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두근거려요 - 소심한 여행자의 사심가득 일본여행기
쏠트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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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재미가 있는 여행 에세이, 어쩐지 두근거려요

표지부터 이 책이 마음에 들 거라는 예감이 왔다. <어쩐지 두근거려요>라는 제목 그대로의 마음이었다.
표지의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도, 동글동글한 느낌의 글씨체도 단정했다. 내용을 읽어보니 이 이미지에 딱 어울렸다.
거기에 안에 든 두장의 초판 한정 스티커 일러스트들도 너무 귀여워서 떼어 쓰기 아까울 거 같다는 느낌이었다.

어떤 사람의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소소한 재미를 줄 수 있다. 평범한 나의 일본 여행기도 누군가에게 소박한 즐거움을 준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p.7)

여행기에 앞선 프롤로그에서 한 작가의 이 말은, 이후 펼쳐지는 여행기에서 그대로 실현되었다.
순서는 프롤로그, 다섯 개의 챕터, 체크리스트,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다섯 챕터는 각각 '슈퍼 돼지의 먹부림', '낯선 잠자리', '취향 수집', '황홀한 만남', '가까스로 길찾기'의 제목이 붙어 있는데, 먹거리, 잠자리, 다양한 취향에 맞을 특색있는 요소들, 동물 또는 캐릭터와의 독특한 만남들, 매력적인 유명한 장소들을 여행하는 이야기가 차례로 펼쳐진다.
이렇게 분류를 하긴 했지만, 실제로 읽어보면 각 챕터에 속한 이야기들의 개별성이 도드라져서 색색깔의 다양한 경험을 하는 느낌이다.
평범하지만, '내'가 경험할 법한 게 아니기 때문에 더 신선한 재미를 준다. 평소 더 알고 싶었던 내용을 안 것도 좋았지만, 저자의 이야기가 아니었다면 몰랐을 여러 가지를 보고 알게 되어 즐거운 면도 있었다.
아마 첫인상부터 좋아서 이 책에 대한 호감도가 더 높아진 것 같다.
처음 에피소드는 '에키벤'에 관한 것이었다. 예전에 에키벤을 먹으러 다니는 여행 만화를 본 후로 에키벤은 일본 여행을 가게 되면 먹어보고픈 음식 1위가 되었다. 그 에키벤 이야기로 시작하니 처음부터 집중도가 한껏 높아졌다.

한편 표지에서 예상할 수 있었듯, 이 책은 '보는 재미'가 있었던 책이기도 하다.
매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있는 4컷 만화는 귀여운 그림체와 '후기' 같은 재미를 주었다.
편집 디자인도 좋았다. 특히 글씨체들이 마음에 든다! 제목과 따옴표 안의 말들은 본문과 다른 글씨체, 다른 색으로 해서 생동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이렇게 아기자기한 여러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두근두근하게 읽을 수 있었던 여행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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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요일의 여행 - 낯선 공간을 탐닉하는 카피라이터의 기록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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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색의 여행 이야기, 모든 요일의 여행


각자의 여행엔 각자의 빛이 스며들 뿐이다. 그 모든 여행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이다. 분명 같은 곳으로 따났는데 우리는 매번 다른 곳에 도착한다. 나의 파리와 너의 파리는 좀처럼 만나지지 않는다. 나의 보석은 너의 보석이 될 수 없다. (p.11)


<모든 요일의 여행> 저자의 전작 <모든 요일의 기록>을 읽었었는데 좋았었다. 이 책 역시 읽고 싶었고, 이번에 읽게 되었다.

전작과 끝 단어만 다르다. 기록이 아닌 여행.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책은 저자의 '여행'에 관한 기록이다.

첫 이야기는 도쿄 여행 이야기였다. 갑자기 생긴 여유 시간을 이용해 떠났던 그 여행에서, 저자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하러 온 곳에서 나는, 비로소 원하던 일상의 리듬을 찾는 중이었다. 어쩌면 원하는 일상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그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만 있다면, 우리는 우리의 삶을 충분히 증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p.25)


여행과 일상은 먼 것 같으면서도 가깝다.

우리의 일상의 공간이 여행자들에게는 새롭고 신나는 경험으로 가득찬 공간이고, 우리가 여행에서 마주하는 공간과 경험들 역시 누군가에게는 일상이다.

그렇게, 낯선 공간 속에서의 추억이 쌓이고, 일상이 된다.

여행에서의 일상은 시간이 흐르면 특별한 추억이 된다.

그런 이야기들이 이 책에도 가득 담겨 있었다.

다양한 모습의 여행이 있었다.

홀로 떠난 여행, 누군가와 함께 떠난 여행, 예전에 갔던 곳을 다시 찾는 여행, 나눔을 위해 떠나는 여행.

여행이 이렇게나 다양할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온전히 나의 힐링을 위한 여행도 좋겠지만, 다른 목적을 가지고 떠나는 여행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고 생각했다.

