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52) 배트맨 7 : 엔드 게임 시공그래픽노블
스콧 스나이더 지음, 그렉 카풀로 외 그림, 이규원 옮김 / 시공사(만화)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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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권까지 이어졌던 긴 시리즈의 일단락을 짓는 작품이다.(6권은 일종의 단편집)

시간의 흐름대로 타이틀을 나열해보면, [제로 이어: 비밀의 도시] - [제로 이어: 어둠의 도시] - [올빼미 법정 ] - [올빼미 도시] - [가족의 죽음] - [엔드 게임] 이 되는 것 같다. 이 작품을 시리즈의 일단락으로 소개할 수 있는 이유는 올빼미 법정에서 등장한 탈론부터 어둠의 도시에 등장했던 '닥터 데스' 칼 헬페른 사건까지 모두 아우르는 큰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엔드 게임]은 원더우먼이 부상당한 브루스 웨인을 공격하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된다. 

예상치 못한 공격이었지만, 브루스 웨인은 아이언맨의 헐크 버스터를 연상케 하는 철갑 수트를 착용하고 원더우먼과 맞서게 된다. 아쿠아맨, 플래시를 재치있게 따돌리지만 결국 슈퍼맨을 맞닥뜨리고 마는 배트맨. 브루스 웨인은 철저한 준비성으로 저스티스 리그의 초인들을 적대시 할 지도 모르는 상황을 예상하고, 강력한 수트 "저스티스 버스터" 를 마련해둔 터였다. 그린 랜턴, 사이보그까지 상대할 비책이 녹아있는 수트였지만, 단 한 명만은 예외였다. 하늘에서 강림하는 신. 슈퍼맨이었다. 


마치 "배트맨 v 슈퍼맨: 던 오브 저스티스" 의 미리보기 버전인 듯 한 슈퍼맨과의 대결로 눈길을 끌지만, [엔드 게임] 의 주인공은 바로 '조커' 이다. 이 작품에서는 조커 본인과 배트맨의 입을 통해서 지금까지 명확히 정의된 적 없는 조커의 정체성이 보다 명확히 드러나게 된다. 조커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희대의 싸이코패스 살인마 정도로 해석되어 왔다. 놀란의 '배트맨 다크나이트' 에서 조커는 배트맨과 자신이 다를 것 없는 존재이며, 배트맨은 그것을 부정하기 위해 불살不殺을 부르짖는다. 

조커라는 존재가 매력적인 지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조커는 싸이코패스 살인마일 뿐 아니라 대단히 영리한 인물로 배트맨의 정신을 강하게 공격한다. 배트맨의 정신 중 가장 약한 부분을 끊임없이 자극함으로써 배트맨은 보다 완벽해진다. 그 뿐 아니라 범죄에 대한 지극한 증오로 범죄자들을 죽이고자 하는 욕망을 막아주는 가로막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가장 죽이고 싶지만, 가장 죽이고 싶지 않은 존재. 배트맨에게 조커란 아이러니이자 딜레마이며, 배트맨이 테러리스트가 아닌 자경단이라는 주장에 가장 강력한 근거인 셈이다.


지난 '가족의 죽음' 에서부터 조커는 배트맨에게 또 다른 '가족' 으로 작용한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지만, '가족의 죽음' 이라는 부제는 다름아닌 조커의 죽음을 암시하는 의미이기도 했다. 스나이더와 카풀로의 배트맨 세계에서 완전히 퇴장한 줄 알았던(할 리 없는) 조커는 '엔드 게임' 을 통해 화려하게 복귀한다. 무려 원더우먼과 플래시, 아쿠아맨과 슈퍼맨까지 '중독' 시켜서말이다. 

조커는 이제 배트맨의 아이러니이자 딜레마 역할을 거절한다. 배트맨의 친구이자 가족으로 끊임없이 배트맨을 궁지에 몰아 넣으며 성장할 수 있는 동인이 되기를 원했던 조커는 이제 진심으로 배트맨을 배제시키고자 한다. 그야말로 진검대결. 고담시 전체를 건 최후의 대결이 시작된다. 


