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보이지 않는 도시, 퍼머루트 1부 : 공중에 떠 있는 집 1~2 세트 - 전2권 스토리 D
E. S. 호버트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1월
평점 :
절판


실재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가상의 도시는 늘 새롭고, 신선하다. 퍼머루트라는 도시 이름을 들었을 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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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보이지 않는 도시, 퍼머루트 1부 : 공중에 떠 있는 집 1~2 세트 - 전2권 스토리 D
E. S. 호버트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 『보이지 않는 도시 퍼머루트』(이하 『퍼머루트』)는 SF소설로서, 미래 과학의 발전을 근간으로 인류의 운명 등의 예상이 담겨 있다. 물론 인간이 중심이긴 하지만 인간의 힘과 능력보다 더 우월한 '라이톤'이 등장한다. 시대도 지금보다 멀지 않은 미래의 내용이긴 하지만 오히려 '시간'을 초월한 다른 세상의 이야기처럼 쓰였다. 내용만으로 구분하자면 언젠가 읽었던 듯한 기시감도 든다. 독자는 SF소설을 즐겨 읽지 않았지만 최근 쏟아져 나오는 책들이 독자로 하여금 SF소설 책으로 손이 가게 만들었다. 현재 SF소설의 전성기라고 할 만큼 큰 서점 어디를 가나 베스트셀러에 끼어 있고, 서점 책꽂이에는 어마어마한 책이 계속해서 출판·판매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추세가 아니라고 출판계는 말하고 있다. 오히려 외국의 추세에 따라 우리 독자들이 늘었고, 당연하게 작가들도 엄청 많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독자의 기시감도 서점에 가서 이리저리 책을 찾다가 책꽂이에 꽂힌 SF 책을 많이 봤기에 생긴 것일 수도 있다. 독자는 그 유명한 〈해리포터 시리즈〉도 읽지 않았다.

그러나 SF 소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해리포터 시리즈〉 때문이다. 워낙 유명하게 알려진 내용이라 그냥 '해리포터'라고 말하면 독자들은 모두 알아듣는다. 해리포터 신드롬(Harry Potter Syndrome)이란 용어가 생길 정도이니 이젠 놀랍지도 않다. 독자는 매스컴이 '해리포터' 이야기로 온통 이야기되고 있을 때가 한참 지난 영화로 제작되기 시작할 무렵에서야 내용을 알게 됐다. 독서의 폭이 좁았던 독자였음이 분명하다. 영화로 보기 전에는 〈해리포터〉에 관련된 신문 기사도 읽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이처럼 SF 소설에 대한 인기는 해리포터 직후에 못지 않을 정도로 오랫동안 이어오며 지금은 많은 작가들이 SF소설에 관심을 갖고 있는 듯하다.

 


 

해리포터 신드롬(Harry Potter Syndrome)이란 영국의 작가 조앤 K.롤링(Joan K. Rowling)의 아동소설인 〈해리포터 시리즈〉와 이를 소재로 한 영화, 캐릭터 상품 등에서 일고 있는 세계적인 열풍을 의미한다. 작가 롤링이 1997년 발표한 제1권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시작으로, 제2권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1998), 제3권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1999), 제4권 『해리포터와 불의 잔』(2000), 제5권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2003), 제6권 『해리포터와 혼혈왕자』(2005), 제7권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007)이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이 해리포터 시리즈와 관련해 일기 시작한 각종 열풍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두산백과)

해리포터 신드롬은 어쩌면 마법이 사용되는 미래라기보다 오히려 중세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판타지적인 면이 많아 '판타지 문학'으로 분류되면서 과학 소설(science fiction)과 혼용되면서 쓰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독자만의 생각이라서 맞는지는 모르겠다. 독자가 SF 소설을 읽지 않았던 것은 SF 소설을 '과학 소설'로만 인식했기 때문이다. 과학을 유난히 어려워했던 독자 개인적 이유였다. 우선 어려웠고, 관심이 멀어서인지 학교 다닐 때부터 높은 점수를 기대하지 못하는 과목이 과학 점수였다. 즉 예전에 달에 사는 이야기가 동화나 소설에 등장할 때처럼 먼 미래의 이야기를 작가가 상상으로 그리는 세계라고 알고 있어서, 독자 나름대로 '과학'이라기보다 '공상(空想)'의 의미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 『퍼머루트』는 표제어에 나와 있듯이 '보이지 않는 도시'이고, 시리즈 중 첫 번째로 보인다. 「공중에 떠 있는 집」이란 부제로 ①, ②권이 출간됐다. 번역자 이름도 빠져 있고 저자 E. S. 호버트도 독자로서는 처음 듣는다. 독자는 SF 소설 문외한에 가까워서 그렇지만 우리 출판사 〈팩토리나인〉에 대한 신뢰감은 갖고 있다. 독자가 읽은 책 중에 팩토리나인이 출판한 책도 꽤 여럿이다.

 

 

표제어 '퍼머루트'는 도시 이름이다. 이 책의 사건의 발단은 어느 마을에서 아이들이 모두 사라진다. 한날 한시는 아니지만 피해 아이들의 생일은 모두 2012년 12월 5일이다. 며칠 전 이웃 마을에서 '어린이 실종 사건'이 발생할 때만 하더라도 주인공 이안이 사는 마을은 잠잠했고 여느 때와 다름없었다. 그러나 사건이 확대되었는지 온 마을에 사라진 아이들의 사진이 붙기 시작한다. 수사 상황도 텔리비전을 통해 계속 뉴스로 보도된다. 어제는 남자아이, 오늘은 여자아이... 말 그대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남자아이는 엄마와 장을 보고 집앞의 공원에 들러서 스케이트보드를 탔다. 엄마는 벤치에서 아들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화장실에 들어간 아들이 십여 분이 지나도 나오지 않자, 확인을 했으나 감쪽같이 사라졌다. 경찰에 신고한 후 공원 구석구석을 더 찾아보았지만 사라졌다. 여자아이도 비슷했다. 그것도 집에서... 아빠는 거실에서 어린 동생과 놀아주고, 엄마는 부엌에서 간식을 준비하는 사이, 이 층 방으로 올라간 여자아이가 온데간데 없다. 역시 경찰에 신고했으나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남자아이나 여자아이 모두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화장실로 들어간 이후, 방으로 올라간 이후 각각 사라져 버린 것이다.

12월 5일은은 바로 10살 소녀 이안(주인공)의 생일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사라진 이유는 인간과 달리 특별한 마법 능력을 가진 '라이톤'들의 보이지 않는 도시 ‘퍼머루트’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예언 때문이다. “라이톤의 모든 능력을 가질 수 있는 단 한 명의 ‘룩스’. 그가 11살 생일이 지날 때까지 폴로(인간) 세상에서 무사히 살아남아 퍼머루트로 돌아온다면 라이톤과 폴로(인간)가 평화롭게 공존하게 되는 시대를 열 것이다”란 예언이 있다고 저자는 장치를 만들어 둔다. 이 예언이 실현되는 것을 막으려는 악당 '블락'들은 예언의 주인 ‘룩스’를 찾기 위해 온갖 음모와 계략을 꾸미기 시작한다.

