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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친 곳에 절대 천국은 없습니다
장대은 지음 / 퍼스트펭귄 / 2025년 5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류 역사상 유명 인물들이 성경에 대해 극찬한 말들은 의외로 많다. 이 책 『도망친 곳에 절대 천국은 없습니다』를 펴낸 출판사 측은 레프 톨스토이, 임마누엘 칸트, 에이브러햄 링컨, 존 애덤스, 레이 달리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는가?로 책 소개를 시작한다. 앞선 인사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성경을 자신의 삶 속 나침반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서양 문명은 사실 성경에 의해 새로 시작되었다고 봐도 틀림이 없을 듯하다. 오늘날 가장 선진 문명을 구가한 곳이 유럽 지역이다 보니 당연히 그들의 종교에 대해 맹신적일 것으로 추정하지만 사실 그럴 만한 이유도 역사상으로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사실 서양 문명의 원류는 그리스 문명이라고 배웠고, 사실 그렇게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 문명이 가장 먼저일까? 굳게 믿었던 그리스 문명보다 앞선 문명이 없었을까? 그렇지 않다. 문학의 원형이라고 추켜 세웠던 그리스 신화의 전설은 이집트 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의해 상당 부분 깨졌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 배웠던 그리스 문명의 '신화'는 수메르의 점토판이 발견되면서 무너졌다. 수메르 문명은 기원전 4.000년경 이미 〈길가메시〉란 영웅에 관한 신화가 있었다. 20세기 들어 발견된 문명 발상지에서 발굴한 점토판의 문자는 그리스 문명보다 앞선 것으로 판독되었다. 〈길가메시〉는 우리가 배웠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보다 무려 1,000년을 앞당겼다.
그리스를 멸망시키고 유럽 전역을 통일한 로마 제국은 그리스 문명을 동경했다. 그리스인들의 앞선 문명, 학술 등 거의 모든 것을 그대로 가져와 로마식으로 바꿨다. 다만 제국의 틀을 만들어가기 위한 도로 확장, 법 정비 등은 완전히 새로 바꾸었다 할 정도로 정비했다. 혁명적이었다고 해도 괜찮을 듯싶다. 그리스처럼 로마 제국도 다신교 사회였다. 때문에 지중해를 중심으로 번성하던 로마 제국은 정복된 이민족의 종교를 그대로 인정했다. 이를 테면 유대인들의 종교도 인정하고 탄압하지 않았다. 정복자의 아래에서도 목숨을 부지하고 연명할 수 있었던 이유일 것이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 자신들이 믿던 유일신을 믿고, 다른 우상을 섬기지 말하는 교리에 따라 정복자 로마에게는 용서치 못할 반역의 무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유대인들이 나라를 잃고 세상을 떠돌아 다니며 살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신앙심은 대단했다. 무려 2,000년을 전 세계로 떠돌아다녔지만, 결코 유대인의 정체성은 숨기지 않았다.

《성경》은 『구약성서』와 『신약성서』로 나뉜다. 굳이 교회나 성당을 다니지 않는 비종교인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또 이 구별은 예수의 탄생으로부터 갈린다. 예수는 당시 나사렛이라는 유대인 지역의 한 마을이다. 예수는 로마 제국으로부터 핍박 받지는 않았으나 차츰 제자들을 비롯, 세가 강해지니 로마 정복자들에게는 위험 인물로 지목되었던 듯하다. 선동해 피정복자들의 '반 로마' 의식을 강화시킨다는 이유다. 예수는 결국 로마 제국으로부터 선량한 양민을 부추겨 반란을 꾀할 수 있는 위험인물로 재판에 넘겨지고 결국은 십자가형을 받는다. 그의 나이 33세였을 때의 일이다. 유대인 마을에서 일어난 하나의 에피소드에 불과할 로마인들에게 예수는 이내 잊혀졌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의 제자들은 세상을 떠돌며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했다. 예수가 제자들에게 가르친 내용과 예수의 일생 등을 문자로 적어 널리 알린 것이 오늘날 『신약성서』로 불리우는 것이다.
