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환희의 순간들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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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은 20세기 천재 작가로 꼽히는 프랑스의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프랑수아즈 쿠아레, Francoise Quoirez)이 쓴 에세이집이다. 19세에 소설 『슬픔이여 안녕』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천재 작가'의 명성을 떨친 프랑수아즈 사강은 그 작품만큼이나 자유분방한 사생활로 유명했다. 두 번의 이혼과 도박, 자동차 경주, 약물 중독···. ‘부도덕’하다는 꼬리표를 얻으며 스캔들의 주인공으로도 구설에 자주 올랐던 사강은 이 에세이집을 통해 그녀의 특별한 취미들과 온 힘을 다해 사랑한 것들에 대한 회고를 담아냈다. 이 같은 테마로 에피소드를 풀어낸 이 책은 구설에 오른 많은 부분에 대해 진실로 해명하는 듯한 느낌도 주고 있지만, 문장과 글의 흐름 등을 통해 본 사강의 문학적 역량이 드러나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한마디로 이 책은 프랑수아즈 사강이 처음으로 고백한 그의 문학과 삶에 대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도박과 자동차 경주에 대한 사랑, 문학적 영감을 얻은 문학 작품들, 연극, 영화 등 온몸과 마음을 바쳐 사랑하고 열정을 쏟은 것들에 대한 회고와 당대 최고의 문화예술계 지성들과의 만남과 우정, 사랑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가 살던 시대에 비춰본다면 극적인 삶을 사는 한 여성이자 작가의 시대정신을 엿볼 수 있다. 사강은 1935년 프랑스 카자르크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소르본 대학교를 중퇴하였다. 19세 때 발표한 장편소설 『슬픔이여 안녕』이 전 세계 베스트셀러가 되어 문단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 작품으로 1954년 프랑스 문학비평상을 받았다.

어린 소녀가 전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자 문단과 세간에는 말이 많았다. 통속적인 연애소설 작가라는 비난의 시선도 적지 않았고, '운'이 좋아 당선이 되었다는 의혹도 받았다. 하지만 사강은 2년 뒤 두 번째 소설 『어떤 미소』를 발표해 첫 소설 『슬픔이여 안녕』 못지않은 수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세간의 의혹을 일축했다. 이 에세이집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은 10개의 테마로 나뉘어 쓰였다.

 


 

구설에 오른 부분에 대한 해명적 성격도 있지만 그의 문학적 지향점과 주제를 선명하게 남기는 데 최선의 문장을 선보임으로써 그의 삶의 모습과 문학적 삶에 대해 진솔한 고백으로도 읽힌다. 전설로 남은 위대한 재즈 보컬리스트였지만 인종차별을 받으며 쓸쓸한 삶을 살다 간 빌리 홀리데이와의 만남, 문학적 성공을 거두었지만 동성연애자로 비난의 시선을 받았던 테네시 윌리엄스와의 공연, 영화계의 상업적 현실과 타협하지 못했던 천재 영화감독 오손 웰스와의 추억, 말년에 시력을 잃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 장 폴 사르트르에 대한 깊은 사랑까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반 세기 동안 시대의 흐름에 민감하고 시대정신이 제대로 반영된 작품을 자유롭게 썼다. 이로써 그의 자유분방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인인간 사강’을 만날 수 있게 해준다. 이번 출간된 책은 소담출판사에서 국내 정식 라이선스 계약으로 〈2023년 리커버 개정판〉이다. 그의 대표작 『길모퉁이 카페』, 『마음의 파수꾼』, 『마음의 푸른 상흔』, 『어떤 미소』, 『한 달 후, 일 년 후』와 함께 세트로 묶인 개정판 도서로, 파스텔톤의 차분하고 세련된 표지가 인상적이다. 인생에 대한 환상을 벗어 버리고 담담한 시선으로 인간의 고독과 사랑의 본질을 그린 사강의 작품들은, 도덕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감성과 섬세한 심리 묘사가 특징이다.

20세기 후반은 미-소간,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냉전시대라고 불리운다. 이 힘의 충돌은 유럽과 미국의 전후 세대들에겐 10대와 20대의 시대다. 그들은 이른바 제2차 세계대전의 논리를 그대로 유지하는 '꼰대 세대'에 대한 '이유 없는 반항'과 기존 세대에 대한 '저항 정신'이 중심 주제였다. 히피와 신세대로 일컬어지는 미국 문화는 '이유 없는 반항'은 제임스 딘이라는 걸출한 배우로 형상화되었고, 유럽에선 '68혁명'이라는 반체제 혁명이 대두되었다. 세계는 미-소를 중심으로 양분되었고, 팽팽한 긴장 속에 내부적으로는 기존 세력과 신세대 간의 끊임없는 충돌로 문학, 철학, 경제 문제가 사상적으로 대립되던 시대다.

 

 

이처럼 미-소간 패권 경쟁 속에서 전후 세대의 반항정신과 저항 정신이 80년 이전까지 지속됐다. 그들이 속한 세대의 주류들이 사회에서 느꼈던 허무주의와 고독감이 사강의 작품에는 그대로 배어 있다. 또 사강은 실제로 그런 사상과 철학의 삶을 살았던 작가이다. 오늘날 사강이 그들에게나 젊은 세대들에게 사랑 받고,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이유다. 1970~1980년대에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사강이다. 그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자유분방한 그의 삶과 문학이 오늘날의 젊은 감성과도 잘 맞기 때문일 것이다. 풍요로운 물질 문명과 자본주의 경제는 일부에겐 문명 발달의 전성기를 보여준다. 사강도 전후 프랑스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사강은 밤새 카지노에서 딴 돈으로 아침에 집을 한 채 장만하고, 스피드를 즐기다가 교통사고가 나기도 하고, 마약으로 법정에 서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그녀의 자유분방한 삶과 불같은 열정, 당대 최고의 지성이던 사르트르를 비롯하여 각계 문화예술 인사들과의 만남과 사랑에 얽힌 이야기들은 사강 팬뿐 아니라, 삶에 열정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이들에게도 자극을 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사강을 이야기하자면 『슬픔이여 안녕』을 빼놓을 수 없다. 19세에 쓴, 그것도 집필 기간이 불과 2~3개월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놀라운 천재 작가 이야기는 이후의 그의 삶을 관통해 흐른다. 어린(?) 나이에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전 세계에 명성을 떨쳤기 때문이다. 그 뒤 수많은 소설과 희곡 등을 발표하여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가 된 사강은 작품 외에 사생활로도 유명했다. 유명했다기보다 구설수에 자주 올랐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는 모르지만 세기말적 삶을 살기도 했기 때문이다. 두 번의 이혼과 도박, 자동차 경주, 약물중독 등 자유분방한 삶이 그의 작품 이곳저곳에서 그대로 배어 있다. 그녀의 삶은 ‘사강 스캔들’, '사강 신화'라는 말을 낳으며 그의 작품보다 더 주목을 받기도 했다.