[뉴52] 시리즈는 정말 다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시리즈의 서막을 장식한 '올빼미' 들과의 대결이 이야기의 완결성이나 전개에 있어서 최고라고 평가하지만, '엔드 게임' 역시 그 뒤로 꼽아 볼 만 하다.  

과연 한 시대의 조커와 배트맨은 정말로 '엔드' 를 맞이한 것일까? 

 

뉴52의 새로운 타이틀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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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52) 배트맨 3 : 가족의 죽음 세미콜론 배트맨 시리즈
스콧 스나이더 외 지음, 이규원 옮김 / 세미콜론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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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는 한참 전에 읽었는데, 뒤이어 나온 [제로이어-비밀의 도시] 와 [제로이어-어둠의 도시] 를 읽은 뒤 다시 읽으니 새삼 와닿는 대목들이 있어 다시금 리뷰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올빼미 법정]과 [올빼미의 도시]도 리뷰는 안 했더라.)

배트맨 시리즈는 '뉴52'라는 타이틀로 DC유니버스가 일종의 리부트를 한 작품들 중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사실상 현재까지도 DC코믹스 전체를 하드캐리하는 중이다. 


뉴52 배트맨 시리즈의 3번째 국내 번역본인 [가족의 죽음]에서는 일단 배트맨이 조커를 제압한 몇 년 후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과정 중 '돌메이커' 라는 또다른 빌런에게 조커는 얼굴 가죽을 뜯긴(!!) 뒤였다. 배트맨은 조커를 제압하고 그 시신을 찾지는 못했지만, 뜯겨진 조커의 얼굴가죽을 발견할 수 있었고, 배트맨의 동료들(로빈, 레드 로빈, 나이트윙, 배트걸)과 고담시는 조커가 죽었다고 생각했다. 

 이야기는 고담 시경 증거물실에 보관되어 있는 조커의 얼굴가죽이 도난당하면서 시작된다. 

배트맨은 과연 조커의 얼굴가죽을 훔쳐간 범인, 조커를 자칭하는 그 범인이 진짜 조커인가? 그리고 과연 조커라는 인물의 진짜 정체는 무엇인가에 대해 파헤치기 시작한다. 아캄 수용소를 찾아가며 과거의 행적을 뒤쫓는 사이, 범인은 알프레드를 포함한 배트맨의 동료들을 납치하여 배트맨에게 날릴 절망의 일격을 준비한다.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배트맨 만화를 읽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국내에 정발된 거의 모든 작품들을 읽긴 했는데, 작화로 보나 내용면으로 보나 가장 충격적인 이슈가 바로 이 작품이었다.

깨끗하게 도려내진 자신의 얼굴 가죽을 뒤집어 쓰고 등장하는 조커라니. 상피조직이 다 드러난 얼굴에 얼굴 가죽을 무슨 의료용 스테이플러 같은걸로 가죽 밸트에 연결하고, 입 부분에 줄을 매달아 뒤집어 쓴 모습은 그림 그 자체로만 봐도 불쾌할 정도로 잘 표현해놓았다. 

표지부터 그로테스크하고, 배트맨의 가면 뒤에 숨겨진 브루스 웨인을 알고 알프레드부터 납치하는 그의 수법 역시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엄청나게 끔찍하긴 하지만, 자신의 폭력적인 범행 사이에 숨겨있는 깨알같은 '조크' 도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절묘하게 잘 배치했다. (엔딩까지 끊이지 않는 조커의 조크라니!!) 스콧 스나이더의 위트와 센스가 돋보였고, 어떻게 그의 작품이 DC코믹스 전체를 하드캐리 할 수 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전에도 언급했었지만, 배트맨 시리즈의 포인트는 '배트맨을 얼마나 참신하게 괴롭히는가' 일 것이다.

