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목소리를 보낼게 - <달빛천사> 성우 이용신의 첫 번째 에세이
이용신 지음 / 푸른숲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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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목소리를 기억하나요? 『너에게 목소리를 보낼게』


요즘 유명인의 에세이들을 읽으며 생각했다.

한 부분만 보고 전부를 알았다고 착각하고 있었구나.

누군가에 대해 '알고 있다'고 쉽게 말할 수 없음을 새삼 깨달았다.

유명인을 유명하게 한 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온 것인지, 미디어를 통해 비춰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한다.


이번에 읽은 에세이, 『너에게 목소리를 보낼게』의 저자인 성우 이용신도 잘 모르고 있었다.

애니메이션 '달빛 천사'의 주인공인 루나(풀문)의 목소리와, 노래를 담당한 성우.

수없이 많이 들어 익숙한 목소리였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에세이를 통해 마주한 사람 이용신은, 조금 낯선 느낌.


첫 시작이었던, 가족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에세이에 아주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것을 보며, 이 책에서 솔직하게 이야기하려는 마음을 느꼈다.

처음부터 강렬함으로, 인간적인 부분을 느끼게 만들어준 것 같다.


완벽히 준비된 때는 없다. 그냥 준비한 만큼 그 자리에서 도전하는 거다. (p.34)


저자는 투니버스 전속 성우가 되기 전, 다양한 직업을 거쳤던 시간이 있었다고 했다.

CM송을 부르기도 하고, 광고 속 목소리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위문열차의 진행을 한 이야기, TV홈쇼핑에서 뷰티 컨설턴트로 활동한 이야기, 쇼호스트를 목표로 도전했던 이야기. 수없이 도전하고, 때론 실패하고 때론 성공하며 많은 일들을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마음가짐, 생각들이 인상적이다. 닮고 싶은 부분이었다.


유명한 성우의 에세이라서 읽어보게 되었는데, 어쩐지 성우에 관한 내용보다는 다른 쪽에 더 흥미를 두고 읽게 된 것 같다.

이런 부분들이 에세이란 장르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그 글을 쓴 '사람'에 대해 새로운 부분들을 많이 발견하게 되는 것. 더 잘 알게 됨으로서 타인에 대한 '이해'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만든다. 특히 유명인이 자신의 삶을 담아 쓴 에세이일수록 그런 부분들을 많이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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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팅 게임
샐리 쏜 지음, 비비안 한 옮김 / 파피펍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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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격태격 로코는 재미있다! 『헤이팅 게임』


로맨스 소설, 아주 오랜만에 본다.

평소 즐겨 읽는 장르는 아닌데, 『헤이팅 게임』의 책 소개를 보고 궁금해졌다.

티격태격 앙숙이 사랑에 빠지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라니, 재미있을 거 같으니까! 이건 언제나 통하는 클리셰라고.

제목까지도 매력적이다. 헤이팅 게임. 소리의 울림에서 밀고 당기기가 느껴지는 것이, 로코와 아주 잘 어울린다.


내게는 이론이 하나 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은 그를 사랑하는 감정과 짜증날 정도로 비슷하다는 거. 사랑과 미움을 비교할 시간이 많고도 많았던 내가 오래 관찰한 결과다. (p.5)


루시 허튼은 직장이었던 출판사의 합병으로 새로운 동료가 된 조슈아 템플먼과 앙숙관계.

외모도 반대, 성격도 반대인 두 사람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서로를 디스하며 티격태격 일상을 이어간다.

각각 전 직장의 보스를 보좌하는 수석 비서로 동등한 위치였던 그들에게, '최고경영책임자'라는 경쟁 자리가 생기며 상황은 미묘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상대를 관찰하고, 의식하게 되고, 겉모습과 다른 내면을 마주하게 되는 사건들을 거치면서 그들의 감정은 점차 선명해진다.


오랜만에 읽어서 그런가, 더 재미있었던 로맨틱 코미디 소설이었다.

로맨스 소설은 공감이 중요하기에 인물들이 매력있어야 하는데, 주인공 두 사람 모두 매력적이었다.

특히 남주인공인 조슈아 템플먼의 반전 매력! 냉정한 듯 하지만 사실은 내면에 연약함까지 품고 있는 따스한 남자. 자신은 착한 남자가 아니라고 계속해서 이야기하는데 루시의 눈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그는 충분히 착한 남자였다. 약간 클리셰이긴 한데, 연약한 부분이 있는 사람일수록 겉에 가시를 두르는 법이다. 조슈아가 딱 그런 캐릭터였던 것 같고, 양파처럼 까면 깔수록 매력적으로 다가온 듯하다.

