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 인생은 리치하게
박세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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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의 인생 2막 이야기, 『세리, 인생은 리치하게』


박세리. 너무나 유명한 우리 나라의 1세대 여자 골프 선수.

이름은 많이 들어봤으나, 선수 생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박세리에 대해 알게 된 것, 더 알고 싶어지게 된 것은 모두 그녀의 인생 2막인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특히 재미있게 본 건 E채널의 '노는 언니'라는 프로그램.

운동선수로 활약하던 출연진이 은퇴 후 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활동을 해보는 프로그램이었다.

에세이가 나왔다는 소식을 보고, 궁금해졌다.

방송으로 알게 된 박세리의 삶에 대해, 품고 있는 생각들을 알고 싶었다.


지금까지 선수로서 힘든 과정을 소화해냈으니, 이제는 즐겁게 살고 싶다. 좋은 사람들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회적으로도 많은 기여를 하고 싶다. (p.56)


선수 생활에 대한 언급이 나오지만, 자세하게 나오진 않는다.

그저, 과거 지낸 선수로서의 삶이 현재의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이야기할 뿐.

이력이 워낙 잘 알려졌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현재'에 집중하려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즐겁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다른 이들을 도우려는 마음이 반짝 반짝 빛난다!


인생의 법칙은 때로 굉장히 단순하다. 나를 믿고, 나를 지키며 솔직하게 나아가면 된다. (p.68)


단순히 유명인의 에세이를 읽으며 호기심을 충족하는 독서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에세이를 읽으면서, 책에 담긴 솔직한 생각들이 인상 깊었다.

정말 멋진 삶을 살고 계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금전적인 것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책 속에서 마음이 넉넉하고 여유로운 의미의 '리치' 언니로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하셨는데, 정말 그런 분인 것 같다.

특히 '나를 지키며 솔직하게 나아간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려는 태도.

배우고 싶다,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운동 선수로 살아가면서, 그 이후의 삶을 살아가면서 겪은 일들을 대하는 모습들이, 생각들이 좋다.


박세리의 선수 은퇴 후 맞이한 인생 2막의 다양한 활동과, 솔직한 생각들을 담아낸 에세이.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었는데, 이 에세이를 통해 그녀의 내적인 부분들을 알 수 있다.

방송으로 많이 접하는 분이라 그런가? 글을 읽으면 실제로 이야기하는 것 같은 느낌도 있었다.

그만큼 편안하게 읽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을 부분도 많은 매력 가득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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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크리스토성의 뒤마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이선주 옮김 / 정은문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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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즈리의 매력! 몽테크리스토성의 뒤마


이번에 읽은 『몽테크리스토성의 뒤마』는 『몽테크리스토 백작』, 『삼총사』로 유명한 알렉상드르 뒤마의 에세이다. 몽테크리스토성에서 살던 뒤마의 이야기. 내용에 의하면 '몽테크리스토 성'이라는 이름은 다른 이에 의해 우연히 붙여졌다. 소설이 먼저인지 성의 이름이 먼저인지 살짝 궁금했는데, 소설이 먼저였나 보다.


표지는 예쁜 민트색 배경. 동물과 함께하는 뒤마의 이미지를 둘러싼 성은 금박으로 되었다. 양장본이 아니라 가름끈은 따로 없었지만 책에 뜨개질로 만든 듯한 노랑 책갈피가 있어 책을 읽으며 유용하게 사용했다.


『몽테크리스토성의 뒤마』는 꽤 분량이 많은 책이지만 에피소드를 모아둔 형태이기 때문에 천천히 한 편씩 읽을 수 있다. 읽다가 중단하기도 쉽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문체 때문이다. 아니, 어투라고 해야할까? 뒤마가 기르던 동물들, 고용인들, 지인들과의 이야기를 편안하고 친근하게 풀어놓는다. 책 맨 끝 '옮긴이의 말'에 이 장르에 대한 설명이 있다. 희곡과 역사소설 외 뒤마가 즐겨 쓴 장르라는 '코즈리causerie'가 이 책의 장르다.


