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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소설가의 글쓰기 - 위대한 대문호의 마음속으로 떠나는 여행
리차드 코헨 지음, 최주언 옮김 / 처음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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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글쓰기하는 법 배우려다가 독서욕이 강화된 책, 위대한 소설가의 글쓰기


어떤 책에서 본 말 중에 이런 것이 있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결국 이야기를 쓰고 싶어진다고.

그 말을 읽으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어릴적에도, 지금도, 나는 책 읽기를 좋아하고, 내가 읽은 책에 담긴 이야기만큼 멋진 이야기를 쓰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마음을 가졌다고 해서 좋은 작품이 나오는 건 절대 아니다.

머릿속에 맴도는 이야기를 어떻게 멋진 글로 풀어낼 수 있을까, 그 방법을 찾는데 도움을 받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위대한 소설가의 글쓰기>는 사례 중심으로 글쓰기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위대한 소설가'의 작품을 인용하는 것이다.

덕분에 읽었던 책을 즐겁게 떠올리기도 하고, 알지 못한 이야기에 푹 빠져들기도 했다.

글쓰기에 관한 책에서 독서 위시 목록을 더하게 되다니, 예상치 못했다.

챕터는 총 열두 개. 첫 부분부터 차근차근 나아가 책의 마지막 엔딩을 쓰는 방법에 이른다.

딱딱하게 글쓰기 방법을 늘어놓는 것보다 생생한 사례와 함께 읽으니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부담없이.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을 읽고나서도 내가 글을 더 잘 쓰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읽으면서 책을 읽는 목적이 바뀌었다고나 할까.

글쓰기를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이 책 자체를 하나의 책으로 재미있게 읽었다는 생각을 한다.

세번째 챕터, '표절'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은 예전에 읽었던 어떤 책이 떠오르기도 해서 재미있었고, 시점을 이야기하는 네번째 챕터에서는 학창시절 배우던 다양한 시점을 기억해 냈다. 여덟번째 챕터인 산문의 리듬은 평소 놓칠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었으니 다음부터 책을 읽으면서 리듬감이 있나 좀더 눈여겨보게 되지 않을까.

열번째와 열한번째 챕터, 두 장에 걸쳐 다루는 고치는 과정은 비중만으로도 그 중요성을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물론 여기 간단히 이야기하지 않은 다른 챕터들의 이야기도 충분히 인상적이다. 그 안에 담긴 예시만으로도 말이다.


결국 글쓰기 책을 읽으면 이렇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알게 된 글쓰기 방법을 내가 글을 '쓰는 데' 적용하는게 아니라, 다른 글을 '읽는 데' 적용하게 된다는 것.

작가로서 성장하는 게 아니고 독자로서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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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디자인 Design Culture Book
김지원 지음 / 지콜론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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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느끼는, 행복의 디자인

 

가장 먼저 나온 디자인 제품은 '의자'였다. 의자의 다양한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안정감과 편안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특히 '사코'라는 의자는 독특한 형태의 의자였다. 사람이 앉는 형태에 맞춰 변화하는 의자였던 것이다. 사용자가 가장 편안한 자세로 앉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의자였다. 저자는 이 의자를 소개한 후 의자가 주는 매력에 대해서 풀어놓았다.

 

의자에 앉으면 사람들은 좀 더 솔직해지고 여유로워지며 느슨해진다. 가슴 아픈 일이 있었으면 의자에 기대어 울기도 하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실컷 분노하기도 하고, 행복하면 깔깔거리고 활짝 웃으며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다. 가던 길이 힘들면 쉬어 가기도 하고 따뜻한 햇살 아래 함께 앉은 이들과 이야기 나눌 여유도 부린다. (책속에서)

 

디자인에 관한 책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책 페이지가 적혀있지는 않았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깔끔한 느낌이 있었지만, 아쉬운 것은 책 속의 글귀를 적어둘 때 책 어디쯤에 있는지 표시하기 어렵다는 것. 그러니 다 써놓아야 한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래도 그렇기에 꼼꼼하게 읽어두게 된다는 장점은 있었다.

