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경제학 - 음식 속에 숨은 경제 이야기
시모카와 사토루 지음, 박찬 옮김 / 처음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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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인류의 위기, 지구의 위기라고 하면 으레 '기후변화'라고 답할 것이다. 지구에 사는 인간은 누구나 실제로 기후변화로 인한 일상의 변화를 느끼기 때문이다. 지구와 인류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학자들은 대부분 기후변화와 함께 '인구 증가', '빈곤', '격차', '도시화' 등을 인류 종속의 위협 요인으로 꼽고 있다. 인구 증가의 경우 현재 지구상에서 인간은 80억 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인간 개체 수는 지구와 인류의 존속 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지적된다. 18세말(1798년) 멜더스의 『인구론』 이후 인구의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면 결국 스스로 멸망하는 수준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주장을 내세운 후 200년이 지나도록 마땅한 해결책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히려 인구 감소가 사회적·국가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어 '인구론' 주장에 공감을 갖기 어렵지만 적절한 인구는 이미 넘어섰다. 인류의 번영의 요인이 되었던 인구 증가가 오히려 인류 멸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은 지나친 억측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결코 허황된 주장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1990년 공산주의 체제의 실패로 소련이 붕괴되고 이젠 자본주의가 세계 경제를 지배하고 있다. 아직 러시아나 중국 등 과거 공산권이었던 국가들은 과거의 정치 체제나 사회 체제를 유지한 채 일부 경제 부문만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제로 전환했기에 공산주의라는 경제 체제는 이젠 자리를 잃고 말았다. 그러나 인류의 번영과 발전의 위협 요소는 자본주의 체제에서도 해소되지 않았다. 빈부의 격차, 인종 차별 의식, 도시화 등 부의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경쟁심에 불을 붙여 산업 발전과 문명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이 발전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따라붙는 빈부 격차의 심화를 막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 환경 위기나 식량 위기 등은 인류 공동체에 눈앞에 닥친 문제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찾지 못한 채 세월만 보내고 있는 형국이다. 이미 지난 20세기부터 기후변화에 의한 인류의 존속 여부에 문제점을 지적해 왔지만 소극적으로 대처해 왔고, 당장 눈앞에 닥친 전쟁이나 부의 축적에만 적극적 활동에 나선 탓이다.

 


 

특히 식량 문제는 인류뿐 아니라 모든 생물체의 생명 유지에 필수적 요인이다. 먹을 게 부족하면 산업화나 문명화는 더디게 진전될 것이고, 그만큼 뒤처진다는 생각에서 산업화와 식량 문제를 모두 해결하려 하기 때문에 식량은 21세기에 들어서도 인류의 지속에 심각한 문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이른바 선진국에서는 먹을 게 남아서 버릴 정도인데도 지구 한쪽에서는 어린이들마저 기아선상에 허덕이며 원조나 봉사로 하루하루를 유지한다. 낙후된 아프리카 지역은 여전히 대부분의 국가들이 기아선상에서 헤매고 있다. 유엔이나 국제기아대책봉사단 등의 모금과 지원으로 생명을 하루하루 연장할 뿐 좀처럼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외세에 의한 침략보다는 자신들의 이권이나 경제적 다툼으로 내전 상태가 계속되어 내전 국가 국민들의 생명은 그야말로 '하루살이' 신세이다. 인류는 기후나 재앙, 전쟁과 질병을 겪으면서도 끊임없이 발전을 추구해왔다. 약 100년 전과 비교하더라도 문명 발전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속도를 내면서 상상하기도 어려운 많은 일을 해냈다. 인류의 위대성이다. 이젠 21세기 세상의 대부분의 나라들은 '굶는' 나라가 아직도 있나 할 정도로 세상은 변했다. 사실 그들이 먹는 일상적인 식사는 전 세계의 토지와 물 그리고 그것들의 자연 자원과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국가별로, 빈부로, 인종으로, 종교로 구별된 인간 간의 경계선이 지속되는 한 식량이나 환경 문제 등은 해결할 수 없다. 결국은 인류의 번영이 아니라 멸망 수순으로 들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단순히 국가간의 문제가 아니고 종교 차이의 문제가 아니다. 인류의 존속마저 위협하는 전 인류의 문제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일상의 식사 한 끼는 어떻게 전 세계적인 식량 문제와 연결될까? 이 책 『먹는 경제학』은 바로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우리의 테이블에 차려진 음식 하나하나 뒤에는 전 세계의 토지, 물, 자연 자원이 숨어 있다. 저자 시모카와 사토루는 이 책에서 이러한 연결고리를 경제학의 시각으로 선명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농업 경제학의 프레임을 통해, 우리가 소비하는 식량의 생산과 그에 따른 시장 거래를 깊이 있게 분석하며, 우리의 선택이 어떻게 환경과 미래 세대에 영향을 미치는지도 함께 고찰한다.

 

 

저자는 또 도시화와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현대 사회에서 ‘먹는 행위’의 깊은 사회적, 경제적 의미를 탐구한다. 다양한 사례와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책은 식량과 환경 문제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우리 일상의 선택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키는지를 알려준다. 쉽고 친절한 언어로 전달되는 『먹는 경제학』은 우리의 식사 선택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독자에게 완벽한 안내서가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저자는 「『먹는 경제학』이라니,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란 제목의 책의 〈서문(들어가며)〉을 통해 좀더 구체적인 수치와 자료를 제공한다. "우리의 한 끼 식사가 지구 전체에 어떻게 큰 영향을 미칠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럴 때, 대개는 자신이나 가족의 식사량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2021년을 기준으로 지구에는 약 79억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이들은 매일 식사를 한다. 한 사람이 하루에 소고기 10g을 섭취한다고 가정하면, 일년 동안 약 2,884만 톤의 소고기가 소비된다. 이 많은 양의 소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3억1,719만 톤의 옥수수 같은 사료와 그 사료를 재배하기 위한 3,000만ha 이상의 농지가 필요하게 된다."고 산출해낸다.

또 "국제화된 식탁은 선진국의 현상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는 '개발도상국은 농업 위주, 선진국은 공업 위주'라는 단순한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식량을 수입하며, 주요 식량 수출국 대부분은 선진국이다. 이처럼 인간의 인지 능력의 한계와 '현실과 인지' 사이의 간극이 식사와 관련된 사회문제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것이 '사람다움'을 바탕으로 '농업 경제학'의 프레임을 활용해 우리의 '식사'와 관련된 사회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저자가 탐구하게 된 이유다. 저자는 식사를 둘러싼 환경의 복잡성이 증가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시장이라는 구조의 발전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구조와 그 안에서의 사람들의 행동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학문이 바로 경제학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모두 3부 12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먹다’와 ‘식량 생산’의 상관관계」, 2장 「식량 시장이 사회를 잇는다」, 3장 「식량 시장의 한계」, 4장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 5장 「효율적인 시장에서 나타나는 문제점」, 6장 「시장의 실패로 일어나는 문제점」, 7장 「도사리고 있는 정치적 음모」, 8장 「‘사람다움’이라는 난제」, 9장 「자연의 섭리에 맞서기」, 10장 「식량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11장 「‘사람다움’을 더하기」, 12장 「앞으로의 ‘먹다’에 대하여」 등이다.

