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바랑 속의 동화 - 법정 스님에서 수불 스님까지 고승 14분의 뭇 생명 이야기
정찬주 지음, 정윤경 그림 / 다연(도서출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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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것은 해충이라도 죽이지 말라'는 불교의 근본 가르침은 언제 들어도 우리 가슴에 희망을 주고 인간의 존엄을 깨우치게 한다. 그러나 이 말이 지금도 가슴에 와 닿은 이유를 생각해보면 아직도 생명을 가볍게 보는 인간의 무지함을 드러내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석가모니가 가르침을 편 지 2500년이 지나는 동안 놀라운 문명의 발전을 거듭한 인간들의 능력에 비춰볼 때 인간의 탐욕과 잔인함도 함께 더해진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조차 감출 길이 없다. 그동안 우리 불교의 큰스님이 수없이 '현생적멸'하였지만 대중의 탐욕과 무지를 깨닫게 하는 데는 한계가 아직 때가 이른가보다 하는 근원적인 의문을 갖게 한다.

가장 최근에 입적하신 큰스님 14분의 생명 존중 실천의 수행 역정을 보면서 이 책 『스님 바랑 속의 동화』는 다시 우리에게 각성을 요구하는 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동화의 주인공들은 성철 스님, 법정 스님, 경봉 스님, 구산 스님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고개가 숙여지는 큰스님들이다. 세속에 물든 일반인들이 범접하기 힘든 높은 경지에 올라 삶의 깊은 깨우침을 몸소 실천하고 설파한 분들이다. 우리 불교 큰스님들의 사랑은 산중의 뭇 생명에게도 경계를 짓지 않았다. 저자 정찬주는 산짐승과 스님 사이에 맺은 신비로운 인연을 신산한 우리 삶에 깊은 깨우침을 준다.

 


 

저자 정찬주는 법정 스님에게서 ‘세속에 있되 물들지 말라’는 뜻으로 무염(無染)이란 법명을 받은 각별한 재가제자다. 저자는 이번에 법정 스님에서 수불 스님까지 큰스님 열네 분의 자비와 사랑, 지혜에 관한 이야기를 한 권의 아름다운 책으로 엮어냈다. 모두 큰스님들이 직접 전해준 이야기이거나 큰스님을 모신 상좌스님들에게 들은 이야기들이라고 한다. 상상력의 날개를 단 허구가 아니라 실제 스님들의 일화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이 책이 더욱 소중하다.

책에 등장하는 열네 분의 큰스님들은 산중에서 산승으로 평생을 살면서 뭇 생명에 두루 자비와 사랑을 베풀었다. 다람쥐, 토끼, 박새, 멧돼지 등을 살뜰하게 보살피고, 동물뿐만 아니라 억새나 개울가 바위에 낀 이끼나 오솔길을 불편하게 하는 나무 한 그루도 베지 않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색감의 그림과 글을 읽다 보면 물질만능시대 탐욕에 물든 영혼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해가는 사막 같은 시대’에 온 가족이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동화가 선물처럼 다가온다.

 


 

갈수록 각박해가는 우리 사회가 주는 마음의 상처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생명을 경시하고 자비와 사랑에 인색한 풍조가 만연하다. 마음이 콘크리트처럼 딱딱하게 굳어갈 것만 같다. 이 책은 동화의 형식을 빌려 남녀노소 누구나 읽으면서 마음의 평화와 안식을 얻을 수 있게 한다. 큰스님과 뭇 생명 사이의 순수한 이야기로 잊고 있던 사랑과 배려, 자비와 생명 존중을 되살린다. 법정 스님이 휘파람을 불면 오동나무 구멍에서 나와 허공에서 묘기를 부리듯 공중제비를 돌던 호반새,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며 누더기 속의 이와 벼룩에게 자신의 몸을 내주던 구정 스님, 평소 밥 한덩이를 내어 준 구산 스님에게 은혜를 갚은 산토끼 등 사랑과 자비로 충만한 이야기들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저자는 식구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이 동화를 함께 읽음으로써 자비와 사랑, 지혜의 싹이 자라나는 계기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며 이 책을 쓴 계기를 밝혔다. ‘바랑’은 절 알려진 대로 승려가 등에 지고 다니는 자루 모양의 큰 주머니를 일컫는 말이다. 저자가 큰스님들의 바랑 속에서 직접 꺼내온 아름다운 동화를 통해 삭막해져가는 세상 속에서 한줄기 청량한 위로를 받고 또 더 나은 깨우침의 나날을 살아가기 되기를 독자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전해져 온다.

 


 

이 책 1장 「스님 바랑에서 꺼낸 자비」는 법정 스님, 혜암 스님, 경봉 스님, 구산 스님, 혜국 스님의 뭇 생명에 대한 자비 이야기이고, 2장 「스님 바랑에서 꺼낸 사랑」은 성철 스님, 혜국 스님, 수월 스님, 경허 스님, 지장 스님의 뭇 생명에 대한 사랑 이야기이고, 3장 「스님 바랑에서 꺼낸 지혜」는 청담 스님, 구정 스님, 혜통 스님, 수불 스님의 뭇 생명에 대한 지혜 이야기이다.