뉴52시리즈는 그 첫 작품이었던 [올빼미 법정]에서부터 엄청나게 강력한 '탈론' 을 통해 배트맨을 육체적으로 엄청나게 괴롭히더니, [가족의 죽음]을 통해서는 정신적으로 탈탈 터는데, 정말 소름이 오소소 돋을 정도! 


조커가 아직 조커라 불리지 않고, '레드 후드 리더' 로 불리던 무렵으로 되돌아가는 [제로이어-비밀의 도시] 를 읽고 다시 읽으면 새롭게 눈에 들어오게 되는 장면들도 있고, 조커에게 일말의 연민을 느끼게 하는 장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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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52) 배트맨 5 : 제로 이어 - 어둠의 도시 (뉴 52) 배트맨
스콧 스나이더 외 지음, 이규원 옮김 / 세미콜론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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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배트맨 5 제로이어 - 어둠의 도시](이하 [어둠의 도시])는 전작에 이어 '제로 이어' 타이틀을 공유하고 있는 작품으로 역시 배트맨 탄생 초기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흐름 상으로도 지난4편과 이어지는데, 레드후드 갱단의 흑막이었던 에드워드 니그마가 본격적으로 야심을 펼쳐낸다. 스콧 스나이더가 리부트된 배트맨 시리즈를 잡은 뒤, 유독 연작이 많이 나온다. 아마도 2000년대 후반부터 DC의 기조가 변하면서 시작된 흐름 같은데, 커다란 프로젝트가 아니라 스콧 스나이더와 그렉 카풀로 페어에게 긴 호흡의 장편 타이틀을 맡겨 둔 듯 하다. 

 [어둠의 도시]는 웨인 인더스트리에 근무하던 칼 박사의 괴상한 연쇄살인에서부터 시작된다.
뼈가 제멋대로 자라 끔찍한 몰골로 살해된 시신들이 연달아 발견된 것이다. 사건을 쫓는 배트맨은 지난4권에서부터 고담 시경의 공공의 적이 되어 이중고를 겪고 있었다. 게다가 니그마가 사사건건 끼어들며 배트맨을 궁지에 몬다. 그리고, 니그마는 배트맨이 궁지에 몰린 사이 자신의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시켜, 고담시를 외부로부터 완벽하게 고립, 자신만의 '수수깨끼 지옥' 을 건설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바로 그 니그마의 입을 통해 '제로 이어' 라는 부제의 의미가 드러난다.

 스콧 스나이더는 4권에 이어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에드워드 니그마;리들러의 거대한 계획을 차근차근 풀어내는데, 간간히 이야기와 상관 없는 듯 한 장면들이 몽타주처럼 등장하는데, 책을 덮을 때 쯤 '아!'하게 만드는 치밀한 연출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배트맨은 여전히 고생고생, 생고생을 한다. 작품 초~중반에 맞닥뜨리는 칼 박사 자체도 강력하지만, 고담 경찰들의 집요한 추적도 배트맨을 시종일관 힘들게 한다. 여기에 오해로 얼룩져있는 고든과의 관계 회복도 되지 않은 상태라 배트맨은 홀로 경찰과 범인 모두에게 쫓기는 절박한 상황에 시달린다. 
 작품 속 설익은 배트맨은 아직 스스로를 제대로 못 다루고 있다. 고담 시경에 대한 불신과 범죄에 대한 분노, 스스로에 대한 분노가 활활 불타오르고 있다. 자신의 몸도 아끼지 않고, 주위 인물들도 신경쓰지 않은 채 온 몸 던져 니그마의 계략에 맞선다. 
그 숱한 고생을 하고, 작품의 막바지가 되어서야 고든과 그리고 루시우스 폭스와 힘을 합치게 되고, 고담시를 구할 수 있는 진정한 길을 찾내게 된다.

 스콧 스나이더의 배트맨 시리즈는 유독 '브루스 웨인' 이라는 한 개인과 얽힌 사건들이 많이 등장한다. 
[올빼미 법정][올빼미 도시] 의 주 적도 웨인 가문과 조상을 함께 하고 있는 먼 혈연 가문과 관련된 해묵은 악연이었고, 레드후드 갱단과는 삼촌인 필립 웨인이 깊이 개입되어 있었다. 칼 박사가 니그마의 계획에 동조한 원인도 브루스 웨인과 깊은 관계가 있었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웨인' 이라는 이름은 때로는 큰 우산이 되어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큰 원한의 이름이 되기도 한다. 

