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탐정 사무소 - 제10회 브런치북 특별상 수상작
이락 지음 / 안녕로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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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추리의 흥미로운 조합! 『시 탐정 사무소』

친구와 최근 시집 이야기를 종종 나누게 되어 시에 관심을 두던 차에, 출간소식을 접한 『시 탐정 사무소』.

시를 단서로 사건의 진실을 추리하는 탐정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깔끔한 일러스트의 표지도 좋다.


"꼼꼼하게 살피게. 시인은 반드시 작품 속에 근거를 남긴다고. 완전하게 비밀스러운 시는 없는 법이라네. 어때, 해독해 보겠나?"(p.13)

재벌가 무남독녀가 왜 가출을 했는지.

아이돌이 활동에 소홀해진 이유가 뭔지.

갑자기 셋째 형이 왜 사라졌는지.

시로 갈음한 고백 편지의 의미가 뭔지.

혼수상태에 빠진 취준생은 의도가 있었는지.

금고 속 물건이 도난당한 사건의 진실까지.

시 탐정 사무소를 운영하는 탐정 설록이 시를 들고 찾아온 의뢰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시에 담긴 의미를 해독해낸다.

위의 사건들 중에는 탐정 설록이 자리를 비운 사무소를 지키던 완승이 대신 해결한 사건도 있다! 독자들도 설록을 따라 시를 해독해보라는 권유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떤 시가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시에 그 사람의 마음이 깃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p.85)

작가의 말에서, "이 책의 이야기들은 우리가 시를 읽고, 생각하고, 시구나 시적 표현에 감탄하고, 다시 생각하다가 마침내 시를 받아들이는 과정, 즉 시를 감상하는 일련의 과정을 형상화한 것"이라 했다. 책을 읽으며 학창시절이 떠오르더라니. 국어시간에 시를 배우던 시억이 났다. 책에서 소개한 시들이 수업시간에 배울 법한 시들이어서일지도 모른다. 이런 유명한 시들부터 하나하나 해석해가다 보면, 새로운 시들도 그 의미를 깊게 파악해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묘하게 마음이 끌리는 시가 생겼을 때, 그 시를 통해 마음이 향하는 방향이 무엇인지도 파악해볼 수 있을 것이다. 아이돌인 이즈가 깨달았던 것처럼.

그래도 아직은 배움과 연습이 필요하니까, 이 책 후속편도 나와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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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스토리텔링 사전 - 창작자에게 영감을 줄 트릭, 공식, 규칙 110
미스터리 사전 편집위원회 지음, 송경원 옮김, 모리세 료 감수 / 요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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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구성요소를 정리한 책, 『미스터리 스토리텔링 사전』

『미스터리 스토리텔링 사전』은 제목 보고 읽고 싶었다. 미스터리 소설을 즐겨 읽다보니 해당 분야에 대해 정리한 책에도 흥미가 생긴다. 미스터리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장르, 상황, 트릭, 캐릭터, 장치, 공식 여섯 개의 장으로 구분해 정리한 책이다.

부제가 '창작자에게 영감을 줄 트릭, 공식, 규칙 110'으로, 총 110가지 표제어가 있다. 많이 읽은 장르인 만큼 익숙한 요소들인데 깔끔하게 정리해서 보니 좋다. 설명하는 부분에서 표제어에 해당하는 사례로 소개한 책들중에 읽은 책도 있었고, 읽어보고 싶어진 책도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작품은 도서 미스터리 편에서 소개한 R.오스틴 프리먼이 1910년에 발표한 단편 「오스카 브로트스키 사건」으로, 세계 최초의 도서 미스터리로 알려진 작품이라 한다. '손다이크 박사'가 등장하는 시리즈 작품. 손다이크 박사 시리즈도 언젠가 읽고 싶긴 했는데, 이 단편을 우선해 읽자고 기억해두려 한다.