작가 정찬주는 1983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래 지금까지 줄곧 깨달음을 얻기 위해 정진하는 수행자들의 정신세계를 탐구해왔다. 그런 그가 지금까지 직간접으로 가르침을 받았던 큰스님들의 신비로운 일화들을 모아서 펴낸 온 가족이 함께 읽는 가슴 따뜻한 동화다. 그저 책장을 넘기다 보면 세상살이에 지쳐 점차 사그라들던 사랑과 자비, 연민의 감정이 되살아난다. 영국 킹스턴대학교에서 일러스트를 공부한 일러스트레이터 정윤경의 아름다운 삽화들은 큰스님들이 베푸는 자비로운 마음의 아름다운 결을 부드러운 색채를 이용해 그대로 지면에 옮겨 놨다. 그림과 글의 조합은 스님들의 가르침을 더욱 빛내는 데 부족함이 없다.

 


 

스님이 휘파람을 불면 호반새는 오동나무 구멍에서 나와 묘기를 부렸습니다. 처음에는 암자를 한 바퀴 돌지요. 그런 뒤 허공에서 춤추듯 공중제비를 하였습니다. 호반새가 스님의 휘파람 소리를 듣고 기분이 좋아져 한껏 개인기를 뽐냈던 것입니다.

- 「작은 산짐승 친구들」 중에서

 

낭은 핏자국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핏자국은 물가의 동굴 앞에서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낭은 동굴 안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뼈는 동굴 안에 있었습니다. 어미 수달의 뼈는 까만 눈을 반짝거리는 새끼 다섯 마리를 안고 있었습니다. ‘짐승도 새끼를 저렇게 사랑하는구나. 사람보다 더 새끼를 사랑하는구나.’

- 「죽어서도 자식을 사랑한 어미 수달」 중에서

 


 

저자 : 정찬주

 

자기만의 꽃을 피워낸 역사적 인물과 수행자들의 정신세계를 탐구해온 작가 정찬주는 1983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작가가 된 이래, 자신의 고유한 작품세계를 변함없이 천착하고 있다. 호는 벽록(檗綠). 1953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국어교사로 교단에 잠시 섰고, 〈샘터〉 편집자로 법정스님 책을 만들면서 스님의 각별한 재가제자가 되었다. 법정스님에게서 ‘세속에 있되 물들지 말라’는 뜻으로 무염(無染)이란 법명을 받았다. 2002년 전남 화순 계당산 산자락에 산방 이불재(耳佛齋)를 지어 현재까지 집필에만 전념 중이다.

장편소설로는 《산은 산 물은 물》, 《소설 무소유》, 《다산의 사랑》, 《이순신의 7년》(전 7권), 《천강에 비친 달》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는 《행복한 무소유》, 《암자로 가는 길》(전3권), 《그대만의 꽃을 피워라》, 《자기를 속이지 말라》, 《선방 가는 길》, 《정찬주의 다인기행》, 《법정스님 인생응원가》, 《법정스님의 뒷모습》, 《불국기행》 등이 있다. 동화로는 《마음을 담는 그릇》, 《바보 동자》 등이 있다. 행원문학상, 동국문학상, 화쟁문화대상, 류주현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림 : 정윤경

 

