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인
김민현 지음 / 스윙테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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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을 찾기 전까진 절대 저승으로 갈 수 없다, 경계인


카카오 페이지와 CJ ENM이 함께 주최한 '제 3회 추미스 소설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출간 전 웹툰화 확정이 되며 기대감을 주는 소설, 『경계인』을 읽었다.

한국 소설은 잘 읽지 않는 편이었는데, 주인공이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자신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밝혀간다는 소개글 내용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정신이 든 순간 보이는 것은 자신의 시체. 그리고 그 시체를 가져가는 수상한 인물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주현은 자신을 죽인 범인이 누군지 알아내기 전까진 저승에 갈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7일간 이승에 머물게 된다.

담당 저승사자 우진은 주현에게 경계인인 성민을 소개해 도움을 받게 한다.

그는 이승과 저승에도 속하지 않은 존재로, 흡혈귀였다.


"저승 사람들은 이승 일에 간섭하지 못해. 반대로 이승 사람들은 저승 일에 간섭하지 못하지. 저승 사람도 아니고 이승 사람도 아닌 그 중간쯤에 있는 자라고 생각하면 된다네. 우리는 경계인이라고 부르지." (p.37)


주현은 성민의 도움을 받아 범인을 찾기 시작한다.

사건을 파고들수록 밝혀지는 사실들은 '주현'에게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주현' 이전에 살해당한 사람들이 있었다.

주현의 죽음은 복수극인가, 연쇄살인인가.

범인이 '주현'을 죽인 이유. 그리고 마지막 반전까지.

7일의 시간은 숨막히게 흘러간다.


그냥 잊힐 수도 있었던 자신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누군가가 고민하고 노력해준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깊은 위안이 되었다. (p.253)


분량이 상당한 편이었지만, 막힘없이 읽히는 소설이었다.

주인공 '주현'의 기억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숨겨진 사실들을 추적해가는 흥미가 있다.

범인의 정체를 좁혀가는 중에 예상치 못한 단서들이 나오면서, 이야기의 신선함이 계속 유지된다.

그 신선함들이, 책을 흥미진진하게 계속 읽어가도록 한다.

주현과 성민, 그리고 성민의 조력자들까지. 인물들도 입체감이 있어 흥미를 더해준다


☆ 몽실서평단으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었지만 개인적인 생각만을 담은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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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미드나이트
릴리 브룩스돌턴 지음, 이수영 옮김 / 시공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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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종말 이야기, 굿모닝 미드나이트


책을 읽으려 집어든 후에야 깨달았다.

이 책 제목, 모순이다.

굿모닝은 아침 인사. 미드나이트는 밤 12시, 자정을 뜻하는 단어다.

한밤중의 아침 인사란, 어떤 의미일까.

궁금증을 한 겹 더하며, 표지를 넘긴다.


극지방 연구소에 있는 어거스틴. 어느 날 철수 명령이 떨어지고 함께 연구하던 모든 이들은 떠난다. 그는 남았다.

혼자인 줄 알았는데, 소녀를 발견했다. 이름은 아이리스. 소녀를 위해 어거스틴은 다른 생존자를 찾아보려 한다.

한편, 목성에서의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우주선이 있다. 어느 순간부터 지구에서의 연락이 끊겼다.

불안함에 평소의 페이스를 잃는 대원들. 통신 담당인 설리는 계속해서 연락을 시도한다.


설리는 짧고 아름다웠던, 외동으로서의 자신의 삶을 생각해보았다. 혀끝에 느껴질 듯한 사막모래의 맛과 검은 공단 같은 밤하늘에 바늘 구멍처럼 빛나던 별빛들. 눈을 감으면 당장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p.149)


『굿모닝 미드나이트』는 묘사가 매력적이다.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분위기에 젖는다.

우주, 극지방, 그리고 지구. 각각의 환경적인 부분 묘사가 세세하고 아름답다.

지구의 종말을 배경으로 했지만 아비규환의 모습은 없다. 주인공들은 '종말'에서 한 걸음 떨어져있다.

한 쪽은 북극. 다른 한 쪽은 우주 한가운데.

종말을 차분한 태도로 받아들이게 된다.

어떤 식으로 종말이 이뤄졌는지는 모른다. 전쟁? 화학? 핵? 아무런 단서도 없다.

그저, 갑자기 모두가 연락두절이 되었다는 사실뿐.

