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에 늦은 생일 미역국을 먹다.

누군가 학원 달력에 내 생일을 메모해 둔 덕분(ㅜㅜ)에 오늘 하루 케익 촛불을 세 번 불었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싫어서 조용히 넘어가려던 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내 생일을 빙자해서 한 시간 놀아보려는 애들을 추스려 수업 하느라 진땀을 뺐다.

오늘 읽었던 글에 '콘트라 섹슈얼'과 '매트로 섹슈얼'에 대한 얘기가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오늘 케익을 사온 건 남학생들이었고

여학생들은 포도를 한 상자 사왔다.^^ 내 주변에서도 이미 양성화의 징후는 짙었던 것이다.

여학생들의 발상이 재밌었다. 생일 선물로 포도라니.. 내 나이 때문이었을까..ㅋㅋ

애들은 벌써 내년을 걱정한다.. 내년엔 저희들 없어서 어쩔 것이냐고.. 내년에도 챙기겠다고..

학원일을 제 일처럼 걱정하는 애들이 너무 대견스럽다.

수능 끝나면 한판 신~나게 놀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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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09-12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생일? 맞다 나랑 비슷했었다 그치. 그러고 보니 우리 서로의 생일안챙긴지도 진짜 오래됐다. 사실 요즘은 내 생일도 가물가물 어떤때는 잊어버리고 넘어가니....
늙는다는게 이런거다라는 생각도 드네. 그래도 주변에서 챙겨주는 녀석들도 있고 기특하네. 생일축하한다야.... ^^

내오랜꿈 2007-09-12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이해가 안 된다. 새벽 3시에 늦은 생일미역국을 먹었다면 다음날이란 말인가? 니가 무슨 새벽부터 출근하는 사람도 아니고, 늦게 일어났을 거 아녀? 아점이나 점심으로 먹었으면 안 되냐? 모르는 사람이 보면 너 엄청 바쁜 사람인 줄 알겠다. 아무 시간대고 30분만 덜 자면 될 것을...다음날 3시에 생일미역국 먹은 게 무슨 자랑이라고...

그래도 뭐, 생일은 축하해줘야 하나? 쩝...

점순이 2007-09-13 02:55   좋아요 0 | URL
아눼~~ 늦잠은 당근 잤고요~ 낮엔 여기저기 다닐 일이 좀 있어서 바빴답니다~ 유시민을 일컬어 "정말 옳은 말을 정말 삐리리 없이 한다"고 한다던데 그 점에선 선배 역시 당할 사람이 없을 거에요~ 이건 생일 축하을 받은 걸로 해야할지 욕 먹은 걸로 해야할지..^^;
 

혼자 가을을 타다...

혼자 사는 거라고 생각할 때가 많았다. 혼자지만 외롭지는 않다고.. 씩씩하게 잘 살고 있다고..

하지만 이제 생각해보면 그런 순간에도 옆에는 늘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 줬던 거 같다.

하나 둘 곁을 떠나 가면 어김없이 또 하나 둘 새로운 사람들이 그 자리를 메워줬던 것도 같다.

올 가을은 메워지지 않은 빈 자리들이 자꾸 날 텅 비게 만든다...

하루 종일... 허전함에 혼자 몸둘 곳을 몰라하던 내게 아이들이 왔다.

일이 보배라고 했던가..

생각만 많은 낮보다 아이들과 눈 맞추고 싸우고 웃고 떠드는 수업은 나를 잡아준다.

집중하게 하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이 직업에서 순간순간 난 얼마나 벗어나고 싶어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수업을 잘 마무리하고 난 새벽이면 

하루 중 어느 때보다도 난 밝고 씩씩해진다.

이 중독성이 학원 생활 10년을 가능하게 한 것도 같다.

날 엄마처럼 믿고 의지하고 따르는 이 아이들과 곧 또 이별을 해야 한다.