경원대학교 조소과 졸업. 영국 킹스턴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다. 《행복한 무소유》, 《법정스님 인생응원가》, 《법정스님의 뒷모습》, 《길 끝나는 곳에 길이 있다》의 삽화를 그렸고, 그림동화 《마음을 담는 그릇》, 《바보 동자》 등을 냈다. 현재 제주도 해녀를 소재로 한 그림동화를 작업 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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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시크릿 - 어제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한 56가지 마음 훈련법
류창장 지음, 정은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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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행복 시크릿』는 뜬구름 잡는 '행복 찾기'가 아니다. 그렇다고 실체가 없는 '행복 바라기'도 아니다. 실존하는 행복을 확인하고 찾아가는 안내서이다. 이 책은 행복에 관한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행복 훈련법을 담았다. 그렇다고 해서 어려운 용어가 많은 딱딱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니다. 독자들이 누구나 편히 읽을 수 있게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이해를 돕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56개나 되는 항목이 나열돼 있지만 수험 공부하듯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가는 방식이 아니다. 그저 따라 읽다 보면 행복의 의미를 파악하고 마음을 훈련할 수 있게 구성됐다. 소설 읽기를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1부에서는 행복의 기준을 정하고 그 진정한 의미를 탐구한다. 2부에서는 행복을 위해서는 일상에서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그저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저절로 마음이 행복을 위한 준비를 마칠 수 있도록 단원마다 '행복 시크릿'이 담겨 있다. 3부에는 행복을 방해하는 장애물에는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차단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더불어 행복이라는 기쁨을 맘껏 누릴 방법 또한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4부에는 행복할 수 있는 심리적 역량을 갖추면 어떻게 더 찬란한 미래를 누릴 수 있는지, 당당하게 자기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행복은 성공에 뒤따르는 부수적 감정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깨우치는 능력이다.” 세계 최고 대학의 많은 학자가 오랜 기간 연구해서 도달한 결론이다. 그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행복은 ‘성공’해서 부와 명예를 얻을 때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감정이 아니다. 자기만족을 위한 환각도 아니며 실체가 있는 심리 상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행복이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심리적 역량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행복해지려면 긍정적인 마음을 지니고 유지하는 방법을 배우고 연습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 하버드에서는 행복해지는 방법을 가르치는 탈 벤 샤하르 교수의 ‘행복학’ 강의가 있다고 한다. 그간 가장 많은 학생이 선택했던 ‘경제학개론’ 강의를 제치고 ‘행복학’이 최고의 인기 교양 과목이 됐다고 한다. 충만한 행복감을 느끼고 싶다면 그저 바라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이 책은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류창장이다. 그는 탈벤 샤하르 교수의 ‘행복학’ 강의를 바탕으로 행복은 무엇인지와 후천적인 훈련을 통해 행복해지는 방법을 담아낸 이 책을 발간했다. 그래서 이 책의 주제를 말하는 사람은 탈 벤 샤하르 교수다. 사하르 교수가 말하는 ‘행복’의 가장 핵심은 인간은 왜 불행한가,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가, 누가 우리의 행복을 빼앗았나, 무엇이 우리의 행복을 방해하는가, 어떻게 행복을 느낄 수 있는가 등의 질문들에서 시작한다.

세계적 명성을 가진 교수의 강의 주제라고 보기에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과제의 출발이다. 진지한 고찰이 필요할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샤하르 교수는 즉흥적으로 생각나는 답을 떠올린 뒤 무엇이 그런 상황으로 이끌었는지 돌아보게 한다. 여유를 갖고 주의 깊게 자기 삶을 반추해보는 것이다. 그 과정을 경험하고 나면 행복을 원하지만, 불행의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외부에 있고 자신에게서 아주 멀리 있다고 단정했던 행복이 아주 가까이 있음을 깨닫는다. 이 책을 가까이 두고 매일 읽으며 마음을 훈련해보자. 행복 전도사가 될 수 있음을 류창장 저자가 증명해주고 있다. '행복의 고수'가 되는 비법이 담긴 책이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에게 인생의 목표를 물어보면 대부분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그래서인지 서점에는 부자가 되는 법을 알려 준다는 책들로 넘쳐난다. 그런데 부자가 되려는 이유를 다시 물어보면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는 답이 돌아온다. 이는 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원인과 결과가 전혀 연결되지 않는 잘못된 대답이다. 누군가는 돈이 무조건 행복을 보장해주지는 않지만 돈이 없다면 행복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항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정답이 아니다. 사회적 평균보다 가난하더라도 행복하게 사는 이들도 많고, 엄청나 부가 있지만 불행에 몸부림치는 사례도 숱하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차이를 만드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는 바로 ‘행복할 수 있는 심리적 능력’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탈 벤 샤하르 교수가 언급한 일상의 예시를 통해 심리, 감정, 직장, 재산, 건강 부분에서 사람들 마음에 있는 행복을 일깨워준다. 삶에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분이지만 벽에 부딪힌 듯 난감한 상황에도 잊지 말아야 할 행복의 가치를 말한다. 행복에 대한 정답도 아니고 해결방법의 제시도 아니다. 삶에 행복이 깃들게 하는 지침이다. 심적으로 위기에 선 당신에게 건네는 제안이다. 그래서 읽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얻고 막막한 감정에서 벗어나 행복의 길을 찾는다.

 

 

이 책은 행복학이라는 학문의 연구결과를 우리 주변의 다양한 이야기와 사례로 담아냈다. 갖가지 이야기를 읽다 보면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행복이 우리 마음속에 있음을 알게 된다. 저자는 남들의 기준이나 평가, 시선에 자기 행복을 대입해서 불행을 자초하지 말고 자신만의 행복 포인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행복은 물질의 풍요나 높은 지위와는 상관없는 주관적 감정이라는 것을 깨우친다. 비싼 차를 타고 명품을 걸치는 기쁨과 들판에서 땀을 흘린 후 나무 그늘에서 맞는 시원한 바람이 주는 행복을 어느 것이 낫다고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행복은 삶과 밀착된 상태에서 나오는 상대평가를 할 수 없는 감정이다. 이제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이 책과 함께 여행을 시작하자. 험난한 여정도 아니므로 옷깃을 여밀 필요도 없다. 편안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엔 행복으로 벅찬 자신을 만날 것이다. 당장 떠나자. 행복은 당신을 위해 존재한다.