2장에서 저자는 '식량'과 '시장'의 연결고리를 생각한다. 우선 '시장'이라는 구조는 식량에만 한정되지 않으며, 세상에는 다양한 시장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시장은 무엇을 의미할까?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고파는 장소일까? 돈을 빌려주거나 빌리는 기관일까? 혹은 사람을 고용하거나 고용되는 조직일까? 저자에 따르면 경제학에서는 시장을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이한 구조'로 정의하고 있다. 조금 덧붙이자면, '사회에서 가장 바라직한 결과를 실현하기 위해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구조'가 바로 시장이다. 여기서 말하는 '자원'에는 물건, 서비스, 돈, 인력 등이 포함된다. 기억해 두어야 할 점은 시장이 모든 이에게 완벽한 이상향을 제공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것이다. 자원 자체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모두를 만족시키기 완벽한 세계를 제공하는 구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시장의 중요한 역할은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여 가능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그 중에서 사회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선택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시장은 실제로 존재하는 다른 구조들에 비해 매우 효율적인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저자는 '식량 시장'의 정의를 끌어낸다. "식량 생산부터 '먹다'에 이르기까지는 다양한 단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책에서는 '먹다'와 '식량 생산'의 관점에서 '식량 시장'을 사회에서 가장 바람직한 '먹다'를 실현하기 위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식량을 생산하고, 그 식량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구조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저자는 3장 「식량 시장의 한계」에서 '사회에서 바람직하다'는 말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유하는 윤리적 가치판단에 따른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가치판단이 있으며, 경제학에서 주로 강조하는 가치는 '공평성'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사실 공정성 외에도 '건강 증진', '환경 보호', '식품의 안전성' 등이 엄연히 실제하며 이 책에서 추가로 다루고 있다.


 

한쪽에서 버리고 한쪽에선 굶는 게 우리 인간이 사는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현실이다. 앞서 언급한 효율성, 공평성을 갖춘 시장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큰 문제는 없으리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저자는 5~7장에서 이 문제점을 다루고 있다. '식량 시장의 한계와 관련된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앞 장에서 언급한 식량 시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세 가지 패턴을 각각의 장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특히 5장에서는 '효율적인 시장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여기서는 '영양부족과 비만' 그리고 '식품 손실'과 같은 구체적 사례를 들어 문제를 살핀다. 우선 ① 영양부족과 비만 문제이다. 여기서 저자는 최근 두드러진 세계적인 불평등 중 하나는 영양부족과 비만의 동시 발생이란 지적이다. 식량 시장이 아무리 효율적이라도, 그저 시장의 구조만으로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것.(도표와 그래프를 통해 구제척 수치와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니 참고, p.89) ② 세계의 식량은 충분하다. 저자는 전 세계적으로 현재 전체 인구를 먹여 살릴 충분한 식량이 공급되고 있다고 제시한다. FAO의 2020년 데이터(3년 평균)에 따르면 95개 항목의 세계 평균 칼로리 공급량은 일인당 하루 2,950kcal이다. 이는 일본의 평균 2,716kcal보다 높다. 하지만 국가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미국의 평균은 하루에 3,786kcal로 높은 반면, 최빈국인 아프가니스탄과 라이베리아는 각각 2,277kcal, 2,147kcal로 낮다. 식량 공급의 지역 차이 때문에 영양부족과 비만 분포에도 큰 차이가 나타난다. 식량 공급의 지역 차이 때문에 영양부족과 비만 분포도에도 큰 차이가 나타난다고 저자는 자료를 근거로 제시한다. 2020년 데이타에 의하면 전 세계 영양부족 비율은 약 8.9%이지만, 아프리카는 19.0%,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21.8% 그리고 남아시아는 14.1%로 더 높다. 남아시아의 영양부족 인구는 2억6,950만 명,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2억 3,200만 명으로, 두 지역이 전 세계 영양부족 인구의 73.3%를 차지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25.6%, 라이베리아는 38.9%로 높았고, 선진국인 미국의 영양부족 비율은 2.5% 미만이다. ③ 가난한 나라에서도 비만은 늘고 있다. 의외로 일부 최빈국에서는 영양부족뿐만 아니라 비만 비율도 일본보다 높은 경우가 있다. 아프리카는 영양부족과 비만 모두 높은 비율을 기록하는 지역 중 하나이다. 라이베리아를 예로 들면, 대략 10명 중 4명이 영양부족이고, 10명 중 1명은 비만으로 분류된다. 라이베리아는 이러한 현상이 특별히 두드러진 경우는 아니며, 이런 현상은 최근 저소득 국가에서도 빈번하게 발견된다. 영양부족은 감소하는 추세가 아니며, 비만은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비만과 영양부족이 한쪽이 올라가고 한쪽이 내려오는 구조로서는 설명될 수 없는 이유이다.

 


 

이러한 미·중 무역 전쟁은 식량 무역에도 영향을 끼쳤으며, 특히 대두 무역에 미친 영향은 막대했습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대두 수입국이었고, 무역 전쟁 이전에는 미국이 중국의 주요 대두 공급국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2016년 기준으로 중국의 대두 수입액은 국제 대두 시장의 61.4%(약 323억 미국 달러)를 차지했으며, 이 중 43.7%는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 간의 대두 무역만으로도 국제 대두 시장의 약 27%(약 141억 미국 달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중국의 주요 대두 수입국은 브라질과 미국이며, 브라질로부터의 수입은 중국의 대두 수입액 전체의 44.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p.156)

 

저자 : 시모카와 사토루(下川 哲)

 

와세다대학 정치경제학술원 교수. 2000년에 홋카이도 대학의 농학부 농업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2007년에는 미국 코넬 대학에서 응용 경제학의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홍콩 과학기술 대학의 사회과학부 조교수와 아시아 경제 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하였으며, 2016년부터는 현재의 직위를 맡고 있다. 또한, 《Food Policy》, 《Agricultural and Resource Economics Review》를 비롯한 국제 학술지와 국내 학술지 《농업 경제 연구》, 《The Japanese Journal of Agricultural Economics》의 편집위원으로 활약하였고, 주요 전문 분야는 농업 경제학, 발전 경제학, 그리고 식품 정책이다.

 

역자 : 박찬(Chan Park)

 

넥슨 일본 법인 사업본부 본부장. 부산 동래구 출생. 부산외국어고등학교 일어과를 졸업하고, 동아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 재학 중 와세다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 석사 교환 과정을 수료했다. 2005년, 엔씨소프트의 일본 지사 엔씨재팬(NC Japan)에 입사해 게임과 인터넷 서비스 운영 경험을 쌓았다. 2011년에는 모바일 게임사 그리(GREE)로 이직해서 사업개발 부서에서 근무했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LINE)에 합류해 초창기 주요 게임 서비스를 다수 담당하며 플랫폼 수익화에 기여했다. 이후 수년간 게임빌(GAMEVIL) 일본 지사장 등을 역임한 뒤, 2020년 5월부터 넥슨(NEXON) 일본 법인에서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게임 콘텐츠 서비스를 천직이라 생각하고, 고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일과 삶의 보람을 느낀다. 옮긴 도서로는 《리더가 된다는 것》, 《먹는 경제학》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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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부부 범죄
황세연 지음, 용석재 북디자이너 / 북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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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로서는 오랜만에 단편소설집을 읽는다. 더욱이 추리소설이다. 특히 부부간 범죄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 『완전 부부 범죄』는 독자의 눈길을 잡아 끄는 강력한 요인이 있다. 표제어에서 드러나듯 부부간 범죄를 소재로 다룬 점이다. 결혼 생활이라고 하기도 하고, 부부 생활이라고도 하지만 달콤한 신혼 생활이나 행복한 삶을 위한 부부간 노력에 대한 것이 아니다. 정반대다. 살인도 불사하는 두 사람의 파탄지경을 소재로 한다. 요즘 이혼이 많아지고, 더욱이 결혼은 해도 아이를 갖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해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지만, 입방에서 오르내리는 것으로는 일부 사람들의 일탈로 생각하는 듯했다. 대한민국 사회가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공식화된 지 이제 겨우 10여년 됐다. 예전엔 가난했어도 부부의 갈등이나 말다툼 같은 것은 '칼로 물 베기'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대수롭잖은 것이었다. 또 설령 심각한 갈등이 있더라도 상대를 해치려 하지는 않았다. 유교적 관념에 길들여진 데서 빠져나오지 못한 탓일까? 그러나 뉴스에 나오는 부부 갈등 문제는 심각한 범죄 행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전통 부부 관계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난 사회로 탈바꿈하는 데서 오는 불가피한 흐름일까? 불륜이든 돈 문제든 부부 관계 파탄은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이 소설에서 독자는 부부간 상대에 대한 신뢰나 사랑이 없는 관계에서 오는 비틀림 같은 것을 읽을 수 있었다.