도서 미스터리 소개글 끝부분에 언급한 도서 미스터리의 다양한 변주에 대한 설명도 인상적이다. 공범자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서술하는 수법이라던가, 범인의 범행 계획서를 앞쪽에 배치하는 방법. 부제에서 말했듯 '창작자에게 영감을 줄' 스토리텔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장 트릭 파트에 속한 '심리 트릭'에서 심리 트릭의 일인자로 브라운 신부 시리즈를 쓴 G.K.체스터턴을 소개한 부분도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예시로 단편 「보이지 않는 남자」를 소개했는데, 이 단편을 이미 예전에 읽어 어떤 심리 트릭인지 알고 있음에도 허점을 잘 찌른 트릭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스디렉션을 센스있게 담아낸 미스터리를 좋아해서일까? 브라운 신부 시리즈는 심리적인 요소를 짙게 담은 점이 특색있다.

서술트릭 파트에서는 대표적인 서술트릭을 표로 정리한 게 있는데, 각 분류에 따라 해당하는 작품을 소개한 것도 있어서 두고두고 보고 싶었다. 서술트릭이 다 같은 서술트릭이 아니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앞으로 서술트릭 작품을 읽을 때 생각을 한 겹 더해줄 수 있지 않을까?

특수능력 편에서 소개한 책 중에 기다 준이치로의 『고서점 탐정의 사건부』도 읽고 싶어졌다. 제목이 끌린다. '서점'이나 '책'이 들어간 미스터리는 특히 더 끌리니까. 연쇄독서를 하기에도 좋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러고 있는 것처럼.

각 장 끝에는 '칼럼'이 있는데, 알지 못했던 것들도 있었다. 특히 4장 끝나고 있던 칼럼에 나온 '후기 퀸 문제'가 흥미롭다. 엘러리 퀸 후기 작품에서 범인이 탐정이 잘못 추리하도록 잘못된 단서를 제공해도 모른다는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 문제를 파고들어 파생한 작품들도 있다고 했다. 물론 미스터리를 체계적으로 읽는 타입이 아니라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진 않지만, 생각해볼만한 요소다.

그밖에 언급하지 않았지만 표제어들 모두 미스터리를 많이 읽었다면 여러 번 접했을 요소들이었다. 이 지식들을 정리해갈 수 있도록 잘 정제한 사전이라 읽기 전 기대감에 충분히 부응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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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기피증이지만 탐정입니다
니타도리 케이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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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기피증이 있어도 추리는 가능해, 『대인 기피증이지만 탐정입니다』

이 책을 읽기로 마음 먹은 이유. 설정이 독특해서. 『대인 기피증이지만 탐정입니다』라는 제목 그대로, 주인공 탐정은 대인기피증을 가지고 있는 대학생이다. 남들과 인간관계를 맺는 것을 어려워하고, 단순히 말하는 것부터 힘든 사람. 책 첫머리에서, 강의 첫시간 자기 소개부터 어려워하며 순서가 하나씩 다가오는 동안 별의별 생각을 다한다. 남들 앞에서 '나'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이 긴장되고 어렵다는 건 항상 느꼈던 일이지만 이렇게까지 생각한다고? 싶을 정도의 독백. 이 주인공에 호감을 가질 일은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무리 그래도 자기소개의 레퍼토리 문구 몇 문장으로 우산 주인을 알아내다니, 무슨 셜록 홈스도 아니고. (p.30)

호감도와는 별개로 이 주인공의 능력에는 첫 에피소드 사건부터 감탄했다. 자기소개 문구로 우산 주인을 어떻게 알아내냐고 혼자서 생각해놓고서는 결국 해결해냈고, 저 말은 자화자찬이 된다. 셜록 홈스에 빗댈만큼의 추리력을 소유한 주인공이라고, 은근히 생각하게 만드는 건가.


첫번째 에피소드인 '논리의 우산은 쓰더라도 젖는다'에서 우산 주인 찾기를 해결해내며 동기 미하루, 가고시 교수와의 친분을 갖게 된 주인공. 대학 생활을 이어가며 마주한 일상 속 사건들을 해결해간다. 그 사건들은 일견 가벼워보이지만, 위험성이 담겨 있다.

옷가게 탈의실에서 사라지는 사람들이 있다는 소문의 진상을 밝힌 '니시지바의 프랑스'의 경우, 옷가게 주인이 중국인이라는 점에서 과거의 사건에서 찾을 수 있는 위험성이 있었다.

