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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터
댄 헐리 지음, 박여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더 똑똑해지는 건 쉬운일이 아니다, 스마터

 

요새는 뭔가 처음의 인상 그 이상의 결과를 주는 독서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최근 읽은 <스마터> 또한 그런 책 중 하나였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두뇌를 계발시켜 더 똑똑해지려는 방법들이 효과를 만들어내는지에 초점을 맞춰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두뇌 계발이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느끼게 되고, 최근의 다양한 연구의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분야임도 알게 되었다. 저자의 '더 똑똑해지기 위한 도전기'가 아니라 '두뇌 훈련'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었다고나 할까.

SMARTER. 누구나 더 스마트해지고 싶어한다. 아니, 여기서는 스마터가 'SMART+ER'로 똑똑한 사람을 의미하는 건가? 어쨌든 똑똑하다는 것은 뭔가 우월한 기분을 준다. 최근에 '뇌섹남'이 인기를 끄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반적인 생각을 뛰어넘는 기상천외한 방법들, 그리고 폭넓은 지식을 뽐내는 사람들은 멋져 보인다. 그건 물질적인 것과는 달리 이러한 모든 것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일까.

아무튼 저자는 더 똑똑해지기 위해, 스스로 다양한 두뇌 계발에 도전해보기로 한다. 앞부분은 저자가 수많은 두뇌훈련 방법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할지 고르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현재의 방법, 전통적인 방법, 미래지향적인 방법. 이렇게 세 가지로 구분되어 있었다. 현재의 방법은 주로 컴퓨터를 이용한 두뇌 훈련이 많았는데, 이 훈련방식을 제공하는 몇몇 회사들이 있었다. 저자는 그 회사들에 찾아가 그 방법에 관한 연구와 사례등을 조사한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방법은 음식과 음악, 그리고 운동을 주로 권하는 내용이었으며, 마지막으로 미래지향적인 방법은 약물이나 의학적인 자극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대부분의 전통적인 방법은 들어본 적이 있었으나, 현재의 방식과 미래지향적인 방식은 처음 접하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컴퓨터를 이용한 두뇌 훈련 중 연구 방법으로 이용되며 알려진 '엔백' 훈련. 저자는 엔백 훈련에 대해 설명하는데 저자가 장담했듯이 말로는 제대로 이해가 안된다. 그래도 실제 예시를 들며 소개하는 내용을 보니 점점 이해되는 것도 같았다. 아무튼 저자는 이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면서 자신의 두뇌 능력이 향상되는지 시험하기로 한다.

방법을 결정하고 도전하는 중간중간 저자는 두뇌 훈련에 관한 다양한 이슈에 대해 조사하고, 관련된 인물들을 만난다. 그가 기자이기에 더욱 꼼꼼하게 조사할 수 있는 것이었다. 저자가 행하는 두뇌 훈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측이 있는가 하면, 그 내용을 반대하는 측의 입장도 있었다. 저자는 일단은 긍정적인 측 쪽에 서 있는 듯 한데, 반대 측 입장도 전해준다. 독자의 입장에서 그 내용들을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두뇌 훈련 분야가 꽤 발전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찬성과 반대측 입장이 타당하게 보여서 갈팡질팡하게 되기도 했다. 아무래도 그 쪽 분야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아왔기에 한 쪽으로 결정을 내리기가 더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원래 기술이나 지식 같은 것들은 끊임없는 논쟁을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조금씩 발전해 나가는 게 아닌가 싶다.

