도 임플란트를 주입하고 노예로 만들어 버린다.

남편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 그리고 다섯 살 외동아들 트래비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엄마 제인 호크는 헨드릭슨을 고문하고 그에게서 아르카디언의 시초에 관한 정보를 입수하게 된다.

이 모든 음모가 시작된 구부러진 계단 아래엔 어떤 진실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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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딸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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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써본 적 없는 편지를 써달라는 출판사의 제안으로 시작된 편지 『다른 딸』은 아니 에르노가 태어나기 2년 전에 죽은 언니 지네트에게 보내는 편지다. 


나는 당신이 죽었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죽은 것은 내가 글을 쓰도록 하기 위함이에요.


오래된 사진 속 아기가 자신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처음으로 자신에게 죽은 언니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겪게 된 혼란과 나의 흔적에 얹힌 언니의 흔적을 찾아 나간다. 


"그 아이는 쟤보다 훨씬 착했어요."라고 무심히 던진 엄마의 말에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언제나 항상 죽은 사람이었던 언니의 존재에 대한 부재와 존재를 탐구해 나가는 아니 에르노. 


나는 내가 다른 장소에서 다른 존재로 사는 복제인간이라고 늘 생각했다. 내가 정말로 살아 있지 않으며, 이 삶은 또 다른 삶을 허구로 만들어 쓴 '글쓰기'라는 것을. 존재의 부재 혹은 이 가상의 존재를 파고들어야 한다.


어린 시절에 이렇게 일기장에 쓴 글귀를 보면 죽은 언니의 존재를 알게 된 사실을 어린 아니에게는 정말 큰 충격이었을 것이고 글쓰기를 통해 온전한 자신을 탐구해 나갔을 것이다.


죽은 언니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기 전과 후는 전혀 다른 삶이 된다. 외동딸의 자리에서 밀려나 사실은 둘째 딸이었다는 지위를 획득한 아니는 그녀처럼 '착하지' 않다. 그리고 쫓겨났다. 이제 사랑 속에서 살 수 없고, 단지 고독과 지성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신비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지네트에게 이 편지가 전달되기를 원하고 있다.


수신자가 없는 편지를 쓰는 기분은 어떨까? 분명히 존재했던 사람이지만 나는 모르는 과거의 흔적만이 있는 사람에게 쓰는 편지는 가짜편지라고 할 수 있겠다. 한밤중 잊지 못하는 그리움에 취해서 술의 힘을 빌려 쓰는 편지 같은 느낌일까? 아침이 되고 나면 절대로 보내지 못하는 편지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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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와 비순수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권예리 옮김 / 1984Books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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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트의 개인적인 소망에 따라 원제 『이 쾌락들...』을 수정처럼 맑은 음색에 대한 강한 애착이라든지, 끝맺지 않은 제목의 경계에 놓인 말 줄임표에 대한 어떤 반감이라든지, 결국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이유들로 『순수와 비순수』로 바꿨다.

『순수와 비순수』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LGBT 문학 작품이다.

콜레트 자신이 직접 작품 속에서 말하는 듯한 설정으로 주인공은 소설가이며 저널리스트로 어느 정도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관찰자의 시선으로 지켜본 카사노바, 여장 남자, 중독자, 남장 여자, 동성애자 등의 사회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다양한 인물들과 교류하면서 그들이 갖고 있는 쾌락과 관능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과 편견에 대해 들려준다.

샤를로트, 'X'와 돈 후안, 라슈발리에르, 르네 비비앵, 아말리아와 라뤼시엔, 랑골렌의 여인들, 'C'와 남자들, 'D' 그리고 여자들로 챕터를 나누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마담 샤를로트를 만나고 스스로 억압하고 있는 본능과 쾌락을 인정하고 진정으로 결핍된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X'를 통해서는 남성이라는 특권을 부여받고 쾌락을 즐기지만 여성에게는 순수와 정숙을 요구하는 이중성에 대해 비꼬고 있다. 동성애자이면서 시인이었던 르네 비비앵은 극으로 치닫는 삶을 살다가 결국 알코올 중독에 빠지게 되는데 자기 스스로를 파괴할 정도의 슬픔은 무엇일까? 동성애자로 51년을 함께 산 엘리너와 세라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꼭 이성애자로만 삶을 살아야 하는 건 아니며 세상의 편견과 비난에 당당하게 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겉으로 강한 척하지만 속마음은 여리고 상처받은 사람들, 어린 시절의 상실과 결핍 때문에 집착하고 감정적으로 착취하고 착취당하고, 본모습을 숨기고 살아가는 외롭고 소외된 영혼들의 이야기이다.

어느 누구 하나 같은 사람은 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소설이 아닌 실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순수와 비순수』는 성적 욕망과 동성애, 양성성, 여성의 질투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소수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인간관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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