인간 세상에서 엄마와 외롭게 숨어 살던 이안은 11살 생일을 앞두고 의문의 검은 그림자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 이안은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계기로 자신이 라이톤이자 예언의 주인 룩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도시 이름은 퍼머루트. 이안은 여자아이지만, 엄마가 이를 숨기기 위해 남자아이처럼 머리를 꾸미고... 쉽게 표현하면 정체를 숨기고 있다는 의미다. 왜 엄마와 이안은 숨어 지내야만 할까? 독자들의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한다. 몇 권까지 계속될지 모르지만 책 첫째 권에서 이유는 드러난다. 불행하게도 엄마는 이얀에게 펜던트를 주면서 "위험한 순간에는 가장 안전한 곳을 떠올려라"고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 그곳은 어디일까? 엄마가 마지막 목숨을 다하면서 이안에게 가르친 말은 '바람의 소리'다.

"바람의 소리." 엄마가 살랑이는 나뭇잎을 바라보며 나직이 말했다.

"바람의 소리?" 이안이 엄마를 보며 물었다.

"힘들 때는 바람의 소리를 들어 봐. 조용히 바람의 소리를 듣다 보면 슬픔이나 안 좋은 감정들이 바람에 흘러가 버리고, 따뜻함, 사랑 같은 좋은 감정들이 찾아온단다."

엄마가 이안과 눈높이를 맞춰 앉으며 말했다.(p.38~39)

엄마가 목숨을 잃은 이후부터 이안을 도와주는 테오도라라는 백발 할머니가 등장한다. 또 모든 이안과 여정을 함께하면서 삼총사로 굳게 믿음을 나누는 진과 비비스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이안을 도와주는 인물 말고 당연히 이안을 없애려고 하는 악당들 '블락'이 있다. 이안은 블락들의 방해를 뚫고 퍼머루트로 들어갈 수 있을까? 우선 「공중에 떠 있는 집」(1, 2권)의 목표다. 물론 이안에게 숨겨진 마법 능력들을 발견해 진정한 룩스로 성장하는 일도 중요하다. 블락들과 맞서 인간과 라이톤의 평화를 지키는 일이 이안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이 쉽지 않은 목표와 여정에 각종 험난한 일들이 펼쳐질 것은 훤하다. 현실 세계와 완전히 분리돼 있는, 특별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은 시리즈로 이어질 것을 예고하려는 듯 책의 맨 앞에 등장인물에 대한 짤막한 소개가 곁들여진다. 이는 대체적으로 대하소설처럼 스토리가 긴 책들에 대해 저자가 독자들이 중심을 잃지 않도록 미리 공유하기 위해 쓰인다는 점을 미루어 이 소설 『보이지 않는 도시 퍼머루트』의 긴 여정을 암시하는 것 같다.

 


 

이안 켄튼 : 외롭고 소외된 삶을 사는 열 살 소녀 폴로(인간).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죽게 되고, 자신이 폴로 세상과 퍼머루트에 평화를 가져다줄 '예언 속 룩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총 다섯 종류의 라이톤(보석)의 능력이 생기게 되는 예언 속 룩스.

테오도라 대번포트 : 폴로들 세상과 퍼머루트를 이어주는 안내자이고 위대한 코리도란. 백발의 구름머리에 천부적 실력, 지혜로움과 신비로움, 작은 일탈을 눈 감아주는 센스 덕에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블락들이 두려워하는 유일한 라이톤이다. 이안에게는 영원히 부모이자 스승 같은 존재이다.

비비스 위버 : 노란빛을 보석을 지닌 스스로의 천재성을 모르는 아키테림. 이안의 감정과 고통을 이해하고, 비비스다운 장난으로 위로를 건네며 곁에서 늘 힘이 되어 주는 친구다.

진 호킨스 : 푸른빛의 보석을 지닌 빨간 머리의 코리도란. 이안의 곁에서 늘 밝고 당찬 에너지를 주는 친구다.

클로드 : 퍼머루트의 치료사이자 유일무이한 실력을 갖춘 페어도움. 테오도라가 이안을 지켜주는 것에 질투심을 느껴 이안이 죽기를 바란다.

클레어 켄튼 : 이안의 엄마. 뒤어난 실력을 지닌 브레익트.

휴버튼 켄튼 : 이안의 아빠. 플로지만 죽을 때 브레익트가 된다.

피터 : 어린 시절 겪은 어떤 사건 때문에 플로에 대한 증오심이 깊다. 이안의 엄마를 죽인 검은 정체로 절대악의 존재이며 블락의 우두머리이다.

맥스웰 : 현존하는 룩스이자 아키데릴. 자기 소멸 후에, 예언 속 룩스 이안을 돕기 위해 이안이 룩스가 되는 데 필요한 몇 가지 단서를 숨겨둔다.

죠 헤프너 : 스키샤인 수장이자 악명 높은 블락. 예언 속 룩스인 이안을 없애고, 블락들만 존재하는 세상을 꿈꾼다.

릴리 헤프너 : 죠 헤프너의 부인이고 능력이 뛰어난 스키샤인. 아름다움 뒤에 사악함을 숨긴, 뼛속까지 철저하게 블락인 진짜 악당이다.

맥 키스 : 코리도란 수장 집안의 아들이자 블락. 세상 모든 일에 무관심하지만, 플로들 세상에 흥미를 느끼고 폴로들 물건을 모으는 것이 취미다. 최고의 실력을 갖춘 만큼 자신감도 크다.

 


 

이 책 『보이지 않는 도시 퍼머루트』는 모두 5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각 이야기는 이안이 라이톤의 마법 능력을 하나씩 얻으며 악당 블락으로부터 인간과 라이톤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성장하는 특별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테오도라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안, 이안에게는 '동화 같은 그림'이 눈앞에 펼쳐진다. "아주 먼 옛날, 폴로들 중에는 '특별한 존재'가 있었단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것의 존재를 소중하게 믿었고, 흔히 '초능력'이라고 말하는 능력이 있엇지. 우리는 그들을 '라이톤'이라고 물었단다."(p.26~27)

테오도라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보면 폴로와 라이톤은 각각 다른 인간이 아닌 한 인간에 내재한 다른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더 읽어봐야겠지만...