여행이 왜 특별한지, 조금 다른 시각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서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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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블라썸 아일랜드 Pink Blossom Island - 꽃 피는 섬 하와이 Shinhyerim Photoessay 1
신혜림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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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에서 피어나는 달콤함, 핑크 블라썸 아일랜드

 

<핑크 블라썸 아일랜드>는 읽은지 시간이 꽤 흘렀는데 서평을 늦게야 쓰게 되었어요.

사진 에세이는 평소 잘 읽는 장르가 아니어서,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전시회는 많이 관람했지만, 사진전은 가본 적이 별로 없어요.

몇 번 가보기는 했지만 그때도 깊은 인상을 받지는 못했었던 것 같아요.

그림은 이것저것 생각해볼 여지가 많았는데, 사진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적이다'라는 것이 사진 작품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데 걸림돌이 되었어요.

그림이 사실적인 것엔 끌리면서 왜 사진은 아니었는지, 아이러니한 점이네요.

그러니까 <핑크 블라썸 아일랜드>는 거창하게 말하면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어요.

 

인물 사진이 중심이 된다는 점도 저를 머뭇거리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저에게 사진은 '풍경 사진'이었거든요.

제 모습을 찍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사람들이 없는 순수한 자연의 모습을 담아낸 사진들을 좋아했습니다.

누군가의 얼굴이 담겼다는 것, 누군가의 일상이 담겼다는 것이 익숙치 않았어요.

처음엔 그랬어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읽었습니다.

여전히 사진 에세이는 어떻게 읽어나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마음가짐은 조금 변했습니다.

사진도 그림과 같이 생각해 보자.

작가의 의도를 억지로 파악하려 하지 않고, 처음 봤을 때 느껴지는 것들을 솔직하게 끌어올려보자.

사진이 '사실적'이라는 것 때문에 더 '의도'를 찾으려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사진 속 주인공의 시선으로 바라본 하와이는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이 사진을 찍을 때 이 사람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

사진을 찍은 사람이 아니라 찍힌 사람의 시선을 생각하다보니 사진 속 풍경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사진 속의 아름답고 달콤한 분위기가 가득 전해져 오는것 같았어요.

글로 하와이의 매력을 보는 것도 좋지만, 그 풍경 안에 서 있을 때 어떤 느낌을 받을지 생각할 수 있게 되었어요.

사진 에세이의 매력, 조금 알게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 나즈마가 상상팸 자격으로 쓴 서평이지만 개인적인 생각만을 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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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사찰여행 55 -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 여행지
유철상 글.사진 / 상상출판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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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로 떠나는 차분한 여행, 나를 위한 사찰여행55

 

흔히 여행을 떠날 때 ​ 여행이란 왜 하는지를 묻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 딱히 이렇다할 대답을 내놓지 못한다. 하지만 땅끝에 설 때만은 다르다. 여행이란 삶 속에 잠들어 있는 여러 감정들을 일깨우는 데 필요한 자극제다. 특히 한반도의 땅끝에서 내면의 울림이나 다도해에 시선을 두면 무한한 사색에 빠져들고 만다. (p.226~227)

 

이 책은 전국의 '사찰'들을 중심으로 여행지들을 소개하는 여행 책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총 55군데의 사찰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55군데의 사찰은 휴식, 마음, 수행, 인연, 여행, 힐링이라는 주제로 각각 몇 군데씩 묶여 있다.

예상보다 각 사찰 당 배분된 분량이 적었다. 55군데나 되니 어쩔 수 없나 싶기도 하다.

책 전체 분량은 한정되어 있으니까.

그래도 많은 사찰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선택권은 넓어진 셈이다. 각각의 특색들을 잘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찰 여행은 기본적으로 잔잔한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 사찰을 소개하는 부분마다 해당 사찰과 관련한 다양한 안내가 있었는데, 나의 경우 가장 흥미를 끈 것은 역시 '차'에 대해 다루는 부분들이었다.

아무래도 나의 다른 관심사 중의 하나가 '차'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찰은 차와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둘다 번잡한 마음은 저쪽으로 밀어두고 차분히 내면에 침잠하며 사색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평소 즐겨 마시던 '홍차'와는 다른, 좀더 소박하면서도 은은한 느낌의 차와 다도를 소개하고 있어서 차분하게 읽어갈 수 있었다.

 

침묵은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말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말하고 싶을 때 길상사를 찾으면 침묵을 통해 자신의 마음에 전달되는 말과 생각이 얼마나 크게 증폭되는지를 느낄 수 있다. (p.164)

 

우리 나라에서 오랜 시간 발달해온 종교인 '불교'와 관련된 건축물들이 '사찰'이기 때문에, 사찰여행은 한편으로 역사의 한 순간을 짚어가는 여행이기도 하다.

동시에 다양한 문화재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다.

