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07 어느 중학교 화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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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5-23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정말 그렇게 보이네요.
원래 어떤 식물일까요?

Nussbaum 2015-05-24 10:36   좋아요 0 | URL
hnine님 안녕하세요~ 죄송하게도 어떤 식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학교에 매일 출근하면서 지나다니던 곳인데 오전 쉬는시간에 잠깐 나가보니 그렇게 보이더라고요.
지난주에 보니 식물에 잎이 나 조금은 지저분해 보여서 여인의 날렵한 몸매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일상의 사물, 감정, 느낌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과정을 학생들과 공유해 볼 예정입니다 !!


blanca 2015-05-23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오랜만이에요!

Nussbaum 2015-05-24 10:37   좋아요 0 | URL
blanca님 저도 오랜만입니다 !! 평일에는 북플에서 잠깐잠깐 쓰신 글도 보고 하는데 알라딘 서재에는 좀처럼 들어오기가 어렵더라고요.

수연 2015-05-24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센스쟁이 누스바움님~

Nussbaum 2015-05-24 11:29   좋아요 0 | URL
:D 연휴네요. 여유가득 !!

oren 2015-06-13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몸의 발레리나가 `깃발을 높이 치켜든 발레리나` 보다는 훨씬 보기 좋았을 듯싶네요.. 하하

Nussbaum 2015-06-15 13:58   좋아요 1 | URL
ㅎ 네 oren님. 관리하시는 분이 가지치기를 해 놓으신 모양인데 저도 저 깃발부분의 큰 팔이 없었으면 더 좋았을 뻔 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덧하자면 요즘은 책에서 문자로 배워 익히는 것보다 우리 삶의 주위에서 깨달아 느낄 수 있는 것에 더 관심이 많아졌네요. 그래서인지 작은 것부터 다시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 늘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5-07-02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상의 시선이 느껴집니다

Nussbaum 2015-07-02 22:46   좋아요 0 | URL
네 말씀하신대로 무심한 저만의 시선으로 보는 프레임이라는 생각입니다. 요즘 너무 피곤한 일상에 시간이 지쳐 가는데, 남겨주신 댓글 덕분에 잠시 멈춤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오월은 빛과 어둠이 눈웃음을 주고 받으며 서로에게 양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달이다. 일 년 중 오로지 오월의 그 어느 때의 오후 세 시에만. 빛과 어둠이 정확히 반 반씩 그 공간을 사이좋게 나누어 보듬고 있다. 노랑 농담과 갈색 주름. 둘은 서로를 시기하지 않는다. 앞서 가는 젊은이의 옷자락은 앉아 있는 노인의 눈을 시리게 하지 않는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책 하나를 몸에 걸치고 길을 나선다. 앞서거나 뒤에 멈춰선 시간들, 빛과 어둠이 사이좋게 나눈 영역을 넘나들며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 그 시간과 사람들 속에서 노란 농담과 갈색 주름을 듣는다. 오후 세 시. 그 아슬한 균형의 시간에, 사이좋은 빛과 어둠의 공간에.

 

약간 부스스한 머리를 한, 슈베르트의 들뜬 음악과 같은 경쾌한 발걸음의 노랑 농담. 수줍은 웃음을 띠고 맑고 경쾌한 음을 찾아 나선다. 약간 높은 톤, 잔뜩 붉어진 얼굴을. 그 어딘가에는 지나간 계절과 어둠의 시간을 노래하는 갈색 주름이 조용히 몇 음을 두드린다. 때로는 격렬하게. 베토벤의 머리칼처럼.

 

 

 

 

 

 

빛과 어둠의 아찔한 경계지점에 서서 읽는 구절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다.

 

 

 

 

 

 

<슈베르트>


"슈베르트는 흔히 순수한 서정 시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드라마틱한 음악 전개를 보면 이를 충분히 반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방랑자 환상곡>에서 피아노는 오케스트라로 아니, 그 이상으로 철저히 변신합니다. 기교가 뛰어난 피아니스트도 아닌 작곡가의 피아노 소리, 형식에 대한 미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본능적으로 감지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 그의 피아노곡들은 섬세한 페달을 섬세하게 써야 비로소 제 맛을 살릴 수 있습니다. - 158p.

 



<베토벤>


 "베토벤 말고 희극과 비극을 모두 아우르는 작곡가는 없을 것입니다. 또 그가 아니면 어느 누가 다양한 변주곡에 깃든 경쾌함부터 자연의 힘을 풀어줬다 길들였다 하는 자유로움에 이르기까지 그 방대한 영역을 자신의 것으로 삼을 수 있었을까요? 또 어느 거장이 후기 작품에서 현재, 과거, 미래를 하나로 모으고 숭고한 것과 세속적인 것을 결합시킬 수 있었을까요? - 33p.

