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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지 않는 마을 ㅣ 산하어린이 12
윤기현 지음, 박소래 그림 / 산하 / 1991년 3월
평점 :
품절
처음 이 책을 봤을 때는 옛날 책 같은 표지였던 데다가 빌린 책이여서 대충
읽고 말아야지 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 수록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도 나고
이 때까지 내가 음식 아까운 줄 모르고 버렸던 것도 생각이 나서 이틀만에 다 읽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농부는 꾀부리고 눈 앞의 이익만 보는 사람은 못 할 것 같다.
더디게 자라는 농작물들을 보면서 어느 세월에 다 자라서 내다 파나, 할 것 같다.
봄이나 여름이나 가을이나 매일 땀에 젖지 않은 날이 없을 텐데,
그 노력의 가치가 제대로 매겨지지 않는다면 정말 속상할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미영이 아버지 이야기가 나올 때 가장 답답했다.
그렇게나 열심히 일을 했는데도 무 하나에 17원밖에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고도 그 무를 산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70원에 팔았다. 그동안 비닐하우스에
무를 재배하면서 얼마나 힘들게 일했는데 그것들을 다 짓밟아 버리는 거 같았다.
하지만 귀만이 아버지와 이장은 새마을 지도자, 이장 하면서 윗사람들에게는
비위나 맞추려고 하고 영식이 아버지 같은 사람들은 업신여겼다. 왠지 방구아저씨에
이장 생각이 났다. 나는 1학기 사회를 엄청 못해서 새마을 운동이 뭔지
잘 몰라서 좋은 거구나,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
좋은 사업이기는 한데 영식이네 마을을 보니까 나쁜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새마을 운동은 좋은 거라고 배웠던 것 같은데 되레 나쁜 영향이 미친 곳도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정말 앞으로는 밥지을 때 흘러넘치는 쌀도 그냥 버리지 말아야 겠다.
그리고 고구마, 감자, 마늘 같은 것은 적당히 사야지, 지금 우리집에 고구마 싹나고
감자 물렁거리고, 할머니께서 고생고생해서 보내주신 건데 진짜 버리지 만은 말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