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가 뭐라고 - 여러분, 떡볶이는 사랑이고 평화이고 행복입니다
김민정 지음 / 뜻밖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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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먹으면서 읽고 싶었던 책, 떡볶이가 뭐라고

 

꿀꺽. 표지를 보니 절로 침이 넘어간다.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붉은 빛깔의 떡볶이 한 접시.

<떡볶이가 뭐라고>는 국내 최초로 떡볶이를 주제로 쓴 에세이라 한다. 아슬아슬하게 '최초'란 단어를 꿰찼다.

김밥, 순대와 함께 분식집 3대장이라 할 수 있는 떡볶이.

매콤달콤한 맛과 쫄깃한 떡의 식감이 자꾸 입에 넣게 만든다.

 

취향은 그런 것이다. 굳이 입밖에 내었다가 공격이라도 받으면 어쩔까 싶어 두렵고, 자신의 일부를 들키는 게 아닐까 싶어 꼭꼭 감추고 싶어질 때도 있지만, 사실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은 것.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종이에 적어 신청하고 그 음악을 어떤 이가 정성껏 틀어주고, 잘 모르는 이들과 공유하는 시간은 짜릿한 쾌감을 주는 것이다. (p.71)

 

떡볶이 얘기만 있을 줄 알았다.

그러니까, '음식'인 떡볶이와 관련된 에피소드로 채워진 것이리라 생각했었다.

요리를 하는 것과 관련된 것이나, 맛집 이야기라던가, 떡볶이의 종류 이야기 같은 것들.

그런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었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떡볶이라는 소재에서 끌어내는 다양한 내용들.

하나의 소재가 이렇게 멀리까지 뻗어갈 수 있구나, 느꼈다.

그만큼 떡볶이는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알 법하고, 먹어봤을 법한. 그래서 추억이 녹아 있는 것.

 

경험이란 그런 것이다. 몸과 함께 살아 숨쉬는 것이다. 경험을 쌓을수록 입맛도 풍요로워진다. (p.83)

 

읽는 내내 떡볶이가 먹고 싶었다.

떡볶이를 먹으며 나도 그에 얽힌 여러가지 기억들을 생각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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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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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안하고는 선택의 문제! 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

 

무레 요코의 글은 언제나 읽기 편하다.

공감하게 하는 부분이 많은, 껄끄럽지 않은 내용을 다루는 점이 그녀의 큰 장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때문에 이번 신간도 기대감을 가득 안고 읽었다. 물론 그 기대는 충분히 충족되었고.

<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는 제목 그대로의 이야기를 담은 글이다.

일상에서 하는 다양한 일들​ 중에서 자신과 '안 맞는 일'이라고 판단한 일은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적었다.

자기 인생은 자기밖에 선택할 수 없으니 남이 뭐라 하건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편이 좋다. 예스보다 '노'라고 말하기가 어렵지만,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가지 삶의 방식이 있는 게 당연하다. 자신감을 갖고 세상의 기준에 '노'라고 할 수 있는 인생도 좋다고 생각한다. (p.156)

 

무레 요코의 안 할래 리스트, Not to Do List는 크게 셋으로 나누었다.

첫번째는 욕망. '인터넷쇼핑, 화장, 신용카드, SNS, 카페인'이다.

두번째는 물건. '휴대전화, 하이힐, 수첩, 포인트카드, 너무 버리는 것' 순서로 말한다.

세번째는 생활. '결혼, 말, 관계, 뒤로 미루기, 나만은 괜찮다는 생각'으로 끝난다.

 

처음부터 안했던 일들에 대해서만 쓴 건 아니다.

하다가 안 맞는다고 느껴서 하지 않게된 일들에 대해 쓴 글이 더 많았다.

이를테면 맨 처음 나오는 '인터넷쇼핑'.

처음에는 편리해서 종종 이용했지만, 몇 번 문제가 생기는 일을 겪게 되면서 그만두게 되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이지만 꿋꿋이 '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들도 있다.

확실히 인터넷 쇼핑은 편리하지만 배송 문제 때문에 골치 아플 떄가 종종 생긴다.

SNS나 휴대전화, 결혼 같은 것들이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휴대전화는 놀랐다. 요즘 시대에 없으면 불편함이 많은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책 속에서도 휴대전화의 필요성을 느끼는 상황을 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저자의 결정이 대단하다 생각했다.