 

 

저자 : 류창장

 

장강상법의 선구자이자 타이하이 국제 컨설팅그룹 회장, 화룽미디어 이사, 기업운영 실전전문가로 ‘부의 마술사’로 불린다. 금융학, 투자학, 관리학, 경제학, 하버드대학 교훈 등 다양한 분야의 하버드대학 시리즈를 엮어냈다. 이번에는 하버드대학 학생들이 ‘경제학개론’을 누르고 가장 많이 듣는 선택과목으로 선정된 탈벤 샤하르 교수의 ‘행복학’ 강의를 바탕으로 행복은 무엇인지와 후천적인 훈련을 통해 행복해지는 방법을 담아낸 《행복 시크릿》을 발간했다. 그 외에 《궁극의 오너》, 《궁극의 공략》, 《궁극의 연설》, 《끝까지 단결》, 《끝까지 이윤》 등의 저서가 있다.

 

역자 : 정은지

 

중국 현지에서 학교를 다니며 중국어를 공부했다. 명지대학교에서 중국어를 전공했고, 이후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에서 중국지역학을 공부하며 번역 일을 시작했다. 평소 책 읽는 것을 좋아하며 사회문화 이슈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번역서로 《행복 시크릿》, 《하버드 인생 지혜》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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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권력은 세계 역사를 어떻게 움직였나 - 믿음의 흥망성쇠로 이해하는 세계사
우야마 다쿠에이 지음, 안혜은 옮김 / 시그마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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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이야기는 가급적 논쟁에서 제외해야 한다." "정치나 세계 역사를 말할 때 종교를 함께 논의해서는 안 된다." 종교가 세계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서 이런 말이나온 것은 아닐 터, 왜 종교를 논의하거나 타 종교인들간 종교 논의는 하지 말아야 할까. 논의를 하면 할수록 싸움으로 번질 확률이 크기 때문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독자는 종교인이 아니다. 철저한 비종교인이다. 부모도 모두 종교를 가진 적이 없고 독자 역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종교 생활을 한 적이 없다. 성당이나 교회, 절에도 간 적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종교가 있어서 신자로 그곳을 방문한 적은 없다는 뜻일 뿐이다. 때문에 종교에 대한 지식도 거의 없는 수준이다. 다만 입시를 위해 학교에서 배운 정도의 종교 지식만 기억에 남아 있다. 그러나 학교 졸업 이후 수십년 동안 사회 생활을 해오면서 종교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며, 세계사적 위치 등에 관한 얘기는 많이 들었다. 책도 꽤 여러 권 본 기억이 있다. 그러나 종교에 대한 역사적 위치를 말할 정도의 지식은 갖추지 못했다. 이 책 『종교 권력은 세계 역사를 어떻게 움직였나』를 읽은 것도 순전히 종교에 대한 호기심에서이지 종교의 역사적 위치를 고찰하거나 종교 자체를 연구하기 위함이 아니었음을 밝힌다. 독자의 졸필로 혹시 있을지도 모를 독자들의 오해를 사전에 불식시키기 위해 먼저 밝히는 것을 양해해주시기 바란다.

 


 

이 책을 읽기 전 이 책 소개글을 보고 느낀 호기심이 있었다. 종교가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 단순한 조연일까, 아니면 숨겨진 주인공일까? 역사에 등장하는 세력들의 흥망성쇠를 살펴보면(전문 서적이 아닌 교양서나 비전문 서적을 통해), 종교의 흥망성쇠와 그 흐름을 같이한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세계의 역사는 왕과 제후의 역사인 동시에 종교 세력의 역사였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우야마 다쿠에이가 이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히 ‘종교 역사’를 다루는 책이 아니다. 그렇다고 ‘종교학’ 책도 아니다. 각 종교 세력이 어떤 식으로 세력 공방을 벌이고 서로의 영역에 침투했는지, 혹은 균형을 유지하였는지 그 양상을 포착하는 전혀 다른 형태의 ‘종교×지정학’ 책이라고 저자는 「지은이의 말」을 통해 밝히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종교 패권 혹은 종교 권력의 공방을 읽어가면서 오늘날 국제 정세의 본질을 꿰뚫는 시야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저자는 이 책을 지역별·권역별로 4개 장으로 나눴다.

 


 

책에 따르면 집단 혹은 국가를 운영하는 지배자는 영토, 자원, 기술이라는 3요소가 필요하다. 그것을 지배 도구로 삼아야만 경제적·군사적 우위에 설 수 있고, 그래야 우두머리로 인정받을 수 있는 법이다. 3요소는 눈에 보이는 핵심 도구이면서 가시적인 위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고 은밀하게 엄청난 위력을 행사하는 도구가 있다. 바로 종교다. 종교를 단순히 ‘신성한 것’으로만 이해하면 그 본질에 다가갈 수 없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종교도 결국은 권력이자 힘이었다. 신의 이름으로 감춰졌을 뿐 왕권 못지않은 힘을 휘두르고 영향력을 행사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종교는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 사회를 잠식한다는 데 있다.

