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걷는 B2B, 뛰는 플랫폼
김필석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8월
평점 :
품절
예전 회사에서 했던 일 중 하나가 국내 혹은 해외 영업 조직에서
회사나 관공서에 제품과 솔루션을 판매 제안할 때,
혹은 기 판매한 제품과 솔루션의 기능을 개선할 때 필요한
고객 요구사항을 파악하여 개발팀에 전달하는 것이었다.
이런 인풋들은 국내외에서 한달에 두세번정도는 꾸준히 들어왔던 걸로 기억한다.
생각해보면 대개 개발팀에 접수된 건들 중 1/4 정도는 그 뒤로 소식이 없었다.
절반 정도는 요구사항을 구체화하고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흐지부지 됐고
나머지 1/4 정도만 실제 진행이 되서 수주하던지 낙주되던지 마무리 된 것 같다.
개발팀 일원 입장에서 보자면 보통 개발이 진행중인 Project 를 메인으로 치고
B2B 건들은 서브잡으로 여긴다.
물론 B2B 규모나 금액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첫째는 대부분 B2B 건들이 끝까지 진행될 확률이 적기 때문이고,
둘째는 중간에 드랍되거나 마지막에 낙주하는 경우 어디서 보상받을 수 있는게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보상은 조직입장에서는 그동안 들인 예산(인력,시간,비용)이고, 개인입장에서는 평가다. 특히 개인은 나가리가 된 건에 아무리 삐까번쩍하게 개발해놨어도
결국 판매되지 못했기 때문에 고과에 정상적으로 반영될리가 만무하다.
그 와중에서 영업 담당자와 갈등과 아쉬움도 많았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그분들과 조직 그리고 사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애초에 우리의 포트폴리오는 B2B에 적합하지 않은 B2C 제품이 대부분이여서 브랜드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었고, 가장 심각한 건 한국이나 해외나 B2B 영업조직과 사람은 수시로 바뀐 나머지 고객과의 신뢰 구축은 거의 불가능했고 제품에 대한 이해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 점이다. 또한 지금도 그렇겠지만 윗사람의 어록을 따르고 조직매출을 달성하는게 최우선이였기 때문에 영업/마케팅 현장에서는 딜러나 전문점과 무리한 거래를 하거나 비정상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할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일전에 현장지원을 갔을 때 밀어내기 피해로 사업을 곧 접는다는 전문점 사장님이 떠올랐다.
B2B 사업의 라이프사이클에는 변수가 많고 단계별 예측이 어려워 어느 곳보다 전문적인 조직과 인력을 필요로 한다. 영업기회를 포착해서 고객가치를 제품과 솔루션으로 구체화하고 계약 후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 구축이 지속적으로 이뤄야 하는데 갈수록 경쟁은 심해지고 주변 환경은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의 극적인 기술환경의 변화를 고려했을 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B2B 전략(AI, BigData, Cloud 플랫폼 기반으로 하드웨어 독립적이며 공유 가능한 솔루션과 플랫폼에 기반한)은 B2B를 업으로 하는 영업/마케팅 사람은 물론이고 특히 해당 대응을 하는 개발조직원들은 꼭 한번씩은 살펴봐야 할 내용이라 생각한다.
#경제/경영 #걷는B2B뛰는플랫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