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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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인데, 세 편 중에서 [맨션의 여자]를 가장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우에마쓰 가즈미는 실버타운에서 남편을 만났지만, 미망인이 되었다. 남편의 죽음으로 막대한 유산을 상속 받았지만, 췌장암 진단을 받았고 오래 못살거라는 예감을 받았다.

자신과 흡사한 사람을 찾던 중 대형 서점에서 일하는 스에나가 나나에와의 기묘한 협상을 한다. 가즈미가 사망하면 법정 상속인은 아버지와 오빠인데, 무책임한 아빠와 최악의 오빠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나나에와 가즈미는 서로의 살아온 환경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공감을 나누면서 나나에는 가즈미의 모든 정보를 입력하고, 공부하면서 가즈미로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한가지 조건이 있다면 우에마쓰 가즈미가 삶을 마감할때 나나에의 집에서 나나에의 이름과 모습으로 마감해주기를 바랬다.

sns를 통해서 가즈미는 나나에의 이름으로 음독자살을 한 것을 들었다. 나나에는 세상에 이제는 없었다. 나나에는 이제부터 가즈미의 이름으로 살기로 했다. 막대한 상속금으로 새집을 구하는 중 친오빠가 접근해서 진짜 동생이 아니라고 유전자 검사를 요청한다.

이때, 새집에 리노베이션을 의뢰한 마요와 다케시의 절묘한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난다. 과연 나나에는 가즈미의 이름과 얼굴로 최악의 오빠와 그 가족으로부터 벗어나서 안전하고 행복하게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까 약간의 걱정도 되면서 결말이 났다.


나와 비슷한 얼굴을 가진 이의 이름으로 대역 인생을 살 수가 있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막상 살아보면 살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바뀌지 않는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데, 방법이 생각나지 않거나, 해결이 나지 않을 때 이런 인생도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만약에 나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온다면 나는 어떻게 결정을 내렸을까?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환상의 여자]는 백화점 의류매장에서 손님과 점원사이로 만난 도모야와 유즈키의 스토리이다. 도모야는 치과의사와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는 사람이었다. 재즈의 세계관을 표현할수 있는 옷을 추천해 달라는 도모야는 유즈키에게 호감을 느낀다.


치과의사 집안인 아내와의 사이는 쇼윈도우 부부로서 지내고 있다. 도모야와 유즈키는 함께 식사를 하고, 데이트를 하면서 점점 가까워진다. 어느날 도모야의 재즈공연이 끝나고 난뒤, 집으로 돌아가던 도모야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뇌졸증으로 사망을 한다.

도모야의 죽음으로 유즈키는 그를 잊지 못한 체 모든 일상이 엉망이 되어 버린다. 백화점의 동료들은 이런 유즈키에게서 도모야의 기억을 지우려고 어떤 계획을 꾸민다.

"무엇이 행복이라 여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죠" 가미오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단언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건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손안에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히노 씨에게는 당신을 위해서라면 피 흘릴 것도 각오한 친구가 있습니다. 그건 정말 멋진 일이죠. 안 그런가요?"


유즈키에게 이런 친구가 곁에 있어 그녀는 외롭지 않을 것이다. 비록 사랑하는 연인은 곁에 없지만, 곁에 있는 친구들이 있어 유즈키는 덜 외로울 것이다.

이미 가버린 사람에게 미련을 두는 것보다는 현재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누구인가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였습니다. 지금 내 곁에 가장 소중한 사람은 누구인지. 무엇을 행복으로 느끼고 살고 있는지 . 나의 가족과 친구들은 어떠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결국 행복은 먼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독특한 전개방식과 몰입감에 빠져들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위 도서는 RHK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서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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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는 마음 -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는 해방 심리학
박상희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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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 사회는 알수없는 길로 내달리는 야생마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위기를 겪고, 아픈 마음을 돌볼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자는 여러 사례들을 통해서 스스로도 위안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1장 '어쩌면 가족'에서 코로나로 부모님을 잃은 사례를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부모님의 마지막 임종마저 지키지 못한 팬데믹으로 얼마나 많은 가족들이 큰 슬픔과 위기를 겪었을까요? 3년이 지난 지금 팬데믹 현상이 조금 수그러 들어 일상이 회복되고 있지만, 스트레스는 더 늘어났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남은 트라우마는 개인의 사정이 아닌 공공의 책임이 되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이 갑니다. 정부를 포함한 공공기관들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제도를 마련해야 하고, 이 위기를 잘 이겨 내어야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그 어느때 보다 치열하게 살고 있습니다. 청소년 우울증은 어른들의 우울증과는 다른 '가면 우울증'이라고 불리어 무기력이라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의욕과 꿈이 없어지고, 원하는 것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교육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아이들과의 정서적인 소통입니다. 바쁘다고 아이들을 내팽개둔 채 몰아 세우기만 하면 아이들은 길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폭력은 한 사람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행동입니다. 폭력을 경험한 피해자는 마음에 큰 상처를 다스리는 것으로도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언제나 지칩니다. 가정폭력으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가족 구성원들이 죄의식과 죄책감, 연민까지 더해져 혼란이 올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가정폭력이 근절될 때까지 적극적인 공론화와 사회적 대책을 강구하는 게 공공의 과제이다.