이런 정신적인 침투는 사회라는 집단의 생각을 바꾸고 기존 체제에 대항하는 힘을 불어넣는다. 저자 역시 비종교인이어서인지 이 부분에 대한 인식은 독자와 비슷하다. 저자는 종교는 문명의 기반이고, 문명은 자기와 타인을 구분하는 역사의 단위라는 입장이다. 저자에 의하면 각 나라의 문명이 무엇이고, 다른 나라와 어떻게 다른지 등을 논할 때 종교는 필수 요소다. 어쩌면 종교가 있기에 국가라는 것이 성립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요즘 외신을 보면 단기적인 뉴스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다. 이는 ‘우리’와 ‘그들’의 문명, 특히 종교가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 따라서 ‘종교 세력’의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것은, 오늘날의 국제 정세를 좀 더 폭넓게 바라보는 틀이 될 수 있다.

 


 

저자의 종교에 대한 시각과 종교관은 일반 사람과 사뭇 다르다. 사람을 구원하는 것은 종교의 본질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타자를 자기에게 종속시키는 정신적인 도구’가 바로 종교의 본질이라고 본다. 종교는 ‘신성함’으로 포장한다 해도 결국 종교도 권력이라고 강조한다. 저자의 종교에 대한 비판은 계속 이어진다. 세력이고 힘이자 권력인 종교는 신의 이름으로 역사를 움직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공성의 가면을 쓴 채로 활동한 것이다. 이 책은 따라서 ‘종교×지정학’ 관점으로 세계의 역사를 이해하는 관점으로 기술되었다. 이 책은 4개의 파트와 34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1부는 유교문화권의 동아시아를 다루는데, 중국이 핵심 지역이다. 유교의 시작인 중국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티베트, 대만 등을 다룬다. 각 지역이 유교의 핵심 지역인 중국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어왔는지 분석한다. 2부는 인도·동남아시아의 다신교 상황을 알아본다.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시크교, 이슬람교가 각 지역 왕권과 어떤 식으로 결합해 흥망성쇠를 보였는지 상세히 다룬다.

3부는 종교개혁을 둘러싼 유럽의 상황, 특히 기독교가 어떻게 분열되고 동맹을 맺는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특히 ‘돈’을 둘러싼 기독교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다룬다. 마지막으로 4부는 중동·중앙아시아·아프리카의 이슬람교를 정리한다. 이슬람 세력의 교리가 어떤 원리로 작동하고, 그것이 해당 지역의 역사에 어떤 식으로 세력을 떨치고, 또 세계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준다. 신은 말없이 침묵하는 자다. 그러나 신은 인간의 뜻에 따라 늘 큰 목소리를 낸다. 이 책은 종교가 신의 이름으로 행하고 큰 목소리를 낸 발자취를 따라간다.

 


 

저자에 따르면 고대부터 지배자들은 종교를 공작과 지배의 도구로 활용해 왔으며 이런 흐름은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 저자는 종교, 특히 일신교가 선인의 탈을 쓰고 구원이라는 가상의 열매로 사람들을 현혹하지만, 실상 종교는 흉악성을 내포하고 기만과 패권 역학으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의 경우 고대부터 중국은 유교문화를 근간으로 하는 국가이다. 춘추시대 공자에 의해 등장한 유교는 예를 중시하는 학문(이념이나 종교로도 해석될 수 있다)으로 중화사상의 핵심적 역할을 했다. 중국을 세계의 중심(中華)으로 보고 그 외의 나라들을 오랑캐(夷, 미개인)로 보는 중화사상은 11세기 북송의 사마광이 집대성했고 남송의 주희에 의해 더욱 견고해졌다. 이후 유교가 미덕으로 삼는 신분제와 질서는 중국통치의 근간을 이룬다. 1949년 마우쩌둥의 공산당이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하면서 문화대혁명 시기에 유교를 계급주의의 잔재라 하여 무자비하게 탄압하기도 했지만 덩샤오핑이 집권한 1980년에 이르러 사회주의와 유교를 접목시킨 유교사회주의가 부상했고 다시 유교의 덕목(중화사상, 지배층의 계급서열화)이 강조되었다.