 

테오도라에 따르면 라이톤은 인간(폴로)과 달리 신비한 마법 능력을 가지며 자신의 라이톤 종류에 해당하는 한 가지 색깔의 보석을 이마와 목, 가슴(심장), 손목, 발목 등에 지니고 있다. 라이톤은 각각의 색에 해당하는 마법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 초록빛은 '스키샤인'이라 불리는 라이톤으로 '우정'을 소중히 여긴다. 이어 노란빛 아키테림은 '지혜', 브레익트는 '용기', 마지막 페어도옴은 '사랑'을 소중히 여기며 보랏빛 보석을 지녔다. 이안은 특이하게 새로운 능력을 획득할 때마다 새로운 색깔의 보석이 추가된다. 이 때문에 예언을 막으려는 악당 블락은 이안이 바로 ‘예언의 주인 룩스’라고 확신하게 된다. 이안이 예언의 아이라는 테오도라 백발노인과 자신을 해치려 시시각각 위협을 가하는 사악한 블락. 이안은 아무런 보석도, 능력도 없이 엄마의 죽음으로 혼란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엄마의 죽음을 밝혀내기 위해선 자신의 능력을 깨우쳐야만 한다. 과연 이안은 자신의 숨겨진 마법 능력을 발휘해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무사히 퍼머루트로 갈 수 있을 것인가.

 

저자 : E. S. 호버트(E. S. Hobart.)

 

누구에게나 보이지 않는 것을 믿었던 순간이 있다. 피터팬과 함께 네버랜드로 가고,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고, 9와 4분의 3 승강장을 지나 마법사가 되어보는 상상. 이런 상상들은 살다 보면 삶에 치여 자취를 감춰버린다. 하지만 이 상상들은 내 안의 의연함, 회복력, 용기, 아이디어, 지혜가 되어 삶을 지탱해 주는 뿌리가 된다. 이것이 바로 상상의 힘이라고 믿는다. 이야기란 상상의 세계로 안내하는 지도라고 생각한다. 어른에게 상상의 즐거움을 되찾아 주고 아이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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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커플링과 공급망 전쟁 - 미중 전쟁과 뉴노멀 그리고 위기의 대한민국
이철 지음 / 처음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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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지난 2010년 G2로 올라서자 세계 경제 지형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구 소련 해체 후 유일 강대국이자 패권국임을 자타가 공인하고 미국은 세계의 경찰 국가임을 자처하며 지구촌을 손아귀에 쥔 듯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미국과 보조를 맞추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이뤄낸 유일한 국가로서 지난 세기말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다. 미국이 승리한 패권 쟁탈전에서 대한민국도 미국과 보조를 맞춤으로써 한몫 챙긴 듯한 모양새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곧바로 IMF라는 교과서에서 말로만 듣던 채무국 신세로 전락해서 미국이 우리에게 특혜를 준다는 믿음은 근거없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중국은 등소평의 개혁·개방 정책으로부터 경제 발전을 폭발적으로 이뤄내고 2010년엔 일본을 제치고 G2로 올라섰다. 역사적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G2 진입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2050년을 목표로 미국을 제치고 G1으로 올라설 계획임을 공공연히 밝혔다. 세계 경제계는 이때에는 큰 충격을 받지 않았던 것 같다. 다만 G1 진입을 목표로 중점 추진하는 경졔 정책이 차근차근 하나씩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공언이 결코 허언이 아님을 직시하게 됐다. 일대일로, 세계 교통망 연결, 제 3세계 원조 등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추진해 나갔다.

이에 미국의 입장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일이라고 큰소리를 쳤지만 나름대로 대비책을 세우고 있는 듯한 제스처를 여러 번 취했다. 가장 강경한 대중 정책을 편 트럼프 대통령 시절엔 드디어 〈미중 무역전쟁〉을 선언할 정도로 급격한 중국의 추격에 대처해 나가고자 했다. 이처럼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은 글로벌 경제 판도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 갈등은 단순한 정치적 충돌을 넘어 세계 경제에 깊은 영향을 미치며, 글로벌 공급망의 근본적인 구조 자체를 흔들 것이란 경제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일촉즉발의 상태로 치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시작으로 에너지, 식량, 반도체, 베터리, 희토류와 같은 핵심 분야의 동향이 크게 흔들리고 있고, 이 변화의 파장은 각국의 산업과 경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까지 닿아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무역 문제를 넘어, 우리의 일상에서 필요한 기본 자원, 그 가격과 그 자원에 대한 접근성에도 깊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책 『디커플링과 공급망 전쟁』은 미중 분쟁의 시작점부터 현재의 상황과 앞으로의 시나리오까지 깊고 넓은 영향을 철저히 분석한다. 저자 이철은 이 책에서 주요 공급망의 변화와 우리 기업 및 국민이 직면하는 위험성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루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미래 지향적인 대안과 해결 방안을 제시하며, 국가 차원의 대응 전략에 대해서도 깊이 탐구하기 위해 쓰였다고 집필 취지를 밝힌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미중 갈등 속에서 어떻게 안정적인 위치를 찾을 수 있는지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독자들에게 국제 정세와 미래의 전략적 방향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먼저 독자는 이 책의 표제어로 쓰인 '디커플링(decoupling)'이란 단어에 대해 지식을 갖지 못해 이 용어의 개념을 정확히 파악해야 했다. 물론 이 책에도 설명이 나와 있다. 그러나 너무 짧은 설명만 들어 있어 독자가 나름대로 찾아 먼저 정리해 본다. 디커플링이란 국가와 국가, 또는 한 국가와 세계의 경기 등이 같은 흐름을 보이지 않고 탈동조화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동조화(coupling)의 반대 개념이다. 한 나라 또는 일정 국가의 경제가 인접한 다른 국가나 보편적인 세계경제의 흐름과는 달리 독자적인 경제흐름을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크게는 국가경제 전체에서, 작게는 주가나 금리 등 국가경제를 구성하는 일부 요소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수출과 소비, 주가하락과 환율상승 등과 같이 서로 관련있는 경제요소들이 탈동조화하는 현상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대한민국 경제와 미국 경제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때는 "미국에서 콧물을 흘리면 일본이 기침을 하고, 한국은 감기에 걸린다"라는 말이 유행했을 정도였다. 미국의 주가가 떨어지면 한국의 주가도 떨어지고, 반대로 미국의 주가가 오르면 한국의 주가도 오르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이와 같이 미국의 주가와 한국의 주가 움직임이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것을 커플링이라고 한다. 반대로 미국의 주가가 오르는 데도 한국의 주가는 미국의 주가 흐름에 동조하지 않고 미국 주가의 영향에서 벗어나 하락세를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탈동조화 현상이 디커플링이다. 또 주가가 하락하면 환율은 상승하고 주가가 상승하면 환율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인데, 이와 달리 주가가 하락하는 데도 환율이 상승하지 않고 제자리에 머무르는 현상, 수출이 증가(감소)하는 데도 소비는 감소(증가)하는 현상, 서구의 증시는 상승(하락)하는데 아시아 증시는 전체적으로 하락(상승)하는 현상 등도 디커플링에 속한다.(두산백과)

이와 비교되는 '디리스킹(de-risking)'이란 단어도 요즘 많이 쓰인다. 책에 따르면 디리스킹이란 말은 2023년 3월 30일 우르줄라 게르트루트 폰 데어 라이엔(Ursula Gertrud von der Leyen)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한 연설에서 처음으로 언급되면서 주목받았다. 그는 "중국으로부터의 디커플링은 실행 가능하지도 않고 유럽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에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유럽연합(EU)은 물론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도 디커플링이 아니라 디리스킹을 지지한다고 표명했고, 이어 2023년 5월 20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경제 안보를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으로 조정하기로 합의했다. 국제정치에서 적대적이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위험 요인을 줄여 나가는 전략이다. 디리스킹은 사전적으로 '위험 경감'이라는 의미로, 원래는 금융기관이 위험 관리를 위해 문제 소지가 있는 특정 고객뿐만 아니라 유사한 특징을 갖는 고객집단에 대해서도 선제적이고 광범위하게 거래를 제한하는 방침을 일컫는 용어였다고 한다.