 

바라보기, 대화하기 그리고 다가가서 경험하기.

사물과의 관계가 각별해지는 때는 상상하던 것들을 실제로 경험할 때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동굴 속이 아닌 의자속으로 빠져든 것처럼 다가가서 손을 뻗으면 캔버스 위의 의자 그림은 진짜 의자가 된다. (책속에서)

 

캔버스에 그려진 의자 그림에 직접 앉을 수도 있는 것도 있었는데, 굉장히 신기했다. 만약 저 그림이 눈앞에 있다면 앉아보고 싶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자 이야기가 처음에 실려 있는 만큼 가장 흥미롭게 읽게 되었던 것 같다. 다음부터는 찬찬히 잔잔하게 읽어갔다.

흥미로운 디자인 작품들이 많았다.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면서도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디자인들이 많았다. 찻잔을 소개하는 내용에서, 종이컵의 형태를 한 찻잔은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사진으로 봐서는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종이컵같이 생긴 도자기 찻잔이라니. 이렇게 신선한 인식을 주는 디자인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 게다가 오래 사용해 사람들의 추억이 묻어나는 물건의 매력이라던가, 우리가 매일 보고 있는 글씨 디자인만으로도 아름다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도 했다.

 

행복을 위한 디자인. 생각해보면 디자인은 결국 행복을 위해 필요한 예술이다. 더 편리하게 무언가를 사용하고, 주변을 아름답게 꾸미고. 그것을 통해 우리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일상 속에 잠재되어 있는 행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디자인들... 무심하게 스쳤던 많은 디자인들을 다시 눈여겨볼 필요를 일깨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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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꿈꾸게 하는 클래식 - 달콤 쌉싸름한 내 삶의 모든 순간
홍승찬 지음 / 북클라우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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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넓은 음악 이야기를 담아낸 책, 나를 꿈꾸게 하는 클래식


책에 수록된 글들의 분량은 두 장 정도. 너무 가볍지도,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은 딱 좋은 길이이다. 하나하나 읽다가 잠시 멈추기도 하고, 다시 또 읽기 시작하고, 그렇게 천천히 읽어가도 좋을 것 같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음악과 함께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고.
제목은 <나를 꿈꾸게 하는 클래식>이고 저자도 클래식에 조예가 깊은 분이지만, 책 속에 담긴 음악은 클래식 뿐만이 아니다. 대중 음악과 팝송, 뮤지컬, 경극과 다카라즈카에 관한 이야기도 실려 있었다. 이렇게 클래식이라는 분야에 한정되지 않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는 글로 채워진 책이다.

책에 실린 음악 이야기들은 몇 개의 챕터로 분류되고 있었다.
가장 먼저, "ALLEGRO GIOCOSO 빠르고 즐겁게"라는 챕터에서는 활발한 느낌의 글들로 채워져 있었다. 음악은 아니지만 바이올린이라는 악기를 제작하는 유명한 가문들에 대해서 다룬 이야기로 시작해, 공연장 카네기홀의 역사가 담긴 박물관을 세울 수 있었던 내용이 담긴 이야기로 끝났다. 희망차고, 밝은 느낌이 가득했다.
이어지는 챕터는 "GRAZIOSO 우아하고 부드럽게"라는 제목을 달고 있었다. 조금 톤을 낮춘 느낌. 개인적으로 약간 어두운 이미지로 기억되는 말러의 곡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가곡의 제목이 뭔가 안타까운 듯한 <나는 세상으로부터 잊혀지고>라는 내용이었다. 뭔가 우아한 분위기와 어울리는 것 같은 음악가들의 산책 습관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있었고, 다소 생소한 음악가인 브루크너의 <교향곡 4번>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신성한 느낌을 자아내는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에 관한 이야기를 거쳐, 마지막은 유재하에 관한 내용으로 마무리되었다.
잔잔히 흘러가는 이야기는 세번째 챕터에 이르러 슬픔에 젖어든다. "LAMENTOSO 비애에 젖어"라는 제목의 챕터였다. 배신을 당하고 슬픔에 젖어 만든 팝송, 빌리 조엘의 <어니스티>라는 곡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 이 챕터는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음악가와 그들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었다. 음악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낙촌 이강숙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챕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그리고 마지막 챕터는, "CON BRAVURA 대담하고 활기차게"라는 제목이었다. 마지막이니만큼 다시 밝은 분위기가 가득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음악을 통해 어려운 처지에 있던 아이들이 변화할 수 있었던 프로그램을 소개한 콘세르바토리오 그리고 엘 시스테마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부활을 노래한 말러의 교향곡 2번에 관한 이야기, 핀란드가 클래식에서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는 저력의 이유, 공연장의 CEO에 관한 이야기, 전쟁 속에서 연주한 음악인 레닌그라드에 관한 내용이 이어졌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와 주목받았던 영화 비긴 어게인, 브람스의 교향곡 4번, 일본의 다카라츠카, 군대 노래로 알려진 이흥렬의 진짜 사나이에 관한 이야기까지. 활기차고 새로운 도전에 관한 대담성이 엿보이는 내용이 담겨 있는 부분이었다.