저자 황세연은 장편소설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로 2018년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 한국추리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가다. 이 책에 실린 8편의 소설은 잡지 등에 발표된 작품도 있고, 이번에 새로 쓴 단편도 있다. 부부 사이에서 일어난 범죄도 끔찍한 일이지만 이 책은 '완전범죄'를 꿈꾼다. 완전범죄를 꿈꾼다는 것은 우발적 범행이 아니고,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일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독자들의 눈길을 끌기에도 충분한 소재이다. 저자는 평범한 부부보다는 뭔가 결핍된 부부간이 범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 같다. 추리작가로 검증 받은 한 중견 작가의 단편 소설을 읽는 일이 독자의 눈과 마음을 사회 병리 현상과 연관되는 찜찜함 속에 보상적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은 왜일까?

 


 

이 책 『완전 부부 범죄』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인 부부가 겪는 치열한 갈등과 그것으로 야기된 살인사건 여덟 편을 담고 있다. 서로 다른 생활 습관으로 인한 사소한 다툼, 돈으로 인해 퍽퍽해진 삶, 반려가 아닌 타인을 향한 부정한 관심, 가족 전체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폭력 등 뉴스는 물론 현실에서도 흔히 듣는 범죄 동기라 되레 일상적인 범죄로 인식될 정도다. 생각해 보면 실제로 일어나는 범죄에 있어서 굵직한 살인 동기란 그리 많지 않다. 동기 없는 범죄에 대한 인식이 넓어지면서 사소한 동기로 유발된 살인, 소소한 일상 미스터리가 독자의 관심을 사고 있으나 한편으로 오래전부터 부부간 애증 관계야말로 인간의 관심을 끌어온 원초적 범죄 동기 중 하나라고 저자는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부부간 살인’이라는 테마로 구성된 이 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며 많은 독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흥미로운 작품이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결혼에서 무덤까지」는 치매 노인의 심리를 따라가는 심리 추리소설이다. 치매로 단기 기억 상실증을 앓는 여자, 머릿속이 하얗게 리셋되고 나서 정신이 드는 순간 눈앞에 끔찍하게 살해된 남편의 시체가 누워 있다. 그녀의 주머니에 들어 있는 완전범죄 설계도, 그리고 모든 현장 상황은 그녀가 범인임을 암시한다. 하지만 그녀는 남편을 죽일 이유가 없다. 어떻게 된 일인가? 두 번째 작품 「인생의 무게」는 이른바 액자소설이다. 소설 속에 또 소설이 들어 있다는 말이다. 작중 남편은 작가이다. 게으르고 허영심 가득한 아내 지영은 우연히 재미와 호기심으로 남편의 탈고 전 소설을 읽어본다. 늘 그렇듯 남편 몰래 훔쳐 읽은 또 다른 소설에는 자신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중년 여성이 묘사되어 있다. 소파와 한 몸이 되어 TV만 보는 육중한 비곗덩어리, 쇼핑에만 가치를 두는 속물, 결국 창고행이 될 쓰레기나 다름없는 예술작품을 사들이는 호구 컬렉터. 더 소름 끼치는 건 미완성 소설 마지막 페이지에 적힌 “### 아내를 감쪽같이, 그리고 우아하게 죽이는 방법을 생각해 볼 것”이라는 작가 남편의 메모다.

 

 

반신반의하던 아내는 남편이 소설을 쓰다가 조사가 필요한 미심쩍은 부분을 ‘###’로 표시해 두고 반드시 실행했었다는 것, 다음 날 남편이 자료조사차 집을 비운다는 것 등 여러 정황이 자신을 살해하려는 계획과 맞아떨어짐을 깨닫는다. 살기 위해 남편을 죽이기로 한 아내. 마지막에 살아남는 이는 누구일까. 애초에 이 모든 일이 아내의 착각은 아니었을까. 저자 황세연은 〈작가의 말〉을 통해 이 단편 「인생의 무게」의 맨 끝에 메모를 남긴 의도를 알아챈 독자가 있다면 천재 프로파일러라고 할 수 있을 것으로 적고 있다. 이 작품의 제목 「인생의 무게」에 대한 작가의 말도 흥미롭다. "오래전, 어느 유명 소설가가 해준 조언이 있다. '소설 제목은 읽고 나서 재미있는 제목보다는 읽기 전에 재미있는 제목이 훨씬 좋다. 제목은 내용과 달라도 상관없다.' 나는 지금도 그 말을 진리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작품의 완성도를 생각하면 차선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인생의 무게」는 고심해서 제목을 지어놓고 보니 읽고 나면 의미 있는 제목이지만 읽기 전에는 진부하고 문학적(?)이어서 아무도 읽으려 들지 않을 것 같았다. 다시 고심 끝에 그나마 나은 듯한 '천생연분'으로 제목을 바꿨다. 그런데 뒤늦게 이 소설을 읽은 어느 작가님이 이 소설의 제목은 원래 제목인 '인생의 무게'여야 한다며 마치 자기 작품인 양 큰소리쳤다. 그래야 평작이 명작이 된다나? 듣고 보니 맞는 말인 듯하여 다시 원래 제목으로 변경했다."(p.307~308)

저자는 「진정한 복수」도 제목을 지어놓고 보니 너무 식상하고 촌스러워 아무도 읽으려 하지 않을 것 같았다고 말한다. '진정한 복수'하면 떠오르는 게 상대를 용서하고 내가 잘사는 게 진정한 복수 아니던가. 이 얼마나 읽고 싶지 않은 제목인가. 그래서 그나마 낫다고 생각되는 '복수의 법칙'으로 제목을 수정했다고 밝힌다. 「진정한 복수」는 부도덕한 아내가 꼴도 보기 싫은데 절대 이혼은 할 수 없는 상황의 남자가 '어쩔 수 없이' 아내를 죽이기 위해 '진정한 복수'를 덫으로 이용하는 이야기다. 문학평론가 배휴는 〈계간 미스터리〉 2022년 봄호 「황세연론」에서 이 작품을 '변증법적 추리소설의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배휴 문학평론가는 책의 뒷 부분에서 「소극(笑劇), 변증법을 통해 드러난 황세연의 정신세계」란 제목의 〈작품 해설〉을 통해 "황세연의 작품은 유머로 넘쳐난다"고 전제하고, "풍부한 해학성이 내실을 다져 정점에 오른 작품이 2018년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이다. 이 작품에는 데뷔작인 「염화나트륨」(신춘문예 당선작)에서부터 발휘된 그의 역량이 총동원돼 있다. 황세연 추리소설의 맛을 제대로 느껴보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흥미로운 것은 그의 독특한 유머 감각이 변증법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고 주장한다. "사고방식의 소유자치고 유머 감각이 없는 사람은 없다."는 B, 브레히트의 말을 인용한다. 이 말은 황세연의 정신세계에 딱 들어맞는 말이라는 주장이다. 황세연은 한 사물(인물)이나 사건의 정체성은 변증법적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드러날 수 있다고 본다. 염화나트륨(소금)의 용도(정체성)는 성폭행을 당한 여고생의 불결한 몸을 정화하는 물질이었다가 살인 도구가 욕조에 던져졌을 때 전기를 통하게 하는 매질 즉 전해질(살인에 성공!)로 변한다고 지적한다.