[어둠의 도시] 는 여러모로 놀란 감독의 배트맨 3부작 중 마지막편인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떠올리게 한다.
고담시를 고립시키는 것도 그렇고,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알프레드가 평범한 삶을 사는 브루스 웨인을 갈망하는 것 또한 그랬다.

마블이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분리했다지만, 출간되는 이슈들이 그와 맥을 함께 하는 것을 떠올려보면, DC의 '뉴52' 유니버스 역시 영화의 분위기를 아예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놀란의 배트맨3부작이 안정적으로 마무리 되는 동안 코믹스도 안정적으로 리부트를 마쳤고, 드라마 라인인 '그린 애로우' 와 '플래시' 도 안정적인 시청률을 구가하고 있다. 결국 개봉을 앞두고 있는 [저스티스의 시작] 이 DC유니버스의 진정한 시험대가 될 듯 하다. 
배트맨은 인간의 모든 어두운 감정, 공포, 복수, 분노가 응축된 인물이다.
그는 항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범죄에 분노하며, 범인과 자신의 생사를 외줄에 올려놓는다.
과연 스콧 스나이더와 그렉 카풀로는 배트맨을 또 어떤 곤경에 빠뜨릴 것인가, 그리고 또 그 곤경에서 어떻게 탈출시킬 것인가.
앞으로의 시리즈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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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52) 배트맨 4 : 제로 이어 - 비밀의 도시 세미콜론 배트맨 시리즈
스콧 스나이더 외 지음, 이규원 옮김 / 세미콜론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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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미국 그래픽 노블의 제작 시스템에 관해 많이 알려졌지만, 사실 미국 그래픽 노블은 마블이고 DC고, 그야말로 가지가 엄청나게 많은 나무와도 같았다. 회사가 저작권을 갖고 있는 캐릭터가 나무 줄기라면 각각의 스토리들은 모두 곁가지들. 줄기를 따라 위로 쭉 뻗어가는 스토리 없이 수많은 탄생, 모험, 죽음 이야기들이 수백, 수천명의 작가들을 통해 백여년 가까이 태어났다.

20세기에 들어서며 지금까지 축적된 이야기들을 정리할 필요를 느낀 회사와 소속 작가들은 일종의 다차원 평행우주론을 도입해 캐릭터별 탄생설화를 모으고 비슷한 성격의 이슈들을 모아 지구를 나누었다. 예를들어, 이렇게 탄생한 배트맨은 12차원의 지구 배트맨, 저렇게 탄생한 배트맨은 15차원의 지구 배트맨...등등 그야말로 억지 짜맞추기였지만, 당시에는 이러한 컨셉의 작품들이 영화와 드라마등에서 유행처럼 쏟아질 때라 외려 트렌디한 좋은 선택이기도 했다. 이런 컨셉은 마블과 DC에서 모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차원간의 충돌과 여러 차원에서 불러 모아놓은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는 초대형 크로스 오버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했는데, 특히 스파이더맨 TVA판에서는 각 차원의 여러 모습의 스파이디들이 모여 힘을 합치는 클라이맥스 에피소드는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마블의 경우엔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다차원의 마블 유니버스를 더욱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원칙적으로 영화의 세계관과 만화의 세계관은 독자적인 노선을 걸었지만, '영화의 세계관이 마블 유니버스의 지구0000번의 어벤저스와 같다~' 는 식으로 발표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게 된 것이다. 실제로 마블에서는 영화의 성공 이후 영화의 세계관에 부합하는 이슈를 발간하기도 했고, 의도적으로 사뮤엘 잭슨을 연상시키는 닉 퓨리가 등장하는 작품을 이슈를 출간하기도했다.