이 논쟁도 논쟁이지만, 사실 후반부에서 더 주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두뇌 훈련 분야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다운증후군 아이를 가진 부모들. 다운증후군은 염색체 중 돌연변이가 생겨서 일반 사람들과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는 사람들이다. 최근 의학기술의 발달로 태아가 태어나기 전에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다운증후군 아이를 출산하는 확률이 낮아졌다고는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제 의사 친구도 시설에 맡기라고 권하더군요. 아내와 나는 싫다고 했습니다. 우리 아들이라고, 우리가 돌볼거라고. 그때 그 결정이 우리 부부가 내린 최고의 결정이었어요. 아들은 우리에게 정말 많은 것을 주었으니까요. (p.278)

그런데 책에서 소개하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들의 부모들은 두뇌 훈련으로 아이들의 상태가 개선되면 좋겠다고 보기도 했지만, 반대로 두려워하는 부분도 있었다. 여러 가지 방법을 활용해 개선을 하게 되었을 때,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징들도 계속 가지고 있을까 하는 두려움. 그러고보면 '두뇌'를 다룬다는 건 다른 신체 부분들을 다루는 것보다 조금 무서운 일이기도 하다. 두뇌는 신체 전반을 관장하는 기관인 만큼 기억 뿐 아니라 개개인의 성격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 비관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고서,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이 두뇌 훈련을 통해 능력이 개선될 수 있는 방법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내용이었다.

어떤 것이든 그렇지만, 세상의 모든 일은 어느 한 쪽에만 관련되어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깊이 파고들어가다 보면, 정말 많은 사실들이 발견되고, 또 많은 문제들과 관련지어진다. 두뇌 훈련이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절박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고, 동시에 그리 간단하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느꼈다.

그리고 마지막 피날레. 결국 저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예정했던 기간 동안 충실하게 하려고 했던 두뇌 훈련 모두를 해내지는 못했다. 확실히 더 똑똑해지는 건 쉬운일이 아니다. 그러나 다시 한 검사에서, 일부 능력은 떨어지기도 하고, 일부 능력은 오르기도 해서 전체적으로는 조금 나은 결과를 받아든다. 하지만 거기에 어떤 두뇌훈련이 효과를 발휘했는지는 모른다.

그래도 저자는 만족스러워한다. 두뇌 훈련을 하는 동안 악기를 새로 배우게 되고, 규칙적인 활동을 하게 되는 등 생활 전반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두뇌를 계발시키는 것 그 이상의 결과를 받아든 것이다. 두뇌 훈련 방식들이 효과가 있었든 없었든간에, 해피엔딩. 무엇보다 저자는 자신이 더 똑똑해진 기분이라고 말한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은가!

책 속에서 <앨저넌에게 꽃을>이라는 책의 저자 대니얼 키스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저는 인간이 성취하고자 하는 것은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장 나쁜 것은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 아닐까요.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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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 두 번 숨다 탐 철학 소설 19
황희숙 지음 / 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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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지는 철학자, 비트겐슈타인 두번 숨다


철학이라는 분야는 어렵게 보이지만 그래도 계속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세상, 그리고 인간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접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들의 생각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일지라도.

이 책에 담긴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에 대해서도 그랬다. 책에 담겨있는 그의 철학은 다소 단편적으로 보여서, 비트겐슈타인이 그의 철학을 통해 뭘 말하고 싶어했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비트겐슈타인 철학 전반을 다룬 것이 아니라 후반부의 철학에 초점을 맞춰 전개되고 있어서, 앞부분의 철학과의 차이를 알아가는 데 특히 어려움이 있었다. 어쩌면 비트겐슈타인에 대해 더 알고 다시 읽게되면 분명 다르게 다가올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책에서는 두 명의 주인공이 있다. 한 명은 상우이고, 다른 한 명은 상우의 외할머니인 지효이다. 일종의 액자식 구성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소설은 상우가 외할머니 지효의 일기를 읽게 되면서 연결된다. 지효가 친구인 반 다인과 함께 비트겐슈타인을 만나 그의 삶과 철학을 알아갔던 내용이 담겨있는 일기. 책은 상우의 상황과 지효의 상황을 교차해 보여준다. 비트겐슈타인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그의 강의까지 듣는 지효의 이야기는 오래전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현대적인 느낌이 들어서 신기하기도 했었다.