배휴는 이 책에서 황세연 특유의 변증법적 단어라 볼 수 있는 치매(알츠하이머)를 통해 스토리의 결말을 매조지하는 작품(「결혼에서 무덤까지」)도 있고, 「진정한 복수」에서처럼 사랑이라는 테마를 매개 항 삼아 인간의 내면과 외면의 변증법을 다루고 있기까지 하다는 말이다. 본인한텐 사랑하는 척(내면의 세계)에 불과하지만, 남한텐 진정한 사랑(행위)으로 이해된 외면의 세계, 양자의 변증법적 다툼으로 한 발 더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배휴 평론가는 「진정한 복수」는, 남자 주인공이 김낙인의 '복수의 법칙'을 악용해 아내의 뒤통수를 치려고 했지만 정작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은 자신이라는 '원환적인 이야기'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닫힌 세계, 출구가 없는 폐쇄된 세계, 끝없이 직진하면 결국 자신의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원환적인 세계 내에서 작동하는 변증법적 원리란 무엇일까? 이게 황세연의 궁극적 물음이 아닐까? "고조된 상승과 심연을 뛰어넘는 초월이 가능한 이원적 세계 내에서 작동했다면 황세연의 변증법적 원리는 표 나게 삶의 고양감과 인식의 점진적 진보에 대해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와 달리, 일원적 세계 내에서의 변증법적 원리는 소극(笑劇, farce)의 형태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p.315~316)

 


 

같은 시대, 공간을 공유하는 「범죄 없는 마을 살인사건」은 ‘20년간 단 한 건의 범죄가 일어나지 않은 마을’이라는 배경은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과 같으나 분위기와 사건은 판이하다. 낯선 시골 흉가로 이사 온 남자의 소문 속 보물을 찾기 위한 고군분투기인 「보물찾기」는 저자의 아내와 공동으로 집필한 작품이라고 한다. 작품을 반쯤 썼을 때 심한 독감에 걸려 끙끙 앓느라 마감에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그러자 아내가 구원투수로 나섰다고 저자는 밝힌다. 독자는 소설 작품을 형제가 공동 집필한 경우를 외국의 예에서 본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작가 중 처음이다. 이 작품은 줄거리를 듣고 난 아내가 자기 취향에 맞는다며 밤새 써서 완성했다고 한다. 나중에 저자가 한 번 손을 보긴 했지만, 소설 앞쪽과 뒤쪽의 문체, 말투, 분위기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는 말을 남겼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농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비리가 너무 많다」, 짜릿한 밀실트릭과 인간사의 부조리를 적절하게 융화한 사회파 추리소설 「내가 죽인 남자」, 클리셰의 고전이지만 여전히 유효한 클로즈드 서클 형식의 「개티즌」까지. 보편적인 추리문법 속에서 오랜 시간 탄탄하게 쌓아 올린 작가의 저력이 빛을 발하는 단편들이 수록돼 있다.

 

아내가 놓고 간 돈을 나는 한참 동안 내려다봤다. 삶이 참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는 게 참 재미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잠시 은행이라도 털어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은행을 털어 잡히지 않으면 좋고 잡히면 교도소에 가서 공짜 밥을 먹으며 사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저녁때 3만 원을 들고 동창 모임에 갔다. 따분한 만남이었다. 친구 녀석들의 화제라는 것은 직장에 관한 이야기, 아파트가 당첨되어 새집으로 이사 간다거나 큰 평수의 아파트로 이사 간 이야기, 어디 집값이 오를 것 같으니 투자하라는 이야기, 아들딸에 관한 이야기들뿐이었다. 내가 끼어들 수 있는 이야깃거리는 아무것도 없었다.(p.142) - 「비리가 너무 많다」 중에서

 


 

저자 : 황세연

 

충청남도 청양 칠갑산 밑에서 태어나 자랐다. 대전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 경영학을 전공했다. 광주교도소에서 경비교도대로 군 복무를 했다. 26세 때 스포츠서울 신춘문예에 『염화나트륨』이 당선된 후 10년간 전업 작가로 소설을 써온 한편, 영화 시나리오 작가, 라디오 방송 작가, 광고 콘티 작가, 국가정보원 추리퀴즈 작가로도 활동했다. 결혼 후 전자책 출판사에서 10년간 편집자로 일했다. 회사 합병으로 직장에서 잘린 뒤 다시 열심히 소설을 쓰고 있다.

장편소설 《나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로 PC통신 문학상, 《미녀 사냥꾼》으로 한국추리문학상 신예상,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로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과 한국추리문학상 대상, 단편소설 『스탠리 밀그램의 법칙』 『흉가』로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을 2회 수상하였다.

그 외 출간작으로 국가정보원 홈페이지에 연재한 추리퀴즈를 모은 《IQ 추리퀴즈 프로젝트》 《EQ 추리퀴즈 프로젝트》와 장편소설 《삼각파도 속으로》(해양 미스터리) 《셜록 홈순 탐정단-도깨비 광산의 비밀》(동화), 단편소설 『환상의 목소리』(로맨스 미스터리) 『고난도 살인』(SF 미스터리) 『냥탐정 사건 파일-천사의 심장』(본격 미스터리) 『40원』(괴기 미스터리) 등이 있다.

스포츠서울 신춘문예에 「염화나트륨」이 당선되어 데뷔. 장편 추리소설 『나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로 PC통신 문학상, 『미녀사냥꾼』으로 한국추리문학상 신예상,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로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과 한국추리문학상 대상, 단편 추리소설 「스탠리 밀그램의 법칙」과 「흉가」로 황금펜상을 2회 수상했다. 근래 발표작으로 장편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 『삼각파도 속으로』 단편 「흉가」 「고난도 살인」 「냥탐정 사건 파일: 천사의 심장」 「내가 죽인 남자」 등이 있다. 소설 외에도 국가정보원 홈페이지에 연재한 추리퀴즈를 모은 『IQ 추리퀴즈 프로젝트』 『EQ 추리퀴즈 프로젝트』, 동화책 『셜록 홈순 탐정단: 도깨비 광산의 비밀』 등을 출간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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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하나, 사랑 둘, 사랑 셋
최혜림.챗GPT 지음 / 호연글로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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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시 그리고 음악 감상 글에 테크놀로지를 연결한 융복합적 접근으로 ‘사랑’이란 주제의 시를 실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은 사람의 사랑에 대한 어떤 견해를 갖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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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하나, 사랑 둘, 사랑 셋
최혜림.챗GPT 지음 / 호연글로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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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사랑 하나, 사랑 둘, 사랑 셋』은 사랑을 고백하려는 시점에 있는 사람들에게 멋진 참고서로 사용 가능한 시집이자 에세이다. 문학적 장르야 어쨌건 이 책은 매우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시와 디자인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생성형 AI(챗GPT+미드저니)라는 점이다. 미드저니(Midjourney)란 인공지능 연구소이자 해당 연구소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텍스트를 입력하면 AI가 이미지를 생성해주는(Text-to-Image) 모델로, 스테이블 디퓨전과 함께 현시점 가장 유명하면서 생성되는 이미지의 퀄리티가 높은 AI 이미지 제너레이터라고 알려져 있다. 우리가 시든 소설이든 에세이든 글을 쓰는 일은 모두 저자가 직접 머릿속에서 상상하거나 알고 있는 것을 토대로 작성한다. 어떤 글은 일정한 양식이 갖춰 있기도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문학적' 글쓰기는 모두 작가의 상상력이나 창의성에 의해 작성되어 왔다. 독자도 아직 익숙지 못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지만 몇 가지 기술은 활용하고 있다.