책 속에서 소개하고 있는 많은 사찰들이 과거의 역사를 떠오르게 해주는 자연환경을, 문화재들을, 그리고 그에 얽힌 전설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불교가 융성하던 시절, 꽤 오래 전의 역사 뿐 아니라 비교적 가까운 현대사와 관련된 유적지까지 사찰 가까운 곳에 위치한다는 사실을 새로이 알게 되기도 했다.

그러니까 사찰 여행은 단순히 사색에 빠져들게 하는 것 뿐 아니라 나름 지식도 채워갈 수 있는 여행이기도 한 것이다.

 

다양한 사찰에서 운영하는 템플스테이에 대한 정보들도 물론 담겨 있다.

기본적인 운영방향은 비슷하겠지만 사찰에 따라 특색있는 구성이 있는 경우가 있어서 그 차이를 읽어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책 속에서 이야기하는 이 부분은 '템플 스테이' 체험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그 내용을 잘 짚어주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템플스테이는 종교적인 체험의 범주에 국한되지 않는다. 외국인, 심지어 타 종교인들조차 심신을 위안 받고 활력을 충전하기 위해 산사를 찾는다. 산사 체험의 가장 큰 목적은 바로 '마음 비우기'다. 명상과 묵언을 통해 평소 찌든 심신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자세로 세사을 사는 법을 익히는 것, 그게 요체다. 그렇다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 된다는 목적을 정하면 이미 그것은 명상이 아닌 집착이 된다.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중요하다. (p.368)

 

마지막으로 눈길을 끄는 디자인적 요소들도 언급해두어야겠다.

일단 휴식, 마음, 수행, 인연, 여행, 힐링이라는 주제 페이지는 마름모 격자무늬로 꾸며져있는데 깔끔하고 한국적인 느낌이 있었다.

거기에 각 사찰을 소개하는 제목이 담긴 페이지도 디자인이 예뻤다.

그 사찰에 어울리는 한 줄의 글귀는 내용도 디자인도 깔끔했고, 반절 이상 공간을 차지하는 사진도 마음에 들었다.

또 사찰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왼쪽 페이지에는 문양같은 것이 있어서 꼼꼼한 부분에 신경을 썼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

- 나즈마가 상상팸 2기 자격으로 작성하였지만 개인적인 생각만을 담은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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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시간이 필요했다 - 인도가 내게 가르쳐 준 것들
이화경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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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가르쳐준 것들, 나는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시간이 필요했다

 

요즘 약간의 의무감을 지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책 읽기가 조금 힘겨워지고 있었어요.

엎친데 덮친격으로, 다른 일들도 몰아치면서 이런 저런 고민이 쌓여 머릿속은 뒤죽박죽.

그런 때 이 책을 만났습니다.

아무래도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일까요? 책 제목이 화악, 하고 눈에 들어왔어요.

나는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시간이 필요했다.

이 말은 제겐, 현재 진행중인 이야기였으니까요.

 

힘겨운 시간을 견디던 저자는 어느날, 훌쩍 인도로 떠나버립니다.

그리고 그곳의 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며 인도에서의 삶을 살아갑니다.

잠시 머물다 가는 여행지가 아니라, 오래오래 머무르는 곳이 된 인도는,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조금은 아이러니하다는 생각도 했어요.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시간을 위해 떠난 곳에서 다른 많은 가치들을 떠올리게 되었으니까요.

 

이 책을 읽어가다보면,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레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 깊이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인도를 구성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말이죠.

인도라는 세계 밖에 있는 사람의 시선으로 보고 판단하는 것과, 인도 사람들의 생각은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떤 인도인이 저자에게 했다는 이 이야기는, 생각에 빠져들게 만드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인도에는 많은 인도가 있다고. 인도의 모든 것들은 셀 수 없이 많은 상이(相異)한 것들 속에 존재한다고. 거기에는 단 하나의 표준도, 단 하나의 고정된 정형(定型)도 없다고. 인도로 가는 일방통행은 없다고. 인도를 이해하는 원 웨이는 없다고. (p.62)

 

아마 이것은 인도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떤 한 모습만 보고 판단해버린 게 많지 않을까. 사실은 그 안에 수많은 모습들이 들어있는데, 일부러 틀을 만들어버린 것은 아닐까.

잠시 스쳐간 모습이 전부라고 착각해버린 건 아닐까.

 

어쩌면 인도는 신기루와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지닌 상상력의 크기만큼, 갈망하는 만큼, 공감하는 만큼, 개입하는 만큼. 또 때로는 자신이 간직한 상처만큼, 자신 안에 있는 불안과 두려움만큼, 딱 그만큼만 존재를 드러내는 인도. (p.64)

 

이 책을 읽고, 인도라는 나라가 전혀 새롭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이제까지 쌓아왔던 지식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고,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생각을 더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혼자'가 되기 위한 시간을 낯선 곳에서 가져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이기적인 시간을 가지려 떠났지만 새로운 환경을, 문화를, 생각들을 접하며 좀더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될 수 있는 것 같으니까요.

 

- 나즈마가 상상팸 3기 자격으로 작성하였지만 개인적인 생각만을 담은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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