이 책은 그 길이와 내용면에서 부담없이 클래식에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더해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었던 것은, 내용에서 '맑은 느낌'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맑고 투명한 느낌. 순수한 느낌이 글에 담긴 내용에서 느껴졌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게 하는, 음악의 아름다운 힘에 대한 글이 참 많았다.

처참한 전쟁 속에서 희망으로 피어난 <레닌그라드>. 이 곡이 오늘날 우리에게 들려주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악한 것을 이기는 세상에서 가장 선한 것의 힘이며,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의 기적입니다. (p.233)

그건 클래식이 그런 음악이기 때문일까? 음악에는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고 하니까. 제목처럼 클래식은 사람들이 꿈을 꾸게 만드는 음악인 것 같다. 지금의 현실과는 조금 다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것 같다. 게다가 클래식에 쓰이는 많은 악기들이 들려주는 멜로디의 울림들도 평소 듣기 힘든 소리이기 때문에 꿈속의 기분에 빠져들게 하는게 아닐까.
책에 담긴 내용들이 이미 접한 것도 있고 새롭게 알게 된 것들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이 책이 주는 '느낌' 때문에 좋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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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7
무라카미 하루키.오자와 세이지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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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통로로 안내하는 책, 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전에도 어떤 책의 리뷰에서 이야기한 것 같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가 국내에서 꽤 유명한데다가 팬층도 두텁게 형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책을 거의 읽어보지 않았다. 게다가 클래식 세계에 거의 문외한이기 때문에, 오자와 세이지가 어떤 인물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작가와 지휘자의 만남에서 어떤 이야기가 있었을지 궁금했다. 인터뷰 형식으로 대부분 구성되었다는 점도, 끌리는 요소 중 하나였다.


책은 총 다섯 가지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을 둘러싸고, 두번째 카네기홀의 브람스, 세번째 1960년대에 일어난 일, 네번째 구스타프 말러의 음악을 둘러싸고, 다섯번째 오페라는 즐겁다, 여섯번째 "정해진 방식이 있는 건 아니에요. 그때그때 생각하면서 가르치죠.". 두 사람의 여섯 번의 만남을 이야기하고 있는 인터뷰와 기록을 하나하나 읽다보면, 점차 클래식 음악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되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중간중간 끼워져 있는 '막간'이라고 소개된 부분도,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을 만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초반에 자신을 음악 듣기를 좋아하지만 문외한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음악을 듣고 표현해 내는 말들을 읽어보면, 그를 그저 문외한으로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오자와 세이지 씨도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그런 언급을 하기도 했다. 어쩌면 주변 정보 없이 순수하게 음악만 감상했기 때문에 더 음악을 깊이있게 감상할 수 있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간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음악에 대한 묘사는 정말이지 그 음악을 듣고 싶어지게 만들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음악 감상 이야기를 읽어가는 것도 좋았지만, 지휘자인 오자와 세이지 씨의 관점에서 듣는 클래식도 흥미로웠다. 그는 듣고 있는 음악을 전문가적인 시선에서 이야기한다. 특히 오케스트라 전체를 아우르는 지휘자이기 때문에, 체계적이고 넓은 해석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거기에 자신이 겪은 에피소드들을 연결하여 이야기하니 이야기로서 읽는 재미도 충분했다.


