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당신의 신념인가?"
"예."
"분명 신념을 가진 자는 아름다워. 믿는 길에 몸을 던지는 이의 삶은 처연하지. 하지만 도둑에게는 도둑의신념이, 사기꾼에게는 사기꾼의 신념이 있다. 신념을 갖는 것과 그것이 옳고 그름은 별개야."
나는 또다시 부끄러움을 느껴야 했다. 맞는 말이다. 신념을 갖고, 자신의 신념이 옳다고 생각하기에 뱉어내는 거짓말은 나도 몇 번이나 들어왔건만.
"자신이 처할 일 없는 참극은 더없이 자극적인 오락이야. 예상을 뛰어넘는 일이라면 더할 나위 없지. 끔찍한 영상을 보거나 기사를 읽은 사람들은 말하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그건 오락인 거야. 그걸 알고 있었는데도, 나는 이미 실수를 저질렀다. 그걸 되풀이할 생각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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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내가 왕족들의 시체 사진을 제공하면 당신의 독자들은 충격을 받겠지. ‘끔찍한 일이야’라고 말한며 다음 페이지를 넘기겠지. 더 충격적인 사진은 없는지 확인하려고."
그건 그럴 것이다.
"혹은 영화로 만들지도 몰라. 그럭저럭 볼만하면 두 시간 뒤에 그들은 눈물을 흘리며 우리의 비극을 동정하겠지. 하지만 그건 진실로 슬퍼하는 게 아니라 비극을 소비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나? 질리기 전에 다음 비극을 공급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라제스와르는 나를 손가락질했다.
"다치아라이. 당신은 서커스의 단장이야. 당신이 쓰는 글은 서커스의 쑈야. 우리 왕의 죽음은 최고의 메인 이벤트겠지."
"준위, 전 그럴 생각은 없어요!."
"당신 마음이 문제가 아니야. 비극은 오락이라는 숙명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다. 사람들은 어째서 줄타기를 보며 즐거워할까? 언젠가 연기자가 떨어지지나 않을까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나? 네팔은 불안한 국가다. 그리고 어제 연기자가 떨어졌어. 흥미로운 일이지. 이게 다른나라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나도 즐겼을지 몰라."
라제스와르 준위는 말했다.
"하지만 나는 이 나라를 서커스로 만들 생각은 없다, 다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