 


 

1952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프랑스의 저항 문필가 프랑수아 모리아크로부터 “첫 페이지부터 탁월한 문학성이 반짝이고 있다”는 극찬을 받은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은 아버지의 재혼이라는 사건 앞에서 자기 내면의 낯선 감정과 마주하게 된 10대 후반의 섬세한 심리를 더없이 치밀하고 감각적으로 그려내며 어느새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간명하고 예민한 필치로 보여 준다. “문학과 더불어, 단어와 더불어, 문학의 노예이자 대가인 이들과 더불어 스스로를 담금질하는 것 외에 달리 길이 없었다. 문학과 함께 달리고, 그 높이를 가늠할 수 없는 문학을 향해 기어올라가야 했다. 그러니까 그것을, 조금 전 읽고서도 내가 결코 쓰지 못할, 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워 같은 방향으로 달리지 않을 수 없는 그것을 향해.”(프랑수아즈 사강 〈작가의 말〉 중에서)

‘매혹적인 작은 괴물’, ‘문학계의 샤넬’, ‘열여덟 살 난 콜레트’. 사강을 수식하는 수많은 문구에서 알 수 있듯 사강은 등장과 동시에 자유로운 성, 속도감과 우아함을 동시에 갖춘 문장의 아이콘으로, 한 시대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20세기 후반기를 열광시킨 이 작은 괴물은 말년까지도 쉼 없이 작품 세계를 연마하며 열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속도와 알코올, 도박과 약물에 탐닉하는 자유분방한 삶으로도 유명세를 치렀다.

특히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말로 집약되는 사강의 삶은 소진과 탐닉으로만 이루어진 듯하지만, 사실 사강의 삶을 지탱한 것, 사강이 끝까지 고수한 것은 오로지 문학뿐이었다. 그리고 사강이 쓴 모든 작품들의 기원, 사강 문학의 성소가 바로 『슬픔이여 안녕』이다. 문학적 재능이 반짝이는 대담하고 섬세한 심리 묘사와 인간 본성에 관한 치밀한 성찰, 지극히 효율적인 구성, 독특한 인물들은 그 누구와도 다른 사강만의 문학 세계를 잘 보여 준다. 특히 ‘슬픔’이라는 삶에서 처음 마주하는 감정에 관한 성찰과, 그것을 받아들이며 어른의 세계로 입문하는 주인공의 내면에 관한 묘사에서 사강의 문학성은 빛을 발한다고 프랑스 평단은 기억하고 있다.

 


 

사강은 이 에세이집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에서 자신이 알았던 것, 자신이 가장 행복한 것이라고 인정했던 것들을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책의 〈머리말〉에는 "그러나 우리는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이 이야기들에서 프랑수아즈 사강이 막상 자기 자신이 노출되는 일은 요령 있게 피했음을 알 수 있다.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떠벌리는 말들, 단순한 말들, 자연스럽고 정직하고 관대하고 감탄하게 하는 말들을 왜 두려워하겠는가?" 이는 아마도 편집자가 썼을 〈머리말〉에 사강이 구설에 오른 일들에 대한 해명 차원에서 쓴 글들이 발견되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이 책은 앞서 잠깐 말한 대로 모두 10개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빌리 홀리데이」, 「도박」, 「테네시 윌리엄스」, 「스피드」, 「오손 웰스」, 「연극」, 「루돌프 누레예프」, 「생트로페」, 「장 폴 사르트르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 「독서」 등이다.

「도박」에서는 카지노 도박장에서 도박에 대해 갖게 되는 경이감에 대해 썼다. 집을 담보로 잡히고 도박 밑천을 마련하는가 하면 하룻밤새 몇억 원 상당의 인세를 날려 버리곤 파산하기도 했다. “도박이야말로 일종의 정신적인 정열”이라 했던 사강은 그렇게 많은 돈을 잃고도 “돈이란 본래 있던 장소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태연히 말했다. 「스피드」에서는 실제로 목숨까지 잃을 뻔했던 자동차 경주에 대한 취미와 애정에 대해 예찬론을 펼치고 있다. 사랑해 마지않던 연극과, 희곡 집필, 연출가로서의 성공과 실패를 맛본 뒷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연극」, 그녀가 사랑했던 프랑스 남부의 휴양도시 생트로페가 상업주의에 물들어 가는 모습에 대한 단상을 그린 「생트로페」, 지드, 카뮈, 랭보, 프루스트 등 문학에 눈을 뜨게 한 첫 작품부터, 문학적 영감을 준 작품들을 엿볼 수 있는 「독서」가 담겨 있다.

10편의 에세이 중 5편은 동시대의 문화 예술계의 저명인사들과의 만남과 우정, 사랑에 관한 기록이다. 「빌리 홀리데이」에서는 전설로 남은 위대한 재즈 보컬리스트였지만 인종차별을 받으며 쓸쓸한 삶을 살다 간 빌리 홀리데이와의 만남을 그렸고, 「테네시 윌리엄스」에서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극작가로, 문학적 성공을 거두고 현대 미국의 대표적인 극작가로 명성을 떨쳤지만 동성연애자로 배척받았던 테네시 윌리엄스와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의 작가 커슨 맥컬러스의 기이한 동거 생활을 적나라하게 소개했다. 그밖에 20세기 최고 영화로 추앙받는 영화 〈시민 케인〉의 배우이자 감독인 오손 웰스와의 추억이 담겨 있고, 러시아의 망명 무용가 루돌프 누레예프의 괴팍한 예술관을 묘사했다.

