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읽다, 마음을 읽다 - 뇌과학과 정신의학으로 치유하는 고장 난 마음의 문제들 서가명강 시리즈 21
권준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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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서울대 교수진의 강의를 서울대에 가지 않고서도 듣고 배울 수 있는,
21세기북스의 서가명강시리즈의 21번째 강의는 '정신과학'이다.

예전에는 딱히 두려움이나 차별없이 썼던 '똘끼', '끼', '과몰입' 같은 단어들이나
어떨 때는 감탄의 의미로도 쓰고 있는 '미쳤다'는 말들을 사회 뉴스에서 보면
대개 그 끝이 슬프거나 원통한 이야기가 많은 시대가 되었다.

'마음을 굳건하게 먹어야지', '정신력' 같은 말들이 어떤 상황이나 사람에게는
폭력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문턱을 넘기 힘들었던 '정신과'나 '심리상담실'에 대한 마음의 장벽도
조금씩 낮아지고 있는 까닭은, 과학과 기술이 발전한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도 마음의 병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뇌를 읽다, 마음을 읽다>의 저자 권준수 교수는 책날개에
가장 과학적인 방법으로 뇌와 마음을 보듬는 정신의학자라는 타이틀로 소개된다.
서울대 정신과학교실 교수로 재직 중이며 뇌인지과학과 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하버드 의과대학 방문교수로 있을 때 뇌 영상술을 이용한 정신질환 기전을 연구하고
조현병과 강박증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이며 세계적인 뇌영상학 전문가이다.




우울감, 우울증, 조현병, 강박증, 스트레스, 공황장애 등
익숙하게 듣고 썼던 용어들의 정확한 의미와 미세한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그 근거로 뇌를 찍은 사진, 실제 환자에게 인식되는 -사실과는 다른- 현상,
그리고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약물, 재활을 위한 꾸준한 운동, 상담 치료 같은 요법은
다른 신체적 질환을 대하는 의료진, 과학자, 환자가 겪는 체계와 큰 차이가 없어
'정신과'나 '정신질환자'에게 덧씌워져 있던 사회적 편견을 바로잡아 간다.


마음 먹기에 따라, 가 아니라 과거에 비해 월등하게 높아진 스트레스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그것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뇌의 작용, 호르몬의 변화를
임상 자료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부분이 흥미롭고 희망적이었다.


정상적인 신체반응과 그에 따른 정서적인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뇌 기능이 원래의 궤도를 찾게 하거나 뇌 구조에 대한 연구와 이해를 통해
손상된 부분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약물, 물리, 심리 치료, 스마트 워치에 포함된
-혈압, 맥박, 심전도 등 생체신호를 분석하는- 디지털 치료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신체적/정서적 질병에 취약해지지 않도록 평소 어떤 생활습관을 가져야 할 지
깨달음을 주고 실천의지를 북돋아 준다.

마음과 뇌, 정신질환, 정신분석 및 치료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사고와 감정의 컨트롤 타워인 '뇌' 자체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내는
인공지능을 다룬 4부도, 유사한 장르를 다룬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는 구성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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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잠언집 365 - 너는 꽃이 되어라
김옥림 지음 / MiraeBook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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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연말연초의 느낌이 예전같이 나지 않았다.

팬데믹 때문에 사람들끼리 모이기도 어려워지고, 

해돋이를 보러 산과 바다로 이동하는 것도 한번 더 생각하게 되니

더욱 위축되거나 무덤덤하게 새해를 맞이한 것 같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새해'라는 말이 주는 새로움은 크고 신선하다.

과거의 나 보다는 조금 더 나아지고 싶은 '초심'을 다시 깨워

1월 1일 혹은 어떤 시작점을 맞이하고 싶은 희망의 기운이 작은 씨앗처럼 

마음 한 켠이 깃들고 이런저런 준비와 계획도 세워본다.


그리고 보름이 넘게 지난 지금, 변화의 기운이 사그라들때즘 떠오르는 질문.

그때의 충만했던 나는 어디로 갔을까? 


아직 1월이 다 지나가지도 않았는데, 올해의 다짐이 벌써 솜사탕마냥 녹아들고 있다.

남에게도 나에게도 좀 더 너그럽고 친절하게 굴겠다,는 마음은

외부의 자극으로, 내부의 고됨으로 조금씩 흐려지고 있다.