"그리스도교 경전 중 4세기 로마 가톨릭 교회가 집대성한 정경(正經). 보통 ‘신약(새로운 약속이라는 뜻)으로 약칭된다. 예수그리스도의 언행을 기록한 4권의 복음서(마태오·마르코·루가·요한의 복음서), 그 제자들의 전도행각에 관한 기록(사도행전), 여러 사도들의 편지글(서간서) 및 예언서(요한의 묵시록) 등 27서(書)로 구성되어 있다. 전부 그리스어로 쓰여 있다. 신약성서는 예수그리스도가 하느님의 아들로서 이 세상에 태어나 죄에 빠져 허덕이는 인간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다가 부활하여 그리스도를 믿는 자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기로 약속하였다는 신앙으로 일관되어 있다. 모두가 1세기경에 쓰였는데, 최종적으로 오늘의 형태로 정경화(正經化)한 것은 397년의 카르타고 종교회의에서였다. 하느님이 구약성서에서 약속한 인류 구원을 신약성서에서 성취하였다고 볼 수 있다.(두산백과)
구약성서(Old Testament)는 유대교와 그리스도교가 함께 경전으로 인정하는 종교문서이지만, 헤브라이어로 쓰여진 24권의 책들을 그리스어로 번역하면서 39권으로 재편집한 것들이다. 사마리아인들은 구약성서 최초의 5권의 책, 즉 〈모세 5경〉만을 경전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로마 가톨릭교회는 외경을 구약성서와 동등한 권위로 수용하였다고 한다. 구약의 제1부인 토라(Torah), 즉 모세 5경은 창세기·출애굽기·레위기·민수기·신명기를 말한다. 모세의 저작으로 알려졌으나, 후대의 편집과정을 거쳐 BC 586년 바벨론 포로 이후 현재의 형태로 완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크리스찬도 아닌 비종교인인 독자가 《성경》을 이야기하다 보니 말이 장황해진 것 같다. 앞서 언급한 서양의 유명 인물들은 그들의 세상이 오랫동안 기독교 문명이었다는 점은 다시 한 번 확인해준다. 사실 기독교 문명이 이처럼 발전한 것도 로마 제국의 영향이 크다. 로마 제국은 엄청난 영토와 정복지에서 약탈한 전리품과 세금 등으로 초호화 사치에 빠졌다. 그들의 건축 문화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콜로세움 등 각종 건축물, 그들이 즐겨했던 각종 문화 시설에서 그 편린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천년 제국은 없다는 말처럼 그들 제국의 영화는 4세기말부터 서서히 붕괴조짐을 보이다 결국 475년쯤 동·서 로마로 갈라지고 서로마 제국은 멸망한다. 이후 수도를 콘스탄티노플로 정한 동로마제국은 1,000년간 유지되다 이슬람 문명권의 오스만 투르크에 의해 완전히 역사에서 사라진다. 서로마 제국은 제각각 살 길을 찾아 여러 나라로 갈라지고 각각의 왕조가 들어선다. 이들은 모두 로마 문명에 익숙해 있지만 로마 멸망 후 마땅한 구심점이 없었다. 그러나 로마 멸망 전인 313년 콘스탄티누스 1세는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에 대한 관용을 선포하여 기독교에 대한 박해를 끝내고 사실상 정식 종교로 공인했다. 또한 교회의 압류된 재산을 돌려 주고 이에 대한 국가의 보상을 정했다. 콘스탄티누스 1세는 또한 325년 제1차 니케아 공의회를 소집하여 기독교의 발전에도 기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기독교가 구심점이 되었다. 대제국이 붕괴되자 로마 이전으로 되돌아가기에는 각지의 어떤 나라도, 종족도 조그만 공동체에 만족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다시 정복 전쟁을 시도할 마땅한 인물도 없었던 듯하다. 결국 기독교를 중심으로 교황을 추대하는 등 그들의 정치·경제·사회·문화의 구심점이 된다. 이른바 성직자들로 구성된 교황청은 막강한 권력이 손에 쥐어진 것이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도 서양인들이 만든 말인 것으로 독자는 알고 있다. 오래지 않아 교황청은 부패한다. 성직자와 사제들이 일반 국가 관료들도 쉽게 하지 못할 부정과 부패로 타락한다. 심지어는 매춘업소도 운영했다고 하니 말문이 막힐 뿐이다. 중동에서 이슬람 세력이 등장하고 발전하더니 결국 11세기 들어서는 양 세력간 전쟁으로 치닫는다. 200년에 걸친 십자군전쟁의 발발이다.

별 전과 없이 200년간 전쟁을 치르다 보니 교황청은 더욱 부패해진다. 전쟁을 하느라 돈을 탕진했고, 각 나라에서 각각 준비한 전쟁 자금도 바닥이 났으니 교황청 운영도 힘들었던 것 같다. 면벌부를 판매하는 해괴한 방법으로 돈을 챙기는 등 성직자들이 맞나 싶다. 서양의 각 나라들은 종교 혁명을 감행해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고, 수십 년 간은 흑사병 창궐로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받았다. 그러나 '신들의 나라'라는 중세는 다행히 인간 중심의 문화로 바뀌면서 차츰 안정을 찾는다.(르네상스) 각 나라끼리 전쟁을 치르년서도 서양 전체가 전쟁에 휩싸이지는 않는다. 제1차 세계대전까지는. 덕분에 인문학과 예술이 발전하며 발전의 바퀴를 굴리기 시작한다. 18세기 식민지 미국이 독립전쟁을 통해 북아메리카 절반을 차지하는 나라로 우뚝 섰고, 유럽은 산업혁명을 이끌어내며 식민지에서 수탈한 자원과 금·은으로 학문과 과학을 발달시킨다. 근대화된 서양은 이젠 지구상에 더 이상의 적은 없다고 판단했는지 모른다. 지구의 끝과 끝을 알아냈고, 자신들보다 우월한 문명은 없다는 점도 확인했을 것이다.
