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robin28님의 서재 (robin28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7880163</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Wed, 15 Apr 2026 05:55:52 +0900</lastBuildDate><image><title>robin28</title><url>http://image.aladdin.co.kr/img/blog2/manage/profileimg.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27880163</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robin28</description></image><item><author>robin28</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기억을 담는 공간들 — 《기억 공장》을 들고 걷는 서울 - [기억 공장]</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7880163/17180549</link><pubDate>Sun, 29 Mar 2026 08: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7880163/1718054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32037720&TPaperId=1718054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5996/50/coveroff/k23203772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32037720&TPaperId=1718054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기억 공장</a><br/>안오일 지음, 신진호 그림 / 노는날 / 2025년 04월<br/></td></tr></table><br/><br>오늘 나는 책 한 권을 손에 쥐고 서울 도심을 걸었습니다.​​안오일 글, 신진호 그림의 그림책 《기억 공장》. ​​노는날 출판사에서 펴낸 이 책은 제주 4·3 사건 당시 수용소로 사용되었던 주정 공장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공장이 화자입니다. ​​공장이 기억합니다. ​​공장이 노래합니다.​​책을 다 읽고 나서 나는 가만히 집에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무언가를 기억하고 있는 공간에 직접 가서 서 있고 싶었습니다.​​그래서 걸었습니다.​​먼저, 기억해야 할 이야기 — 제주 4·31947년 3월 1일. 제주에서 열린 <br>3·1절 기념식에서 경찰이 군중에게 총을 쏘았고, 이에 항의하는 민심이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948년 4월 3일, 미군정과 우익 청년단의 탄압에 맞선 저항이 시작되었고, 이것이 이른바 제주 4·3 사건의 시작이었습니다.​​이후 1954년까지 약 7년간,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또는 다를 것 같다는 이유만으로 제주도민 2만 5천~3만 명이 희생되었습니다.​ 이념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갓난아이들이 함께 죽었습니다. ​제주 전체 인구의 10분의 1이 사라진 셈이었습니다.​​더 오래 아픈 것은, 이 사건이 수십 년간 말할 수 없는 역사로 묻혀 있었다는 것입니다. ​피해자들은 빨갱이로 낙인찍혀 침묵 속에 살았고, 가족을 잃은 슬픔조차 드러낼 수 없었습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건을 인정하고 사과한 것은 2003년의 일이었습니다.​​그 오랜 침묵 사이, 제주의 주정 공장은 그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첫 번째 기억의 공간 —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br>서울역 1번 출구를 나와 걸었습니다. ​수제화 골목을 지나,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면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이 나옵니다.​​이곳은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 때 수많은 신자들이 처형되었던 서소문 밖 네거리 처형장, 그 터 위에 세워진 박물관입니다.​​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멈췄습니다. ​​공간이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었습니다. ​​하늘이 열린 '하늘광장', 지하로 내려갈수록 깊어지는 정적, 순교자들의 무덤 앞에서 나는 이유도 모르게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이곳이 기억하는 것. <br><br>1800년대,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이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죽음은 오랫동안 덮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공간은 그 터 위에 다시 세워져, 기억을 증언하고 있습니다.​​《기억 공장》 속 주정 공장이 겹쳐 보였습니다.​​제주의 공장도 그랬습니다. 