막연한 상상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독자들과 책 속 인물들은 같은 처지다.

차갑고, 쓸쓸하고, 공허하고, 외롭고. 가라앉는 감정들이 은은하게 전해져 온다.


"우리 모두 뭔가 기다리는 게 있어야 해." (p.156)


어거스틴 이야기가 한 번, 설리 이야기가 한 번. 차례 차례 번갈아 이야기가 이어진다.

종말을 마주하고 떠올리는 추억. 과거의 기억들. 그 가운데 교차하는 지점이 있다.

마침내 '현재'의 두 사람도 교차해 연락이 닿는다.


그래도 설리는 그에게 묻고 싶은 다른 것들이 있었다. 지구에 대해 듣고 싶었다. 일출, 일몰, 날씨, 동물 같은 것들. 대기 속에서, 부드러운 햇빛 아래서 사는 게 어떤 것이었는지 다시 느끼고 싶었다. 지구의 품에 안겨 있던 느낌을 기억해내고 싶었다. 발꿈치를 받쳐주던 흙과 바위, 풀의 감각을 되살리고 싶었다. 겨울의 첫눈과 바다의 냄새, 소나무의 감촉 같은 것들도. (p.326~327)


종말을 배경으로 한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이야기. 그 소개가 딱 맞아떨어지는 책이었다.

종말은 신체적 고통을 많이 보여주지만, 감정적인 부분에서도 큰 영향을 끼친다는 걸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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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킹 온 록트 도어
아오사키 유고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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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탐정이 함께 추리를 완성한다, 노킹 온 록트 도어

 

취향 저격! 아주 재미있었다.

탐정 사무소 '노킹 온 록트 도어'를 함께 운영하는 두 탐정의 추리 이야기.

이 두 사람의 탐정이 가볍게 주고 받는 대화가 유쾌하다.

그러면서도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내용이다.

특히 과거에 뭔가 비밀이 숨겨져 있는데, 에피소드가 하나하나 흘러갈수록 독자들에게 조금씩 단서를 던진다.

책 마지막까지 과거에 대한 내용이 속시원히 밝혀지지 않아 시리즈 다음권을 기대하게 된다.

 

우리의 집이자 탐정 사무소의 현관문에는 인터폰이 달려 있지 않다. 차임벨이나 초인종, 노커 따위도 없다.

따라서 방문자들은 반드시 맨손으로 문을 노크해야 한다. (p.9)

이들의 탐정 사무소 이름이 '노킹 온 록트 도어'인 까닭이다.

그들은 문을 두드리는 방문자들의 노크 방식으로 손님의 성향을 유추한다.

 

그렇다. 우리는 둘 다 탐정이지만 사고의 지향점(또는 취향)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도리는 트릭을 간파하는 데 강하고, 나는 동기와 이유를 탐색하는 데 강하다. 바꿔 말하자면 둘 다 그것 말고는 영 젬병이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서로를 보완하며 협력하여 탐정으로 활동하고 있다. (p.15)

불가능 전문, 고텐바 도리. 불가해 전문, 가타나시 히사메.

셜록 홈즈와 왓슨 박사 이후 수없이 등장했던 탐정x조수 콤비보다 매력적인 탐정x탐정 조합이다.

트릭 간파를 즐기는 독자도, 동기나 이유 같은 심리적인 부분을 즐기는 독자에게도 흥미를 이끌어낸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니 어쩌면 당연하게도 『노킹 온 록트 도어』에 나오는 사건들은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사건들!

한 명의 추리가 막히는 가 싶은 순간 다른 탐정이 말한다. "이건 내 영역이야."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니 그들 앞에 놓인 사건은 깔끔하게 해결된다.

 

네 명 중 한 명은 범죄자를 붙잡는 직업을 택했고,

두 명은 범죄의 진상을 규명하는 직업을 택했으며,

나머지 한 명은 범죄를 설계하는 직업을 택했다.

뭐, 그게 다다. (p.178)

탐정사무소 '노킹 온 록트 도어'의 두 탐정 고텐바 도리와 가타나시 히사메는 대학 동문이다.

막과자를 즐겨 먹는 경찰 우가치 기마리 경위도 그들의 동문.

마지막으로 범죄를 설계하고 현장에 '칩 트릭'의 노래 가사를 남기는 남자 이토기리 미카게도 대학 동기였다고 한다.