 

 

밝은 노랑색 공기.

악센트, 스포르찬토, 린포르찬토, 포르테. 조금씩 저 너머 그 공기와 색에 맞게 풍겨오는 꽃내음. 그 한 층 아래 겹쳐진 얇은 갈색의 눈웃음. 여유로운 아르페지오, 디미누엔도. 피아니시모. 오월의 세 시는 슈베르트와 베토벤을 따라 그렇게 노래한다.

 

 

 

 

 

 

책에 담긴 밸런스, 칸타빌레, 앙상블, 환상곡, 형식, 감성, 하모니, 유머, 기침, 해석, 음향, 피아노, 레가토, 옥타브, 오케스트라, 페달, 리듬, 리타르단도, 템포, 변주 그리고 고요의 나긋함을 듣는 짧은 시간.

나의 작은 옷에 걸친 한 권의 책은 오월의 공기와 내음에 화답하듯 이런 것들을 말한다.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Alfred Brendel)의 손과 눈으로.

 

 

<시작>

한 작품이나 악장의 특성은 거의 대부분 첫 시작과 함께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고음악일수록 더욱 그러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연주를 시작하자마자 바로 그 곡의 매력을 알아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이런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바로 연주자의 중요한 임무가 아닐까요. 17p.

 

 

 

 

 

세 시 삼십 분이 되면 모래알은, 나뭇잎은, 거리의 공기는, 손을 맞잡은 두 연인의 얼굴은,

파아란 하늘은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게 어둠을 조금 머금는다. 그 시간과 공기는 우리에게 아주 얇은 눈을 감아야 할 때를 알려준다. 곧 있을 눈부시게 흰 밝음을 예고한다.

 

 

 

 

 

 

 

까끌한 손글씨.

 

옅어진 붉은색 컵.

 

흐려진 머리의 두께.

 

진해진 바람.

 

음악은 손끝을 타고, 잃어버린 붉음을 찾는다.

 

손가락 끝이 일어나는 시간은 언제인가?

 

바람이 돌아올 때.

 

붉음을 머금고, 까슬한 바람을 곁에 세우고,

 

새초롬한 새 한 마리가 겨울 추위에 젖어 고개를 돌릴 때.

 

붉게 물든 손끝은 펜을 든다.

 

종이 위를 살곰, 까치발을 하고 슥슥 걷는다.

 

오월의 밝은 노랑과 갈색 사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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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5-29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ussBaum님이니까 쓸 수 있는 글이네요 역시.
Schubert에 대한 구절을 새로운 느낌으로 읽었습니다. 피아노를 오케스트라처럼 이용할 줄 알았던 작곡가, 순수한 서정시 vs 드라마틱한 전개. 와~
오랜만에 즉흥곡 3번을 들었습니다. op.90 네 곡중 주로 2번과 4번을 자주 듣고, 그 다음이 1번. 3번은 제일 안듣는 곡이었거든요. 그러고 보니 3번이 제일 안 '드라마틱'한 것 같기도 하고요.

Nussbaum 2013-05-30 13:14   좋아요 0 | URL

아마 다른 사람이 말했다면 그다지 와 닿지 않았겠지만 브렌델이 얘기하니 슈베르트에 관한 내용이 다시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거의 평생을 음악을 탐구하며 보낸 연주자이니 말이지요.

이 책은 그가 바라보는 음악에 대한 내용을 가볍게 터치하듯 풀어내서 약간 더 내용이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을 주었는데요. 러셀 셔먼의 책과 비슷한 느낌도 있었지만 바흐 브람스 슈만 베토벤 모차르트 슈베르트 쪽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단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에게 선뜻 권하기는 그렇지만 가볍게 바람을 스치듯 읽기에는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내용상 뭔가 아쉬움이 남는 그런 책이었는데요 그의 다른 책도 있던데 거기엔 그의 음악에 대한 내용이 더 많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서 더 그런가 봅니다.


..

몇 년 전부터 그래왔지만 음악은 같이 들을 때 더 깊은 맛이 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둠이 제 자리를 하고 저 위에서 차분히 자리하고 있는 새벽, 공기가 부풀어 오르는 낮, 어딘가로 빛이 사그라드는 것 같은 저녁. 이렇게 페이퍼로 올려 종종 발걸음을 해 주시는 분들과 얘기하면서 들을 때 더더욱.

슈베르트 즉흥곡. 그 음표와 그 음표 사이에 숨겨진 무수한 얘기를 들어보는 오후입니다.
오늘 하루 새벽, 낮, 저녁 모두 푸름이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