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환상서점

환상서점 -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소서림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2월

 

드디어 읽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사실 베스트셀러를 찾아 읽지 않는데 이 책은 예외로 해야겠다.

<휴남동서점 - 황보름 저>에 이어 서점을 소재로 한 책이라 너무 궁금하기도 했고

책쟁이라면 서점이 보이면 들어가야하고 책이 보이면 읽어야 하듯이

서점과 책이 만났으니 이건 필독서아닌가. 일단 읽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상서점>이라는 책 제목처럼 이 책은 현대 판타지물이다.

기묘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서점주인(서주)과 그 이야기에 잠 못 드는 밤을 보내면서 다시 서점을 찾게 되는 손님(연서).

책의 내용과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몽환적이고 따뜻하다. 몽환이라는 단어가 조금 부족하여

환상이라는 단어를 쓴 게 아닐까 하고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책 표지도 참 잘 뽑았다.

고풍스러운 서점의 느낌, 몽환적인 분위기가 책을 더 궁금하게 만든다.

꿈에서 나올 것 같은 장면이기도 하다.

책은 평범하게 시작하는 것 같았다.

회사를 그만두고 동화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연서가

이리저리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에 지치고 거듭되는 거절에 다친 마음을 안고

산길을 오르다 길을 잃게 된다. 그리고 정신차리고 보니 어떤 절벽에 도착해있는 자신을 알아차린다.

거기서 한 남자와의 만나게 되는데,그를 따라 가게 된 서점에서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게 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 인간의 혼은 저 금륜에 걸자. 수레바퀴를 따라 돌면서 생과 사를 반복하는 거야.

비록 이전 생을 기억하진 못하겠지만, 언젠가 모두 그리운 이를 만날 것이다. 그게 만 번의 삶 중에 한 번일지라도 말이야."

생과 사의 반복, 그리고 그리운 이와의 조우에 대한 이야기

만 번의 삶 중에 한 번이라도 만나기 위하여.

 

" 뒤 편에서 바람이 불었다. 시원했다. 몸 안쪽을 샅샅이 훑고 지나간 게 아닐까 의심될 만큼 청량했다.

바람이 그치고 난 다음에 흰나비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

이 책은 내용이 슬픈듯 따뜻하고 애틋한 느낌이다.

그리고 문장은 섬세하고 아름답다.

읽으면서 주인공 연서가 느끼는 것들을 함께 공유하는 기분이 들었다.

미안해. 미안하다. 모두 내 어리석음 때문이다. 우리에게 남은 연이 있다면 돌아와.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나는 너에게 이야기를 들려줄께. 네가 좋아하던 기이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많이 모아둘 거야.

서점에서 연서를 기다리며 이야기를 모으는 서주, 다시 환생하여 그녀를 만나는 날을 기다리는 그의 불멸의 삶을 사는 이야기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함께 듣다보면 참으로 잠 못 이루는 밤들이 이어진다.

환상서점은 오디오 드라마에서 전자책으로, 그리고 전자책에서 단행본 순서로 출간되었다.

나는 역순으로 단행본을 읽고 오디오 드라마로 만나려고 한다.

글이 아닌 음성으로 만나는 환상서점은 어떨지,

그리고 만약 드라마로 나오면 무척 재밌을 거란 생각도 해본다.

오랜만에 만난 동양 판타지

상상과 환상으로 푹 ~ 빠질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