이 네 사람이 얽힌 사 년 전의 수수께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기심을 자아내는 작은 단서들만 던지고, 이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은 채 『노킹 온 록트 도어』는 끝났다.

매력적인 등장인물로 가득한 추리 단편집.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시리즈를 발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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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탐정 이상 5 - 거울방 환시기
김재희 지음 / 시공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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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이상, 숙적과의 마지막 대결! 경성 탐정 이상 5 거울방 환시기


김재희 작가의 '경성 탐정 이상 시리즈'의 마지막 권, 『경성 탐정 이상 5 거울방 환시기』가 출간되었다.

'경성 탐정 이상 시리즈'는 1권이 나왔을 때부터 읽을지 말지 고민했던 시리즈였다.

이상이란 실존 인물을 토대로 한 픽션이라는 점에 망설였다. 이번에 완결 소식을 듣고 읽어보기로 했다.

표지의 인물 뒷 배경의 조각난 이미지가 부제에 쓰인 단어, '거울방'의 이미지를 짐작케 한다.


교동도라는 섬에 지어진 독일계 기숙학교, 슈하트. 그곳에 재학중이던 여학생이 사라졌다.

사건에 대해 조사해달라는 의뢰를 받은 이상은 구보와 함께 인천으로 향하는 기차를 탄다.

그 기차 안에는 각기 다른 이유로 슈하트로 향하는 인물들이 몇 타고 있었고, 그 중 하나가 살해된 채 발견되고 한 남자는 사라진다.

예상치 못했던 사건을 뒤로 하고 도착하게 된 슈하트.

관계자들을 만나던 이상과 구보는 슈하트에서 징벌의 목적으로 학생을 '거울방'이라는 곳에 가두었고, 사라진 여학생 역시 거울방에 들어간 후 사라졌음을 알게 된다.


"거울 방은 어떤 데죠?"

상은 가장 궁금해하던 주제로 돌아왔다.

"거울방은 사면이 아니라 여덟 면이 거울이에요. 팔각형 거울벽이 하나하나 다양한 각으로 조각나 있어 얼굴은 수십 개 심지어 수백 개가 보이죠. 면과 면이 반사돼서……."

구소진이 잠시 멈추고 손을 가볍게 떨었다. 구보가 물을 건넸다.

"바닥에 하얀 자갈이 깔려 있어요……. 차가운 자갈을 맨발로 밟고 작은 의자에 앉아서 나를 봐요. 아무도 없어요. 거울만이 내 얼굴, 옆모습, 앞모습, 가슴과 팔, 다리, 발가락까지 비춰요. 그걸 모두 봐야 해요. 지옥이죠……."

구소진 눈이 공포로 물들었다. (p.109)


조사를 이어나가던 중 이상은 행방불명되고, 이튿날 거울방에서 정신을 잃고 손에는 피묻은 칼을 쥔 채 발견된다.

사라졌던 여학생의 시체와 함께.

이 모든 사건을 계획한 것은 이상의 숙적, 류 다마치 자작이었는데... 이상은 그의 최종 목적을 저지할 수 있을까.


장편이라 읽는 데 조금 애를 먹었다. 근현대 시기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는 점도 어려움을 더했다.

하지만 이상과 구보, 이 콤비가 꽤 괜찮다고 생각했다. 숙적이라 할 수 있는 류 다마치 자작의 존재까지 있으니 '셜록 홈스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했다. 특히 류 다마치가 스스로를 '설계자'라고 하는 걸 보니 '그'의 그림자가 담긴 듯하다.


"이상. 난 말이지. 날 때부터 속한 곳이 없는 자야. 중도연합도 슈하트도 내 이상향을 건설하는 도구이고, 난 설계자이지. 이 모든 걸 지휘하는. 자네도 나처럼 목적을 위해 다른 모든 걸 수단으로 생각하고 살아봐. 다시는 정신착란을 겪는 일 따위는 없을걸세." (p.264)


'거울방'이라는 소재가 인상적이다. 이상의 시에서도 '거울'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게 있기 때문인지 이 작품 속에서 이상의 작품이 언급되는 부분이 있다. 초판 한정 부록으로 '경성 탐정 이상 시리즈'에서 소개되고 영향을 준 이상 작품을 모은 것이 있으니 참고하면서 읽으면 좋을 것이다. '거울방'을 묘사하는 내용을 처음 읽었을 때 어쩐지 '에도가와 란포'가 떠올랐다. 거울을 소재로 한 작품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작품을 읽었을 때의 기괴했던 느낌이 떠올라 '거울방'의 공포스러울 듯한 정경을 연상할 수 있었다.