책을 읽기 전까지 '비트겐슈타인'이라는 철학자의 철학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그러나 어쩐지 '비트겐슈타인'이라는 이름이 익숙한 것은 왜였을까? 어쩌면 그가 언어에 관해 주장한 내용 때문일지도 모른다. 언어와 관련된 부분과 함께 그의 이름을 접했던 걸까? 궁금증을 못이기고 소지하고 있던 언어 관련 책들을 훑어봤지만 정확히 어디서 본 것인지 알 수 없어 소용이 없었다.

그만큼 '언어'에 대한 비트겐슈타인의 관점이 흥미로웠다. 이 책에 실린 그의 철학 중 가장 주목하게 되었던 부분이었다. 언어와 세계의 구성방식이 결국 비슷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생각은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지만 해설하는 내용을 보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의 두 주인공 중 하나인 상우가 이해했던 것처럼 말이다. 


같은 '삶의 세계'에 있는 우리끼리는 같은 '삶의 양식'을 누리고, 서로의 말을 대번에 알아듣는다. 우리는 같은 게임의 규칙을 따른다. 축구장 안에서 축구 시합이 벌어지는 것처럼, 우리는 언어 안에서 말로 게임을 능숙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p.110)


책에서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알아가는 흥미와 또 별개로, 그의 삶과 인간적인 면모에 대해 알아가는 흥미도 있었다. 예를 들면 이런 내용이었다.


"이봐 찌, 비트겐슈타인은 책을 여러 권 읽기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 습관이 있었대." (p.44)


비트겐슈타인이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었던 책은 어떤 책이었을까. 그리고 그 책들을 통해 얻은 것은 그의 철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이 책을 통해 비트겐슈타인에 대해 알게 되고, 호기심이 생긴 것처럼 그도 그런 책들이 있었을까? 여러 호기심이 생긴다.


또 눈길이 가는 부분은 유머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것은 실제로 비트겐슈타인이 이야기한 것을 토대로 한 것인지, 아니면 저자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유머의 이해에 대한 해석이 흥미로워서 기억에 남겨두고 싶었다.


"반 다인, 비트겐슈타인은 왜 유머에 관심이 있었을까?"

"글쎄. 우리가 유머를 이해하는것도 시나 음악을 이해하는 것처럼 문화에 속한, 문화 안에서만 살아남을 수 있는 반응이라고 본 것은 아닐까? 2년 전 케임브리지에서 데이비스라는 추리 작가의 유머 감각을 말하면서, 유머는 기분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라고 내게 말한 적이 있었거든." (p.156)


세세하게 읽어가다보면 좀더 알고싶은 것이 많아지는 책이었다. 어쩌면 철학이라는 것이 그런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일까.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만드는 것. 비트겐슈타인이라는 이름을 이번 기회에 더욱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그리고 그의 철학이 담긴 책, <논리-철학 논고>도 알고 싶어졌다. 물론 잘 읽을 수 있을지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시도해보고 싶은 흥미는 있다.


덧.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저자의 말에서 흥미를 끌었던 부분들이 있었다. 먼저, 지효의 친구 반 다인. 역시 유명 추리소설가의 필명에서 따 온 이름이었다. 간만에 그의 추리소설이 읽고 싶어지게 했던 부분이었다. 더불어 아치볼드 크로닌이 썼다는 <천국의 열쇠>도 궁금해졌는데, 이 책은 책 내용과는 상관없이 목차의 제목만 따온 것임에도 호기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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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표절 - 문학과 예술의 전통적 연대기를 전복하여 무한히 확장된 독서의 세계로 빠져들다 패러독스 3
피에르 바야르 지음, 백선희 옮김 / 여름언덕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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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소 복잡하지만 흥미로운 이론, 예상 표절


내가 '피에르 바야르'라는 작가를 처음 접하게 되었던 책이다. 이 책을 처음 마주한 것은 몇년 전... 아마 이 책이 출간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봤던 것 같다. 그때는 그저 혼란스럽기만 한 상태로 읽었었다.