AI 기술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대면 관계가 어려워지면서 기존 디지털 기술 중 당장 적용 가능한 비대면 방식부터 적극적으로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3~4년 거치는 동안 이젠 다양한 테크놀로지 사용이 대세가 되고 있다. 지문인식으로 휴대폰 작동을 시작해서 정맥 인식으로 만기 된 은행 예금을 연장하고, 점심시간에는 키오스크를 통해 음식을 주문하고, 귀가하면 저장된 앱이 아파트 현관 문을 자동으로 열어준다. 물론 독자가 사용하는 일은 드물지만 휴대폰 작동과 키오스크는 불가피해서 한두 번 따라하다 보니 의외로 쉽고 간편해 익혀두고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이런 인식과 인증 기능 등이 포함된 소통 방식은 ‘생성형 언어 인공지능’인 챗GPT가 선보이면서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시대에는 더 많은 인간의 노동력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임은 이미 코로나 기간 중 수없이 보도되고 발표된 대로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본격 돌입했다고 보면 된다는 것이다. 가장 정밀함이 요구된다는 의료 기술에도 AI 기능으로 대체될 수 있다니 빅데이터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저자 최혜림은 시·음악평론·사진 등의 전문가가 아니다. 그러나 리더십이나 자기계발 분야에선 강연하고 교육할 정도의 박사 학위 소지자로 전문직 종사자이다. 그러나 평소 전문 분야에서 많은 글을 쓰거나 문학 작품이나 사진 등에는 크게 활동하지 못해서 "자신의 감성을 글로 표현하고, 그에 어울리는 음악을 선곡해서 감정을 실어 보고 싶어서"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고 〈서문〉을 통해 고백한다. 저자는 시의 영역은 인간의 전유물인 줄 알았다고 털어놓는다. 챗GPT는 시상(詩想)을 가다듬지 않고 순식간에 써내려가는 것을 보고 적잖게 당황하고 놀랐을 것 같다. 저자는 한 발 더 나아가 "인공지능은 사랑을 어떻게 기억하고 풀어낼까?"로 관심이 증폭됐다. 사진과 시 그리고 음악 감상 글에 테크놀로지를 연결한 융복합적 접근으로 '사랑'이란 주제의 글을 다루게 된 것임을 털어놓는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은 '사랑'하고 '사랑' 받기 위한 존재라는 생각을 남기기 위해서다. 저자와 챗GPT의 시 구별은 있지만 독자도 이런 책을 처음 접한다. 이런 까닭에 한 번만 읽어서는 따로 구별하지 않아 혼란스러운 점은 안타깝다.

이 책을 펴낸 출판사 측에 따르면 2024년의 트랜드 키워드는 '호모 프롬프트'다. 인공지능 활용의 한 분야이다. 여기서 제시하는 용어 호모 프롬프트 가운데 호모는 ‘인간’을 의미하며, 프롬프트는 컴퓨터에서 명령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가리키는 단말기의 용어이다. ‘호모프롬프트’는 이 두 용어를 결합하여, 새로운 기술인 AI와 소통하며 창의성을 발전시키는 인간을 지칭합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더 나은 창의성을 발휘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처럼 호모 프롬프트라는 신조어는 인간과 인공지능 간의 새로운 상호작용 및 협업의 패러다임을 대표하는 개념으로, 이는 디지털 시대의 빠른 변화와 기술의 진보로 인해 나타난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은 몇 가지 주요한 측면에서 탄생하게 되었다. 최근 몇년간 AI 기술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딥러닝 및 기계 학습의 발전으로 생성형 AI가 현실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이로써 인공지능이 예술, 문학, 음악 등 다양한 창작 분야에서도 주목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AI가 창작물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창의성이 어떻게 보존되고 존중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아직 윤리적 고민이 없는 상태에서 너무 이른 전개에 일부 산업계와 노동계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작가, 화가, 음악가 등의 창작자들은 자신의 작품과 AI가 협업할 때 어떤 원칙을 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말하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 생성형 AI의 등장은 일부 산업에서는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반대로 일부 분야에서는 일자리의 감소와 관련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이는 한편으로 인간이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앞으로의 진행 여부가 주목된다. 그런가 하면 AI가 창작에 개입함으로써 미술, 문학 등 일부 예술계 인사들은 이전에 없었던 형태와 색채, 주제 등을 탄생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새로운 문화적 표현의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며 반기는 측과,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는 측면에서 혁신적인 결과이지만 자칫 인간의 창의성 계발에 더 주력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이 책 『사랑 하나, 사랑 둘, 사랑 셋』 역시 이런 시대적·예술적 토대 위에서 펴낸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저자 최혜림은 교육자로 리더십에 관한 많은 연구와 서적을 발표했다고 한다. 또 2022년 저자의 딸인 아티스트이자 대학교수인 리사박과 함께 『우리는 낮에도 별을 본다』란 에세이집을 출간하면서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이번 책은 저자로서 출판사로서 또 다른 시도이다. 사진, 시, 음악,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융복합적인 발상이 앞으로 창의성의 시대에 필요한 인간의 잠재력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다양한 장르를 연결하는 색다른 발상으로 인해 기획 단계에서 편집까지 그리고 AI 디자인 작업은 흥미로웠다는 저자의 말은 ‘사랑’이라는 주제에 어울리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을 독자들에게 선사하고 싶은 마음이었기에 보람찬 일이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사랑에 관한 인간의 시와 챗GPT의 시를 비교해서 누구에게 점수를 더 주는가의 심사는 오롯이 독자의 몫이 된다. 책 중에서 「벚꽃 엔딩」이란 제목의 시가 두 편 나온다. 한 편은 저자 '최혜림작'이고 다른 한 편은 '챗GPT'이다. 여기에 나란히 실어본다. 각 한 편에 한 연씩만 실어본다.

 

뜬금없는 이별을 마주하고는

망연자실 소리 없이 주저앉아

새하얗게 타버린 꽃잎을 뒤로 한 채

순간의 추억을 바람에 떠나보낸다(p.118)

- 「최혜림, 벚꽃 엔딩」 중에서

 

벚꽃의 속삭임이 흐르는 봄날

우리의 사랑이 꽃이 되어

언제나 함께 피어날 수 있기를

벚꽃 엔딩, 영원히 간직하리라(p,124)

- 「챗GPT, 벚꽃 엔딩」 중에서

 


 

이 책은 모두 3부로 나뉘어 있다. 1부 〈사랑하나, 자기 사랑〉, 2부 〈사랑 둘, 가족 사랑〉, 3부 〈사랑 셋, 남녀 사랑〉 등이다. 갑자기 시집을 내놓고 챗GPT와의 비교를 바란다는 저자가 바라는 '사랑'과 챗GPT가 말하는 '사랑'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독자 개인의 입장이기에 조심스럽긴 하지만 저자 역시 독자들의 당혹감을 덜어주기 위해 '인공지능이 말하는 지능'에 대한 설명을 책의 앞 부분에 적었다. "저는 인공지능이므로 감정을 직접 경험하지는 않지만, 사람은 일반적으로 강한 양식의 정서적 연결과 연관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두 개체 사이의 강한 양호한 관계를 나타내며,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하며, 관심을 가지며, 서로를 존중하고 돌봄으로써 표현됩니다."