2장 '어쩌면 나'에서 '은둔형 외톨이'는 학습과 위기력 양상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 '학습화 무기력'이란 원하지 않거나 고통스러운 자극에 노출되면서 극복을 위한 시도나 노력이 효과가 없다고 느끼고, 결국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게 되는 현상으로 포기라고 볼수 있다.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스마일마스크 증후군을 겪는 유진이는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 채 겉으로 항상 웃고 있지만 , 내면에는 우울, 불안이 깊어진 상태를 경험하는 이들의 증상을 말한다. 가면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으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기를 두러워한다


감정을 직면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마음이 편안해야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사례자들은 부모님에 대한 양가감정을 느끼면서 계속해서 위기가 반복이 되고 있다. 인생에서 행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돈, 명예, 권력이 아닌 관계이다.


친밀한 관계 형성을 위해서 자신과 친밀하게 지내야 한다. 자신을 아끼고 더욱 사랑해야 한다. 질투라는 감정의 가장 큰 폐해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실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는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 하나뿐인 '나'를 두고 다른 것에 몰두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이다.


불안해 미칠것 같은 마음은 위험이나 부정적 사건에 직면했을때 발생한다. 어린시절 경험했던 특정 사건이나 환경과 관련있다.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음주, 도박, 마약, 중독, 쾌락,자해의 방향을 선택한다. 불안할 때에는 자신의 마음을 먼저 돌봐야 한다. 마음을 숨기고 다른 방법으로 행동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안하지 않는 세대가 없다. 빈부격차, 무한경쟁, 불안한 미래, 저출산 초고령 현상, 학벌주의, 노후 빈곤등 이제는 질적 성장을 이루어야 할 때이다. 불안해하는 국민에 대한 개인적 심리처방과 사회적 개혁이 필요하다.


3장 '어쩌면 사회'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약자 가정들의 사례들을 소개했다. 미혼부와 사랑이의 사례, 시각 장애인 희구씨, 보호종료된 아이들, 입시지옥에 시달리는 아이들, 알콜중독자 아빠등의 다양한 가정의 형태와 사연들이 있었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사회적 약자로 소외받고 정부로 부터는 제대로 된 지원조차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사회적인 관심과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복지시설과 정부의 지원정책이다. 일회성의 지원이 아닌 자립할때까지 지원을 계속해야 하며, 따뜻한 사회적인 시선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많은 가정들의 아픔과 위기를 접하면서 저의 사연을 읽는 듯해서 울컥할 때도 있었고, 저의 어린시절을 대하는 것 같아서 함께 공감하고 울었습니다. "네 잘못이 아니야'란 말에 어린시절의 내면의  아이에게 따스하게 위로를 받았습니다. 


마음의 응어리가 풀려진 기분이었습니다. 마치 제가 상담을 받은듯한 간접경험을 한 기분입니다. 마지막 장을 덮고 한동안 편안한 감정을 느끼면서 더이상 한겨울에 서있는 내면의 아이는 없었습니다.  


인생에서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친밀한 관계 형성이란 말과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란 말이 뇌리에 새겨집니다. 