 


 

올해 6월 19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과 미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이 만났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은 “중미 양국이 올바르게 공존할 수 있느냐에 전 세계의 명운이 걸려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날 양국 관계가 ‘디커플링(미중 공급망 분리)’에서 ‘디리스킹(양국 갈등으로 인한 위험 줄이기)’으로 완화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저자 이철은 여기에는 서로의 국사를 존중하고 큰 싸움으로는 번지지 말자는 함의가 담겨 있지만, 과연 주변국들도 이 전쟁에서 무사할 수 있을까?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얼마 전, 기획재정부가 개최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 컨퍼런스에 경제 관련 장관들과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의 참석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한 대한민국의 제일 위험 요소는 바로 ‘지정학적 불안정성’이었다. 미중의 분쟁과 이로 인한 공급망 분리, 각국의 보호무역정책, 양안 전쟁 문제 등에서 한국은 완전한 휘둘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즉 세계가 디커플링이 진행되건 디리스킹으로 변해가건, 중국과 가까운 대한민국은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반중 정서에는 익숙하지만, 국제 관계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한다.

지금 우리 기업과 국민이 모두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우리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전략이 필요하다 이것은 단지 반도체나 자동차 등의 수출길이 막히는 것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쓰는 물품과 식량의 부족, 에너지 고갈 그리고 전쟁 위협까지 모두 통틀어 말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 『디커플링과 공급망 전쟁』을 통해 미중 충돌이 야기할 모든 공급망 문제를 시뮬레이션해 보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고래등 싸움에 새우" 꼴이 되는 대공황에 빠지지 않고 새로운 질서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모두 7장(章)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글로벌 경제를 뒤흔드는 디커플링」, 2장 「미중 대립으로 파편화된 공급망」, 3장 「하나의 시장은 무너졌다」, 4장 「두 개의 시장과 교차 시장」, 5장 「새로운 경제 질서의 시작, 탈달러화」, 6장 「전략 자원의 공급망 리스크가 밀려온다」, 7장 「대한민국의 선택, 새로운 세계 질서」 등이다. 이 책에서 다룬 디커플링과 공급망 문제, 그리고 디리스킹은 모두 미중 무역분쟁으로부터 촉발된 문제들이다. 미중 무역전쟁을 누가 선언했느냐를 따지는 것은 이제 아무 의미가 없다. 이젠 미중이 전면전으로 뛰어들었다고 판단되는 만큼 중국 시진핑이 말한 '각자도생' 전략을 세워 자력으로 헤쳐나가야 한다. 미국도, 그렇다고 중국도 우리를 특혜 대상으로 생각지 않는 현실에서 확실한 의사 결정을 내리든지, 가능하다면 미국과 중국과의 교차점에서 경제 정책에 임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 책에서 눈길을 끈다. 여러 가지 대안이나 기존 나온 대안 중 대한민국에 가장 이익이 될 현실적인 결정을 해야 하기에 더욱 새롭게 들린다.

저자는 대한민국이 지금이라도 능동적으로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을 잡고 정책을 이끌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가 겉으로 보기에는 이러한 노력이나 대안에 대한민국 정부가 무관심해 보인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현재 저자는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미디어 활동을 조금 하다 보니 중국에 진출한 여러 대한민국 기업들의 소식을 듣는 편인데, 이미 상당수의 중국 진출 대한민국 기업들이 중국을 떠났다는 소식을 직간접적으로 듣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 현지에서의 상황은 매우 긴박하게 들리는데 정작 대한민국 정부의 경제 정책은 한미일 공조 외에는 아무 대안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안보 문제를 이유로 한미일 공조가 경제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안보는 안보대로, 경제는 경제대로 대안과 나름의 능동적인 정책 하에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가장 핵심적 내용이다.

 


 

이 책의 기점이 되는 디커플링과 디리스킹, 공급망 문제 등은 모두 미중 무역전쟁으로부터 도출된 해결책의 일환이고,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의 원인과 진행 과정, 향후 예측과 전망에 대해 정밀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 자칫 어렵게 일군 경제 대국 신화가 사상누각으로 끝나고 경제가 무너진다면 대한민국의 발전은커녕, 정체성, 안보 등 모든 것을 잃어버릴 우려가 있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물론 경제 문제에 문외한인 독자가 이 책의 중심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점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필자의 의도도 미중의 무역전쟁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의 의견은 대한민국 모든 구성원들의 바람이고 목표이라는 데는 공감하기에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일반 경제 전문가는 물론, 경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도 읽기 편하게 경제 용어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비경제인이 읽어도 술술 읽힐 정도로 쉽게 기술되어 있는 특징을 잘 갖추고 있다. 이는 비경제적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모두 읽어야 할 책이라는 말과 같은 뜻이 들어 있다고 독자는 판단한다. 특히 정책 부재와 정책의 잘못을 따지는 탓하는 국민들에게 볌우리의 경제 문제가 외부에서 온 영향 때문이라고 잘못이나 정책 부재를 탓하는 국민들에게 볌

 

저자 : 이철

 