무레 요코의 '안 할래 리스트'에 속한 것들 중 '나도 안 할래'라고 결정하는 게 어려웠다.

하고 싶지 않지만 그 마음만으로 실제로 하지 않는 건 역시 어렵다. 그러니까 책을 읽으며 신기하고 놀랍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계속.

특히 생활과 관련된 것들이 그렇다. '말'과 '관계'... 쉽게 딱 잘라낼 수가 없다.

'뒤로 미루기'나 '나만은 괜찮다는 생각'도 생각보다 잘 떨어지지 않는다. 매년 결심하는 내용에 꼭 들어갈 법한 것들인데 말이다.

책을 읽으며 나의 안 할래 리스트를 생각해보았다.

선뜻 NO! 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을 골랐다.

첫번째는 술 마시지 않기.

지금도 나랑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하지 않고 있지만 아주 가끔 권유 때문에 마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

이제는 그럴 때도 똑똑하게 'NO'라고 말하고 싶다.

두번째는 매운 음식 먹지 않기.

얼마 전 크게 탈이 났는데, 그 이후로 먹는 걸 신경쓰고 있다.

매운 음식을 먹을 때마다 조금씩 앓았는데, 그 한계치까지 다다른 게 아닐까 싶다.

매콤한 맛을 좋아했다. 그러나 이제는 안녕할 수밖에 없다. 아파서 고생하는 건 하고 싶지 않으니까.

세번째는 뒤로 미루기.

이 책에 있는 목록 중에서도 하나를 골랐다. 어떤 걸 고를까 하다가, 제일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서 이걸 골랐다.

뒤로 미루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생각은 계속 하는데 이 습관 좀처럼 고치기 어렵다.

글쓴이도 아직 이건 잘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지만, 노력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본받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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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 줄리언 반스의 부엌 사색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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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 들어선 소설가,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어쩐지 요리 에세이를 많이 읽고 있는 요즘. 또 한 권의 요리 에세이가 눈에 들어왔다.

정확히 하면 이 에세이의 '저자'가 눈에 띄었다.

줄리언 반스. 그의 소설을 몇 권 읽었다. 에세이는 처음이던가 싶었지만 전에 한 권 읽은 게 기억났다. 그래도 요리 에세이는 처음이다.

부제가 '줄리언 반스의 부엌 사색'이다. 소설가가 요리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궁금했다.

읽어보니 요리하는 일상 이야기이긴 한데.... 생각했던 것과 느낌이 달랐다.

아무래도 제목에 '레시피'가 들어가서일까, 저자는 다양한 요리책을 언급한다.

요리하는 과정보다 요리책에 관해 사색한 내용들의 비중이 크다. 부제에도 충실하다.

요리책에 대한 이런저런 평가들을 읽는 재미가 있었다.

그 덕분에 다양한 서양 요리 책도 알게 되었는데, 번역서가 있으려나.

아, 이러다가 저자처럼 요리책이 책장 한가득 쌓여버리면 안되는데.

 

요리를 시작하고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 교훈은, 요리 책이 아무리 솔깃해 보여도 어떤 요리들은 반드시 음식점에서 먹어야 제일 맛있다는 사실이다. (p.74)


줄리언 반스는 맨부커 상을 수상한 소설가지만 부엌에서는 평범한 일반인이다.

요리책에 실린 사진으로 본 맛있어 보이는 요리.

의욕을 가지고 만들어 보려 하지만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재료 계량부터 문제다. 적절한 양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지 못하는 것이다.

어찌어찌 계량을 하고 순서에 따라 만들어도 완성작은 사진만큼 훌륭하지 않다. 모양 뿐 아니라 맛 역시도.

그가 열심히 준비한 디너파티에서 제일 맛있었던 건 근처 가게에 부탁해 사온 요리였다.

나는 그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때로는 요리할 때 자신의 '감'을 따라보라고.

레시피에 나온대로 정확하게 만드는 게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이긴 하다. 특히 제과제빵은 그렇다.

하지만 요리에는 때로 '도전'이 필요하다.

음식 재료 각각이 어떤 맛을 내는지 생각하고, 적절한 맛을 위해 어느 정도 넣어야 할지 스스로의 판단을 믿어보는 것이다.

음식의 맛이란 건 상황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고 한다. 기온의 영향도 있고, 어떤 요리가 함께하느냐에 따라서도 다른 느낌이 있다. 재료 각각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느냐에 따라, 미묘한 맛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니까 지금 현재 요리하는 이의 판단이 중요한 거다.