위 도서는 상상출판으로 부터 무상으로 제공 받아서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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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이 뛴다 상상 동시집 9
남은우 지음, 양민애 그림 / 상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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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우 시인의 구수한 사투리와 함께 동물들을 의인화 시킨 독특한 동시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친구]
비 오는 날 사이가 더 좋아
감자 삶아 먹고
수제비 끓여 먹고
저녁까지 있다 가기도 한다


혼자 사는 할머니 곁에 지네 한마리가 놀러와서 할머니랑 친구가 되는 과정을 동시로 표현을 했습니다. 독이 있는 무섭고 발이 여러개 있는 징그러운 지네를 할머니와 사이좋은 친구로 의인화를 하였습니다.

지네가 친구가 되어서 비오는 날 수제비까지 끓여 먹고 간다고 하니 정말로 할머니와 지네는 친한 친구사이 인가 봅니다. 어릴적 고향집에는 시커먼 지네 한마리가 기어 나올땐 혼비백산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면 엄마는 나무 막대기로 지네를 잡아서 실로 지네를 묶어서 빨랫줄에 매달아 놓습니다. 말려서 약에 쓰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분수]
초승달 조명 아래
삼페인 파티 즐겁다
모기: 우리들의 피 사냥이여, 영원하라
지렁이: 외로운 여행자, 굼틀이들을 위하여
개구리: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나는 그놈이 될 때까지 짠!
두꺼비: 못생겨서 죄송한, 세상 모든 꺼비들을 위하여
마스크족 슬금슬금 낀다


초승달이 뜬 밤에 모기들은 피 사냥을 위하여 출격을 하는데, 모기의 즐거운 피사냥을 표현했습니다. 지렁이는 굼틀거리는 모습에서 외로움이 묻어나고, 개구리는 뛰는 놈들보다 더 위에 날아서 뛰어 다니고 싶은 욕망에 그놈이 될 때까지 짠이란 표현이 왠지 애처러워 보입니다.

두꺼비는 못생겨서 죄송하다고 한다. 곤충들의 이름과 특징들을 독특하게 의인화시켰고, 굼틀이들이란 단어와 마스크족이란 단어들을 넣어서 현대적인 언어와 옛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단어들을 적절히 섞어서 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MZ세대와 기성세대를 믹스해놓은 느낌이 듭니다.


[팽나무]
팽 토라지는 재미라도 있어야지
팽 코라도 풀어야 답답하지 않지
팽 돌고 싶은 마음 팽이만 알지
팽 무슨 시간이 이리도 빨라
팽 300년이 순식간이야
팽 강물은 왜 이리 푸른거야
팽 눈물이 도네


이 시를 몇번을 읽어도 웃음과 함께 묘한 슬픈 기운이 감도는 걸 왜일까요? 팽이라는 어감에서 오는 느낌을 기막히게 사물과 연결한 표현들이 맞어 맞어하며 맞장구를 치게 됩니다.

"팽 코라도 풀어야 답답하지 않지"에서 코가 막히면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팽하고 시원하게 코라도 풀어야 덜 답답하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세수시킬때 흥하면 코를 팽하고 힘을 주는 장면이 연상이 되었습니다.

"팽 무슨 시간이 이리도 빨라" 찰나같은 시간의 빠름을 찰떡같이 소화시킨 표현입니다.


"팽 300년이 순식간이야" 팽나무는 300년이란 긴 세월을 살 정도로 장수하는 나무인것을 은근히 알려줍니다. 남은우 작가님의 사물을 의인화시키는 표현법을 처음으로 대했는데, 신선한 자극과 함께 독특한 웃음코드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우산이 뛴다]라는 동시집을 통해서 동시의 묘미를 새롭게 알아가서 이제는 동시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아이같은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면 동시를 읽어야 한다는 말이 생각이 납니다.

위 도서는 상상으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서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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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부터 나일까? 언제부터 나일까? - 생명과학과 자아 탐색 발견의 첫걸음 4
이고은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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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은 뇌리에서 내리는 명령에 따라서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다라고 생각해요. 내가 생각하는 대로 몸이 움직이는 것은 대뇌입니다. 대뇌는 주변 감각 정보를 종합하고 판단해서 팔과 다리들의 근육을 움직이도록 명령합니다. 


신경 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의 결핍'으로 청소년 폭력과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에 비유할 수 있다. 뇌의 정신 활동과 각종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끼쳐서 뇌 기능을 조율하기 때문이다.