1960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 학생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하고 무기정학도 당하는 등 곡절 있는 청소년기를 보낸 후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에서 학사 및 석·박사를 취득하였다. 중화민국(타이완)인 아내와 결혼 후 20년 이상 중국에 머무르며 활동하고 있다. KT 기술협력부장, 삼성SDS 중국 법인장, 디지카이트 CEO, SK 전문위원, 플랜티넷 중국법인장, 중국 기업 TCL의 CIO를 역임했고 이스라엘의 카타센스에서 아시아 태평양 사업 개발을 담당했다. ‘중국 공유 자전거 한국 Localization’, ‘중국 상무부 CPC 코드 시스템’, ‘중국향 통신건설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 ‘산시성 유해사이트 차단 시스템’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한 바 있다. 저서로는 『중국의 선택』, 『중국 주식 투자 비결』, 『이미 시작된 전쟁』이 있다. 또한 현재 유튜브 채널 [이박사 중국 뉴스 해설]을 운영하며 여러 매체에 저작 활동을 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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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암시 - 자기암시는 어떻게 우리의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까
에밀 쿠에 지음, 김동기 옮김 / 하늘아래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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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제어로 쓰인 '자기 암시'란 단어는 어디서 들어본 것 같기도 하지만 무슨 뜻으로 어디에서 자주 쓰이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기 어렵다. 들어는 봤지만 어디에 사용하는 말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의학 등 학문을 통해 배운 사람들이야 잘 알겠지만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단어는 아니다. 이처럼 낯설음과 친근함을 동시에 가진 말 중 '자기 암시'와 연관되어 떠오르는 단어는 '자기 최면'이란 말이다. 우리가 '최면술'이란 단어는 익숙하기에 금세 떠오른다. 특히 최근 사이코패스 범죄나 오래된 강력 범죄 수사에 최면술이나 최면 기법이 자주 거론되기 때문에 더 잘 알려져 있다. '자기 암시'를 치료에 사용하기 시작한 사람이 이 책 『자기암시』의 저자 에밀 쿠에(Emile Coue)다. 이렇게 생소하지만 친근함은 자기암시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랫동안 우리 주변에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낯선 느낌을 받게 되는 까닭은 자기암시의 개념이 제대로 연구되지도 않은 데다가 그마저도 왜곡되어 알려졌기 때문이다.

책에 따르면 자기암시는 그것을 인식하든 못 하든 인간이라면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있는 도구이며, 그 도구는 신비하고도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힘은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최상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고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최고의 결과와 최악의 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이 힘 자체가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의 기술에 달려 있다. 따라서 자기암시라는 도구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것이 가진 힘을 이용하는 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그것으로 인해 우리 자신의 인생이 전혀 다른 방향과 방식으로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안에는 무한한 힘의 원천이 있다. 그 힘은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고 아무렇게나 사용하면 자신에게 피해를 입히기도 하지만, 제대로 인식하게 되면 자기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게 되고 마음과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할 수 있다.

 


 

저자 에밀 쿠에가 이 책을 쓴 이유이고, 쿠에는 '자기 암시 치료'의 창시자라고 불리운다. 환자 자신의 치료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의 고통을 치유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자신의 삶을 행복하고 아름답게 가꿔나갈 수 있다는 데서 이 치료법은 자주 사용되어 왔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자신이든 타인이든 갈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마음을 올바르게 인도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의식적 자기암시뿐이다"는 점을 에밀 쿠에는 강조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를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의지로써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과 다르게 저자 에밀 쿠에는 의지와 상상의 싸움에선 항상 상상이 이긴다고 말한다. 의지를 더하면 더할수록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며, 오히려 원하는 바와는 정확히 반대의 결과가 이루어진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잠을 자려고 노력하면(의지를 다하면)할수록 더 잠을 들 수가 없다. 하지만 자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편안히 잠을 잘 수 있게 된다.

또 어떤 사람의 이름을 기억해 내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입안에서 맴돌 뿐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생각나겠지 하고 마음먹으면 어느새 기억이 난다. 이것은 우리의 '무의식'이 우리 몸 각 부분의 기능을 지배함은 물론 우리의 모든 행동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그 무의식의 작용이 상상이며, 의식적인 노력이나 의지를 통해서 생각을 바꾸지 말고, 무의식을 길들여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라는 것이다. 무의식이 의식을 상상이 의지를 이기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이 책에서 역설한다. 쿠에(Emile Coue, 1857~1926)는 1882~1910년 토르와에서 약국을 경영하던 중 당시 신약을 찾는 고객들이 내용보다는 포장이나 선전에 따라 보다 강한 효과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최면술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쿠에는 우선 낭시의 A. 리에보로부터 이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환자에게 최대의 조건은 자기 암시이고, 약물이나 다른 것은 암시에의 매개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910년 그는 낭시에 그의 독특한 암시요법 시술소를 세웠다. '나는 좋아지고 있다. 하루하루가 좋아지고 있다' 혹은 '나는 고통이 줄어들고 있다' 와 같은 언어 암시가 중심인데 그 방법은 현재 재평가되고 있다.(인명사전) 현대인들은 많은 정신적으로는 현실에 대한 좌절감, 의욕상실, 자신에 대한 자괴감과 육체적으로는 온갖 질병 등으로 마음과 몸이 상처와 고통, 자존감을 상실한 채 살고 있다. 그것은 급변하고 있는 현실과 자신의 인생이 행복해지는 것, 건강해지는 것, 원하는 목표를 성취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이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에게 몸과 마음의 치유를 위한 자기 암시법을 소개하며, 구체적인 치료와 수행의 방법을 제시한다. 자기암시는 일상생활 속에서 절실한 자기 변화와 절망의 순간에 자신감을 회복시키고, 마음의 힘, 믿음의 힘, 긍정의 힘의 위력을 체험과 동시에 자기 자신 속에 숨겨져 있는 힘을 믿고 그 힘을 끌어내는 하나의 기술을 제시한다.

책에 따르면 자기암시의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이 말을 하루에 스무 번씩 반복하는 것이다. 이 말은 자기암시로 무의식에 각인되어 뇌에 명령을 내리고 뇌는 그 명령에 따라 삶의 모든 것을 움직인다. 반복적인 암시 행위를 통해 인간의 잠재의식에 특정한 의도를 전사하면서 그 거대한 잠재의식의 힘이 현실화의 메카니즘을 실행한다.

 


 

이 책은 이에 따라 몸과 마음의 치유를 위한 자기 암시법과 일상생활 속에서의 구체적인 수행 방법을 정리하고 있다. 절망의 순간에 자신감을 회복시키고, 실패를 성공의 기회로 전환하고 단점을 장점으로 변화시키는 자기암시는 우리 인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 속에 숨겨진 힘을 믿는 것이다. 그 힘을 통해 의심하지 않고 행복한 상상을 하면 그 모든 것들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에밀 쿠에는 말한다. 독자는 의학과 약학 등 과학적 지식이 일천해 이 책을 읽기 위해 최소한의 단어 의미를 미리 정립할 필요를 느낀다. 자기 암시란 의미와 방법, 효과를 기대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 단어들이다.

간호대백과에 따르면 자기암시법(Auto-suggestion-Methode)은 자신의 이성에 호소하는 일없이, 무비판적으로 수용되는 심리과정을 암시라고 하는데, 자기자신이 암시를 관념으로서 가지는 것을 자기암시라 한다. 쿠에는 치료적 암시를 사용한 자기 암시법을 행했으나, 자율훈련법에서도 이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또 자기최면(Autohypnose)에 대해서도 기술하고 있다. 최면이란, 일정한 암시조작으로 인도되는 심리생리학적으로 특유한 상태인데, 자기의 힘으로 타자최면과 마찬가지의 상태를 얻는 것을 자기최면이라하고 이 상태를 간단하고도 효과적으로 얻는 방법으로서, 자율훈련법과 점진적 근이완법이 있다. 자기최면은 자력으로 최면상태가 얻어지므로 간단히 행할 수가 있어 심신증 등의 질환에 대한 예방적, 치료적 효과가 크다.