이어 저자는 "사랑은 감정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포괄합니다. 가족 사랑, 친구 사랑, 로맨틱한 사랑, 애정 어린 사랑 등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존재합니다. 사랑은 때로는 즐거움과 행복을 가져다주지만, 때로는 어려움과 고통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사랑은 서로를 지지하고 돌보는데 필요한 헌신과 희생을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챗GPT의 사랑에 대한 견해와 사람의 견해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사랑에 대한 정의는 개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각 사람은 자신만의 사랑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과 정의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란 보통의 견해를 덧붙이고 있다.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하는 것처럼, 사랑은 변화하고 영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할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① 개인 성장 ② 관계의 변화 ③ 외부 요인 ④ 갈등과 해결 ⑤ 이상적인 사랑에 대한 기대 등의 5가지 변화 요인을 적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변화가 항상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일부 관계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 사람 간의 깊은 이해와 결속이 강화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변화에 대처하고, 어떻게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지에 대한 공통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라는 챗GPT의 '사랑관(觀)'의 객관적 상태를 먼저 제시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자신의 시, 그리고 그 분위기나 주제에 알맞는 클래식 음악, 그리고 챗GPT의 시를 차례로 꾸밈새를 맞추고 있다. 특히 독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열심히 읽은 부분은 음악과 작곡가들의 이야기다. 위대한 작곡가들은 예술 못지않게 사랑에 대한 열정도 대단함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저자 최혜림의 의지가 엿보여 좋아 보였다. 또 사랑과 클래식을 연결시켜 듣고자 하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볼 것을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저자의 시 중 「아버지의 뒷 모습」은 독자로서는 조금 충격이었다. 어쩌면 독자 개인의 경우와 같은 마음일까? 해서다. 독자는 이미 고인이 되신 아버님에게 아직도 깊은 사랑을 감사하고 뒤늦게 후회를 거듭하고 있는 중이어서 이 시는 독자에게 특별하게 다가왔다. 한 연(聯)만 소개한다. 나이 드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찡하면서도 ‘사랑합니다’ 말 한 번 못 해본 자녀, 기특한 자녀가 대견하면서도 쑥스러워서 ‘사랑한다’고 말 못 하는 부모 모두에게 드리는 글.

 

아버지가 영원히 떠나시기 전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말할걸

늘 마음속 망설였던 말이었다고

수줍더라도 넌지시 건네 볼걸(p.80)

- 「아버지의 뒷 모습」 중에서

 

저자 : 최혜림

 

교육자. 46세 꿈이 없던 주부가 ‘다르게 살고 싶다’라는 염원으로 도미하여 석사와 교육학 박사를 취득한 열정 만학도. 현재 세이지리더십 연구소 대표이며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는 커리어 우먼. 연구소 대표, 교수, 강사, 컨설턴트, 1인 출판사 운영자, 작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요즘 시대의 멀티형 N잡러. 최고의 관심사는 인재개발과 리더 육성. 하고 싶은 일은 여행, 식물 가꾸기, 시 쓰기, 사진 찍기, 춤 배우기 등등 순간을 충실하게 살고 싶은 카르페 디엠 추구자. 하지만 최고의 직업은 엄마! 서울 출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 학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로스앤젤레스(CSU, LA)에서 교육 리더십으로 석사,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USC)에서 교육학 박사를 수여받았다. 리더십 교육 효과에 대한 박사 논문이 독일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저서로는 『자기 브랜드 리더십(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상, 2012)』, 『어제와 다른 리더십(2014)』, 『스피릿: 4차 산업혁명 시대 리더십(2017)』, 『나는 내 인생의 리더다: 언터처블 ‘나’를 만드는 수업(2018)』, 『한 학기 한 권: 자아편(2018)』, 『한 학기 한 권: 공동체편(2018)』이 있다. 유튜브 채널 [@CHOI최혜림TV]을 운영 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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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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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이른바 '낀세대'에 속한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중간 세대란 뜻이다. 어찌어찌 하다 보니 아날로그 감성을 그대로 가진 채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많다. 뭔가 부족한 것 같은데 절대로 알 수 없는 지식, 즉 디지털 마인드 없이 디지털 세상에 어느 날 갑자기 들어와 어리둥절한 느낌이 들 때가 많다는 뜻이다. 세상에 적응해야 살아 남는다는 이유로 디지털 문화에 익숙해지려고 무던히 애도 썼다. 그러나 테크닉 면에서는 어느 정도 능숙해지자 밥 먹고 살 만큼 적응은 했어도 감성적인 면에서는 늘 허전함과 부족함을 느낄 때가 많다. 어떤 콘텐트로도 감성의 공간을 채울 수는 없었다. 예를 들면 어렸을 적 싸우다가도 금세 다시 어울려 지내는 데는 서로간의 쌓인 정이 있었고, 싸우면서도 감성적으로는 상대에 대한 존중도 있었다. 다만 경쟁 사회에서 조금이라도 앞서기 위해 싸우는 일이 불가피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승자에게도, 패자에게도 돌아가는 몫은 크게 차이 나는 법이 없었다. 물론 승자가 조금 더 많이, 패자는 조금 더 적게 주어도 불만이 없다는 인식도 함께였기에 가능했으리라.

지난 세기, 즉 20세기까지만 해도 사회에서도 아날로그 감성은 살아 있었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비정한 승자독식의 무한 경쟁 사회로 돌아섰음에도 개인간 끈끈한 정은 승자가 패자에게 조금이라도 나눠 챙겨주는 일이 잦았다. 으레 그렇게 하는 것이 '인간적'이라고 생각했다. 승자나 패자나 상대를 죽일 만큼 미워하지 않을 수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21세기 새 천년이 시작된다는 뉴 밀레니엄에 들어서자 사회의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또 모든 경제 지표가 선진국에 들어섰다고 말하자마자 어느날 갑자기 대한민국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사람들은 변해가기 시작했다. 가장 많이 변화한 것은 사람 마음인 것 같다. 내가 언제 20세기 혼란스럽고 어려운 대한민국에서 살았나 하며 마치 '선진국에서 온 한국인'처럼 의식이 변해갔다. 그것은 디지털 사회답게 급속도로, 정말 눈 깜빡할 사이에 대한민국 사회를 변화시킨 것 같다. 디지털로 변한 대한민국 사회에서 아날로그 운운하면 그는 이미 '꼰대'로 후진국 대한민국의 융통성 없는 중년임을 자인하는 꼴이 되었다.

 


 

독자는 아날로그 세대다. 나이도 이미 중년에 들어선 지 꽤 됐다. 다행히 아직 은퇴는 하지 않았지만 주변 친구들 중에는 개인 사정 여하에 따라 은퇴하고 전원주택으로 가 사는 친구도 있다. 이미 사회적으로는 유통기한 만료된 셈이다. 그러나 예전의 세대들과 달리 어설프게나마 디지털 문화에 잘 적응했기에 쓸쓸하게 지내지는 않는다고 한다. 예전에는 책이나 신문, TV 등을 통해 정보를 얻었지만 지금은 인터넷-그것도 손 안 휴대폰-안에 도서관을 가지고 다닐 정도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젊어서 돈 버느라 하지 못햇던 일에 대해 관심을 돌린다. 이에 관한 정보를 원한다면 언제나 들고 다니는 휴대전화 안의 인터넷으로 알아볼 수도 있으니, 이 정도면 디지털의 문화적은 충분히 누리는 셈이다. 그러나 독자는 디지털로는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있다. 스마트폰으로 이상과 같은 일을 해도 결코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다는 말이다. 아날로그적 감성이랄까-독자의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어릴 때 행복했던 기억처럼 아련히 떠오르는 즐거움은 채워지지 않는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북은 종이책으로 보는 감성을 채워주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옛날 종이책으로 읽던 충만감은 결코 없다. 이 책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충분함을 다시 느끼게 해준다.