여주인공인 루시도 매력있다. 이 커플이 진짜 반대가 만났구나 생각하게 되는 것이, 루시는 초반 다른 이들의 부탁에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야기를 읽어 가면서 은근히 맺고 끊는 것이 선명하다는 걸 느꼈다. 다만 루시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흐르다보니 아무래도 조슈아의 매력에 더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남녀 주인공에 집중한 플롯이 가장 좋았다. 딱 두 사람에게 집중된 이야기라 더 몰입감이 있었다.

같은 제목의 영화로도 개봉되었다는 소식이 있다. 영화 속에서 살아 움직일 이야기가 기대된다.

역시, 티격태격 로맨스 코미디는 재미있는 장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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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만나고 싶어 지을 그림책 1
이명제 지음, 민유와 쟈니 옮김 / 지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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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그림책! 『얼른 만나고 싶어』


『얼른 만나고 싶어』는 영어가 함께 있는 귀여운 그림책이다.

크레파스 혹은 색연필로 색칠한 듯한 포근한 질감의 그림이 읽는 내내 편안함을 준다.

글씨체도 동글동글하니 귀여운 느낌이다.

한글 내용을 영어로도 썼기 때문에, 두 가지 버전으로 읽어볼 수 있다.

문장이 길지 않은 형태이기 때문에,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소개글을 봤을 때는 코로나19로 인해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면 그보다는 태어날 아이에게 이야기하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만나게 될 예쁜 아이에게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내용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책 속에 담긴 문장들이 다 따뜻하고 예쁘다고 느꼈다.

책 맨 뒤에도 태명과 태몽을 대신 넣어 읽어보라는 제안이 있다.

탯줄로 연결된 아기들의 그림도 그려져 있었다.


네가 어떻게 생겼든, 얼마나 멀리 있든, 너와 손을 잡고 싶어. (책속에서)


책 소개를 보고 예상한 것과 다른 내용에 조금 당황스럽긴 했다.

그래도 코로나 19라는 상황이 지속될 거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코로나 19 이후에도 이어질, 더 넓은 의미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 세상에 아기들은 계속해서 찾아올 거니까.

큰 의미에서, 이 책은 지금 만나지 못하지만 앞으로 만날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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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 망가진 책에 담긴 기억을 되살리는
재영 책수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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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아끼는 마음을 떠오르게 하는 책,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책과 관련된 다양한 책을 읽어왔다. 작가의 이야기, 독자의 이야기, 출판사의 이야기, 인쇄업의 이야기, 책 수집가의 이야기. 그밖에 등등.

그 과정에서 망가진 책을 복원하는 내용도 본 적은 있다.

그래도 본격적으로 '책 수선'에만 집중한 건 이 책이 처음이다. '책 수선가'를 직업으로 가진 저자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책 수선가의 책이니까, 책의 물성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표지는 단순하지만 내용을 충분히 담고 있다.

가운데, 책 제목을 중심으로 위쪽에는 곳곳에 손상이 가해진 종이의 모습, 아래는 깔끔하게 재단한 듯한 종이의 모습.

이 '종이' 이미지들은 그 아래의 노란 배경이 살짝 비치고 있어 더 '종이'스럽다.

튼튼한 하드커버로 되어 있어서 책이 오래 제 모습을 유지할 수 있겠구나 싶다.

내지는 살짝 단단한 듯하면서도 보들보들한 촉감을 가진 종이였는데, 매우 만족스럽다. 어떤 종이일까 살짝 궁금해졌다.


책의 겉모습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용이다.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은 저자가 책 수선을 하면서 만난 여러 가지 책들을 소개하며 책 수선이라는 일에서 마주하게 되는 여러 생각들을 담아낸 에세이다.

책에 관한 책들은 참 신기하게도 비슷한 느낌이 있다. '책'하면 떠오르는 그런 분위기. 잔잔하고 따스하고, 무엇보다도 책을 좋아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이 책도 그렇다. 책 수선을 하는 재영님의, 재영님에게 책 수선을 맡긴 손님들의 책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들이 책 곳곳에 담겨 있었다.


아무래도 나는 책에 나의 흔적이 많이 남을수록 그 책과 더 가까워진다고 생각하나 보다. (p.28)


책 수선은 완벽하게 본모습을 찾게 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했다.

책을 오래 갖고 있다보면 여러 흔적들이 생기곤 한다. 줄을 긋기도 하고, 많이 봐서 손때가 묻어 있기도 하다. 햇빛을 오래 봐서 색이 바래기도 할 것이다. 그건 모두 책과 함께한 추억의 파편이다. 책을 깨끗하게 보존하는 걸 선호하는 독자이긴 하지만, 책에 많은 흔적을 남기는 마음도 이해할 수 있었다.