자기 암시와 자기 최면의 차이를 독자로선 발견하기 힘들다. 공통점은 심리 치료란 점에서는 같은 의미로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설명도 '최면(hypnosis)'에 집중돼 있다. 최면이란 최면법 또는 최면술이라고 불리는 일정한 방법으로 의도적·인위적으로 야기되는 인간 유기체의 특수한 상태 및 그것이 원인이 되어 생기는 심리적·생리적인 일련의 현상들을 일컫는다.

 


 

최면 상태는 수면과 각성의 중간적 특징, 특히 잠들 때의 상태와 비슷하나 수면과 분명히 구별된다. 피암시성이 현저히 앙진되어 평소와는 다른 의식성이 특징이며, 의식이나 운동·지각·기억·사고·상상·감정 등의 여러 심리학적 활동, 뇌파와 근전도, 위장, 순환기계, 자율신경계 등의 생리학적 활동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최면을 유도하는 수단을 ‘최면법’이라 하고 타인에 의해 유도되는 것을 ‘타자최면’, 자기 자신이 유도하는 것을 ‘자기최면’이라 한다. 둘 다 준비된 일련의 암시 계열에 차례차례 반응시킴으로써 암시에 대한 반응의 용이성, 즉 피암시성을 서서히 항진시키면서 아울러 의식성의 변화도 강화하는 것이 골자이다.

이때 타자최면에서는 유도자와 피험자 사이에 특히 밀접한 인간관계가 필요한데, 그것을 라포르(rapport)라 부른다. 자기최면에서는 심신의 이완과 암시반응을 위한 학습 및 훈련이 필요하다. 최면은 인류역사와 더불어 존재했다고 일컬어질 만큼 예로부터 세계의 어느 지역에서나 행해졌고, 특히 원시적 종교의식이나 의료 ·사회적 습관 등에 가지가지 형태로 이용되어 왔다. 과학적 연구는 F.A.메스머와 J.브레이드에 의해서 시작되었다고 하여 최면을 메스머리즘, 브레이디즘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특히 브레이드는 이것을 수면의 한 형태로 생각했기 때문에 잠을 의미하는 히프노(hypno)라는 말에서 히프노티즘(hypnotism)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현재도 그것이 사용된다.

최면 중에는 ‘∼이 된다’느니 ‘∼라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등의 암시에 의해 몸이 뒤로 넘어지기도 하고, 팔이 떠오르거나, 또는 눈꺼풀이 감기는 등의 관념운동현상을 흔히 볼 수 있다. 손이 벌어지지 않고, 팔이 구부러지지 않으며, 발이 방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는 등 이른바 강경증(catalepsy)도 있고, 실제의 지각자극이 없는데도 지각경험을 하는 것 같은 환각은 미(味) ·후(嗅) ·촉(觸) ·청(聽) ·시(視) 운동 등의 여러 영역에 나타난다. 또 자기의 이름이나 연령, 그 밖의 기억을 잃었다고 느끼는 건망, 심신기능이 개체발생적으로 과거로 되돌아가는 퇴행, 현실적으로는 존재하는 것을 없다고 인지하는 부(負)의 환각 등도 보인다. 최면중의 경험을 각성 후에 잊어버리는 후최면건망(後催眠健忘), 최면중의 특정암시만이 각성 후에 특히 명료하게 재생 ·수행된다는 후최면암시 등도 보인다.

 


 

최면과 암시는 이처럼 심리학에서는 같은 뜻으로 쓰이지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서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아마 최면에 대한 연구가 더 지속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진 탓인 것으로 독자는 생각한다. 특히 이를 응용한 치료법에서도 거의 유사한 방법이 쓰인다. 다만 최면과 암시는 혼용돼 사용하는 바람에 최근에 와서야 다른 방법과 현상 등을 별도로 기록하는 것 같다. 이에 따르면 최면은 심신기능을 강화하기 때문에 이것을 의료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일찍부터 행해져 여러 가지 새로운 치료법을 탄생시켰다. 메스머는 최면중에 비상한 항진을 나타내는 피암시성을 이용해서 ‘암시요법’을 행하였기 때문에 뒷날 최면요법이라고 하면 암시요법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오해하게 되었다. 그 후 에밀 쿠에가 자기 자신에게 암시하는 자기암시요법을 썼기 때문에 그것을 쿠에이즘(Coueism)이라고 부른다. 뒤에 J.H.슐츠가 자기최면에 의한 치료체계를 만들어 자율훈련법(autogene training)이라 명명했는데 오늘날 치료법·건강법으로서 널리 쓰인다. 브레이드는 최면중에 통각역이 저하하는 것을 이용하여 대퇴절단 등의 외과수술을 최면무통 상태에서 성공시켰다. 그 후 치과에서 최면은 치과적 처치를 위한 무통과 마취효과 촉진에 쓰이고, 입에 관한 정신신체현상이나 습벽 등의 컨트롤에 원용하게 되었다.

또 분만시의 무통이나 정신적 안정을 위해 최면암시가 쓰인다. 심신의 과도긴장을 배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상의 정신적 건강의 유지, 운동선수의 ‘흥분’ 대책, 뇌성 마비자 등의 지체부자유자의 리허빌리테이션에도 이용되는 길이 열렸다. 또한 최면의 역사는 수많은 현행 심리요법을 탄생시켰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모두 7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상상은 언제나 의지를 이긴다〉, 2부 〈몸을 치유하고 마음을 변화시키는 자기암시법〉, 3부 〈모든 곳에 자기암시의 힘을 이용하라 질병을 치료하는 자기암시〉, 4부 〈믿음과 자신감을 위한 자기암시〉, 5부 〈자기암시에 관한 질문들〉, 6부 〈에밀 쿠에에게 온 감사의 편지〉, 7부 〈자기암시를 돕는 몇 가지 수행법〉 등이다. 이 책을 관통하는 문구는 "“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이다. 독자들의 일독을 권한다.