분량이 적은 편인데 이번에 읽으면서도 평소 다른 책을 읽을 때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분명히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다는 걸 느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책 제목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예상 표절'이라는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표절은 과거에 있던 작품을 이후 사람이 베끼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시간 개념'에 대한 생각을 전환한다. 과거의 인물이 미래의 인물의 작품을 훔쳐서 자신의 작품에 넣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간은 일부 비평가들이 믿는 것처럼 과거에서 현재와 미래로 이어지는 일방통행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일상의 다양한 경험은 시간이 언제나 그렇게 흐르지는 않으며, 굳어버린 이 표상이 문학에는 잘 들어맞지 않는 게 분명해서 다른 시간 모델이 요구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p.18)


충격적인 주장이다. 저자는 이 시간에 대한 개념 재정립에서 더 나아가 표절에 대해서도 새로운 정의를 할 것을 주장한다. 모든 표절에는 주 텍스트와 부 텍스트가 존재하는데, 고전적 표절(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표절을 의미)에서 주 텍스트가 부 텍스트보다 시간적으로 앞선 것과는 달리 예상 표절은 그 반대라는 것이다. 때문에 표절은 시간적인 순서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 자체를 두고 파악해볼 필요성이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피에르 바야르가 주장하는 새로운 시간모델에 따른 표절에 대한 개념 재정립은 위험성이 잠재되어 있기도 하다. 이 이론을 잘못 활용한다면 일반적인 개념의 표절을 정당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독서하는 행위 자체에서 이뤄지는 문학 텍스트의 유동성 때문이다.


독서는 각 독자에게 텍스트를 복합적인 지위를 가진 텍스트로 대체시키는데, 대체된 텍스트는 다수의 시간망 속에 새겨져, 점차 멀어지는 첫 번째 텍스트와 비교해볼 때 유사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텍스트가 된다. (p.61~62)


책을 읽는다는 것, 즉 독서는 지극히 주관적인 행위이다. 누군가 말했듯이, 책은 저자의 손을 떠나 독자에게 읽히는 순간 새로운 존재로 계속해서 탈바꿈한다. 누가 어떤 상황에서 읽느냐에 따라 텍스트에 전혀 새로운 의미를 담게 된다. 때문에 텍스트를 해석하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문학 텍스트의 극단적인 유동성은 우리가 대하는 제3의 텍스트가 어떤 점에서 두 번째 텍스트가 주는 효과가 아닌지 알기 힘들게 만들며, 진짜 예상 표절인지 표절에 대한 착각인지 구별하기 힘들게 만든다. 두 텍스트 사이의 우연의 일치는 두 텍스트를 아는 독자의 눈에 소급적 흔적을 안길 뿐인데도, 첫 번째 텍스트가 두 번째 텍스트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그릇된 인상을 준다. (p.80)


벽에 부딪히는가 싶었는데, 저자는 또다른 쟁점을 제시한다. 그것은 바로 '아이디어'에 관한 것이다. 프로이트와 타우스크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피에르 바야르는 '아이디어'라는 것이 온전히 자신의 소유라 말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아이디어가 개인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동시대인의 머릿속에서도 일어나기 때문에 가로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설명하면서 주석에서 언급했던 타우스크와 프로이트의 관계에 관한 책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특이했던 것 중 하나가 재인용된 구절들을 스쳐갈 수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특히 니체에 관해 이야기하는 부분들을 놓칠 수 없었다. <선과 악을 넘어서>라는 니체의 책과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앙케트>라는 책의 '카프카의 선구자들'이라는 글은 읽어보고 싶어졌다. 신선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문장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이 책은 독서의 폭을 넓혀가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던 것 같다.