새로 만날 아이들과 정이 들 때까지는

올 고3들과의 이별로, 겨울 쯤 나 혼자 또 가을을 타게 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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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은 그야말로 마의 화요일이었다.

학원에 도둑이 들었었다. 두번째다.

첫번째는 카드였던 덕분으로 큰 피해 없이 지나갔지만 이번에는 피해가 좀 컸다.

산 지 몇 달 안되는 핸드폰도 분실물에 끼였다. ㅜㅜ  큰 맘 먹고 샀던 거였는데...

남은 할부금은 다 어쩌란 말인가...ㅠㅠ

하지만 그건 마의 화요일 서곡에 불과했다.

내부자 소행인 것 같다는 경찰의 말과 탐정 놀이를 한참 즐기던 사람들의 경솔한 몇 마디가

애매한(?? 솔직히 심증이 아직도 다 가신 건 아니다..) 사람(학생)을 의심하게 만들었고,

급기야 확실한 물증 없음에 격분한 그의 가족들이 학원에 찾아와서...... 난리가 아니었다.

끝까지 신중했었어야 하는데... 또 이렇게 때늦은 후회를 한다.

'녹정기'를 읽고 건진 한 마디가 있었다. 사마난추...

네 필이 끄는 마차로도 쫓아갈 수 없으니 말 조심하라는 중국 표현이었다.

늘 가슴에 새겨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런 실수를 한다. 

당장의 금전적 손실에, 좀더 상황을 객관적으로 따져볼 여유를 잃어야만 했던  

우리들의 모습이 한심하다.  

 

언제쯤이면.. 최소한 알고 있는 건 실수하지 않으면서 살 수 있게 되는 걸까...

불혹의 나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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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훈이, 자영이 편 썼는데 자기 것은 쓰지 않았다고 독촉하시는 승준..ㅋㅋ

하긴 최근 학원에서 가장 모범적이면서 바람직한 성적 향상 곡선을 그리면서

갑자기 여학생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분이시니 건너뛸 수는 없지~^^

뭐 180센티가 넘는 훤칠한 키에, 고2때까지 태권도로 단련된 몸에, 부드러운 성격과 자상함..

그가 가진 장점은 그의 성적의 급상승과 함께 뭇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사실 고2때까지 그는 자영이의 카리스마에 다소 묻어가는 듯했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아마도 고2 말 어떤 사건 이후였지..ㅋ) 스스로 반의 에이스를 자처하며

'자영이 반'이 아닌 '승준이 반'을 만드시고,

학원에서 벌어지는 이런저런 일들을 주도적으로 처리하고 마무리까지 도맡는

자상한 남학생으로 우리 앞에 당당히 자신을 드러냈다.

현재까지 그의 이미지는 성공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니, 여학생들이여!

어른의 눈으로 봤을 때 그는 "좋은 남편"이 될 가능성이 가장 확실한 사람이다~~

주목하고!! 용기 내어 작업에 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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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최장기 수강자 중의 한 사람이면서 최근 모의고사에서 언외수 300점의 기염을 토한

이론의 여지가 없는 학원의 에이스.

깔끔한 외모와 매너, 자만과는 거리가 먼 성실성, 마음씨도 따뜻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인간미..

이렇게 적고 보니, 거의 흠잡을 데 없는 완소남이군..^^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내가 좋아하는 준영이는 따듯하고 사려 깊은 준영이다.

충분히 이기적으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주위를 배려하고 걱정해줄 줄 아는 그 여유있음이 좋다.

같이 지낸 시간이 그렇게 긺에도 불구하고 지켜야 할 선은 확실하게 지키는 그 '개념' 있음이 좋다

나머지 시간, 마무리 잘 해서 수능 시험 진짜 잘 봤으면 좋겠고,  

어디에서 무엇을 하면서 살아가더라도

니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 성실함과 따뜻함이라는 걸 꼭 기억하고 지키는 사람이 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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