 


 

「장 폴 사르트르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에서는 금세기 최대의 지성 장 폴 사르트르의 말년, 시력을 잃은 그와의 교우를 그렸다. “작가로서 인간으로서 변함없이 존경하는 분이 있다면 역시 사르트르다. 이 시대의 가장 지적이고 정직한 작가”라고 하며 존경을 담아 보낸 사랑의 편지가 담겨 있으며, 시력을 잃은 사르트르에게 장문의 편지를 자신의 음성으로 녹음해서 선물하는 등 감동 어린 사연이 담겨 있다.

사강 작품의 매력 중 하나는 문체에 있다. 냉소적이나 따뜻하고, 열정적이나 고독한 어조 속에서, 모호한 표현과 비유가 시적이다. 에세이를 읽다 보면, 도발적이고 즉흥적인, 너무나도 열정적인 인간 사강을 만나지만, 한편으로는 그 기조에서 짙은 고독감도 느끼게 된다. “그녀의 고독감은 노곤하고 부드럽고, 이에 따르는 슬픔은 권태로우면서 아늑하며 아름답기조차” 하다. 인생에 대한 사탕발림 같은 환상을 벗어 버리고 냉정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인간의 고독과 사랑의 본질을 그리고 있는 그녀의 소설과 실제 그녀의 삶이 많이 닮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설득보다는 매혹을 원했다”라는 그녀의 말대로, 이 에세이를 통해 그녀의 삶과 작품에 매혹되어 보길 바란다.

 

그것은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고, 시간이라는 모래시계를, 돈이 주는 중압감을, 사회가 가하는 ‘문어발식’ 속박을 잊게 한다. 도박을 할 때 돈은 결코 존재하기를 멈추지 않는 어떤 것, 장난감, 플라스틱 칩, 다시 말해 교환 가능한 본성을 지닌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이 되어버린다. 또한 진정한 도박사들은 심술궂고 인색하고 공격적인 경우가 매우 드물며, 너그러움을 그들 안에 간직하고 있다. 자신이 가진 것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물질적이거나 정신적인 모든 소유를 일시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모든 패배를 우연으로 간주하며 모든 승리를 하늘의 선물로 간주하는 사람들처럼 말이다.(p.43~44) - 「도박」 중에서

 


 

당신은 모든 것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명예로운 것으로 일컬어지는 노벨상을 거부했어요. 당신은 알제리 전쟁 때 거리에 내던져진 채 세 번이나 폭격을 맞았지만 눈썹 한 번 까딱하지 않았어요. 당신은 당신 마음에 드는 여자들에게 그들과 어울리지 않는 역할을 맡기도록 극단장들을 종용했지만, 그럼으로써 당신에게 사랑은 ‘영광의 찬란한 상실’일 수 있다는 것을 그런 식으로 호사스럽게 증명했어요. 요컨대 당신은 사랑했고, 썼고, 나누었어요. 당신은 당신이 주어야 할 모든 것을, 중요한 것을 사람들에게 줬어요. 동시에 당신은 사람들이 당신에게 제공한 중요한 모든 것을 거부했어요. 당신은 작가인 동시에 한 사람의 인간이었어요.(p.181) - 「장 폴 사르트르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 중에서

 

저자 : 프랑수아즈 사강(Francoise Sagan, 본명 : 프랑수아즈 쿠아레(Francoise Quoirez))

 