고구마로 알코올을 만들던 평범한 공간이 어느 날 사람들을 가두는 수용소가 되었습니다.​ 공장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난 감옥이 아니에요." ​그러나 공장은 그 기억을 다 담았고, 지금도 그 터에서 노래를 부릅니다.​​서소문의 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기억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공간이 증언합니다.​​<br><br>두 번째 기억의 공간 — 광화문 광장<br>서소문을 나와 광화문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얼마 전 이 광장에서 BTS 공연이 열렸습니다. ​​수십만 명이 이 자리를 가득 채웠고, 그 노래와 빛과 함성은 이 공간에 새로운 기억 하나를 더했습니다.​​그런데 광화문을 바라보며 서 있다 보니, 이 공간이 품고 있는 훨씬 더 오래된 기억들이 천천히 겹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세종대왕 동상이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세종대왕은 기억을 설계한 사람이었습니다. ​​훈민정음. 글을 모르는 백성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기록하고 전할 수 있도록 문자를 만들었습니다. ​기억은 기록되어야 살아남는다는 것을 그는 알았던 것이 아닐까요.​​그런데 이 광장은 기록과 함께 저항의 기억도 안고 있습니다.​​2016년 겨울, 이 자리에 촛불이 켜졌습니다. ​하나둘 모인 불빛이 광장을 가득 채웠고, 그 빛은 역사를 바꾸었습니다. 말할 수 없었던 것들을 말하기 시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이 광장에 새겨졌습니다. ​​광화문은 그 전에도, 그 후에도 늘 시민들이 모여 외치는 자리였습니다. ​민주화를 향한 함성이 울렸고, 슬픔을 나누는 추모의 촛불이 타올랐으며, 때로는 기쁨과 응원의 노래가 흘렀습니다.​​그러나 제주 4·3의 희생자들은 오랫동안 이런 광장에 나올 수 없었습니다. ​​이름을 남기는 것도, 슬픔을 말하는 것도 금지된 시절이 있었습니다.​ 광장에서 외칠 권리조차 없었던 사람들의 기억.​​ 기록되지 못한 기억은 얼마나 오래 아팠을까요.​​그리고 또 하나의 노래가 떠올랐습니다.​​"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해녀들이 바다에서 서로에게 불러주던 노래. ​험한 파도를 넘을 때, 무사히 돌아오라는 인사로 주고받던 노래. <br>수용소 안에서 절망하던 사람들 사이, 애기 해녀 찬희가 끝내 혼자서라도 불렀던 그 노래.​​촛불 광장을 채웠던 사람들의 노래처럼, BTS의 음악이 광장을 가득 메웠던 것처럼 — 어떤 노래는 공간에 새겨집니다. ​​공간은 노래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노래들은 모두, 살아남은 자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인사였는지도 모릅니다.무사히 돌아오라고. 우리 함께 살아남자고.​​기억을 담는 공간들이 말하는 것오늘 두 곳을 걸으며 이상한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도, 광화문 광장도, 제주의 주정 공장도 — 모두 처음엔 평범한 공간이었습니다. ​처형장이 아니라 사람들이 오가던 길이었고, 광장이 아니라 그냥 넓은 마당이었고, 수용소가 아니라 그냥 공장이었습니다.​​그런데 역사가 그 공간에 상처를 새겼습니다.​​그리고 그 공간들은 지금도 그 자리에 서서,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기억하고 있느냐고.​《기억 공장》이 그림책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마음이 무거운 건, 아마도 이 책이 정말로 기억의 힘을 믿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주 4·3이라는 역사적 비극을, 공장이라는 공간의 시점에서, 이어도 사나라는 노래를 통해 — 어렵지 않게,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게 전합니다.​​유아용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사실 이 책은 기억하기를 멈춘 모든 어른을 위한 책입니다.​​오늘 내가 기억하고 싶은 것천주교 박해의 기억, 세종대왕과 훈민정음의 기억, 광화문 광장에 새겨진 노래들, 그리고 제주 4·3의 기억.이 모든 것이 우리 일상의 공간 안에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공간은 기억합니다. 우리가 기억해 주기를 기다리면서.​그 노래에 답해 주기를. 기억하겠다고, 말해 주기를.​​<br>《기억 공장》 안오일 글 · 신진호 그림 · 노는날 출판사 2025 문학나눔 선정도서 · 한겨레 추천도서 ​그림책이지만 어른이 먼저 읽어야 할 책. 제주 4·3을 처음 아이에게 설명하려는 부모에게도, 역사를 감성적으로 되새기고 싶은 어른에게도 권합니다.​#기억공장 #제주43 #제주4·3그림책 #안오일 #신진호 #노는날 #역사그림책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광화문 #문학나눔선정도서 #어른을위한그림책  #그림책추천<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5996/50/cover150/k23203772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9965092</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