중국은 힘을 바탕으로 주변국을 종속시키고자 한다. 티베트와 위구르족에 대한 병합이 그 예이다. 종교가 민족과 국가의 정체성으로써 문화와 문명을 상징하기 때문에 중국은 자신들과 다른 종교, 즉 다른 정체성을 지닌 신장이나 티벳 등을 무력으로 지배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상대의 정체성을 말살시키기 위한 정책을 펴나가고 있다. 종교로 인해 형성되는 강한 결집력을 방해하기 위해 종교탄압을 비롯한 각종 공작을 펼친다고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학교 다닐 때 서양 역사에 대해 특히 중세 시대에 대해 공부를 하다 보면 종교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그리스도교가 일으킨 수많은 종교 전쟁들, 특히 십자군 전쟁의 경우 교황에 의해 시작된 전쟁이 중심이 되는 '암흑시대'로 표현된다. 종교의 목적이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도층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것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시대다. 오늘날 이슬람교는 폭력적이고 무슬림을 받아들이는 것은 테러를 유발한다고 착각할 정도로 이슬람교에 대한 나쁜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일부 원리주의자들의 테러 행위에 대한 지적이지 전 이슬람 국가의 행위를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아시다시피 이슬람은 관용의 종교인데 어쩌다 이런 오해를 받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독자의 짧은 지식으로는 기독교 국가라고 볼 수 있는 미국 등 서방국가와의 대립 때문에 '이슬람 국가=테러국가'라고 공식화하는 데서 비롯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오히려 이슬람교는 기독교나 불교보다 늦게 시작되었는데 훨씬 짧은 시간에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갈 수 있었던 이유 등에 관심이 더 간다. 피지배층인 대중들에게 주는 매력이 분명 있을 텐데 독자의 이슬람에 대한 지식이 짧아 정확한 이유는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생각을 갖게 한다. 25억 명이나 되는 이슬람 신도들이 있지 않은가? 유대교에 대한 이 책의 시각도 호불호로 단정하지 않는다. 유대인의 강인함과 그들의 종교 의식을 강조해온 서방 국가들의 시각만 강조돼온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독자들이 판단할 몫으로 남겨놓는다.

 


 

이 책은 앞서 언급한 대로 4개의 장으로 나눠 전 세계의 큰 종교들과 지배 권력과의 관계 및 각 종교의 번창 속에 감춰진 권력욕 등이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또 시대별로도 잘 정리돼 종교에 대한 일목요연한 정돈이 가능하고, 비종교인으로서 각 종교와 권력이 어떻게 유착되고 반목했는가를 알아보기에 좋은 책이다. 각 권역별로 중국, 동남아, 인도, 아프리카 등에 대한 종교가 어떻게 큰 종교들과 결합했고 타 종교를 배척했는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쓰였다. 이 모든 관계를 여기에 쓰지 못하고 독자가 관심을 가졌던 서양과 이슬람 국가의 관계에 대해 몇 챕터를 읽고 정리한 수준에 그친다. 독자의 종교에 대한 지식이 이 책을 비판할 정도가 못 되고, 자칫 선의가 악의적으로 해석될 우려가 있어 될수록 독자들의 독서 판단에 맡기고자 한다.

 

저자 : 우야마 다쿠에이

 

1975년 오사카 출신으로 게이오기주쿠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입시 학원에서 세계사 강사로 일하다가 저술가의 길로 들어섰다. 텔레비전, 라디오, 잡지 등의 매체를 통해 다양한 시사 문제를 역사적 관점에서 알기 쉽게 해설한다. 지은 책으로는 『부의 역사』,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세계사』, 『혈통과 민족으로 보는 세계사』, 『왕실로 읽는 세계사』 등이 있다.

 

역자 : 안혜은

 

상명대학교를 작곡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와 에이전시 근무를 거쳐 지금은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지도로 읽는다 한눈에 꿰뚫는 세계사 명장면』, 『지도로 읽는다 미스터리 세계사』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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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과의 이별 - 뇌와 영성 그리고 중독 믿음의 글들 375
노상헌 지음 / 홍성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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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중독자들의 뇌는 변형되어 있다. 정상인들 것과는 많이 다르다. 놀랍게도 포르노나 스마트폰 중독자의 뇌도 술이나 마약 중독자의 뇌와 똑같이 변형되어 있다. 이젠 사회 전체가 중독으로부터의 해방에 함께 노력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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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과의 이별 - 뇌와 영성 그리고 중독 믿음의 글들 375
노상헌 지음 / 홍성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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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지적대로 현대 사회는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만 정신적으로는 빈곤해 몸살을 앓고 있는 형국이다. 육체 노동을 기계화 디지털기기가 대신해서 몸은 편해졌지만 두뇌를 이용해 일하고, 노는 등 일상 생활이 거의 뇌에 의존하다 보니 뇌에 스트레스가 쌓이고 피로가 더해지는 것 같다. 이처럼 뇌를 너무 혹사시키는 데서 비롯한 장애나 질환은 '현대인의 병'이라고 누구나 갖고 있는 질환으로 고착화되는 상태다.