거울이란 참 묘한 존재다. 거울에 비치는 상은 같은 모습인 것 같지만 사실 모든 것이 반대다. 선함과 악함의 마주봄. 또다른 자아. 그런 거울의 이미지를 경성 탐정 이상의 마지막 이야기에 겹겹이 채워냈다.

이상과 구보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진다. 교과서에서만 배우던 모습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으로서의 모습. 유명하지 않은 작품들이 하는 이야기. 누군가에 의해 해석되고 풀이된 형태가 아니라, 아무 선입견 없이 내용만을 보며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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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
제프리 디버 지음, 오토 펜즐러 엮음, 김원희 옮김 / 북스피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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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스타일의 책 미스터리를 모았다! 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


매년 연말이 되면 북스피어 출판사에서 만들어온다는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시리즈. 올해로 4년째인 이 시리즈의 신작! 『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를 읽었다. 뉴욕에서 미스터리 전문 서점을 운영하는 주인이 매해 크리스마스마다 주제를 정해 작가들에게 원고를 부탁해 매년 만든다는 미스터리 앤솔러지 시리즈. 시리즈 첫번째 책부터 매년 출간되는 이 시리즈 책들을 재미있게 읽고 있었기에 이번 책도 기대가 한가득이었다. 게다가, 이번 책의 주제는 '책 미스터리'였으니 더욱 더!

 

책을 소재로 한 책들을 워낙 좋아해 그런 종류의 책들을 많이 읽어왔다. 추리 소설도 좋아하기 때문에 책과 미스터리를 합친 이야기도 즐겨 읽었다. 그 이야기들은 '책'이 주는 이미지가 녹아든 듯한 미스터리가 대부분이었다. 이야기에서 냄새를 맡을 수 있다면 오래된 종이 냄새가 날 것 같은 이야기. 책장에 빼곡히 글자가 적혀 있는 이미지가 떠오르는 이야기 같은 느낌.

그런데 하드보일드 스타일을 마주할 줄이야. 소재를 활용해 이야기를 만드는 것엔 한계란 없다는 걸 보여주듯, 신선함을 계속 느끼게 한 『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였다.


"시간이 흐르면 책도 숨을 쉬어야 합니다. 걔네는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요. 갇힌 채로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겁니다. 딱 봐도 아주 오랫동안 아무도 걔들을 읽어주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읽기는커녕 펼쳐 보지도 않았다는 걸." (p.33)


이번 책은 총 8편의 단편을 담았다.

첫번째 단편, '세상의 모든 책들'.『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를 읽기 전까지 가졌었던 책 미스터리에 관한 이미지에 가장 부합했던 이야기다. 서점에서 책이 자꾸 없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범인을 찾아내는 이야기.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범인의 거처 묘사가 선명한 이미지를 새긴다.

바로 이어진 두번째 단편 '모든 것은 책 속에'가 하드보일드 스타일이라 강렬한 충격을 준다. 이 스타일 때문에, 범죄와 얽힌 '책'의 정체가 밝혀지는 마지막 반전이 효과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세번째 단편인 '용인할 만한 희생'은 읽으면서 책 속 특정 등장인물에 대해 계속 재평가를 하게 되었고, 네번째 단편 '제3국의 프롱혼'은 배경이 주는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다섯번째 단편 '유령의 책'은 거짓말이 진실이 되어버린 아이러니, 우연의 이야기였고, 여섯번째 '죽음은 책갈피를 남긴다'는 익숙한 느낌의 추리물이었다.

일곱번째 단편 '망자들의 기나긴 소나타'는 제목이 연상시키는 음울한 분위기가 작품 전반에 내려앉아 있었고, 마지막 '이방인을 태우다'는 누군가의 삶, 그의 인생의 선택, 가지 않은 길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내용이었다.


역자 후기에서는 '뜻밖의 발견'으로 이야기가 끝이 난다고 했는데, 이 이야기에 동의한다. 각각 반전을 품고 있었다. 단편이니만큼 이야기를 천천히 쌓아올리기보다는, 반전이 녹아든 스토리가 어울린다.

책을 제각각의 관점으로, 방법으로 아끼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애정과 집착이 만들어낸 사건들, 수수께끼들, 비극들.

역시, 책을 소재로 한 책은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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