 


 

"인간의 능력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의지가 아니라 상상이다. 의지를 훈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큰 실수를 범하는 것이다. 의지가 아니라 상상을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한다."(p.33)

"의식적인 자기암시는 자연스럽고, 단순하게, 확신을 갖고 행하라. 절대로 의지로 '노력'을 해서는 안 된다. 무의식이 한 잘못된 자기암시 후 자주, 쉽게 나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p.202)

"자기 통제는 '그렇게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손이 떨리고 다리가 후들거리면, 곧 멈출 것이라고 자신에게 말하라. 그러면 그 증세가 사라질 것이다. 시술자를 믿지 말고 당신 자신을 믿어라. 당신을 치료할 수 있는 힘은 오로지 당신 자신 안에 있다. 나는 그저 그 힘을 사용하는 법을 알려줄 뿐이다.(p.203)

 

저자 : 에밀 쿠에(Emile Coue)

 

1857년 2월 26일 프랑스 트로와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과학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했던 에밀 쿠에는 순수 화학자가 되고 싶었으나, 가정형편 때문에 약사가 된다. 28세에 리에보를 만나 최면술을 본격적으로 연구하다가 ‘플라세보 효과’를 확인하게 되고, 이를 더욱 발전시켜 ‘자기암시법’이라는 자신만의 요법을 창시했다. 그 후 진료소에서 자기암시법으로 정신과 몸에 병이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치료하였고, 명성이 널리 알려진 후에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환자를 치료하고 자기암시법을 전파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일반 환자들은 물론 의사들과 정치가에게까지 영향을 끼친 그의 치료법은 질병과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었다.

 

역자 : 김동기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같은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부전공했으며, 불어 고급 과정을 수료했다. 졸업 후 주로 한국과 독일 기업에서 독일어, 영어 통역과 번역 업무를 담당했으며, 을 영역했다. 지금까지 기술, 심리, 교육, 인권에 관련된 다수의 서적을 한국어로 번역하거나 영역했으며, 현재도 통역과 번역 일을 병행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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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세기의 재판 이야기 - 그 재판이 역사가 된 이유! 고대부터 현대까지 세기의 재판으로 알아보는 흥미진진한 법과 세계사
장보람 지음 / 팜파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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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세기의 재판 이야기』는 단순한 법이나 재판 이야기라면 쉽게 읽기 힘든 책이란 생각이 먼저 든다. 법이나 재판은 우리 일상과 그다지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게 대부분이니까.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12개의 재판은 우리의 삶, 즉 역사를 바꾸는 데 인용되는 유명한 재판 이야기이다. 흔히 '역사적 재판'이라고 일컬어지는 재판들이다. 법과 인간의 존엄성이 맞부딪치는 경우 어떤 것을 우선해야 하는가에서부터 우리 삶의 경계선에서 우리의 삶을 오히려 압박하는 사건들의 재판도 있다. 우리는 일상 생활을 하는 가운데 흔히 법은 재미없고 어렵다고 생각한다. 사실 되도록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법에 의해 유지되고, 법에 의해 발전된 방향으로 진전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법의 필수불가결의 요소다.

살면서 개인의 신체 안전과 재산 보호는 법이 아니면 살기 어려울 만큼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사회 인구가 많아지고, 문명 발전으로 인간의 문명이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자신의 신변 안전과 재산 보호만 생각하면서 살 수는 없다. 이때문에 살면서 되도록 가보고 싶지 않은 곳이라면 병원과 재판정이라는 속담도 전해 내려온다. 현대 법에서는 재산 문제가 굉장히 많아지며 민감하게 삶과 관련된 경우 재판이 쉽지 않다. 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소송 기간) 너무 길어지기도 한다. 개인과 이해 관계가 걸린다면 어느 한 개인의 손을 쉽게 들어줄 수 없다. 서로의 이익을 위한 주장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형사 사건의 경우 대개 법에 규정한 범죄자를 다루기 때문에 재판 과정이 단순하고 짧을 수도 있지만 민사의 경우 "몇 년이 기본"이라는 말도 유행된 지 오래됐다. 조선시대에도 재산을 물려줄 피상속인에게 상속인이 당부하는 유언이 "절대 송사에 휘말리지 말라"는 유언을 많이 남겼다고도 우스갯소리처럼 전해 내려온다.

 


 

민사든 형사든 모두 법정에서 이루어진다. 재판이 수천 년간 인류 사회에서 이어져 내려온 데는 '공정'해야 하고 잣대도 '정확'해야 한다는 원칙을 만족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재판 역시 사람 사는 사회에서 사람들이 다투는 일이라 모든 재판이 공정하게 이루어지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재판의 주체는 재판장(판사)이지만, 재판장 역시 그 사회 집단의 구성원임에 틀림없다. 또 재판장이 인간인 이상 '공정'이 흔들릴 수 있다. 다만 그보다 더 공정하게 문제를 해결해 줄 곳이 없기에 재판에 마지막 희망을 건다. 법정은 엄숙하고 까다로운 인상을 주고 소모전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하지만 법과 재판은 우리의 삶에 밀접하게 닿아 있고 또 우리가 사는 사회의 커다란 변화를 이끌어내는 존재임에는 틀림없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면 가장 공정한 '재판'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법 관련하는 사람들은 법의 엄격함을 내세워 '정의'의 편에 선다. 그러나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모두 '정의'일 수는 없다. 사회 구성원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건이 정치적으로 비화할 경우 재판의 공정성이 더욱 크게 요구되지만 항상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 이때는 '법'이라는 무거운 '적'이 하나 더 생기게 되는 셈이다.

사회에서 통용되는 법은 우리 사회에서 정의의 편에 서서 피해자를 구하기 위해 존재한다. 즉 선량한 피해자를 법이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반면 법정에 선 다른 한편은 '부정의'가 돼야 한다. 법조계 사람들은 법은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만큼 더 흥미진진한 존재로 변모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수많은 근현대사의 불행한 일들에 대해 모두 법이 처리해줄 것을 기대한다. 법이 존재하고 있는 사회에서는 마땅히 법이 개인이나 집단의 불행한 일에 대해 올바른 판단으로 피해자를 구제해야 한다. 이 책에 나오는 12가지 재판은 대체로 인간 사회는 정의와 부정의가 교묘하게 서로 숨바꼭질하면서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고개를 내미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법이 정치에 예속될 때, 법이 돈에 종속될 때, 법이 폭력에 무너질 때 등이다.

 

 

이런 사건들에 대한 재판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드라마보다 더 흥미진진하다. 지나간 사건들이니 더욱 그렇다. 자신이 재판 당사자라면 흥미롭게 바라볼 수는 없을 터이니. 보다 공정한 세상, 보다 살 만한 세상, 보다 풍요로운 인간들의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일은 법이나 정치나 같은 목적인데 왜 법과 정치가 만나면 늘 말썽이 되는지... 법의 원리나 정치가 방향을 잘못 잡을 때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지도 이 책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세기의 재판 이야기』를 만나면 이유를 가늠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장보람은 현역 변호사로서 우리 청소년들이 법과 재판에 관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12가지 재판을 선정해 재판의 역사를 보여준다. 물론 인류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재판들이다. 법과 멀리 하더라도 최소한의 정도는 알아야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며 살 수 있다. 어디까지 알아야 할까. 이 책이 청소년들에게 사회 생활을 하는 데 혹시 불이익에 대비할 충분한 소양을 키워준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세기의 재판이 열린 역사적 법정으로 이 책과 함께 떠나면 된다. 이 책을 다 읽고 덮는 순간, 법이 어떤 것이고 어떻게 사회에 작동하고, 결국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저자가 쉽게 풀어 소개한다.