이 책은 작가 박완서의 산문집이다. 박완서는 살아 계실 때부터 소박함과 일상의 순수함, 그 순수함이 가져다주는 행복감을 독자들에게 잘 느끼게 해준 작가다. 다른 독자도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독자의 말에 긍정적으로 수긍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이 책은 사실 2002년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란 수필집의 전면 개정판이다. 아직은 박완서 작가가 생전에 계실 때이기도 하지만 그의 글은 모두 전 세기 대한민국의 굴곡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거창하게 역사 소설이나 대하 소설이래서가 아니다. 굴곡의 대한민국 현대사 가운데 일반적인 서민들의 일상을 주제로 삼은 글들이 많아서다. 그것이 지금 생각하면 가슴 아픈 일일 수도 있지만 지난 일로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매우 감성적이란 지적을 받을 수 있지만 순수한 감정이니만큼 귀한 것이기도 하다.

 


 

전면 개정판을 낸 출판사 측에 따르면 새로운 옷을 입은 이번 전면 개정판의 초판은 1977년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란 제목이었고, 이를 2002냔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로 재출간했다고 한다. 그러니 거의 50년 전에 첫 출간된 책이다. 그동안 단 한 번의 절판 없이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이 산문집은 소설가로서뿐 아니라 에세이스트로서 박완서의 진면목을 살피는 데 이 책이 좋은 텍스트로서의 역할을 했음을 말해준다. 출판사 측은 한국 문학의 거목 박완서 작가의 소중한 유산을 다시금 독자와 나누기 위해 제목과 장정을 바꿔 새롭게 개정판을 낸 것이다. 이번 전면 개정판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에 수록된 46편의 에세이는 작가로 첫발을 뗀 이듬해인 1971년부터 1994년까지, 작가이자 개인으로 통과해 온 20여 년에서 인상적인 순간들이 담겼다. 또한, 따님인 호원숙 작가가 개정판을 위해 특별히 허락한 미출간 원고 「님은 가시고 김치만 남았네」의 수록으로 이 책의 의미를 더했다.

다시 읽어도, 언제 읽어도 마음 깊이 스며드는 박완서 작가의 글맛은 평범한 일상을 생생한 삶의 언어로 자유롭게 써 내려간 에세이에서 더욱더 선명히 드러난다. 특히 이 책에서는 작가가 오랜 시간 체험하고 느낀 삶의 풍경이 오롯이 그려져 있어, 지금 읽어도 다시 생각해 볼 만한 유의미한 질문들을 건져 올리는 재미가 있다. 특유의 진솔함과 명쾌함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글에서부터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글까지, 올곧은 시선과 깊은 혜안으로 삶 이면의 진실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박완서 작가 에세이의 정수가 담겼다. 보통의 일상을 가장 따뜻하고 묵직하게 어루만지는 삶의 단편들을 리커버 특별판으로 다시 만나면서 독자는 아날로그 감성을 날것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책을 발견한 기쁨이다. 실제로 20여년 만에 다시 읽는 그의 글에서 개다리소반을 앞에 놓고 쭈그리고 앉아 원고지를 채우고 있는 박완서 작가의 옛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 그립고 아름다운 풍경이다.

 

 

봄을 기다리는 계절에 영원한 현역 박완서 작가의 에세이 전면 개정판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가 다시 출간됨에 독자의 아날로그 감성을 충족시켜 줄 한 권의 책이 독자에게 주는 기쁨은 미묘하고도 옛 즐겁고 아름다운 일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박완서 작가는 나이 40이 된 1970년 『나목』을 시작으로 수많은 독자의 마음을 울리는 작품들을 발표하며 ‘영원한 현역 작가’로 여전히 우리 가슴 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소설에서는 중일전쟁, 2차 대전, 6.25 등 박완서 작가를 스쳐 간 어마어마한 문화의 부피가 소설 안에 묵직하게 새겨졌다면, 그의 산문집 에세이에서는 일상 속 다채로운 풍경과 소박하고, 단순하고, 아름다운 박완서 작가의 삶이 더욱 짙게 묻어난다. 이 점이 독자에게는 더욱 옛 일이 아련하지만 하나하나 새롭게 떠오르며 아름다움을 반추하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눈에 안 보일 뿐 있기는 있는 것〉, 2부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3부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등이다. 특히 1부에 수록된 「님은 가시고 김치만 남았네」는 단행본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원고로, 한국 문학의 두 거목 박경리 작가와 박완서 작가의 특별한 우정과 유대를 느낄 수 있다. 「내가 걸어온 길」에는 유년 시절부터 작가의 삶, 개인적인 삶, 가족과의 이별, 외로움 등 지나온 삶을 반추한 내용이 압축해 담겼고, 「특혜보다는 당연한 권리를」에는 동성동본 결혼 금지 제도에 대한 당시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일화가 그려진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극단적인 편견, 태도를 날카롭게 짚어내는 작가의 시선에는, 지금 우리 주변의 갈등 상황에도 비춰볼 수 있는 유의미한 지점이 있다.

2부 중 「겨울 이야기」에 등장하는 에너지 대책과 유류 절약에 대한 장면은 탄소 배출과 지구 온난화라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상황을 떠올리게 하고, 「주말농장」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인 도시와 지방의 격차와 이기주의의 단면이 그려지고 있다. 아울러 「잘했다, 참 잘했다」에서는 역사적 사건에서 망국의 아픔과 분단의 아픔을 함께 아울러 공감하는 한편, 아이에게까지 미치는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염려와 ‘잘 사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삶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3부의 「틈」, 「고추와 만추국」, 「그때가 가을이었으면」에는 넉넉지 않은 벌이 안에서 가정을 꾸려나가기 위해 분투하는 생활인의 고단함이 담겼고,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에서는 지나친 사랑이나 까다로운 주문 대신 무게로 느껴지지 않는 순수한 사랑을 주고 싶은 부모의 깊은 애정이 그려진다. 작가가 된 이듬해의 작가로서 포부와 순수한 바람을 담은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에서는 “오래 너무 수다스럽지 않은, 너무 과묵하지 않은 이야기꾼이고 싶다”던 박완서 작가의 소박한 소망, 진솔한 마음이 은은히 배어난다. 시간이 지나도 빛을 잃지 않는 위로의 문장들은 70, 80, 90년대를 지나온 어른이자 작가인 박완서의 통찰력 있는 시선, 무르익은 마음으로부터 나온다. 그의 이야기가 변함없이 우리 곁에 있기에, 우리는 우리 사회가 어떤 고민을 했고 또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다. 이를 되새겨 볼 시간을 제공해주신 박완서 작가와 출판사 측에 감사한다.

그리운 작가의 목소리를 오롯이 만날 수 있는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의 책장을 펼치면 ‘지금, 다시, 새롭게 돌아온 박완서’를 만날 수 있다. 주변에 대한 따듯한 관심과 애정을 잃지 않았던, 그래서 더욱더 많은 이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대작가 박완서. 그의 이야기에 가만히 귀 기울이면 애써 찾지 않아도 날카로운 혜안과 따뜻한 인정, 희망을 잃지 않길 바랐던 한없이 깊은 그의 마음이, 사랑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을 것이다.

책의 추천사에서 이해인 시인은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던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를 비롯해 제목부터가 정겹고 다정한 46편의 글들은 지금 다시 읽어 보아도 불후의 명작이 아닐 수 없다. 자연과 사물과 인간에 대한 애정, 사회에 대한 솔직하고 예리한 통찰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삶에 대한 겸손과 용기를 가르쳐 준다. 때로는 눈물겹고 때로는 미소를 떠올리게 하는 유익하고도 재미있는 글의 힘! 긴 시간을 거슬러 다시 펴내는 이 희망의 이야기들이 더 많이 읽힐 수 있길 기도한다. 작가는 우리 곁에 없지만, 변함없이 마음을 덥혀 주는 그의 진솔한 문장을 통해 우리는 다시 따뜻하고 행복한 사람이 되는 꿈을 꾼다. 시골집 장독대에 핀 고운 백일홍 한 송이처럼 노을 진 들녘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처럼 소박하고 순수한 눈빛으로 착해지는 꿈을. 그래서 살기 좋은 세상이 되는 꿈을. 지금도 “선생님!” 하고 부르면 어디선가 반달 미소를 띠고 나타날 것만 같은 박완서, 우리의 작가, 이야기 천사님. “다시 다시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건네고 싶다."고 그를 회고하고 있다.