설득보다는 매혹을 원했던 프랑스 최고의 감성, 유럽 문단의 매혹적인 작은 악마로 불리우는 그녀의 본명은 프랑수아즈 쿠아레((Francoise Quoirez)로,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등장인물인 사강을 필명으로 삼았다. 그녀는 1935년 프랑스 카자르크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소르본 대학교를 중퇴하였다. 19세 때 발표한 장편소설 『슬픔이여 안녕』이 전 세계 베스트셀러가 되어 문단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 작품으로 1954년 프랑스 문학비평상을 받았다. 프랑스 소설가 프랑수아 모리악은 사강을 두고 “유럽 문단의 매혹적인 작은 악마”라 평했으며, “지나칠 정도로 재능을 타고난 소녀”라고 불렀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발표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사강은 당시 ‘천재 소녀’로 불리우며 하나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 뒤로 소설 『한 달 후, 일 년 후』,『브람스를 좋아하세요...』,『신기한 구름』,『뜨거운 연애』 등과 희곡 『스웨덴의 성』,『바이올린은 때때로』,『발란틴의 연보랏빛 옷』등의 많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을 거치며 프랑수와즈 사강은 점점 황폐해져 갔다. 신경 쇠약, 노이로제, 수면제 과용, 정신병원 입원, 나날이 술로 지새우는 생활이 거듭되면서 도박장 출입이 잦아졌고 파산했다. 프랑스 도박장에는 5년간 출입 금지 선고를 받자 도버 해협을 건너 런던까지 도박 원정을 갈만큼 망가진 그녀는 결국 빚더미 속에 묻히게 된다. 하지만 50대에 두 번씩이나 마약복용혐의로 기소되었을 때,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그녀 식의 당당한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2004년 9월 24일, 노르망디에 있는 옹플뢰르 병원에서 심장병과 폐혈전으로 인해 생을 마감하였다.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는 가장 훌륭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가 중 한 사람을 잃었다”며 애도했다. 사강의 작품들은 인생에 대한 사탕발림 같은 환상을 벗어버리고 냉정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인간의 고독과 사랑의 본질을 그리는 작가이다. 도덕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감성과 섬세한 심리묘사로 여전히 전 세계의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역자 : 최정수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오 자히르』 『마크툽』, 기 드 모파상의 『오를라』 『기 드 모파상-비곗덩어리 외 62편』, 프랑수아즈 사강의 『한 달 후, 일 년 후』 『어떤 미소』 『신기한 구름』 『잃어버린 옆모습』,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 아모스 오즈의 『시골 생활 풍경』, 이 외에 『찰스 다윈?진화를 말하다』 『르 코르뷔지에의 동방여행』 『우리 기억 속의 색』 『딜레마?어느 유쾌한 도덕철학 실험 보고서』 『조지 오웰』 『미술관에 가기 전에』 『역광의 여인, 비비안 마이어』 『노 시그널』 등 많은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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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려치는 안녕
전우진 지음 / 북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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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우리 일상에 만연한 사회 부조리를 응징하는 방법으로 ‘뺨 후려치기‘를 통해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고 가슴 묵직한 휴머니티가 담겨 있어 감동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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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려치는 안녕
전우진 지음 / 북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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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후려치는 안녕』은 사회 풍자 소설이다. 불법이나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기묘한 능력의 소유자가 죄를 짓는 사람, 부조리한 사회에 편승해 살아가는 인간 군상을 향해 회초리를 휘두르는 모습이 연출된다. 회초리는 '뺨을 후려치는' 행위로 상징된다. 표제어 '후려치는 안녕'이란 단어 조합이 조금은 어색하지만 '후려친다'는 의미에 방점을 찍으면 상징적 의미로서 부조리한 인간에게 휘두르는 회초리 역할로 알맞은 어휘이다. 보통 사람들은 뺨을 맞게 되면 아픔보다는 자존심에 상처나 분노하기 쉽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는 주인공 병삼에게 뺨을 맞는 사람은 즉시 뉘우치는 마음으로 순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왜 뺨을 맞고 화를 내지 않고 뉘우치게 되는지는 우리 삶의 모습에서 지워진 이야기다. 독자도 중학교 때까지는 선생님들의 구타(폭력)를 무서워했다. 중학교 때 영어선생님이 생각난다. 그 분은 학생들에게 〈오늘의 단어〉라고 매일 아침 등교 시간 전에 칠판 한 귀퉁이에 적어 놓으셨다. 학생들은 모두 외워야 했다. 다음날 아침이나, 혹은 영어 수업 시간 전에 외우지 못한 학생들은 호되게 뺨을 맞았다. 지금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80년대까지는 선생님들의 폭력은 '사랑의 회초리'라고 용인되는 시대였다.

뺨을 맞는 일을 무척이나 무서워했지만 반발하거나 안 맞으려고 도망 가는 학생은 없었다. 학습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뺨을 때리거나 심지어는 군대에서처럼 몽둥이로 엉덩이를 맞는 것은 다반사였다. 매맞는 학생이 그때는 '공부 못하는 학생'이었다. 공부 못해서 선생님이 매를 때리는 일이 선생님의 의무 사항이라고 할 정도로 선생님들의 구타는 일상적이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뺨을 후려치면 잘못을 뉘우치고 순종하는 모습을 보이는 부분을 읽다보면 그때 생각이 난다. 독자도 몇 번 맞은 적이 있다. 꼭 감은 눈앞에 별이 반짝이는 느낌을 처음으로 알았던 때이다. 분노보다는 잘못했다는 생각이 학생들에게는 영어 단어 하나라도 더 외우게 하려는 선생님의 '사랑의 매'로 인식되었다.

 


 

이 책의 사회적 배경은 2023년 대한민국 서울이 주 무대다. 오늘날 뺨을 때린다면 어쩌면 선생님은 더 이상 선생님으로 교단에 서지 못할지도 모른다. 좀 심한 경우 폭행죄로 다스려질지도 모른다. 사회가 변한 것이다. 어떤 것이 더 좋냐고 물어본다면 학생 입장에서는 당연히 선생님의 회초리는 '만행'이 될 것이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 병삼이 사회를 발전적으로 이끌려는 사람도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능력을 가졌을까. 성인도 아니고, 신(神)은 더구나 아닌데도 말이다. 병삼은 어릴 적 가정 환경이 매우 불우했다. 어머니가 자신을 낳은 직후 사망했고, 아버지는 매일 술 마시고 아들 병삼에게 술 심부름 시키고, 폭행은 물론 폭언을 일삼는, 주인공 병삼으로서는 차라리 죽기를 바라는 아버지다. 그렇다고 병삼이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도 아니다. 불우한 환경으로 자라나면서 어떻게든 먹고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일하는 평범한 극빈층에 해당되는 신분일 따름이다.

그런데도 그가 뺨을 후려치면 맞은 사람은 왜 잘못을 뉘우치게 될까? 책에서는 그의 능력이 발휘되는 부분만 있지, 그가 어떻게 능력을 획득했는지는 알 수 없다. 저자가 일부러 능력 획득 과정을 빼먹었을 것은 아닐 텐데... 우리 사회 모습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을 다룬 이 소설이 왜 주인공의 능력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지 않을까. 독자로서는 어쩔 수 없이 그의 전작에 기대어 본다. 저자 전우진은 제7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2020년) 당시 수상작은 『관통하는 마음』이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대사와 지문이 구분되어 있지 않은 듯 녹아 있는 구성이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지지만 읽을수록 흡인력이 떨어지기는커녕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작가의 스토리텔링 능력에 ‘한국판 코니 윌리스’ ‘페이지 터너’라는 찬사와 함께 높은 점수를 주었다고도 알려졌다. 당시 출판을 맡았던 출판사 측은 "50대 아줌마의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일상이 이렇게나 몰입할 만한 이야깃거리인가 의문을 가질 틈도 없이 독자들은 이야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빠지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스토리가 지닌 힘을 보여주는 소설이다."라고 책을 소개했다.