뇌도 역시 우리 몸의 일부이다. 반복 사용하다보면 기능 장애를 겪을 수 있고, 이를 회복하려 오랜 시간 약물을 사용하면 약물에 의한 뇌 기능 장애를 겪을 수도 있다. 물론 의학계에선 습관성 약물의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지만 한계가 있는 것이고 문제가 없다고 불가피하게 사용하는 약물도 일시적 과다 사용으로 또 다른 부작용을 일으켜 사회문제로까지 확대되기도 한다. 이를 중독(中毒)이라고 하며 치료에 큰 애를 먹고 있다. 뇌는 눈부시게 발전한 의학 분야에서 아직까지 '신의 영역'으로 불리는 미정복 부분이다. 뇌에 관한 질병이나 장애는 특효약도 아직은 만들어내지 못할뿐만 아니라 치료제도 부작용 등의 문제로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 사회의 복잡하고 급속한 변화는 중독 물질에 의한 뇌 질환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대인의 대부분이 ‘중독’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부인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것이다. 중독은 형태가 없는 바이러스나 전염 물질에 의한 질병이 아니라 습관성 질환이 대부분이어서 잠시 그 기쁨을 만끽하지만 그것(IT) 없이는 살 수 없는 중독에 걸려들고 만다. 의학계에서 제시하는 중독의 모습은 여러 가지다. 일 중독, 인정 중독,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관계 중독, 에고 중독…….

목회자이자 임상심리학 박사인 저자는 영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임상심리학적 이론과 풍부한 임상 경험을 토대로 우리가 중독에 취약해지는 이유와 문제들을 살펴보고, 과학적인 방법과 영적인 해법으로 ‘중독 해독’의 길을 제시한다. 이 책 『중독과의 이별』을 통해 중독자를 둔 가족과 이웃, 목회자들에게 꼭 필요한 자료와 대안들을 제시해 중독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길로 안내하고 있다. 어떤 종류의 중독이든 자신의 중독 문제를 인지하고 회복하는 데 이 책은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먼저 저자는 중독이 정서적인 결핍과 뇌 호르몬 작용의 복합적인 결정체임을 설명하고 있다. 중독과 관련된 주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아드레날린, 엔도르핀 세 가지가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 또는 상호작용하며 중독을 일으키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호르몬의 역할을 악용해 중독을 권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무방비로 노출되어 살아가고 있는지도 알게 된다. 저자는 중독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들 중 특히 ‘사랑의 부재’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다. 영유아기(0세부터 3세에 이르기까지의 시기)에 아이들이 부모와 직접 맺는 신체, 심리적 관계에 그 열쇠가 있다. 이 시기에 ‘조건 없는 사랑’의 부재가 중독적 자아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사랑의 결핍 속에 자라난 뇌가 건강한 뇌와 어떻게 다른지, 어떻게 중독으로 연결되는지를 ‘뇌의 발달’모습과 중독자들의 상담 사례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중독 치유의 시작점은 먼저 자신에게도 중독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의 안내를 따라 차근차근 자신을 잘 점검한다면, 점차 복원되는 기쁨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중독이란 병의 근원과 실상, 그리고 우리의 삶을 얼마나 망가뜨리는 것인지 등에 대해 먼저 접근한다. 저자는 여기에서 '중독성 성격'이란 말을 사용한다. 치료자인 자신 역시 중독 성향의 성격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중독자들의 원인과 성격, 치유 방법에 대해 환자와 의사가 아닌 같은 중독자의 입장으로 함께 도와 치료한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다. "(저와 환자의) 밑바닥에는 중독성 성격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모든 만남에 '너'와 '나'의 만남은 없는 것 같고, 알고 보면 모두 '우리'의 만남이 아닐까 합니다. 그분들과 저와의 '우리'는 바로 그 중독성 성격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저의 어둠을 깨닫게 하는 각성자요, 동반자요, 치유자가 되었습니다. 그곳에서의 시간은 헨리 나우웬의 『상처 입은 치유자』의 내용을 체감하는 시간이 되엇죠. 그 후로 제 마음은 목사와 성도, 선생님과 학생, 의사와 환자, 상담자와 내담자 같은 '너 대 나'라는 이분법적 구조보다는 '너와 나' '우리', '동반자' '환대', '긍휼'과 같은 것이 더 깊게 자리하게 되었습니다."(p. 23)

 


 

저자는 이후 우리나라의 4대 중독(알코올, 마약, 도박, 인터넷) 현황을 파악한다. 책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대검찰청,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중독군과 만성 중독군 기준으로 우리나라 4대 중독자 총 수는 최소 711만 명에 달한다. 그런데 여기에 위험군과 고위험군을 합치면 22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인구를 5000만 명으로 본다면 2.5명 당 한 명꼴이다. 위험군과 고위험군까지 중독자 수에 포함시킨 것은 중독이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이다. 좋아지거나 나빠지거나 둘 중 하나다. 그냥 놔두면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진행되어 결국 중독이라는 질병이 된다고 한다. 저자는 대다수 국민이 잠재적 4대 중독자로 분류돼 전문적인 수준의 관리와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 가고 있다고 경계한다.