사회나 자신의 상황에 부합되는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를 자유로운 논조로 '독자들'과 대화를 나누듯이 글을 썼다. 이런 식의 대화나 글을 '코즈리'라고 부른다. 뒤마식으로 표현하면 '독자와 나누는 수다'다. (p.372)


실제로 내용을 읽다보면 갑자기 제 4의 벽을 깨고 읽고 있는 이에게 말을 거는 부분이 종종 있다. 지루할 수 있을 듯할 때 적절히 들어간 이 '대화'는 글의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 읽어가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뒤마의 소설이 아주 유명하지만 읽어본 적은 없다. 줄거리만 아는 정도. 그 줄거리에서 받은 인상은 '무게감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에세이의 분위기가 신선하다. 소설과 에세이의 분위기가 다른 것은 예전에 몇 일본 작가들의 글에서 몇 번 느꼈지만 마주할 때마다 신기하다. 두 가지 매력을 다 글로 쓸 수 있다는 건 멋진 재능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며 뒤마라는 사람에 대해 알듯 모를듯한 느낌이다. 다만 사실과 가상이 뒤섞이다보니 어디까지 이 이야기를 믿을 수 있는가, 의문이 든다. 사고를 치고 다니면서도 사냥터에서는 든든한 모습을 언뜻 보이기도 하는 개 프리차드의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세 마리의 원숭이, 말썽을 일으킨 고양이, 말이 통하는 줄 알았던 마차를 끄는 말에 의해 일어난 사고, 여러 마리의 닭 등 다양한 동물 이야기는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유쾌함을 담고 있다. 거기에 어디까지 진짜인지 모를 고용인들의 과거 이야기와 그들에게 살짝 당하는 것 같은 뒤마의 허술한 면모는 친근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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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마감 - 일본 유명 작가들의 마감분투기 작가 시리즈 1
다자이 오사무 외 지음,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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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을 대하는 작가들의 자세, 작가의 마감


『작가의 마감』의 출간 소식을 우연히 접했다. 끌렸다. 책과 관련된 모든 주제는 언제나 마음을 붙잡는다.

부제는 '일본 유명 작가들의 마감분투기'. 저자가 무려 30명이다. 나쓰메 소세키나 다자이 오사무처럼 익히 이름을 들어본 작가부터, 조금은 낯선 작가들, 거기에 편집부까지. 한 편의 글이 완성되기 직전의 상황과 마음들을 엿볼 수 있다.


말할 수가 없다. 하고 싶은 말을 쓸 수가 없다. 해도 되는 말과 해서는 안 되는 말의 구별이, 이 작가는 잘 되지 않는다. (p.11, 작가의 초상, 다자이 오사무)

첫 시작은 『인간 실격』으로 유명한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글이다. 일본 작가들의 글을 읽을 때 자주 생각하는 점이 하나 있는데, 그들의 작품과 에세이의 느낌이 다른 경우가 상당하다는 것.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을 읽진 못했지만, 그간 그렸던 이미지와 『작가의 마감』 속 이미지에 차이가 있어서 신기했다. 글이 써지지 않아 고민하는 모습은 그의 결말이 주는 인상과 거리가 있다.


무얼 써야 좋을지 모르겠다. 도대체 느낀 바를 쓴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p.96, 한밤중에 생각한 일, 모리 오가이)

마감을 앞두고 고뇌하는 내용들. 작가들의 심정을 엿볼 수 있다. 글을 써야만 하는데 글이 도무지 써지지 않는다. 만족스러운 글이 써지지 않는다. 공감가는 부분이 있다. 느낀 것을, 머릿속에 떠다니는 감상들을 언어로 표현하는 건 정말 어렵다고, 서평을 쓸 때 매번 느끼고 있으니까.


시간의 경과란 그때그때의 감정이다. 같은 시간이라도 때에 따라 굉장히 길게 느껴지기도 하고 또 놀랄 만큼 짧게 느껴지기도 한다. (p.197, 쓴다는 것, 이즈미 교카)

마감을 대하는 작가들의 각양각색 이야기들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분들이 있었다. 마감을 앞둔 다양한 풍경을 읽는 재미가 있다. 집필 환경에 대한 이야기나, 슬럼프, 편집자와의 에피소드들을 재미있게 읽었다.

책에 관한 책이니만큼 읽고 싶어진 작품도 있었다. 에도가와 란포의 「공기남」이 읽어보고 싶다. 두 명의 탐정 작가의 이야기라는데, 간단한 소개만으로도 끌렸다. 「책장 식당」이란 일본 드라마도 궁금하다. 두 명의 만화가가 원고 마감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자 책 속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모습이 펼쳐지는 드라마라고 한다. 음식 이야기를 좋아하는데다 그게 책 속 음식을 만드는 것이라니! 완전 재미있을 것 같다.


마감을 앞둔 마음은 다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누구나 마감 스트레스는 경험한다. 어린 시절 방학 마지막 날 일기를 몰아쓰던 것도 마감의 일종이니까.

지금 이 서평을 쓰는 것도 나에게 있어서는 마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마감』에서의 이야기들이 가까이 느껴지는 편이다.

아, 시간이 더 있다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항상 아쉬움을 남기는 마감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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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낭만적 밥벌이 - 89년생 N잡러 김경희의
김경희 지음 / 밝은세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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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덤한 분위기의 에세이, 비낭만적 밥벌이


『비낭만적 밥벌이』는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 에세이다.