 

 

그의 두 번째 이야기가 이 책 『후려치는 안녕』이다. 4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고, 대화나 연극의 지문에 해당하는 동작 설명, 배경에 대한 세세한 묘사는 생략했다. 스토리 중심의 작품이기에 일반 소설처럼 풀어 쓴다면 500페이지도 훨씬 넘을 것이다. 그래도 막힘 없이 술술 읽힌다면 소설 전개가 독자들의 막힌 마음을 풀어주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 전우진이 전작에서 호평받았던 장점들을 극대화해서 이 책 『후려치는 안녕』을 썼음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우리 사회를 향한 시선이 더 날카로워진 것처럼 독자의 눈에는 비친다. 사회 부조리와 부조리한 사회를 만들어낸 인간 군상에 대한 회초리로서 역할을 하는 작품이기에 독자들은 카타르시스를 경험할 수 있게 한다.

‘후려치다’란 말에는 정신이 들 정도로 세게 뺨 따위를 때리는 듯한 뉘앙스가 배어 있다. 따귀를 맞은 상대가 진실을 토해내는 능력을 지닌 한 남자를 주인공의 성격을 창조한 것으로 작품을 대할 수 있다. 교훈적이고 단순한 내용이라면 사실 이 소설이, 스토리가 우리에게 주는 카타르시스는 별로 크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이를 구성 능력으로 대치시킨다.

주인공 병삼의 능력에 의해 개과천선한 또 한 명의 남자, 현재의 부와 권력을 안겨준 근본을 사실 그 누구보다 경멸하고 우습게 보는 남자를 등장시켜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예측할 수 없는 사건 사고가 이어지게 한 것이다. 독자들은 읽을수록 인연인지 악연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지독하게 얽히고설킨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 인물들이 맞이하는 결말은 타인이나 보이지 않는 힘이 아닌, 스스로의 선택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결국 자신이 깨달아 바로잡아야 한다는 죄의 속성과 심판의 이유를 우리 내면에 배치시킴으로써 '신통한 능력' 역시 내면에서 생겨난 것으로 인식하게 한다. 특히 바로 내 옆에서 수다를 떠는 듯 입에 착 붙는 대사(인용부호 없이 단어 선택만으로 나열하다시피 전개해 나간다), 동네 편의점에서 볼 법한 리얼리티 넘치는 인물들이 현장감이 살려준다. 저자가 영화 시나리오를 써서인지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현장감이 넘친다.

 


 

주인공 병삼은 이 소설 무대에 어렸을 적 환경과 중간 성장 과정, 먹고 살기 위한 일에 대한 집착, 그러나 상류층이라고는 옆에 가보지도 못한 환경에서 걸직한 입담을 가진 극히 약하고 소외된 인간이지만, 이야기는 중년의 병삼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병삼은 친구 바울이 목사로 있는 작은 교회에서 셔틀버스 운전사로 일한다. 이렇다 할 꿈도 즐거움도, 옥신각신할 가족도 없이 하루하루를 흘려보내는 인물이지만 사실 그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그것은 바로 그에게 따귀를 맞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속내를 줄줄 털어놓게 된다는 것이다. 마치 거역할 수 없는 절대자 앞에 선 죄 많은 인간처럼. 돈이 되는 능력도 아니고, 난동을 부리는 주취자를 조용히 시킬 때 가끔 쓸 만하긴 하지만 어쨌든 초능력입네 떠들고 다닐 정도조차 못 되는 그저 그런 능력이다. 그러던 어느 날 병삼은 한 남녀의 다툼에 휘말리고, 보다 못해 여자의 따귀를 후려치고 만다. 밑도 끝도 없는 손찌검으로 모두가 경악한 와중에 여자는 느닷없이 자신의 과거를 참회하고 남자에게 사과한다.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목격한 상대 남자는 강남 대형교회의 담임목사 재일이다. 그는 병삼의 능력이 얼마나 유용한지를 깨닫고 그를 자신의 교회로 데려오기로 결심한다.

초능력이라 불릴 정도로 비범한 능력을 지녔지만, 당사자인 병삼과 그의 친구 바울은 유의미하게 사용할 방법을 모른다. 그 능력이 잔재주가 아닌 진짜 초능력, 돈이 되는 능력임을 알아본 사람은 누구보다 계산적이고 비범한 재일이다. 혈혈단신 병삼에게 믿음, 소망, 사랑 무엇 하나 없다고 판단한 재일은 그 능력을 손에 넣기 위해 한번 마셔보면 다시는 믹스커피로 돌아갈 수 없는 ‘파나마 게이샤 커피’로 병삼을 유혹한다. 또 곁에 붙잡아 두기 위해 그가 돌아갈 곳을 짓밟아 버린다. 그러나 재일에게는 없지만 병삼에게는 있는 것, 평생 재일이 관심을 두지 않았던 어떤 것 때문에 완벽했던 계획은 조금씩 균열이 생긴다. 속도감 있는 전개로 단 한 순간도 눈을 돌릴 수 없는 페이지터너로서의 『후려치는 안녕』은 읽는 즐거움만큼이나 읽은 후 여운이 강하다.

 


 

이 소설은 중요 등장인물이 그리 많지 않다. 주인공 손병삼은 한마음 교회 운전사이다. 잘못한 사람의 뺨을 후려쳐서,

후회하고 뉘우치게 하는 기묘한 능력의 소유자다. 한마음 교회 목사, 바울은 그의 친구이다. 피트니스 트레이너 '서보라'는 '트리메탈아민뇨증' 환자이기도 하다. 트리메탈아민뇨증은 생선 냄새 증후군이라는 유전적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이 질환은 소변, 땀 및 입에서 악취가 발생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한다. 희귀난치성 질환이라 아직 근본적인 치료약은 없는 병으로 알려졌다. 또 신사동 재일교회 담임목사 전재일은 병삼을 이용가치가 많은 사람임을 알고 그를 곁에 두기 위해 그의 거주지마저 없애버릴 정도로 집착이 강하다. 중부경찰서 방 소장, 교회 인물 한 장로, 우 권사 등이 나온다.