그래서 <법정 잠언집 365> 같은 책이 필요한 것이리라.

매일 깨끗하게 씻어도 밖에 나가 먼지와 때가 묻거나 땀과 피지로 더러워지는 몸처럼,

매일/매끼니 챙겨먹어도 어느새 고파지는 배처럼,

마음도 매일같이 들여다봐주고 에너지를 공급해주고 쉬게 해줘야 하는데

그걸 365일 도와주는 짧막하고 깊이 있는 문구를 날마다 새롭게 만나기엔

일기쓰기나 하루 한 페이지로 명상하는 기획만한 것이 없다.


법정스님은 더 이상 본인의 글을 책으로 내시지 않겠다 말씀을 남기셨지만

종교를 떠나, 그 분의 통찰력과 따스함, 정에 휘둘리지 않은 올곧음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따르고픈 마음을 솟아나게 한다.


<법정 잠언집 365>은 김옥림 저자가 법정 스님의 많은 책들 중에서

365개의 말씀을 뽑아내고 그에 대한 본인의 사유가 담긴 짧은 글을 덧붙여 둔 책이다.



매 달의 주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서

다음 페이지에 어떤 인연으로 무슨 말을 만나게 될 지는 모르는 설렘도 있다.

물론 목차에 깨알같은 글씨로 365개의 키워드가 적혀 있어

자신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초콜릿처럼 꺼내 먹'는 방법으로 책을 읽어도 좋다.

누가 억지로 시킨 숙제도 아니고, 해야만 돈을 벌어 먹고 살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오로지 내가 선택해서 오롯이 행하고 얻을 수 있는 시간이다.

매일 꾸준히 읽을 수도, 하루를 건너 뛸 수도, 하루에 여러 장 읽을 수도 있다.




하루에 잠시만이라도 살아가는대로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머물어 갈무리하고 기반을 다지거나 

새롭게 이끄는 힘과 통찰력, 다짐을 얻어 나가거나

흙탕물처럼 어지러웠던 마음과 정신, 감정을 고요히 가라앉히며 

참된 나, 되고 싶은 나를 만나는 시간을 채우는 지혜의 말씀들을 만나보시라.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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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블렌드 다이어리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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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오르긴 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오를 줄은…그래도 알라딘은 실망시킨 적이 없으니 구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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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저을 때 물 들어왔으면 좋겠다
샴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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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세상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특별히 열심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히 무언가를 하고 있으니

내가 늘 타이밍을 맞추고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하는 것만을 요구하지 마십시오.

꾸준히 하고 있는 나에게도 세상이 좀 맞춰주면 안되겠습니까, 라는 제목의 첫인상은

역시나 책을 읽을 수록 유쾌함, 아련함, 평범함, 예민함, 풍부함 같은

다양한 맛이 어우러진 이야기를 거치며 좋은 느낌과 공감으로 남았다.


이 책의 글과 그림은 모두 저자 샴마님이 쓰고 그렸다.

책을 내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왜'라는 질문이 기본값으로 세팅된 저자는,

피하지 않고 문제에 직면해서 물음표를 계속 던져 도달한 대답의 경험이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객관화할 수 있게 했던 '깊이'였지만

이 세상에는 질문에 답이 함수처럼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음을 깨닫고

보이지 않고 알 수 없는 답을 불안해 하며 찾는 과정을 그만 두고

지금 그냥 할 수 있는 것, 지금 해야만 하는 것들을 하나씩 해가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무언가를 목표로 삼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한 단계별 계획을 세워

임무를 완수하듯 차근차근 노력하는 것도 물론, 좋고 바람직하지만

조급함을 버리기 위해서라면 언제 이뤄질 지 모르는 목표로 가득 채운 생활 보다는

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서 '하는 것'이 들어간 생활이

시간이 지나서, 조금 멀리 떨어져서 관망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라는 사람을, 그리고 그 사람이 간 발자취를 다채롭게 만들어 준다는 걸 느낀다.