 반면 DC의 경우엔 2011년을 기점으로 다차원 평행우주를 과감하게 접어버린다.

[플래시 포인트]라는 상징적인 초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그동안 차원 이동의 아이콘이었던 '플래시'를 내세워 그린랜턴, 배트맨 등 DC의 간판 캐릭터들을 리부트시킨 것이다. (참고로 [플래시 포인트]의 플래시 스토리는 새로 제작된 미드 [플래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후 DC의 이슈들은 표지에 죄다 'NEW52' 라는 작은 마크를 하나 달고 출간되기 시작했고, 간판 캐릭터 이슈들이 새로운 분위기에 새로운 이야기로 재정립되기 시작했다. 

 그 중 '배트맨' 은 특히 큰 호응을 받았는데, 배트맨의 뉴52 첫 작품인 '올빼미 법정'이 폭발적인 반응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메인 스토리 작가 스콧 스나이더와 메인 펜슬러 그렉 카풀로가 페어를 이뤘던 '올빼미 법정' 은 후속 프로젝트인 '올빼미 도시' 까지 오랜 팬들의 큰 지지를 받으며 승승장구, 현재까지도 배트맨 이슈를 도맡고 있다.


 [배트맨: 제로이어.비밀의 도시](이하[비밀의 도시])는 국내에서도 미국과 같은 순서로 발간되고 있는 뉴52의 배트맨 시리즈이다. 

'제로 이어' 답게 배트맨의 탄생기를 다루고 있다. 일전에는 '이어 원' 등의 부제를 통해 탄생기를 다루곤 했는데, 비슷한 방식으로 부제를 붙여 '탄생기' 임을 알려주고 있다. 이전의 작품들, [올빼미 법정][올빼미 도시][가족의 죽음] 을 통해 완성된 배트맨의 모습과 강력한 적, 새로운 빌런 '탈론' 과 영원한 숙적 '조커' 를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가 안정궤도에 오르자 캐릭터의 역사를 재정립하는 프로젝트로 들어간 것이다. 

 [비밀의 도시]는 갱단이 장악하고 있는 고담시 외곽지역에서 시작된다.

당시 고담시는 코블팟의 갱단이 장악하고 있었지만, '레드후드 갱단'이 엄청난 속도로 세를 불려가고 있었다. 한편 도시의 재계를 주름 잡고 있는 웨인 엔터프라이즈는 브루스 웨인의 삼촌인 필립이 경영을 맡고 있었다. 꽤나 오랫동안 행방불명이었던 브루스 웨인은 비밀리에 고담시에 돌아와 웨인 저택의 지하에서 집사 알프레드와 함께 갱들로부터 도시를 되찾을 계획을 세운다. 


[비밀의 도시]에서는 배트맨의 시작점은 물론 배트맨 팬들이라면 잘 알만한 몇몇숙적들의 탄생기도 함께 그리고 있다. 

바로 코블팟과 화학 약품 속에 빠지는 레드후드 갱단의 보스, 그리고 니그마이다. 

코블팟은 바로 펭귄이고, 화학 약품 속에 빠지는 레드후드 갱단의 보스는 조커, 니그마는 리들러이다.


뉴52의 새로운 배트맨 시리즈가 사랑받은 이유는 다름아닌 안쓰러울 정도로 고통받는 배트맨 덕분이기도 하다.

[올빼미 법정] 부터 배트맨은 시종일관 터지고 떨어지고 부러지고 찢어지고 난리도 아니다. 그야말로 탈론에게 떡이 되게 얻어맞고, 죽음의 위기에서 몇번이나 간신히 살아나고, 조커에게는 정신적으로 농락당하기도 한다. [비밀의 도시] 에서는 수트를 입지 않은 상태에서도 철퇴로 얻어맞고, 총에 맞고, 불바다가 된 저택에서 간신히 도망쳐 나오고...처음 등장한 이유로 좀처럼 멀쩡한 얼굴을 볼 수가 없다.

배트맨의 진정한 매력이 바로 이것이었다.