 


 

박완서 작가의 따님이자 작가인 호원숙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신 후 쓰시던 노트북 바탕화면에 떠 있던 글이 두 편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내신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출간 이후에 쓰신 글이었습니다. 두 편의 글은 마치 어머니의 유언과 같아서 우선 동생들에게 나누어주었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그 두 편의 글로 책을 만들 생각은 하지 않았고 그냥 소중히 가족만의 것으로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1주기도 지나 어머니의 책상 서랍에서 어떤 산문집에도 들어가지 않은 글을 잘 정리하여 모아놓으신 묶음을 발견했습니다. 평소 컴퓨터에 저장된 것은 믿을 수 없다며 종이의 정직함을 믿으신 어머니가 A4 용지로 프린트해놓은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나에게 반가움과 기쁨을 주었다기 보다 어머니의 한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마음이 저려왔습니다.”고 『세상에 예쁜 것』이란 책에서 「작가의 말」을 통해 어머니 박완서 작가를 그리고 있다.

 

저자 : 박완서(朴婉緖)

 

경기도 개풍(현 황해북도 개풍군) 출생으로, 세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서울로 이주했다. 1944년 숙명여자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교사였던 소설가 박노갑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작가 한말숙과 동창이다. 1950년 서울대학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전쟁으로 중퇴하게 되었다. 개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박완서에게 한국전쟁은 평생 잊을 수 없을 없는 기억이다. 의용군으로 나갔다가 부상을 입고 거의 폐인이 되어 돌아온 `똑똑했던` 오빠가 `이제는 배부른 돼지로 살겠다`던 다짐을 뒤로 하고 여덟 달 만에 죽음을 맞이하고, 그후 그의 가족은 남의 물건에까지 손을 대게 되는 등 심각한 가난을 겪는다. 그후 미8군의 PX 초상화부에 취직하여 일하다가 그곳에서 박수근 화백을 알게 된다. 1953년 직장에서 만난 호영진과 결혼하고 살림에 묻혀 지내다가 훗날 1970년 불혹의 나이가 되던 해에 [여성동아] 여류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裸木)』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그 이후 우리의 일상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까지 뼈아프게 드러내는 소설들을 발표하며 한국 문학의 한 획을 긋고 있다. 박완서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에 적절한 서사적 리듬과 입체적인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다채로우면서도 품격 높은 문학적 결정체를 탄생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작가는 우리 문학사에서 그 유례가 없을 만큼 풍요로운 언어의 보고를 쌓아올리는 원동력이 되어왔다. 그녀는 능란한 이야기꾼이자 뛰어난 풍속화가로서 시대의 거울 역할을 충실히 해왔을 뿐 아니라 삶의 비의를 향해 진지하게 접근하는 구도자의 길을 꾸준히 걸어왔다.


 

한국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다룬 데뷔작 『나목』과 『목마른 계절』,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 『아저씨의 훈장』, 『겨울 나들이』,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등을 비롯하여 70년대 당시의 사회적 풍경을 그린 『도둑맞은 가난』, 『도시의 흉년』, 『휘청거리는 오후』까지 저자는 사회적 아픔에 주목하여 글을 썼다. 『살아있는 날의 시작』부터 여성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작가는 행복한 결혼은 어떤 형태인가를 되묻게 하는 소설인 『서 있는 여자』,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등 점점 독특한 시각으로 여성문제를 조명하기 시작한다. 또 장편 『미망』, 『그 많던 싱아를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등에서는 개인사와 가족사를 치밀하게 조명하여 사회를 재조명하기도 한다.

『배반의 여름』은 1975년 9월에서 1978년 9월까지 발표했던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다. 「조그만 체험기」, 「흑과부黑寡婦」, 「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등에서 볼 수 있듯이 박완서가 그리는 모성의 힘은 실로 놀랍다. 성균관대에서 열린 ‘2006 호암상 수상자(예술상) 초청 강연회’에서 박완서는 이렇게 말했다. “내 문학의 뿌리는 어머니”라고. 박완서 특유의 수다스러움으로 풀어내는 모성의 힘은 힘센 것들만이 권력을 쥐고 판을 치는 현대산업사회에서 뒤로 처진 자들의 아픔을 진정으로 위무해준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에는 1987년 1월에서 1994년 4월까지 발표되었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가족의 죽음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 네 개나 있는데 그중「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은 남편의 죽음을,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아들의 죽음을 담고 있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특이하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체로 되어 있는데 담담하게 이어가는 주인공의 목소리에서 가슴이 메어지는 슬픔을 느낄 수 있다.

『저녁의 해후』에는 1984년 1월부터 1986년 8월까지 발표했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 「해산바가지」, 「애 보기가 쉽다고?」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여기에서 나타나는 하층민들의 인간애는 가진 자들의 야만성과 대비되어 더욱 빛을 발한다. 『그의 외롭고 쓸쓸한 밤』은 1979년 3월에서부터 1983년 8월까지 발표한 작품들을 수록했다. 이 책에서는 특히 속물성과 위선이 난무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 두드러진다. 젊은 것들의 무관심과 조롱 속에서 외롭게 늙어가는 노인들의 모습을 담아낸 「황혼」, 「천변풍경泉邊風景」과, 출세한 자들의 허위를 그린 「내가 놓친 화합(和合)」, 「그의 외롭고 쓸쓸한 밤」 등이 그것이다. 『미망』은 조선조 말기에서 6ㆍ25 전쟁 직후까지 그 파란만장했던 시대를 한 개성 상인의 가족사를 통하여 재창조한 대하소설이다. 민족의 수난사와 더불어 고난과 격동의 시대를 험준한 산을 넘듯 숨가쁘게 살아온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박완서 소설 문체가 도달한 궁극적인 경지를 보여 주고 있다.

“아직도 글을 쓸 수 있는 기력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작가는 사람과 자연을 한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느낀 기쁨과 경탄, 감사와 애정을 담아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펴냈다. 「친절한 책읽기」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연재했던 글도 함께 실어 노작가의 연륜과 성찰이 돋보이는 글을 선보였다. 1993년부터 국제연합아동기금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1994년부터 공연윤리위원회 위원, 1988년부터 제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 가을의 사흘 동안』으로 한국문학작가상, 『엄마의 말뚝』으로 제5회 이상문학상, 『미망』으로 대한민국문학과 제3회 이상문학상, 『꿈꾸는 인큐베이터』로 제38회 현대문학상 등을 받았다. 2006년, 문화예술인으로서 처음이자 여성으로서도 처음으로 서울대학교 명예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평소 입버릇처럼 "전쟁의 상처로 작가가 됐다."고 고백해왔던 그녀는 전쟁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은 경험으로 글을 써왔다. 여러 편의 장편소설과 수필집, 동화집을 발표하고, 2010년 8월 수필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마지막으로 2011년 1월 22일, 담낭암 투병 중 별세했다. 경기 구리시에는 '박완서 문학마을'이 조성될 예정이다. 한국문학작가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대산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호암예술상 등을 수상했고, 2006년 서울대학교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타계 이후 문학적 업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그 외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 『그 남자네 집』, 소설집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저문 날의 삽화』, 『너무도 쓸쓸한 당신』, 『친절한 복희씨』,『기나긴 하루』, 산문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한 길 사람 속』,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등이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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