친구들과 노래방에 놀러갔는데, 술을 마시지 못하는 친구가 술을 마시게 된 경위를 찾아낸 '노래방에서 마왕을 부르다'는 해당 사건이 일어나게 된 과정이 살짝 씁쓸하다. 고의와 우연한 실수가 겹쳐지며 생긴 문제였으니까.

축제 속에서 동행했던 학교 친구가 소매치기를 당했고, 인파 속으로 사라진 범인을 찾아내는 '부채 속으로 사라진 사람'은 사건 자체보다는, 사건 해결 과정에서 드러난 주인공 일행의 성격들이 눈에 띈다. 이 부분은 다음 에피소드에서 더 깊게 풀어낸다.

마지막 에피소드인 '눈을 보고 추리를 말하지 못하는 탐정'은 주인공의 대인기피증이 생겨나게 된 과거의 사건에, 현재 일어난 도난 사건, 마지막으로 도난 사건 뒤에 숨어있던 사건까지 풀어내는 내용을 담았다. 이 에피소드의 사건 풀이도 인상적이지만 그보다 더 기억에 남는 건 주인공 일행의 모습들로 보여주는 다양한 '대인기피증'의 형태.

"나, 사실은 낯가림이 심하거든. 사람들이랑 사귀는 게 거북해서 반대로 주절주절 떠든다고 할까."

나로서는 전혀 알 수 없다. 주절주절 떠들 수 있다면 대인기피증이 아니다.

하지만 사토나카는 진심으로 말하는 듯했다. "미움받는 게 싫으니까 어찌 됐든 계속해서 떠들면서 얼버무린다고 할까. 비웃음당해도 좋다고 반쯤 포기한 상태이기에 누구에게든 돌격하고 말이야. 긴장하면 점점 더 말이 많아지고." (p.319)

"폐가 되지 않는다는 게 어느 정도까지인지...... 너무 어려워." (p.319)

대인기피증은 타인에게 말조차 걸기 어려운 모습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형태도 있다는 것이다. 인간관계를 어려워해서 반응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 속내가 항상 같은 건 아니다. 고민하는 마음을 숨기고 아닌척, 더 가볍게 보이도록 이야기할 수도 있다. 이 책은 추리 소설적인 면모도 나쁘지 않았지만 '대인기피증'에 대해 보여준 부분들이 점점 흥미를 끈다.

꽤 좋은 사람들과 친구가 됐다. 모두가 제각각의 방식으로 대인기피증인 듯하지만. (p.393)

중간중간 나오는 대인기피증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들에 의외로 공감했다. 책을 읽을수록 주인공에 대한 호감도가 점점 짙어진 건 그 영향일지도 모른다.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아서.

대인기피증은 인파에 약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걸어갈 수 없기 ??문에 동행인과 걷다가 인파에 떠밀리며 어느순간 조용히 사라지게 된다는 이야기는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무엇보다 대인기피증은 '주문'에 약하다는 이야기. 이건 정말 공감 100퍼였다. 말 꺼내는 것부터 어려운데 점원이 포인트 카드나 테이크 아웃 관련 이야기 등을 빠르게 이어가면 혼란스럽다. 자주 가는 곳이라면 익숙하겠지만 처음 가는 곳이라면 긴장은 배가 된다. 그런 기분 느낀 적이 여러번이니 공감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러니까, 정도와 방식은 다르겠지만 대인기피증을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 결국 주인공이 친구들도 그런 부분을 가졌다는 걸 알게 된 것처럼, 나도 알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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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탐정 유동인 2 - 리턴즈 서점 탐정 유동인
김재희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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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밖의 사건들도 해결해요, 『서점 탐정 유동인2 리턴즈』

『서점 탐정 유동인』 시리즈 신간이 나왔다. 서점 탐정이지만 서점 안의 사건 뿐 아니라 서점 밖의 사건까지 해결하는, 연애만 빼고 완벽한 남자 유동인. 이번 책에서는 '가을, 유명작가 실종사건'에서 '겨울, 미림문고 보물찾기 사건'과 '봄, 뒤쿵 접촉 사건'을 거쳐 '여름, 발레 학원 몰카 사건'을 해결하는 1년을 보낸다.