우리몸을 조정하는  본능을 통해서 영향을 미친다.과식은 생존을 위한 본능인데 굶주림에 시달렸던 인류는 과식으로 열량을 축적한다. 현대인들에게도 이 유전자가 남아있다.


장내 미생물은 몸의 면역력을 좌우하여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많은 세균들이 우리몸에 살고 있는데, 우리몸을 이루는 세포의 개수보다 미생물의 수가 많다면 누가 우리 몸의 주인일까?


우리몸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대뇌, 미생물, 세로토닌, 세균이 있지만, 유전자, 본능등 그래도 내 몸의 주인은 나이다. '나'를 구성하는  모든 것이 나이기 때문이다. 내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고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 결정짓는 자아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나일까? 엄마 배속부터, 태어날때 부터, 아직까지도 논란이 되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이다. '한 인간은 언제부터 인간인가' 정자와 난자부터 시작해야 할까? 태어나는 순간부터 일까?  


자아는 몸 어디에 자리 잡을까요? 뇌를 이식하면 몸의 주인이 나일까요? 한번도 증명한 적이 없다. 신체이식을 진행하려던 수술을 결국 무산되었고, 반려 동물복제는 많이 되고 있지만,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기억을 이식하거나 신체를 이식하더라도 나일까요? 시간이 지나면 우리몸의 세포는 수명이 지나 죽고, 새로운 세포가 생성된다. 우리 몸의 65%는 산소로 이루어져 있는데 탄소는 생명체의 증거입니다. 


적어도 생물학적으로 100펴센트의 순수함은 없으며, 우리는 혼합된 존재이다. 인간세상에서 돌연변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생물이 진화하도록 이끄는 주인공은 생물 자체가 아니라 '유전자'라는 뜻이다. 유전자는 인간의 행복이 아니라 오직 자기 복제에 있으므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라 표현했다.


우리의 다양한 유전자만큼 지능도 신체적 구조도 다르니 남과 다르다고 해서 모든것을 잘하려는 마음보다 관련된 분야를 발전시키고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할 때 한명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다. 


우리의 몸이 세포로 부터 시작해서 하나의 인간에 이르기 까지 몸이 구성하는 존재들속에서 자아를 가진 '나'라는 존재가 몸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내 몸에 대해서 소홀했는데, 더욱 아끼고 사랑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 소중한 시간이었다


위 서평은 창비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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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미술관 -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로 만나는 문화 절정기 조선의 특별한 순간들
탁현규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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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규 작가님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조선의 미술을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총 2관으로 나뉘는데, 1관은 궁궐 밖의 사사로운 날들로 제1전시실의 풍유로 통하던 조선 양반들에서 조영석은 [현이도]란 그림에서 선비 다섯이 놀이를 하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조선 양반 풍속과 평민 풍속화의 출발과도 같은 그림이라고 한다. 


김홍도의 [포의풍류]는 선비가 되고 싶은 중인이 소박하게 살면서 벼슬없이 풍류를 즐기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어쩌면 김홍도의 이상향이 그려진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귀인응렵]은 조선 선비들에게 최상의 놀이인 매사냥을 그린 것이다. 중인 신분인 김홍도가 고을 사또로 누렸던 호사를 그린 것이다. 특징은 사물들을 다 그려넣지 않고, 공간을 비워 놓았다.


정선의 [사문탈사]는 절 문에서 도롱이를 벗는 장면이다. 정선은 같은 소재를 여러번 그렸는데, 66세에 그린 사문탈사와 80세에 그린 사문탈사가 있는데, 60세에 그린 그림을 뒤집어서 그렸다.


 80세에는 색을 버리고 수묵으로만 그렸다. 60세에 그린 그림엔 중국 물소가 있는데, 80세의 그림에선 황소로 바꾸어 조선 고유색 화풍을 완성하였다.


김홍도의 [마상청앵]은  버드나무 가지 사이에 꾀꼬리 한 쌍의 소리에 마음을 빼앗겨 길을 가다가 멈춰선 장면에서  선비의 여유로운 마음이  그림속에서 느껴진다.


김득신의 [밀희투전]은 몰래 투전을 즐기는 조선시대의 모습을 그렸다. 인물들의 특징들이 노름에 빠져 있는 특유의 몸짓과 표정들이 보여서 흥미로웠다. 