책에 남은 흔적들을 지우지 않고 싶어하는 사례 중에 돌아가신 분의 유품인 책이 있었다. 그 부분을 읽으며 마음이 뭉클했다. 어떤 이에게는 지워야 할 낙서일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다시는 볼 수 없는 이의 소중한 흔적. 그 부분을 잘 살려서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준 책 수선의 결과물이 좋았다.


망가진 책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지난 파손의 형태들을 관찰하여 어떤 수선이 필요한지 알아내고, 그렇게 무너져가는 책의 시간을 멈추게 하는 일. 새삼스럽지만 책 수선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긴다. (p.174)


책이 망가지는 건 한 순간이다. 종이는 쉽게 망가지니까. 물에도 취약하고, 찢어졌을 때 붙이기도 힘들다.

망가진 책을 고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가진 책들 중에 손상을 입고 있는 책들이 떠오른다.

가방에 넣고 빼다가 걸려서 표지 일부가 찢어진 책이 있었다. 그때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크게 찢어진 건 아니라 그대로 보존 중이다.

그런 경험이 있어 망가진 책이 제모습을 찾아가도록 만들어주는 책 수선의 사례들을 읽는 것이 즐거웠다.

망가진 것을 되살리는 것 뿐 아니라, 가지각색의 사연이 담긴 책들을 마주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아주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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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우리는 비건 집밥 -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드는 국, 찌개, 반찬 52
김보배 지음 / 길벗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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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 번 채식데이를! 『오늘부터 우리는 비건 집밥』


코로나 시대는 많은 것을 바꿨다. 그 가운데 하나는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다.

코로나 전에도 환경 문제에 대해, 비건이라는 생활 양식에 대해 흥미를 느끼긴 했다.

그러나 '실천'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된 건 코로나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마주하게 된 엄청난 양의 일회용품 쓰레기. 환경문제를 생생하게 느낀 순간이었다.

텀블러를 갖고 다니게 되었다. 에코백을 고이 접어 가방에 챙기게 되었다. 

일주일에 한 번, 고기 없는 날을 지내기로 했다.

비건 데이를 할까 했지만, 한순간에 식습관을 바꾸는 건 어려웠다.

고기 없는 하루를 보내는 일조차 실패하는 주도 있었다.

실패해도 다시 시작하는 노력을 그치지 않으려 한다.

비건 요리책, 베이킹 책들도 찾아 읽어보고 있다. 요리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실천 의욕을 쌓는데 도움이 된다.

『오늘부터 우리는 비건 집밥』도 다양한 채식 요리를 알고 싶어 읽게 되었다.


요리 레시피를 5가지 파트로 나눴다.

첫 파트는 국과 찌개. 육수 대신 채수를 활용했는데, 특히 뽀얀 곰탕을 만드는 것이 흥미로웠다. 새송이 미역국도 맛있을 것 같다.

두번째는 김치에 관한 파트. 비건 김치 양념 만드는 방법이 있고, 그 양념을 활용해 만드는 김치 다섯 가지를 소개했다. 배추 겉절이, 파김치, 깍두기, 토마토 김치, 봄동 샐러드 김치. 이 책을 빨리 읽었더라면 비건 김치를 체계적으로 만들었을텐데, 아쉽다. 지금 비건 김치를 만든다고 만들었는데 맛을 보장할 수 없게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역시 처음 해보는 건 감보다는 레시피가 중요하다.

세번째는 다양한 반찬이다. 육류와 생선 없이 만드는 반찬들. 다시마 볶음이나 포두부 진미채는 해보고 싶다.

네번째는 버섯을 이용한 요리들을 소개한다. 표고버섯 유부 잡채나 새송이 장조림은 비교적 익숙한 조합이라 반가웠다. 버섯 요리는 국물 요리가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은 한그릇 요리. 잔치국수나 떡볶이부터, 떡국에 짜파구리까지. 채식으로도 충분히 맛있는 한그릇 요리를 만들 수 있음을 알았다. 내년에는 콩물 떡국을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연습해야겠다.

각 요리 레시피들은 크게 영어 이름이 있는데, 디자인이 마치 잡지의 한 부분같아 흥미롭다.

요리 방법 위쪽에는 저자의 코멘트 같은 부분도 있어서 친근감을 더한다.


평소 육식보다는 채식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채식 요리는 담백하고 깔끔해서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책에 실린 52가지 레시피를 모두 시도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끌리는 것들을 차근차근 만들어가며 앞으로도 일주일에 하루 채식의 날을 지켜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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