'가을, 유명작가 실종사건'은 추리 작가 협회로부터 의뢰받은 베스트셀러 추리소설을 썼던 작가가 실종된 사건이다. 사라지기 전에 한 권의 책을 냈음을 알게 되고, 작가의 실종에 얽힌 인물도 찾아낸다. 결국 실종된 작가까지 찾아내지만, 사건의 결말은 씁쓸하다. 이대로 끝나는 건가? 싶었다.

'겨울, 미림문고 보물찾기 사건'은 비교적 짧은 편. 사건 해결도 하루만에 결론이 난다. 예전 남자친구가 주어야 하는 돈을 수표로 바꿔 미림문고 어딘가에 숨겨두었다. 아침이 되어 서점에 손님이 들기 전에 찾아내야 하는 상황. 겨우 찾아냈나 싶었는데 수표가 아닌 편지가 있곤 하다. 치밀한 추리력이 필요한 사건은 아니었으나 상황 자체가 정말 짜증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사건이었다.

'봄, 뒤쿵 접촉사건'은 아람이 맡은 보험사기 의심 사건에 얽힌 인물들을 조사하기 위해 용의자가 다니는 헬스장에 동인과 아람이 잠입수사를 하며 겪는 내용이다. 결정적인 증거를 잡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실수가 나오긴 했지만 임기응변으로 무사히 해결!

'여름, 발레 학원 몰카 사건'은 진전되지 않던 동인과의 관계에 포기할까 고민하는 아람의 상황이 나온다. 거기에 동인이 회원으로 다니던 발레 학원에서 몰카가 발견되어 범인으로 몰린 동인의 요청에 의해 학원에 가서 진짜 범인을 찾아내는 내용이다. 이 사건 역시 심리적인 부분에서의 씁쓸함이 있다. 사건은 씁쓸하지만 마지막에 동인과 아람의 관계는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 혹시 다음 이야기가 있다면 둘의 상황이 어떻게 변화했을지 기대하게 한다.

'서점 탐정'이라서 서점 안의 사건들 위주로 해결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서점 밖의 사건들이 더 많다. 기대하는 '서점 미스터리'의 느낌은 아니지만, 한국 추리 소설에서 일상 미스터리물을 찾기는 힘든 편이니까. 너무 가볍지도 않고, 그렇다고 깊게 우울해지지도 않게 적당한 거리감을 주는 추리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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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잠드는 나라 - 잘 자요 그림책
야나가 히데아키 지음, 이나토메 마키코 그림, 이소담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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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보면 졸음이 솔솔, 『모두 잠드는 나라』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잠들 수 있도록 하는 그림책이라는 소개에 흥미가 생겼다.

표지 그림체도 포근하니 예뻐서 보는 즐거움이 더해질 것 같은 책.

늦은 시간까지 잠들지 않는 아이에게 정말 효과가 있을까 궁금했다.

본 이야기에 앞서 그림책 사용법이 있다.

아이들에게 읽어줘도 좋지만,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어른에게도 추천하는 책이라 한다.

요즘 잠이 잘 오지 않았기에 마침 잘 되었다 싶었다.

효과가 있는지, 내가 먼저 체험해보기로 했다.


잠아 잠아, 잠이 오네…… 잠아 잠아, 잠이 오네…….

모두 잠드는 나라에 사는 아이 고양이 쿠우의 이야기.

쿠우는 엄마 고양이 로자에게서 잠드는 성과 잠드는 주문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집을 떠나 포근한 초원을 지나 잠드는 성까지 찾아가 1층, 2층, 3층을 차례로 지나 4층에서 잠드는 임금님을 만나고 침대에서 푹 잠드는 이야기.

정리하면 간단한 이야기라 잠이 올까 싶은데, 읽는 내내 졸음이 자꾸 와서 끝까지 읽는 게 힘겨웠다.

그림책이라 글이 많지 않아 낭독으로 읽어 더 효과가 있었을까?

초반에 엄마 고양이와 쿠우의 대화 끝부분에서부터 솔솔 졸음이 오기 시작했다.

그림책을 읽는 내내 계속 하품을 하며 읽었다.

피로감이 쌓여있는 어른이었던 내게는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잠이 잘 오지 않을 때 이 책 읽으며 푹~ 잠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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