물이 언제 들어올지 초조해하면서, 

마침 들어온 물 때를 맞춰 노를 저을 준비를 못하고 있을까봐 

늘 자신에 대해 불안해 하고 부족함을 느끼기 보다는

'우주를 만들 것도 아니고' 일단 노를 젓고 있으면 

언젠가는 물이 들어올 때를 만나지 않겠냐는 담담함이

지금, 여기를 밀착형으로 느끼게 해주는 저자의 에피소드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있어 유쾌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읽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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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혹하는 이유 - 사회심리학이 조목조목 가르쳐주는 개소리 탐지의 정석
존 페트로첼리 지음, 안기순 옮김 / 오월구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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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요맘때 한참 빠져서 (그리고 여지껏) 열심히 본 드라마의 주인공의 대사다.

"의심하지 않기 위해 의심하는 겁니다."


순진한 눈망울로, "아, 그래요?" 하고 대답하면서 

선의처럼 다가오는 것들에게 마음을 열었다가, 

비유하자면, 옥장판 하나씩 옆구리에 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경험이 있다면

존 페트로첼리의 <우리가 혹하는 이유>를 읽어보면 남일같지 않은 사례를

많이 발굴하게 될 것이다.


이 책 저자의 이름을 눈으로 훑었을 때에도 

'핫, 이름도 왠지 철학적이야.' 라고 생각하는 팔랑귀의 소유자로서 

권위의 아우라가 조금이라도 감지되면 바로 뭐라도 배울 자세를 공손히 취한다.

(그래도 책에서는 나같은 사람이 오히려 수비게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호감 +100만으로 이 책의 모든 내용을 더욱 수용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잡힌다.)



성공 -대개의 경우, 부를 기본으로 +학벌, 사회적 지위, 유명세, 외모가 덧붙는다-

한 사람들은 아무래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정당성을 부여하며

그 사람의 말과 지시사항을 스펀지처럼 쫙 흡수하려고 할 즈음이면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일이 생긴다.


바로, 지금까지 내가 듣고 있던 것은 다 근거없는 헛소리였다며

-그리고 그것에 속고 있는 너는 호구나 다름없어 '나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한 떼의 전문가 무리/집단이 우르르 등장해서 숫자로 의견을 압도하는 상황.


둘의 싸움을 재미나게 관전하며 

'역시 이 세상에 믿을 놈 없구만' 하고 냉소에 빠지는 지지부진함.

무엇이든 제대로 결정하고 판단한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명쾌한 결말도 없어 또다시 등장할 개소리에 취약한 상태.


이 책을 읽으면 이처럼 내가 동력이 되어 열심히 굴리는 흑역사의 수레바퀴는 

다양한 형태로 우리에게 접근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종 광고, 옥션/경매/한정품으로 끝도 없이 올라가는 가격과 부추겨지는 욕망,

혈액형과 별자리를 밀어내고 당당히 그 자리를 차지한 MBTI, 

와인 시장, 주식(폰지)사기, 자본주의와 결탁해서 치어리더가 된 전문가들,

자신을 떠받드는 세력을 키우면서 '권위'를 만들어가는 유명인들,

'과학'의 외투를 입고 사실의 조각들이 사실 그 자체로 둔갑하는 경우들,

재미와 감동, 웃음과 눈물을 주면서 사람들을 조종하는 강연들.


당장 뉴스만 봐도 바로 꺼버리고 싶을 정도로 웃픈 일들이 정치면을 채우고

경제면도 만만치 않게 어린 아이들의 액체괴물 장난감처럼 어지럽게 터지고 있다.


그럼 이런 '거지같은' 혼돈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으란 말이냐!!! 싶은 

울분이 솟구칠 때쯤, 5장 '왜' 대신 '어떻게'라고 물어라. 가 등장한다.

만약 성미가 급하다면 1장부터 차근차근 분노와 냉소를 쌓아가는 것 보다는

방법론이 나오는 5장과 6장 그리고 나오며 부분을 오가며 읽는 것을 권한다.



구체적인 실천 방법이 나오기도 하거니와

이 세상이 사기꾼으로 드글거린다는 성급한 일반화의 고삐를 부드럽게 잡아채며

아직 멸망까지 가지 않은 이유도 인간에게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리석게도, 여전히 따뜻한 마음과 희망을 가지고 세상을 지탱하고 있는 

사람들의 힘과 열정으로 인해, 변화는 느리지만 분명히 일어나고 있다.



올 3월까지 얼마나 더 많은 개소리와 헛소리를 들어야 할 지 답답한 것은 변함없지만

사그라들던 인류애의 온기가 -위태롭지만- 아예 꺼지지 않게 되어 다행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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