신윤복의 [임하투호]는 수풀 아래에서 기생과 투호 놀이를 하는 선비들을 그렸다. 양반보다는 기녀들에게 따뜻한 눈길을 주었고, 다른 화첩의 놀이에도 기녀를 승자로 만들어 기녀들의 삶을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을까하며 작가는 짐작한다.


 [납량만홍]은 무더운 여름철에 시원함을 느끼며 한 무리의 선비와 기생이 흥에 취하는 장면의 그림이다. 해금 주자는 불만이 가득한 표정인데, 햔량들의 태도가 못마땅함을 잘 그려 내었다.


[기방무사]는 열린문과 안방의 인물과 기생간의 묘한 긴장감이 흐름과 상류층 인물들이 벌이는 퇴폐성을 고발하고자 그린 것이다.


[홍루대주]는 문화 절정기때의 기생 문화를 보여 주는데, 형제들에게 기생과의 사이에서 낳은 혼외자를 소개하고자 하는 장면이다. 신윤복의 그림 중에서 기방이 무대인 그림이 5점이다.


제2전시실에선 가부장제 아래의 조선 여인들의 모습입니다. 

 [자모육아]는 신윤복의 아버지인 신한평의 가족을 신한평이 그린 것이다. 가족 개체간의 심리 상태를 고스란히 기록했다. 신윤복의 풍속화는 신한평에게서 온것임을 느낄수 있다.


신윤복의 [표모봉욕]은 비구승이 빨래하는 과부를 욕망에 넘쳐 행동하려다 노파에게 저지 당하는 장면이다. 개가가 불가했던 조선의 과부들의 삶과 불교 수행자들의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닐까


[이부탐춘]은 벚꽃피는 춘정에 불을 지핀 개들의 짝짓기 장면을 과부와 몸종이 눈빛을 주고받는 장면이다. 사대부 여인들의 절제할수 밖에 없는 시대상과 '열녀 이데올로기'에 반기를 들었다고 표현한다. 


[문종심사]는 사대부 여인이 절에 제를 드리러 가는 모습이다. 유교문화와 불교문화가 만나는 묘한 장면이다.


제3전시실  하루하루에 충실한 서민들.

정선의 [어초문답]은 중국을 조선화 시킨 그림으로 조선후기 문화 절정기 미술이 갖는 고유색이다. 조선 선비들의 바람을 담은 소박한 삶을 꿈꾸는 그림이다


김희겸의 [야주취월]은 어부가 달을 보며 무아지경의 모습을 그렸다. 신선그림이  조선 풍속화로 소화된 상황을 이야기 한다.  김홍도의  [기우부신]은 소를 대하는 한국인의 선량함과 소가 하나의 가족이라는 걸 느끼는 친숙한 모습이다. 백성들이 살기 좋았던 태평성대를 볼 수 있다


신윤복의 [노중상봉]은 길위에서 마주한 평민부부의 심리묘사를 드러낸 그림이다. [니승영기]는 불교의 위상이 낮은 모습과 조선시대 여성들의 일상생활 속속을 기록한 그림이다. [노상탁발]은 선비는 신윤복의 분신으로 탁발공연을 해야하는 스님들의 삶이 측은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2관 궁궐에서 열린 성대한 잔치

 조선은 기록사회였고, 군주제 국가, 경로사회, 문화 절정기였다. 

[기해기사첩]은 숙종 임금이 59세에 기로소에 들어가는 풍경이다.  기로소는 70세 이상 정2품이상 문신들이 들어갔기에 가장 영예로운 국가 경사였다. 행사는 5개로 나눈다. 


[어첩봉안도]는 기로신들이 어첩을 가지고 행차하는 모습이다. 악공들과 의장군들과 말을 탄 기로신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구경꾼들 중에는 소의 모습이 보이는데 황소로 바뀌어 있다. 


[숭정전진하전도]는 둘째날 행사로 경덕궁 숭정전 마당에 모여 임금에게 축하 인사를 드리는 장면이다. 축하 인사자리에 임금은 참석하지 않았기에 숭정전 세 칸 문이 모두 닫혀있다. 


[경현당석연도]는 임금이 경현당에서 기로신들을 위한 잔치를 베푸는 모습이다. 조선 궁중 행사 그림에는 임금을 그리지 않기 때문에 상징하는 물건이 일월오봉병과 용무늬 항아리다.