제목 그대로, 비낭만적인 이야기. 시종일관 덤덤한 분위기로 흐르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우울해지진 않았다. 중간 선에 적절하게 머물러 있다.


하지만 점차 깨달은 것은 '일의 주체는 내가 되어야 한다'는 것. 내게 일은 돈을 벌기 위한 활동이고, 나는 내 노동에 대한 정당한 가치를 받아야 하니까. (p.24~25)


글을 쓰는 전업 작가로 먹고 살기란 쉽지 않다. 저자는 글을 쓰는 일을 하면서도 여러 가지 일을 했다. 서점 직원으로 일하고, 강의를 다니기도 한다. 예전에 회사에서 일했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가벼운 터치감인데 무게 있는 이야기랄까? 모순적인 이야기 같지만 이런 느낌이었다. 가독성이 좋은 편이라 가라앉지 않는 느낌이어서 그런 것 같다.

읽기 좋았던 건 책의 편집 디자인의 영향도 있다. 본문의 글 간격과 여백이 넉넉한 편이라서 답답하지 않다.


나의 동기 부여는 내 삶에 선택지를 늘려가는 것이다. (p.32~33)


일에 대한 태도들, 생각들. 그런 것들을 읽다보면 진지한 기분으로 이 책을 읽게 된다. 외면하고 있었던, 혹은 놓치고 있던 부분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이 내 예상보다 훨씬 더 괜찮은 책인데 그 좋은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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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불편하게 - 지구를 지키는 일상 속 작은 실천들!
키만소리 외 지음 / 키효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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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불편해도 괜찮아, 적당히 불편하게


『적당히 불편하게』는 지구를 위해 사는 생활 방식에 대한 에세이다.

6명의 일러스트 작가가 각각 일상 속에서 지구를 지키는 작은 실천들을 쌓아간 내용을 담았다.

제로 웨이스트, 비건, 환경론자와 관련된 작은 행동들을 실천한 내용이다.


표지는 빛을 받으면 무지개 빛이 은은하게 떠오른다. 초록빛 들판에 자리를 펴고 있는 모습이 편안함을 주는 일러스트와 어우러져 햇빛이 잔잔하게 비치는 날 같다.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행복을 떠오르게 한다.


일러스트 작가들이 쓴 책. 글만 쭉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예쁜 일러스트와 4컷 만화들이 있어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책의 내용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미지들이 있어서 말하고 싶은 내용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나도 조금씩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인 제로 웨이스트, 비건, 환경 보존, 미니멀리즘에 대한 이야기들은 여러 번 접한 적이 있다. 그럴 때마다 조금씩 실천하는 습관을 들였다. '작은 실천의 중요성'에 대해서 깊게 인식하고 있다.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환경에 대해 알게 된다면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가장 먼저 관심을 둔 건 비건이다. 고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채식을 선호한다. 자연스레 비건이라는 생활 방식을 알게 되었다. 건강을 위해 비건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환경과 공존을 위해 비건을 선택한 경우를 알게 되었다. 배경 지식을 쌓으면서 완전한 비건으로 살아가진 못하더라도, 비건에 조금이나마 가까운 생활을 이어가자는 생각을 했다. 『적당히 불편하게』를 읽으면서, 그 마음을 다시 떠올렸다. 아주 불편한 일은 아니니까,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라면 하는 게 맞다.

제로 웨이스트에도 관심이 많아졌다. 미디어를 통해 관련 프로그램들을 본 기억도 있다. 요리를 할 때 음식 쓰레기를 줄이는 것.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버리는 게 아니라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는 것. 제로 웨이스트는 이건 코로나 시대가 이어지며 더 크게 인식한 부분이 있다. 쓰레기가 많아진게 확연히 보였기 때문이다. 일회용 마스크를 쓰고, 배달 음식을 포장한 일회용품들. 그렇게 쌓이는 쓰레기들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든다. 번거로워 들고 다니지 않던 텀블러를 챙겨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해 마신다. 배달음식보다는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 먹어본다. 덕분에 요리 실력도 살짝 늘어난 것 같다.

이렇게 작은 실천들을 이어가면서 느끼는 것은, 이 실천들을 통해 느끼는 불편함보다 만족감의 크기가 더 크다는 것이다. 환경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있다는 만족감.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다는 향상심. 그런 좋은 감정들이 있어서 실천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적당히 불편하게』로 환경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작은 실천을 조금씩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이 생긴다면 좋겠다.

우리는 이미 코로나로 평범하게 누려온 일상이 한 순간에 멀어질 수 있다는 걸 경험하고 있다.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멀어지도록, 일상에서 작은 불편함을 느끼더라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실천들을 쌓아가는 것이 필요함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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