이 작품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다. 부의 구별은 소설을 끌어가는 주체가 달리해 나뉘었다. 1부는 병삼, 2부는 바울의 관점에서 소설이 전개된다. 1부에 10개의 장(章)이 있고 2부에 12개의 장이 있어 모두 22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다. 특이한 점은 마지막 장을 제외하고 21개 모든 장의 제목이 두 글자로 돼 있다. 저자의 의도에 대해선 알 수 없다. 소설을 즐기는 독자라면 놓쳐서는 안 될 책이다.

 

할 만하니까 한 것이구나. 해도 되니까 한 거였어. 그래. 아버지가 아무 생각도 없이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지. 누울 자리 보고 다리 뻗은 거잖아. 내가 왜 혜주 누나네 집 앞에서 뛰어내렸는지 묻지도 않으시는 것 보니까. 어머니도 자초지종을 아시는 것 같은데 가출도 안 하시고 이혼도 안 하시네. 하긴 어머니는 원래 그런 성격이니까. 그러니까 아버지랑 결혼도 한 거겠지.(p.304)

 

저자 : 전우진

 

시나리오를 쓰고 단편영화를 만들면서 쓴 첫 장편소설 『관통하는 마음』으로 제7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하였다. 동화 『예언의 고야』로 제29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동화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며 동화작가로도 영역을 확장하였다. 『관통하는 마음』, 『후려치는 안녕』에 이어 초능력을 지녔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그린 3부작의 마지막 권을 집필 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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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8가지 법칙 - 너와 나, 우리를 사랑하는 이유
제이 셰티 지음, 이지연 옮김 / 다산초당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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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매일 조금씩 완성해 가는 행복이다.” 곁에 오래도록 머물며 내 삶을 성장시켜 줄 단단하고 성숙한 사랑을 만들어가는 법을 5,000년의 지혜 〈베다〉와 함께 영혼의 스승 제이 셰티가 우리에게 내민 처방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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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8가지 법칙 - 너와 나, 우리를 사랑하는 이유
제이 셰티 지음, 이지연 옮김 / 다산초당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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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인류와 함께하면서 생존과 번영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우리는 알고 있다. 인류가 지구상에 출현한 이후 '사랑'이 없었다면 지금까지의 번영은 물론 생존마저 가능했을지 의심해야 할 정도로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될 감정, 또는 '그 무엇'으로 존재해 왔다. 그러나 사랑은 감정이라고 단언하기에도 선뜻 내키지 않는 점도 있다. 유사 이래 인류는 '사랑'에 대해 수많은 기록을 남겼다. 문자가 발명된 이후 기록된 것만 따져도 학문적으로 정의를 내리지도, 예술적으로 표현하기도 어렵다는 사실만 남겼을 뿐 실체에 접근하지 못한 채 결국 종교의 몫으로 넘어갔다. 예수 탄생 이후 '사랑'은 인류 문명의 핵심 키워드의 자리잡았다. 서양 문명의 근원이고 시발점이라는 그리스(아테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수많은 학자들이 사랑의 정의 대신 종류로 분류해 남겼다. 서양 문명뿐 아니다. 동양에서도 중국, 인도 문명은 사랑에 대한 나름대로의 정의를 내렸지만 완전한 '사랑'에 대한 이해로는 판단되지 않는다.

결국 인류는 수십만 년 동안 살아오면서 사랑에 대해 말한 것은 많지만 모두가 납득할 만한, 구체적 정의는 내리지 못했다. 이 책 『사랑의 8가지 법칙』은 인도의 수천 년 전 경전인 〈베다〉의 가르침을 빌어 '사랑'의 법칙을 8가지로 분류해 설명한다. ‘사랑’이 예나 지금이나 인류의 최고 관심사인데도 우리는 그 방법마저 제대로 터득하지 못했다. 끌리는 이성에 대해 어떻게 사랑을 말할지, 어떻게 해줄지도 모른 채 사랑에 뛰어드는 격이다. 저자 제이 세티는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은 다르다고 말하며 이 책을 시작한다. 저자는 「사랑은 매일 조금씩 완성해 가는 행복이다」란 제목의 〈들어가는 글〉을 통해 "꽃을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의 차이"를 설명한다. 우리가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모두가 사랑에 열을 올리고 있는 와중에도 사랑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어떻게 오랫동안 서로 좋은 영향을 미치는 관계를 맺는지를 모른다. 그냥 적당히 상황에 맞춰서 임기응변 식으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랑의 실체에 접근하는 방법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사랑은 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어떻게 해야 상처 주지 않고 수많은 갈등을 슬기롭게 풀어나가며 함께하는 관계를 만들 수 있을까?가 이 책에 고스란히 적혀 있다.

 


 

이런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전작 『수도자처럼 생각하기』로 전 세계에 ‘수도자 열풍’을 몰고 왔던 제이 셰티가 쓴 책이 『사랑의 8가지 법칙』이다. 출간되자마자 바로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했다고 알려진 책이다. 이 책은 우리 삶에서 절대로 떼어놓을 수 없는, 누구나 꿈꾸고 갈망하지만 수없이 실패하는 바로 그 ‘사랑’을 제대로 해나갈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사랑의 기술'들을 알려준다. 세상 만물에 사랑을 나누는 수도자의 통찰력으로 빚어낸 다양한 관계 지침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저자는 고대 경전 『베다』의 지혜에 자신이 상담한 수많은 이들에게서 효과를 본 방법, 직접 사랑을 하며 얻은 깨달음을 더해 정리한 ‘사랑의 법칙’ 8가지를 따르기를 주문한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에게 사랑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매일 사랑이 주는 행복 속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해준다.

우리는 대부분 누군가를 만나 사랑한다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고, 오히려 사랑을 하지 않는 사람을 이상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현대를 사는 지구상 인류는 '사랑'을 인간이면 당연하게 가져야 하는 생물학적 특성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실제 '사랑'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파악해 보려는 뇌과학자와 정신과 의사들의 노력은 과학 기술이 더해져 인공지능(AI) 탑재 로봇이 인간보다 우수할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물론 먼 미래 이야기이다.