평범한 인간의 몸으로 두뇌와 재력을 이용해 사건들은 힘겹게 힘겹게, 온 몸으로 부딪혀 이겨 나가는 것. 

'엉겁결에' 배트맨의 스토리를 담당했던 스콧 스나이더는 그야말로 놀란의 배트맨 못지 않게 리얼하고 어두운 배트맨을 훌륭하게 그려냈다. 그렉 카풀로의 그림체 역시 이 시리즈의 백미. 그동안 짐 리의 배트맨으로 섹시하게 인식되었던 배트맨은 그렉 카풀로의 투박하고 리얼한 배트맨으로 잘 교체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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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 제국의 와해 시공그래픽노블
그렉 루카 지음, 앙헬 언주에타 외 그림, 이규원 옮김 / 시공사(만화)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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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에피소드6: 제다이의 귀환' 의 클라이맥스인 엔도 전투가 한창이던 시기. 

제국의 황제 펠퍼틴과 다스베이더는 차세대 포스 센서빌러티인 루크 스카이워커를 데스 스타로 끌어들이고 그의 눈 앞에서 반란군들을 무참히 무너뜨리려 한다. 동료들이 제국군의 공격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루크의 마음속에 포스의 어두운면이 드러나면 그것을 이용하려는 심산이었다.  

 이야기는 바로 그 시점, 우주에서 속절없이 공격당하던 반란군 전투 비행단의 샤라 베이 소위의 시점에서 펼쳐진다. 

샤라는 제국군의 맹공을 무사히 버텨내고 데스 스타와 펠퍼틴 황제가 최후를 맞는 순간을 함께 한다.  

하지만, 황제가 죽었다고 은하계 전체를 지배하던 제국이 끝장난 것은 아니었다. 이후로 샤라 소위는 한 솔로가 이끄는 특별 부대에 들어가 제국의 잔당 퇴치에 나서는데, 레아 공주와 나부 행성을 방문하기도 하고, 새로운 세대의 제다이 루크 스카이워커와 비밀 임무를 함께 수행하기도 한다. 


 말미에 실려있는 레아공주 이슈를 빼면 전반적으로 엄청난 수준의 작화를 자랑하고, 무엇보다 스타워즈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특히 '스타워즈 에피소드7: 깨어난 포스' 와 연관이 있어 보이는 이슈가 등장한다. 

영화를 본 많은 팬들이 레이의 태생은 어느정도 짐작하는데, 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레이는 일찌감치 포스 센서빌러티로써 루크에게 포스 수련을 받았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데, 포는 평범한 파일럿인데 갑자기 광선검을 엄청 잘 사용하게 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


해서 많은 해외 팬들이 바로 이 작품 '스타워즈:제국의 와해' 에 등장한 이슈 한가지를 핀의 숨겨진 과거와 연관시켜 해석하고 있다. 

제국의 와해의 주인공인 샤라와 남편 케스는 짙은 피부색으로 나오고, 결정적으로 루크 스카이워커와 수행했던 마지막 임무에서 제국군이 탈취했던 '포스가 깃들어있는 나무'를 되찾게 된다. 이 나무는 코러선트의 제다이 사원에 있던 것으로, 루크 스카이워커는 새로운 제다이 사원을 세우기 위해 이 나무가 필요했던 것이다. 루크 스카이워커는 샤라와 함께 무사히 포스의 나무를 되찾게 되는데, 제국군이 탈취한 이 나무가 한그루가 아니라 두그루였다. 루크는 한 그루는 자신이 가져가고, 다른 한 그루는 전역을 생각하고 있는 샤라와 케스 부부에게 선물한다. 

 

 '만약 포가 샤라와 케스 부부 사이의 아들이라면, 포스의 나무 곁에서 태어나 자랐을 것이고, 선천적으로 포스를 다룰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여튼, 스타워즈의 오랜 팬으로 이 시리즈가 다시 시작되며 정식 세계관으로 인정받은 그래픽 노블 이슈들이 국내에까지 출간된 것은 정말 기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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