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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영. 일명 구사장..

장래 희망은 CEO.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대학을 가기 위해 남들의 비난을 가볍게 무시하고

국사 공부를 꿋꿋하게 하던 친구.

1학년 때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학원의 에이스였으나

2학년 때 반 년 정도 외도를 하고 혼자 공부한답시더니

2학년 말 걱정스런 상태가 되어 학원에 복귀하다..

독실한 신자로, 아직도 일요일마다 수영로 교회까지 예배를 보러 다닐 뿐 아니라,

주위에 존재하는 구원받지 못할 영혼들에 혼자 노심초사 하며

틈만 나면 교회로 인도하려고 하지만 그렇게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

작은 키지만 조용하고도 큰 카리스마를 가진 구사장의 이야기에 주변 친구들은 영향을 많이 받고

심지어 학원 수업 시간에도 자기가 이해 안 되면 전체 진도를 가로막고

이해가 될 때까지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나름 학구파.

얼마 전, 박 모양과 학원 초유의 스캔들을 뿌렸으나 그다지 큰 성과는 없어 보임.

깔끔하고 단정한 옷 스타일과 소품들로, 학원 여학생들에게 긍정적으로 어필..

이상형은 아마도 영어샘 스타일.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여자를 좋아하는 것으로 추정.

결혼은 일찍할 거라고 한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주위의 애들이 날 협박한다....

"샘! 자영이보다 늦게 결혼할래요!!!"

ㅡ,ㅡ 하긴 그렇게 멀지 않았다. 5,6년 정도 남았나..

범어사에서의 커피 한 잔.. 개인적으로는 가장 인상 깊은 기억이다.

내년에 꼭 찾아와서 그 자리에서 커피 한 잔.. 하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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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수능 시험이 있다. 그리고 그 시험이 다가올수록 이제 고3들이 한 놈씩 학원을 떠나갈 게다.올해는 유난히 고3이 많았다. 40여 명 학원을 거쳐갔으니까..

유난히 사람을 잘 잊어버리는 성격이니까 이제라도 한명씩 놈들에 대한 기억을 정리해야겠다 싶다.

오늘은 김정규.. 브니엘고 3학년 문과..

첫 만남은 고1. 캐나다에서 중학교 3년을 보내고 다시 한국의 입시지옥으로 들어선 만용이 어디에서 비롯된 건지는 최근에 풀렸다. 암튼, 그 뒤로 쭉 학원을 떠나지 않고 있다. 며칠 전엔 수학 수업을 듣게 해달라면서, 안 된다는 수학샘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답지 않은 문자 애교까지 부려가며, 결국 수강 허락을 받고, 학원에 아주 자리를 깔았다.

심심하면 게임방과 오락실과 학원 사이에서 동선을 그어대고, 교실에 에어컨 켜놓고 오래 자리 비우기, 독서대 불 켜놓고 사라지기, 학원 문 활짝 열어놓고 집에 가버리기, 교실을 쓰레기통으로 만들어놓기 등등으로, 괜히 수학샘한테 눈치 보이게 만드는 골칫덩어리.

집에 갈 땐 몇 발짝 안 되는 집을 코 앞에 두고는 다른 애들 데려다주는 차에 타서-그것도 이미 정원초과인 나의 소형차 뒷자리에 구겨져서- 끝까지 안 내리고 버티기. 옆에 있는 E모 영어 학원에서 인스턴트 커피와 녹차를 한 움큼 들고와서는 "잘 했죠? 네??"를 연발해서 당황하게 만들기. 캐나다에서 배워온 담배질로 -그것도 붉은색 말보로만 핀다는..- 사귀게 된 친구 안지현을 학원에 데리고 오는, 이상한 충성심 보이기.

하지만 그에겐 미워할 수 없는 무엇이 있다. 아무리 구박해도 언제나 제자리로 돌아와 있는, 나이답지 않은 해맑음은, 정규 말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희귀하다. 그래서 철 없음이 가끔은 낙천성으로, 생각 없음이 속 깊음으로 보일 때가 있다. 얼마 전, 밤 12시 반, 분명히 집앞에 내려다 주고 내일 보자며 헤어졌는데, 불과 몇 시간 뒤에 그놈 아버님의 부고를 들어야 했을 땐 정말 마음이 아팠다. 지금은.. 40여일 지났고 여전히 생글생글하다. 가끔 내 마음만 짠해진다.

대학은 죽어도 서울로 가겠다는 정규.. 너의 밝음이 네 주변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되어줘.. 그 대신 (신중+배려+절제) 요걸 조금만 키운다면 멋진 사람이 될 거야~ 학원에 있는 시간 중에 노는 시간이 훨~씬 많은 정규야! 그래도 끝날 때까지 열심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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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에 선을 봤더랬다.

밥 먹다가 숟가락 집어 던지고 나오고 싶었을 정도로 정말 최악이었지만

간만에 보는 선이었던지라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꾹 참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요즘 시집이나 가 볼까 싶은 생각이 살~짝 든다.

친구들이 가족을 만들어 가고 서로 닮아가면서 이제 편안해져가는 모습이 부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새삼 누구를 만나서 맞추고 닯아가기까지 겪어야 할 갈등에 벌써부터 부담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에휴.. 결혼.....

분명한 것은 올 가을 나의 머릿속을 채울 화두임에 틀림없을 것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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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란이 서재에 들렀다. 댓글이나 하나 달까 했더니 가입을 하란다. 가입했더니 내 서재도 생겼네..

흠.....

잠시 망설이다가 서재를 열어보기로 결심했다.

이런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왜냐면 천성이 게으른 탓에, 항상 시작은 하지만 관리도 안 하고 

또 금방 잊어버리기 때문에 버려져있을 몇 개의 블로그들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어떤 사람들은 쉽게 잊어버릴 수도 있는 것들이겠지만 

왠지 내겐 그게 쉽지가 않다. 지난 것에 많이 연연하는 성격 탓일 수도 있겠지만....

희란이 서재를 보고 희란이의 또다른 모습을 많이 봤다. 

20년이라는, 알고 지낸 시간의 무게에 비해,

그녀에 대해 알고 있었던  내 이해의 무게는 턱없이 부족했음을 또 새삼 느낀다.

희란이가 시집을 가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그 아이들을 키우며 지냈던 10년의 시간..

그녀의 남편도 그렇게 살면서 알게 됐다는 그녀의 모습을 어제, 오늘 그녀의 서재에서 발견한다.

꾸준한 책읽기와 글쓰기.. 부럽다.^^;

에궁.. 난 뭘 하며 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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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30 18: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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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30 19: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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