책 처음부터 시선을 붙잡는 내용이었다. 같은 음악을 여러 가지 버전으로 듣는 모습이 나온다. 오케스트라와 피아노의 협연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 같은 곡인데 지휘자에 따라, 솔로 연주자에 따라 전혀 다른 스타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언급한다. 그들이 어떻게 곡을 해석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곡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런 내용을 읽으면서 정말 그런지, 한 번 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3번. 꼭 다양한 버전으로 들어볼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된 다섯 가지 스타일은 꼭 들어보고 싶다.


인터뷰 내용을 이렇게 재미있게 재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 무라카미 하루키의 공이 크지 않을까 싶다. 역시 작가는 다르구나 싶었다. 자칫 딱딱하게 느낄 수도 있는 클래식 이야기를 매끄럽게 풀어낸다. 인터뷰 형식은 다소 낯설지만 마치 잡지를 읽을 때의 느낌도 있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던 것 같다.

두번째 인터뷰 내용이 끝나고 등장하는 막간 두번째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와 오자와 세이지는 글과 음악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글 쓰는 법을 음악에서 배웠다고 언급한다. 거기서 중요한 것은 리듬으로, 글에 리듬이 없으면 아무도 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음악적인 귀가 없으면 글을 잘 쓸 수가 없다. 흥미로운 관점의 생각이었다.

단어의 조합, 문장의 조합, 딱딱함과 부드러움, 무거움과 가벼움의 조합, 균형과 불균형의 조합, 문장부호의 조합, 톤의 조합에 의해 리듬이 생깁니다. 폴리리듬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음악과 마찬가지인 겁니다. 귀가 좋지 않으면 불가능하죠. 그게 가능한 사람은 가능하고, 불가능한 사람은 불가능합니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고요. 물론 노력해서, 공부해서 자질을 키우는 일은 가능하겠습니다만. (p.121)

그런데 이런 그의 주장을 읽다보니 묘하게 공감이 갔다. 이 책 자체를 읽어가며 그런 느낌을 받고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과거에 잘 읽혔다고 생각했던 글들이 아마 그런 리듬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구성이 참 잘 짜여져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음악적인 내용과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적절하게 잘 어우러져 있다. 편집도 간결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또 마지막에 젊은 연주자들을 위한 아카데미 같은 것을 운영하는 내용이 실려있는데, 마지막을 장식하는데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멋진 연주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 그리고 좋은 음악을 결국 만들어내는 모습이 참 멋졌다.

그곳에 있던 것은 진짜 '좋은 음악'에 대한 아낌없고 순수한, 진심어린 박스였다. 지휘를 한 사람이 누구건, 연주한 사람이 누구건, 그런 것은 관계없다. 그것은 틀림없이 '좋은 음악'이었다. 불꽃이 있고, 마술이 있었다. (p.317)


책 중간에서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런 언급을 했었다. 문외한에 속하는 자신이 음악에 대한 자세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음악이란 것은 그 정도로 저변이 넓고 속이 깊기 때문이다. 벽을 통과하는 유효한 통로를 찾아내는 것, 그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작업이 된다. 어떤 종류의 예술이 됐건 자연스러운 공감이 있는 한, 통로를 반드시 찾아낼 수 있을 테니까. (p.92)

클래식 음악의 경우 어쩐지 '엘리트'적인 요소가 강하게 느껴져서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차이가 클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서로 공감할 수 있다면 그런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시도는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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