우리가 직접 경험하거나 경험할 사랑만큼 삶에 큰 기쁨을 주는 것은 없다. 그러나 로봇이 감정을, 기쁨을 느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선 인간의 상상력일 뿐이지만, 상상력이 현실로 실현되어도, 되지 않아도 문제일 것이다. 지구상에서 오늘을 사는 사람은 해당되지 않은 일이다. 오늘도 우리는 사랑을 꿈꾼다. 곁에서 나를 응원하고 지지해 줄 누군가를 원한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과 오랫동안 사랑을 키워나가고 싶다. 사랑에 상처받아 다시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 책은 지금 지구상에서 사는 우리들의 사랑을 위해 쓰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개인의 성향과 기호를 파악하는 법부터 상대방과 마음을 주고받으며 대화하는 법,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점검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체크리스트까지 다양한 도구들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찾고, 지키고, 성장시키는 법을 설명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고대 인도의 경전 〈베다〉*의 지혜가 현대 과학과 접점을 발견하고 이를 풀어 이 책을 쓴다고 밝힌다. 앞서 잠깐 언급한 대로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이 〈베다〉의 지침뿐만 아니라 현대와 고대, 양쪽 모두에 근거를 둔다고 말한다. 또 앞으로 〈베다〉의 메시지들을 그동안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목적에 사용될 것이란 귀띔도 한다. 저자의 연구 과제일 것으로 이해된다.

저자에 따르면 사랑에 대한 조언들은 보통 '나에게 딱 맞는 사람'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에 머물러 있다. 왜냐하면 많은 이가 자신에게 완벽한 사람, 소울메이트, 운명의 그 사람이 세상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데이팅 앱들도 이런 생각을 부추긴다. 물론 운명의 상대를 만나는 일이 정말로 일어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책에는 "완벽한 사람이나 완벽한 관계를 찾아낸 다음 나머지는 운명에 맡기자"라는 말은 없다. 대신 사랑으로 가는 긴 여정에서 마주칠 여러 어려움과 불완전함을 수월히 감당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베다(Veda)란 ‘안다’라는 고대 산스크리트어 비드(vid-)에서 파생한 말이다. '지식' 또는 '지혜'를 뜻하며, 넓은 의미로는 '기록될 가치가 있는 지식 전체'를, 좁은 의미로는 '성스러운 지식이나 종교적 지식'을 뜻한다. 고대 인도의 종교 및 사상과 관련된 노래·시·기도문·공물 제의 방식·주문 등 방대한 지식을 담고 있으며 분량이 성경의 6배에 달한다. 4베다는 내용에 따라 여러 가지 방식으로 나뉘는데 삼히타(Samhita), 브라마나(Brahmana), 아라냐카(Aranyaka), 우파니샤드(Upanishad)가 대표적인 베다 분류법이다. 만트라(Mantra)로도 불리는 삼히타는 찬가와 기도문을 담고 있는 본집이자 진언이다. 브라마나는 삼히타에 수록된 문헌으로 기도, 주문, 공물을 바칠 때의 법식을 담은 비디(vidihi)와 그에 대한 교육적인 내용, 즉 제례의 유래와 의의를 담은 아르타 바다(artha-vada)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라냐카는 마을에서 떨어져 숲에서 따로 수련하는 은자들을 위해 작성된 것으로, 아라냐(aranya)는 그 자체가 숲을 의미하는 말이다. 우파니샤드는 우주의 원리에 대한 심오한 사상과 베다 해석 방식을 담은 것으로 철학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며 베다의 궁극이란 뜻의 베단타(Vedanta)로 불린다.(두산백과, 독자 주)

 


 

저자는 '베다'는 삶의 네 가지 단계를 가르친다고 한다. 이 네 단계를 사랑에 적용해 이 글을 쓴다고 밝힌다. 각 단계는 사랑의 법칙들을 공부하는 교실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저자는 책에 이렇게 쓰고 있다. "〈베다〉는 사랑을 천상의 것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일련의 단계이자 경험으로 묘사한다. 그래서 순서가 명확하다. 한 단계에서 교훈을 다 배우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교훈을 배우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어느 단계를 완수하지 못하고 다음으로 넘어갔다면 필요한 교훈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삶은 우리를 그렇게 뒤로 물려놓을 것이다. 그 네 개의 교실이란 "「브라마차리아 아슈람」, 「그리하스타 아수람」, 「바나프라스타 아슈람」, 「산야사 아슈람」이다."(p.14~15)

연인이나 부부 관계에 대해 이야기할 때 꼭 등장하는 고민들이 있다. 한쪽이 ‘을’이 되어 상대방의 기준이나 가치관에 전부 맞추게 된다든가, 소위 ‘똥차’만 골라 만나 괴로운 연애를 하게 된다는 고민들이다. 대부분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 인정하고 배려하는 관계를 맺지 못하는 경우다. 항상 더 나은 관계를 바라는데 왜 이런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고 반복되는 걸까? 저자 제이 세티는 답한다. ‘나’를 잘 알지 못한 채로 사랑하는 게 원인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과거에 어떤 경험을 했고, 그 경험으로부터 무엇을 배웠나? 과거의 경험들은 지금 나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스스로 이런 질문들을 해보지 않은 채로 순간의 끌림을 따라 무작정 사람을 만나고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 때문에 나에게 상처를 줄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나와 내 삶에 정말로 도움이 될 사랑을 찾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문제를 깨닫지 않으면 사랑의 상처는 계속해서 덧나기만 할 뿐 아물지 않는다고 경계한다.

이런 이들을 위해 〈제1부 고독 - 나를 이해하며 사랑을 준비한다〉에서는 혼자서 자기 자신을 관찰하고 파악하는 법을 알려준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알수록 발전적인 관계를 맺을 사람을 더 잘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가치관을 알아보고,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법을 배우며, 과거에 부모, 미디어, 그리고 첫사랑 등으로부터 받은 영향을 돌아보며 내 안에서 사랑이 어떤 이미지로 각인되었는지 살펴본다. 특히 과거의 경험에서 어떤 선물 같은 사랑을 받았고, 어떤 마음의 빈자리가 생겼는지 알아봄으로써 앞으로 어떻게 사랑을 해나가야 할지 스스로 점검해 볼 수 있다.