레시피를 참고하며 요리하되, 조금 느긋한 마음으로 요리하면 되지 않을까. 실수해도 된다고 생각하면서.

끝까지 읽다보면 저자도 이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완벽한 레시피에 맞추려하기보다는, 요리를 하는 의미를 생각해야 한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한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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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좋은 이유 - 내가 사랑한 취향의 공간들 B의 순간
김선아 지음 / 미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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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공간들을 담아낸 책, 여기가 좋은 이유

 

<여기가 좋은 이유>는 '공간'에 대해 쓴 건축 에세이다.

건축가가 쓴 글이라 모르고 넘어갈 뻔 했던 전문적인 부분들도 짚어볼 수 있다.

공간의 매력들을 가득 알아갈 수 있었다.

 

유명해서 알았던 곳.

스치듯 지나쳤던 곳.

가본 적 있는 곳.

그리고 나머지 대부분이, 알지 못했던 공간들이었다.

 

책에서 소개한 스무 곳의 공간들 중에서 '여긴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곳들이 있다.

대부분 이 마음이 생겨났지만, 그 크기가 조금씩 달랐다.

가장 그 마음이 컸던 곳은 둘이다.

여덟번째에 실린 '뮤지엄 산'.

안도 다다오의 건축이라는 설명에 호기심이 생겼다.

물의 정원을 가로지르는 통로를 걷고 싶었다.

사진으로 보니 그 공간 안에 있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사진만으로도 이리 멋진데, 실제로 보면 얼마나 더 환상적일까.

무엇보다, '여백의 미'가 좋다. 트여 있는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었다.

열두번째로 만난 '선농단'.

지상에 건물을 세우지 않고, 지하에 박물관을 만들었다는 점이 흥미를 끈다.

'선농단'이라는 유적 자체도 궁금하다.

 

내용도 좋았지만, 책 자체의 만듦새도 좋았다.

표지 디자인이 깔끔한데, 약간의 변주가 있는 게 좋았다.

공간을 소개하는 글마다 적절히 들어간 사진 편집도, 실제 공간에 대해 궁금해지도록 만들었다.

이 책은 'B의 순간'이라는 취향 에세이 시리즈에 속했다.

다른 취향을 담아낸 책은 어떨지, 살짝 기대감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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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 거니?
송정림 지음, 채소 그림 / 꼼지락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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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필요할 때 읽을 책, 나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 거니? 

 

제목에 끌렸다.

<나,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 거니?>.

그리고 표지.

버스정류장에 혼자 앉아 있는 여자가 있다. 입은 꾹 다물어 일자를 하고 있다. 주변엔 아무도 없다. 비둘기 몇 마리 뿐.

나도 그런적 있었지, 하고 생각하게 만든다.

마음이 허전할 때, 공허함이 느껴질 때.

이 책을 읽으면 그 비워진 부분이 조금 채워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내 삶이 완전히 정전돼버리는 것 같은 순간,

더 이상 난로도 작동하지 않고

더 이상 등불도 없어서

마치 전기가 나가버린 터널 속처럼

깜깜해지는 순간이 살다보면 온다.

 

그러다가 마음에 등불이 탁, 하고 켜지는 순간,

마음 방송국에 ON-AIR 불이 켜지는 순간이

또 다가와 준다. (p.31)

 

이런 에세이들을 읽다보면, SNS에서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읽으며 생각한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어.

그럴 때면 조금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자책하던 마음이 사그라진다.

뻔하디 뻔한 이야기, 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

그런데 그런 이야기라는 게 위로가 된다.

어쨌든 다들 견뎌냈다는 거니까. 그럼 나도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드니까.

 

위로는 손을 잡고

그 추운 영혼 위에

이불을 덮어주는 일

그리고 그 따뜻한 이불이

내 영혼도 덮어주는 일. (p.38)

 

공감이 얼마나 사람에게 필요한 것인지 생각했다.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는 것 같은 복잡한 마음.

열심히 뭔가 해보는데 나아가는 것 같지 않아.

겉으로는 괜찮은 척 하지만 속은 점점 어두워지는 것 같을 때.

이 책의 글들을 읽어보며 잠깐, 한숨 돌려보는 것도 좋겠다.

게다가 이 책은 색감도 마음에 드니까.

중간중간 글씨색에 그라데이션이 들어간 부분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글도, 색감도, 글씨체도 편안한 쉼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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