다시 원래 주제로 돌아와서, <예상 표절>에서 이야기하는 기존 개념에 대한 고정관념 파괴는 인상적이었다. 가끔 황당무계해서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들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사유 자체는 광장히 흥미롭다. 그래도 안타까운 것은 결말이 다소 모호하게 끝났다는 것. 확실히 예상표절이라는 개념은 아직까지 적용하기에는 확연히 틀이 잡히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닐까. 하지만 이렇게 기존의 개념을 뒤흔드는 생각들을 계속해서 찾아보는 건 나름대로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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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을 5배 올려주는 고일석의 마케팅 글쓰기 - 블로그, SNS, 세일즈카피, 파워컨텐츠 온라인 마케팅을 위한 실전 글쓰기
고일석 지음 / 책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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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으로 마케팅 글쓰기를 소개하는, 고일석의 마케팅 글쓰기


이 책은 블로그, SNS 등에서 온라인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 세일즈 카피 등을 비롯한 글쓰기를 하려는 사람에게 그 방법을 차근차근 제시해 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장 마케팅 글쓰기가 필요한 사람은 아니지만, 마케팅이라는 분야에 자체에 대한 궁금증과 온라인 마케팅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는 마케팅 글쓰기에 대한 호기심에 읽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마케팅의 시작과 끝, 마케팅 글쓰기', 2부는 '마케팅 글쓰기의 핵심중의 핵심, 세일즈 카피', 3부는 '블로그, SNS 글쓰기'라는 제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1부에서는 먼저 '마케팅 글쓰기'가 다른 글쓰기와는 어떤 부분에서 다른지, 개념을 차근차근 짚어가는 것에서 시작한다. 마케팅의 목표가 '글쓰기'라는 구체적인 방법을 만나 어떻게 실현되는지, 마케팅 글쓰기를 연습하기 위해서는 어떤 목표를 지녀야 하는지 살펴보고 있었다. 또 마케팅을 위해 필요한 글쓰기를 활용방법에 따라 분류하고 글쓰기 실력을 가다듬기 위해 활용하는 100일 동안 매일 글쓰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어지는 2부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세일즈 카피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고객의 눈길을 잡아끌 수 있는 제목. 제목의 8가지 패턴이나 매력적인 제목의 21가지 모델을 소개하는 부분은 내용도 인상적이었지만 편집구성이 깔끔해서 더 눈길을 잡아끌었다. 디자인과 카피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느낌이랄까. 제목에 사용될 수 있는 패턴과 모델들을 살펴본 뒤에는 그것들을 참고하여 실제로 세일즈 카피를 작성해보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었다. 다양한 패턴 활용, 그리고 내용 확장으로 한 줄이 아니라 몇 줄로 구성된 세일즈 카피를 작성하도록 예시도 보여주었다.

세일즈 카피를 쓰는 방법론적인 것을 살펴본 뒤에는 그 안에 넣을 내용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이 이어졌다. 마케팅 글쓰기를 통해 고객이 구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고객을 파악하는 방법, 심리적 방아쇠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판매하려고 하는 제품에 대한 분석을 하기 위해 어떤 것들을 생각해야하는지 알려주고 있었다. 2부 마지막에서는 실제 강의를 듣고 마케팅 글쓰기를 진행한 사례도 실려 있었다.

3부에서는 온라인 마케팅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 블로그와 SNS에서 마케팅 글쓰기를 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었다. 블로그와 SNS의 특징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라 적합한 방식으로 다르게 쓰는 것이 필요함을 이야기했다.