이 책은 한마디로 고대부터 현대까지 당시 사회를 뒤흔들 만큼 논란이 있던 재판들을 모아 법이 얼마나 치열하게 우리 사회를 변화시켜 나갔는지를 살펴보는 청소년 법 교양서이다. 큰 틀로 보면 법의 역사, 재판의 역사가 담겨 있다. 책장을 넘기는 순간, 재미있는 법정 드라마보다 더 흥미진진했던 세기의 재판이 열린 역사적 법정으로 여행을 떠난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역대급 재판을 보며 세계사적 배경과 역사적 인물들, 시대상, 그리고 기존의 가치와 대립한 새로운 가치의 분투를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은 역사적 재판 때 다루었던 사건들과 매우 닮은 현재의 분쟁들을 보여주며 우리가 어떤 눈으로 그런 분쟁들을 바라봐야 할지 생각해 보게 한다. 법에 관한 지식은 물론 법의 흐름까지도 짚어낼 수 있도록 해준다. 법정 분쟁의 치열한 대립은 영화보다 더한 긴박함을 안겨 주고, 대립 끝에 얻어낸 법적 정의는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이 청소년들에게 유용하게 쓰였다는 말이다. 생생한 재판장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을 통해 더 성숙한 법치 사회를 이루기 위한 소양과 리걸 마인드를 길러 낼 수 있을 것으로 저자는 기대하고 있다.

앞서 독자가 언급한 대로 법과 재판은 평소 우리의 일상과는 관련이 없는 전문가들의 영역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법은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으며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사실 법이 시작된 것도, 재판이 시작된 것도 '억울한 개인'을 구하고 피해 집단의 손해를 만회해준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다. 즉 개인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생긴 것들이다. 관련된 법을 발전시켜오고 또 만들어 온 것이 전문가가 아닌 보통의 사람들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 사람들의 사고를 성장시킨 세기의 재판을 모아 소개한다. 이 책에 나오는 '세기의 재판'들은 대개 고등하교 교과서에 짧게나마 언급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다만 교과서에서는 조목조목 따져가며 실을 수 없기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할 수 없기에 이 책을 통해 더 깊은 법 지식과 재판을 알도록 하는 게 저자의 집필 취지이다. 당시 사회를 뒤흔들 만큼 논란이 많았던 재판들을 모아 법이 얼마나 치열하게 죄의 유무를 판단하고, 우리 사회를 발전시켜 나갔는지를 살펴본다. 그 과정에서 당시 시대상과 역사적인 배경을 알아보고, 역사적 인물들의 이야기, 기존 가치관과 대립하는 새로운 가치관의 분투를 이해할 수 있다.

 


 

역사적인 재판 때 다루었던 사건들과 매우 닮은 현재의 분쟁 사례도 함께 소개하며, 우리가 어떤 눈으로 지금의 분쟁을 바라봐야 할지 생각해보게 한다. 이 책을 통해 십 대 청소년들은 법적 정의와 법이 수호하는 가치에 대해 다시금 되새기게 될 것이다. 더 성숙한 법치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본 소양과 단단한 리걸 마인드(Legal Mind)를 지닌 채 성장하게 될 것이다. 드라마틱한 재판에 담긴 양심과 광기, 인간다움에 대한 이야기, 세상을 발전시킨 재판에서 시대착오적 재판까지 대표적인 사례와 현대 쟁점이 되고 있는 문제와 연결해 본다.

아무리 견고해 보이더라도 법에는 빈틈이 있다. 이 책은 법이 덜 성숙된 시절,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시대착오적 재판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주며 법에 대한 다양한 시각도 키워준다. 광기 어린 군중 심리에 휩싸여 끔찍한 만행을 저지른 ‘마녀 재판’, 양심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쳐야 했던 ‘토마스 모어의 재판’,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유죄를 받아야 했던 ‘로자 파크스의 재판’ 등 인류의 삶과 역사를 바꾼 사건들이 많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 이름이나 사건의 개요쯤은 많은 사람들이 안다고 말하지만 대체적으로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 책은 역사적 재판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며 우리는 사회와 철학, 가치관의 성숙에 따라 법과 재판 역시 발달하거나 혹은 퇴보하기도 했음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인문적 사고를 끊임없이 키워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게도 한다.

이 책은 모두 12개의 재판을 다룬다. 12개의 장(章)으로 나뉘어 있다. 모두 시대는 물론 재판의 성격도 다르다. 무엇보다 '정의가 항상 승리한다'는 대원칙에 벗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은 정의로 귀결된다. 부정의의 승리는 시대상이나 관련자들의 면모에 따라 일시적으로 승리를 거머쥔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은 인류가 정의롭다고 판단하는 쪽으로 바뀌어 간다.

 


 

1. 소크라테스의 재판(기원전 399) : 민주주의와 시민 불복종 / 시민이 성장해야 민주주의도 바르게 자란다

2. 토마스 모어의 재판(1535) : 헌법상 기본권과 양심 선언 / 과연 양심에도 법적 권리가 있을까?

3. 세일럼의 마녀재판(1692) : 군중 심리와 잊힐 권리 / 죄송하지만 마녀재판은 처음이라서요

4. 드레퓌스의 재판(1894) : 언론인의 항거와 재심 절차 / 여론의 힘으로 잘못된 재판을 바로잡다

5. 전범 재판(1945) : 역사에 대한 판단과 정의 / 추악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법이 할 일

6. 로자 파크스의 재판(1955) : 인종 차별과 흑인 인권 운동 /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죄를 짓다

7. 미란다의 재판(1966) : 미란다 원칙과 증거 능력 / 법에서는 결과만큼이나 과정이 중요하다

8. 제인 로의 재판(1970) : 낙태와 여성의 자기 결정권 / 낙태를 두고 벌인 윤리, 종교, 과학의 치열한 싸움

9. 워터게이트 재판(1974) : 대통령 탄핵과 헌법 재판소 / 부정한 권력은 시민이 심판한다

10. 카렌 앤 퀸란의 재판(1976) : 인간답게 죽을 권리 / 법이 허락하는 죽음은 과연 무엇일까?

11. 에린 브로코비치의 사건(1996) : 환경권과 손해 배상 / 부도덕한 기업과 훼손된 환경, 법으로 심판하다

12. 벌링턴 산업의 재판(1998) : 성희롱과 성차별 / 직장 내 성희롱을 재판장으로 가져오다

 

저자 : 장보람

 

변호사이며, 어린이/청소년 교양서 저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상임조정위원직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명화로 배우는 미술의 모든 것』, 『말과 글에도 주인이 있어요』, 『신나는 법 공부』 등이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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