더욱이 대한민국은 '인터넷 강국'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한 중독도 심각한 수준이다. 인터넷을 탑재한 스마트폰 이용자 중 과의존 위험군은 20%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 중 유ㆍ아동의 과의존 위험도는 최대 증폭률인 20%를 웃돌고 있다. 이를 치료해 나가지 않으면 결국은 우리나라, 세계 인류 모두가 파멸의 길로 갈 것에 대해 심각한 상황을 인지한다. 대한민국 사회를 중독 사회로 규정한 책을 소개한다.

"대한민국은 중독 사회, 중독 시스템이다. 사회 전체가 알코올 중독자처럼 움직인다. 중독 시스템은 중독을 먹고살며, 중독을 촉진한다. 중독 사회 대한민국은 일 중독ㆍ권력 중독ㆍ경제성장 중독 등에 빠져 있다. 구원성도들도 일 중독ㆍ알코올 중독ㆍ스마트폰 중독ㆍ게임 중독ㆍ성형 중독 등에 빠져 있다.“*(p. 40)

*(『중독의 시대 : 대한민국은 포스트 트라우마 중독 사회다』, 저자 주)

 


 

저자는 중독 물질의 의학적 접근도 책에 게재했다. 정확하게 의학적으로 어떻게 판단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중독에 이르는가를 연구하면 치료의 단초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독과 관련된 주요 신경전달물질은 도파민, 아트레날린, 그리고 엔도르핀입니다. 이 셋은 목적과 기능에서 서로 차이가 있습니다. 모두 쾌감을 일으키지만 지나치면 병적으로 의존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인스타그램에 '좋아요'가 올라가는 것을 보며 느끼는 짜릿한 쾌감과 환희는 도파민으로 오는 것이고, 롤러코스터 시승에서 경험할 수 있는 흥분과 쾌감은 아드레날린에서 오는 것입니다. 이에 반해 달리기 애호가들이 신체적 고통에서 느낄 수 있는 도취감은 엔도르핀에서 온 것입니다."*(p. 56)

* 이것을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저자 주)라고 한다.

저자는 계속해서 우리 사회 곳곳의 중독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들을 짚어내며 치료의 길로 함께 갈 것을 권유하고 뜻있는 많은 분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학적 치료와 영성적 치유를 곁들여 함께 복합 치료도 좋은 방법임을 강조한다. 물론 자신의 임상 치료 결과와 연구 경험, 중독자들과의 상담 내용, 치유 과정 등을 종합해 이끌어낸 결론에 따라서다. 알코올이나 약물, 인터넷 중독 등의 문제 제기는 언론에서 이미 듣고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심각한 상황일 줄은 몰랐다.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의 문제가 팬데믹만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이 책을 통해 알게 돼 그나마 다행스럽다는 느낌이다. 저자의 중독 해독의 길에 많은 사람이 중독으로부터 해방돼 새로운 삶의 길을 찾아가기를 책을 통해 간절히 바란다.

 


 

실제 중독자들의 뇌는 변형되어 있습니다. 정상인들 것과는 많이 다르죠. 놀랍게도 포르노나 스마트폰 중독자의 뇌도 술이나 마약 중독자의 뇌와 똑같이 변형되어 있습니다. 저는 중독을 이같이 단순한 의학적 뇌 질병으로 보는 데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중독과 그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중독이 어느 진행 단계에 이르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뇌가 원한다’는 것입니다. 죽어 가면서도 뇌가 원하기에 멈출 수 없는 단계에 이른다는 것이에요.(p. 99)

 

저자 : 노상헌

 

미국 르터노대학교에서 과학사(B.S.) 컴퓨터 사이언스 엔지니어링을 전공하였다. 미국 무디성서학교(MOODY BIBLE INSTITUTE)에서 목회학 디플로마(DIPLOMA OF PASTORAL MINISTRIES) 과정을, 미국 휘튼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와 신학 석사, 임상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임상 분야에서는 미국 휘튼대학교 상담센터에서 1년, 미국 트리니티 신학교(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 상담센터에서 2년, 미국 뉴라이프데이 병원(NEW LIFE DAY HOSPITAL)에서 2년, 한국 뉴라이프 상담센터(NEW LIFE COUNSELING CENTER) 원장으로 10년간 근무하였다. 현재 미국 카이로스대학교 상담학 학과장(DIRECTOR OF COUNSELING)을 맡고 있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 교육대학원 겸임교수와 합동신학대학교 실천신학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GP 선교회(GLOBAL PARTNERS) 이사장, 보람 무지개 도서관 대표, 뉴라이프 아카데미(NEW LIFE ACADEMY) 대표이다. 시카고 서부교회 교육목사를 지냈고, 남서울교회 부목사와 남서울은혜교회 부목사를 역임하였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남서울예수교회 담임목사를 맡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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