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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2 - 내일을 움직이는 톱니바퀴
다니 미즈에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1월
평점 :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2, 내일을 움직이는 톱니바퀴
1권에 이어 2권도 시계와 함께 과거의 추억을 수리해주는 천재 시계사 슈지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번 책에 실린 에피소드는 총 4가지.
네 가지 이야기 모두 과거의 오해들이 풀려가면서 더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할 수 있게 되는 이야기들이었다.
특히 2권에서는 1권보다 시계가 이야기의 중심에 가깝게 느껴져서 좋았던 것 같다.
추억과 시계가 동등한 비중으로 다뤄지는 느낌이었다.
책에 실린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다시 또 생각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기억은, 추억들은 정말 그대로인걸까.
어쩌면 모르는 사이에 가지게 된 사소한 오해들이 아픈 추억들을 만들어낸 건 아닐까.
이런 고민들을 슈지에게 이야기하면, 어긋남이 바로잡히고 더 행복하게 내일을 살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런 사소한 것들이 제일 어렵다. 일상은 자신을 반성할 틈도 없이 빠르게 지나가버린다. 작은 엇갈림은 어느샌가 서로의 거리를 벌어지게 만든다.
더 이상 그런 생각은 하고 싶지 않은데. (p.102)
첫번째 이야기. 너를 위해 종은 울린다.
저번 1권에는 슈지가 자신의 형에 대해 모르던 부분을 깨닫는 내용이 있었다면, 이번엔 아카리와 카나 자매의 이야기였다.
자신들과 비슷한 자매의 모습을 보며, 서로가 진심으로 위하고 있다는 걸 느끼는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는 안개가 짙게 껴서 환영 같은 것도 보이는 몽환적인 느낌이 강했다.
두번째 이야기, 딸기맛 아이스크림의 약속.
이 이야기는 꽤 슬펐다.
읽으면서 부부가 서로 가지고 있는 진심을 짐작할 수 있었는데, 막상 그들 자신은 모른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비슷한 듯 다른 딸기와 라즈베리에 얽혀있던 오해가 풀리고, 그들 앞에는 아름다운 추억들이 새롭게 새겨져가게 되었다.
세번째 이야기, 돌이 되어버린 손목시계.
처음에 언뜻 스쳐지나간 내용이 사실은 중요한 비밀을 품고 있었던 이야기. 흥미로운 여러 복선들이 있었다.
특히 정교한 돌 시계가 존재할 수 있다니 신기했다.
과거에 얽힌 인연들이 이런 식으로 바로잡힐 수 있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 멈춰버린 괘종시계의 비밀.
이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와는 조금 다르게, 아픈 과거가 정말 아픈 과거였다.
오해로 어긋나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저 상황 때문에 어그러져있던 과거.
그러나 이런 아픈 추억도 수리된다. 흥미로운 방식으로.
어떤 과거든, 설령 잊을 수 있다 해도 겨우 찾은 길을 다시 지워버리는 건 불가능하므로 깊이 박힌 날카로운 가시를 뽑고 엷은 희망으로 둘둘 말아 자신의 것으로 만든 후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언젠가 그것은 이물질이 반짝이는 진주가 되듯 변하게 될까.
모리무라 씨 부부가 그랬듯이. (p.318)
그들의 이야기는 결국 과거에 묶여있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지난 추억들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결국 그 추억들로부터 배운 것들과 느낀것들이...
내일을 움직이는 톱니바퀴가 되어 미래를 움직여간다.
1권을 읽은 후에는 그대로 여운을 남기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었지만, 2권을 읽으니 다음 이야기가 또 있을까 궁금해진다.
다음은 또 어떤 추억을 담은 시계들이, 슈지의 시계점에 맡겨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