특히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마케팅 글쓰기의 모델에 관련된 부분이었다. 세일즈 카피의 패턴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나오는 PS 모델이나 먼로의 동기 유발 시퀀스, 왓츠의 솔루션 셀링 등 학술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내용이 등장하니 더욱 흥미롭고 집중이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은 이미지가 많지 않고 색감도 다양하지 않지만, 깔끔한 편집을 통해 읽는데 불편함을 덜어주고 있었다. 중요한 부분을 선명하고 큰 글씨로 강조하고, 간단한 이미지 활용을 통해 머릿속에 인상을 남기는 방식을 보면서, 많은 것을 활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눈에 들어오는 구성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실전에 활용할 수 있는 팁들이 많아 꼼꼼히 읽다보니 읽는데 시간이 꽤 걸렸던 책이기도 했다. 사실 마케팅 글쓰기라는건 결국 무언가를 판매하는 것 뿐 아니라 설득하는 글쓰기에도 쓰일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니 굳이 마케팅이 필요한 직접적인 상황이 오지 않더라도, 설득을 해야하는 상황은 꽤 많이 직면할 수 있는 것이니 두고두고 읽으며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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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내는 용기 - 아들러의 내 인생 애프터서비스 심리학
기시미 이치로 지음, 박재현 옮김 / 엑스오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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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 심리학으로 배우는 라이프 스타일, 버텨내는 용기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그리고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를 통해 접했던 아들러 심리학에 대해 좀더 폭넓고 자세히 알아갈 수 있는 책이었다. 앞에서 이야기한 두 책을 읽으면서 아들러 심리학에 관심이 생겼고, 더 자세한 내용을 접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미움받을 용기>의 경우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을 받은 <대화편> 형식을 차용해서 서술해 나가 편안함이 느껴졌다면, <버텨내는 용기>는 존댓말로 번역되어서 딱딱한 느낌이 덜하다. 책을 읽어가면서 책이 존댓말로 번역되어 있는 것이 아들러가 타인을 존중하라고 이야기하는 부분과 연계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책은 아들러의 심리학을 어떻게 이해하여 삶에 적용시켜갈 수 있는지 알려준다. 단계적으로 조금씩 그의 심리학이 변해온 과정에 따라 아들러가 생각하는 이상에 다가가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야할지 생각하게 했다.

책을 통해 느꼈던 아들러 심리학의 특징들이 몇 가지 있었다. 가장 먼저 프로이트와 차이를 둔 인간 욕구의 근원에 대한 관점에서 비롯된 개인 심리학이라는 분야를 만든 것. 또 행동이나 신경증이 일어나는 이유를 과거의 트라우마 등에서 찾는 '원인론'이 아니라 미래로 눈을 돌린 '목적론'을 통해 파악하려고 한 것.

한편 개인 심리학이라고 하면 어쩐지 개인에게만 집중하려고 한다는 느낌이 들지만, 오히려 '타자와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꽤 많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물론 타자의 인정을 받기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을 지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서로서로 기대면서 공헌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상적인 모습으로 공동체 사회를 제시하고 있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흥미를 느낀 부분은 현대 아들러 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정의하는 세 가지 개념이었다. 첫째는 '자기개념'으로 '내가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지 의미부여를 하는 것'이고, 둘째는 '세계상'으로 '세상이 나에게 어떤 곳인지 의미부여를 하는 것'이다. 마지막 '자기이상'은 '내가 마땅히 그래야 하는 어떤 모습"으로, 그 자체가 목표이기도 하지만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 개념들을 바탕으로 라이프스타일이 결정되는 데 미치는 요소들과, 라이프스타일을 더 좋게 바꾸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조언들이 이어졌다.

한편 <미움받을 용기>에서 이미 접했던 부분들도 많이 읽어갈 수 있었다. 비교적 간단하게 제시되었던 부분들을 더 실제적이고 세세하게 보여주는 내용도 있기 때문에, 서로 보완하면서 읽어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들러 심리학에 관해 많은 내용이 있지만 읽는데 큰 어려움이 있지는 않기 때문에 부담없이 몇번이고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완벽히 책에 담긴 모든 이야기를 이해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기 때문에, 좀더 읽어봐야할 필요가 있다.

애초에 아들러 스스로가 전문용어를 그다지 쓰지 않았고, 누구에게나 생각을 들려주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게다가 그의 이야기들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게 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때문에 책을 읽어가면서 '이 이야기는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이야기인데?'라고 생각하는 부분들도 있어 흥미로웠다. 그만큼 아들러 심리학이 우리의 삶과 심리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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