[봉배귀사도]는 기로신들이 술잔을 받들어 기로소로 돌아오는 장면이다. 오행이 순환한다는 성리학 우주관이 왕실 의례에서 자연스럽게 적용되고 있다.


[기사사연도]는 기로신들이 기로소에서 한번 더 잔치를 여는 모습이다. 기사화첩속 다섯장의 그림 가운데 인물 표현이 가장 세밀하다. 잔치 등장인물에 여인이 없어 조선사회는 남녀유별 사회라는 걸 볼 수 있다. 화첩에 실린 기로신들의 반신 초상 중에서 가장 으뜸은 영의정 김창집이다. 부자가 영의정에 오른 안동 김씨 가문의 명성을 느낄수 있다. 


제2전시실  [기사경회첩]은 영조 임금이 기로소에 들어가는  풍경이다.

[영수각친림도]는 영수각 감실에 어첩을 봉안하는 장면이다. 영조는 51세에 기로소에 들어갔다.


[숭정전진하전도]는 숭정전에서 기로신들로 부터 축하 문서를 받는 풍경이다.  숙종때의 기해기사첩과 틀린 점이 있다면 박석크기가 작아졌다. 눈에 보이는 대로 융통성있게  그렸기 때문이다. 


[경현당선온도]는 경현당에서 기로신들에게 술을 내리는 풍경이다. 영조대에 잔치가 간략화 되었다. 93세의 박필성은 네명의 임금을 모신 태평성대의 위상이 으뜸이었다. 


[사악선귀사도]는 기로신들이 음악과 찬을 가지고 기로소에 돌아오는 풍경이다. 관복의 흉배를 생략하고, 평교자 하나에 호피를 빠뜨리고 흰천을 그려넣은 것이 간략함이 사용되었다. 


[본소사연도]는 임금이 기로소에 잔치를 내려주는 풍경이다. 숙종때는 없었던 기녀들을 그린것이다, 숙종때에는 조정에서 사치와 향락을 경계하였기 때문이고, 영조대에는 그 경계가 느슨해진것이다.


 문화가 무르 익었기에 가능한 현상이라고 봐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숙종때의 용무늬 항아리는 낮잔치를 의미하고, 영조대의 민항아리는 밤잔치를 의미한다는 점도 틀린 점이다.


제3전시실 궁궐 밖의 잔치- [북원기로회도]는 정선이 그린 장동에 사는 70세 이상 노인들이 이광석 집에서 베푼 잔치이다. 문과급제 60년을 맞이하여 임금이 내려준 술과 음식으로 잔치를 열고, 한달뒤 연회를 한번 더 연 것이 이 그림이다.


한 집안에서 그림, 발문, 제작을 맡은 그림으로, 진경 산수화의 법칙을 사용하고, 정선이 남긴 가장 빠른 풍속화로 진경 산수화의 출발이다. 


김홍도의 [기로세련계도]는  200년만의 잔치에 70넘은 노인들이 개성 송악산 아래에서 경로잔치를 벌이는 풍경이다. 김홍도의 마지막 개성여행으로 병들기전 마지막 그림이었다.


 이 그림에도 여인은 4명으로 남녀유별 사회와 예의를 중시하는 의복생활이 보인다. 인물들이 각자의 역할을 다하고 있으니, 김홍도 풍속화의  총결산으로 가장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풍속화이다. 


최첨단을 향해가고 있는 시대에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고미술은 솔직히 따분하거나 재미없게 느껴진다. 그것은 그림이 담고 있는 스토리를 모르기 때문이다.

화가가 의도한 내용과 그림속에 들어가면 의외로 재미있다. [조선 미술관]을 읽으면서 지루하기만 했던 조선 미술의 역사적인 배경에  깊이있게  공부할 수 있어서 새롭게 눈을 떴다


기록 문화가 역사적인 중요한 사료가 된다는 것을 알았고, 특히 기사첩을 통해서 두 시대의 문화차이를 볼 수 있었다. 영조시대에  조선이 가장 태평성대한 시대였고, 융통성있는 사회상이 드러났고, 남녀유별의 사회속에서 여성들의 불평등함을 그림 곳곳에서 느껴진다.앞으로  우리의 기록문화를 더욱 더 관심있게 지켜볼것 같다. 


위 서평은 블랙피쉬로 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 하였습니다


@blackfish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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