이때 살았던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문명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고, 학문 역시 가장 앞섰다고 판단하지만 뿌리 깊은 의식인지 기독교에서의 신과 성경 등의 가르침은 철저히 따랐다. 다음의 인물들은 모두 근대에 활동했던 분들이고 기독교 문명에 살았던 인사들이다.
“성경은 인류에게 주어진 가장 위대한 책이다.” - 레프 톨스토이
“성경은 모르는 자는 세계를 절반밖에 이해하지 못한다.” - 임마누엘 칸트
“이 책이 없었다면 우리는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없었을 것이다.” - 에이브러햄 링컨
“성경에는 전 세계의 도서관보다도 더 많은 내용이 담겨 있다.” - 존 애덤스
“나는 이 책을 통해 도덕적 가치관과 투자 철학의 기초를 세웠다.” - 레이 달리오

문학, 철학, 정치, 경제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이들이 이토록 성경을 극찬한 이유는 명료하다. 인내, 자존, 용서, 회복, 공감, 결단 같은 삶의 핵심 요소를 인물의 이야기로 들려줌으로써 그 안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아담과 하와의 선악과는 우리의 눈과 귀를 어지럽히는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지혜를, 바벨탑 이야기는 진정한 소통의 중요성을, 모세와 형 아론의 이야기는 현명한 인간관계를 지켜낼 수 있는 혜안을 엿볼 수 있다.
우리는 종종 타인의 눈을 신경 쓰느라 진짜 나의 삶을 놓치며 산다.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대로 사느라 정작 소중한 것을 챙기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 인생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다.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기 위한 답과 방식은 하나다. ‘스스로 삶의 목적지를 결정하고 뚜벅뚜벅 걸어나가는 것.’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가 덮이는 순간 우리는 진정한 나로 살아가는 자유로움과 기쁨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이 책 『도망친 곳에 절대 천국은 없습니다』의 저자 장대은은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란 제목의 〈서문〉에서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마주한다. 때로는 길을 잃고, 헤매고, 방황하기도 하고, 막다른 골목 앞에 서서 좌절하기도 한다. 막막한 마음에 두려움도 느낀다."고 전제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지혜'라고 저자는 말한다. "지혜는 지식을 쌓는 일이 아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을 헤쳐나가기 위해 필요한 나침반과도 같다. 한 치 앞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인생길 위애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언제 멈추고 돌아서야 할지를 알려주기 때문이다."(p.5)
저자에 따르면 인류가 시작된 이후에 가장 많이 읽힌 글이 바로 성경이다. 성경은 지난 3,000년 동안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읽은 글이다. 불안과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사람들은 답을 찾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성경을 읽었다. 성경은 단순히 아름답고 비유적인 말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해 사람들에게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삶의 가르침을 보여준다고 믿었다. 성경은 우리에게 정의와 공평, 정직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를 가르치며,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도록 돕는다.

"도망이 아닌 직면으로, 포기가 아닌 회복으로"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우리에게 늘 새로운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반대로 오래되어서 더 유효한 진리가 있다. 바로 시대를 초월해 우리에게 깊은 깨달음과 통찰을 주는 성경 속 문장들이다. 톨스토이, 칸트, 마터 테레사, 마틴 루터 킹, 빅터 프랭클처럼 각 시대를 이끌었던 현자들은 물론이고 지금도 전 세계 수천만 독자들이 성경 속 문장으로 마음을 다잡고 온전한 스스로의 삶을 향해 당당히 뛰어들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성경은 절대자에 대한 믿음 너머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며 자신의 내면과 마주할 용기를 준다.” 그렇다. 진실된 믿음은 자기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내면의 힘에 대한 존중이자 의지이며 진짜 삶에 뛰어드는 결단이다. 그리고 그 믿음이 단단해질 때 비로소 우리의 삶은 변화될 수 있다.
"우리가 40대든 50대든 오늘이라는 시간은 새로운 시작을 꿈꾸기에 결코 늦은 때가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무조건적으로 변화를 추구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도전에 대한 열정입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계속 일하더라도, 충분히 새로운 관점과 접근 방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지난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리고 우리만의 특별한 통찰력을 활용하여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젊음의 힘과 연륜의 지혜, 이 두 가지를 모두 가진 40대. 우리는 이 독특한 시간의 가치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p.218)
저자 : 장대은
1998년 이후 25년간 독서, 글쓰기, 질문법을 통해 인간의 변화와 성숙의 마스터 키 ‘트라비움의 사고역량’을 세워가기 위한 강의, 교재 편찬, 책 저술에 힘써왔다. 저서로는 《십진분류독서법》(청림출판), 《새벽에 읽는 유대인 인생특강》(비지니스북스), 《트라비움 일상수업》(평단), 《유대인의 글쓰기》(유노북스), 《어휘력사전》, 《아포리즘》(이상 프로비9), 《트라비움 다이어리》(큐티북스)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