 


 

우리는 때로 외로움에 휘둘려 성급하게 사람을 만나곤 한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채로 말이다. 그래서 다른 관계를 맺으면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이다. 이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이 책에서 ‘혼자 있어도 괜찮은 법’과 ‘혼자서 나 자신을 충분히 알아보는 법’을 이 책에서 설명해 준다. 독자들이 원하던 사랑을 만나는 길로 안내한다.

이 책의 〈제2부 공존 - 너를 이해하며 사랑을 실천한다〉, 〈제3부 치유 - 부딪치고 보듬으며 사랑을 지킨다〉에서는 본격적으로 서로를 성장시키며 오래 지속되는 사랑을 만들어가는 법을 소개한다. 지금껏 상대방과 다르게 표현해 왔던 사랑의 의미를 공유하고, 실제 사랑이 어떤 단계로 발전하는지 알아보며 배우자(파트너)가 서로에게 스승과 제자로서 어떻게 좋은 영향을 주어야 하는지 배운다. 또한 상대방에게 의존하지 않고 나만의 목적으로 삶을 꾸려가는 법을 살펴본다. 누군가를 만나면 그의 삶에 자신의 삶을 맞춰가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내 인생은 나의 것이지, 상대방의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만약 상대방의 삶과 목적에 휘둘리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아야 할 내용들이다.

갈등도 관계의 한 요소다. 상대방과 잘 싸우고, 잘 헤어지는 방법을 알아야만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갈등을 회피하지 않고 지혜롭게 풀어갈 때 관계는 더욱 견고해진다. 물론 이런 노력을 했음에도 회복되지 않는 관계도 있다. 이별 또한 사랑의 과정이다. 어떻게 잘 이별하는지, 또 어떻게 이별 뒤에도 무너지지 않고 내 삶을 꾸려갈 수 있는지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꽃을 오래 보기 위해서 매일 물을 주고 돌보듯 사랑은 노력하고 연습해야만 한다." 이 책은 살면서 맞닥뜨리는 갈등을 현명하게 극복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성숙한 사랑’으로 향하는 여정에 필요한 구체적인 실천 도구들을 갖게 해준다. 독자들의 삶에 오랫동안 활짝 피어 있을 꽃을 선물하기 위해서다.

 


 

우리들이 하는 흔한 오해 중 하나는 사랑이 단 둘만의 관계에 국한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사랑은 무한으로 확장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연인, 배우자, 가족 그리고 내 주변을 넘어서 이 세상 전체를 사랑하게 될 때 삶은 비로소 충만해진다고 강조한다. 그 이유는 하나, 사실 우리 모두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타인을 사랑한다는 건 곧 나를 사랑한다는 것이고, 타인에게 봉사하는 일 또한 나에게 봉사하는 일이라고 저자는 역설한다.

마지막으로 〈제4부 - 내 곁의 모두를 아끼며 사랑을 완성한다〉에서 내 안에 존재하는 사랑을 나눠주는 법을 배운다면 바로 그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부에서는 연인이나 배우자를 넘어서 더 넓은 인간관계의 여러 측면과 문제를 다루는 지혜를 준다. 나를 힘들게 하는 친구나 가족 등 가까워서 더 힘든 사람, 매일 보는 직장 동료, 지역 단체 등의 공동체, 스치듯 지나가는 낯선 이, 깊게 공감하는 대의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지구까지 점점 더 넓은 범위로 사랑을 확장하는 법을 알려준다. 이를 따라 사랑을 키워나갈 때,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만족과 풍요가 삶에 깃들기 시작할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 : 제이 셰티(JAY SHETTY)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첫 저서 『수도자처럼 생각하기』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아시안 미디어 어워드(Asian Media Awards), 스트리미 어워드(Streamy Awards) 등에서 수상한 탁월한 스토리텔러이기도 하다. 의사나 변호사가 되어야만 인정받을 수 있는 엘리트 집안에서 나고 자랐으나 돌연 모든 것을 버리고 인도에서 수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3년 뒤 사람들에게 경험과 지혜를 나누라는 스승의 조언을 따라 런던으로 돌아와 2019년 세계 최고의 행복 및 건강 분야 팟캐스트 ‘온 퍼포스(On Purpose)’를 운영하며 사람들이 스스로 마음을 훈련해 평화와 목적을 되찾도록 돕고 있다.

소셜 미디어의 슈퍼스타로 불리는 그는 ‘소셜 미디어로 지혜를 전하세요(Making Wisdom Go Viral)’라는 영상 시리즈로 100억 뷰를 기록, 5000만 명의 열렬한 팬을 보유하게 되었다. 기조 연설자로도 활동하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정부 기관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현재 2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그의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수천 명의 회원들이 행복과 건강 증진 프로그램인 ‘지니어스 코칭 커뮤니티(Genius Coaching Community)’에 참여한다. 아내와 유기농 기능성 차 브랜드 ‘조이오 JOYO’를 공동 설립, 최고 목적 책임자(Chief Purpose Officer)로서 일하고 있다.

홈페이지 jayshetty.me

유튜브 youtube.com/@jayshetty

 

역자 : 이지연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 후 삼성전자 기획팀, 마케팅팀에서 일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시작의 기술』, 『인간 본성의 법칙』, 『위험한 과학책』, 『볼드』, 『제로 투 원』, 『빅데이터가 만드는 세상』, 『기하급수 시대가 온다』, 『빈곤을 착취하다』, 『룬샷』, 『만들어진 진실』,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 『인문학 이펙트』, 『토킹 투 크레이지』, 『행복의 신화』, 『평온』, 『매달리지 않는 삶의 즐거움』, 『다크 사이드』, 『포제션』,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아웃퍼포머』 외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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