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찬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어떤 아름다운 음악가, 한 마리의 우아한 말, 어떤 장엄한 풍경, 심지어 지옥처럼 웅장한 공포 앞에서 완전히 손들어버리는 것, 그것이 바로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예찬할 줄 모르는 사람은 비참한 사람이다. 그와는 결코 친구가 될 수 없다. 우정은 함께 예찬하는 가운데서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한계, 모자람, 왜소함은 눈앞으로 밀어닥치는 숭고함 속에서 치유될 수 있다.

 



미셀 투르니에 <예찬> 서문 중에서.













아무렇게나 반바지를 입고 아무렇게나 반팔을 입었던 꼬마는 집에가는 길 소나기를 만났다. 아주 짧게.  


비가 그친 하늘을 보았을 때 펼쳐진 구름의 모습에 걸음을 멈췄고 여름을 사랑하게 되었다. 


늘 어디론가 쫒기듯 살았고, 늘 어디론가 향해 가야 한다 믿었던 그는 여름이 싫어졌다.  꽤 오랫동안.


많은 것을 내려놓고, 많은 것에 감사하고, 또 많은 것과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많은 것을 비워내니


구름은 눈 앞에 있었고, 어느새 여름이 다시 좋아졌다. 문득.










라비니아 마이어((Lavinia Meijer) 


두 살 때 오빠와 함께 네덜란드 입양. 그녀의 연주에는 슬픔보다는 기쁨이 더 많이 묻어난다. 


삶의 예찬같은. 떠가는 구름 같은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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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9-07-29 1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름을 좋아할 날이 오길 기다리며 음악 듣는데, 어쩜 소리가 저렇게 청량한지요.

Nussbaum 2019-07-29 17:18   좋아요 0 | URL
음반으로 들었을 때는 몰랐는데, 오랜만에 다시 들으니 또 다르게 들리니 신기해요.
기사를 검색해보니 내한 공연을 했고, 낳아준 부모님을 만나고 돌아갔다는 말에 그녀의 연주가 조금 더 기쁨의 색채로 들리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힘들어하는 hnine님을 보면 얼른 이 더위가 가야겠지만, 낮에 잠깐 밖에 나가면 그 열기에 왜이리 웃음이 나는지 모르겠겠습니다. 요즘은 여름이 좀 귀여워 보여요.

수연 2019-07-29 16: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올려주시는 음악 모두 좋아요. 저는 살찌기 전에는 여름 좋아했는데 살찌고나니 여름이 좀 싫어지네요. 그리고 오늘 포스팅하신 내용은 마리아 칼라스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랑 겹쳐서 더 눈에 들어와요.

Nussbaum 2019-07-29 17:27   좋아요 0 | URL
또 마리아칼라스 기사 검색을 해보니 마리아 칼라스 관련 영화가 나오나 봅니다. 왠지 보셨을 듯 싶고, 거기에 비슷한 내용이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좀 기다렸다가 한 번 봐야겠어요.

방학이라 저도 방학을 맞아 뭔가 하는 듯 안하는 듯 있는데, 이번 방학을 보내고 있는 시간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

내것을 많이 내주어야 하는 직업이니 또 열심히 채워놔야겠어요. 음악이 마음에 들으셨다니 저도 좋습니다. 그나저나 비긴어게인 3 잘 보고 계시지요? ㅎ 어제 챙겨 봤습니다.

희선 2019-07-30 0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름에 나타나는 구름을 참 좋았는데 언제부턴가 그런 구름을 볼 수 없게 됐어요 지구가 이상해져서... 어제는 구름이 뜬 것 같더군요 잘 못 봤지만, 넓게 본 건 아니지만 잠시 파란하늘을 봐서 기분 좋았습니다 지난주에 온 비 때문에 피해를 입은 곳도 있을 텐데, 자연은 그런 데는 아무 관심 없네요


희선

Nussbaum 2019-07-30 10:55   좋아요 0 | URL
저는 이상하게 작년과 올해를 자꾸 비교하게 됩니다. 작년에는 참 더웠고, 또 더웠던 기억 밖에 없어서 주위 사람들이 덥다하면 그래도 작년보단 덜 덥지 않냐고 되묻곤 해요.

지금 살고 있는 곳이 높은 층이어서 창문을 열고 옆을 보기만 하면 저런 구름이 보여서 참 좋습니다. 올해는 이런 구름이 좀 많아졌음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반가워요 희선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