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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에서 죽기 싫다 - 살면서 괴로운 나라, 죽을 때 비참한 나라
윤영호 지음 / 엘도라도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제목만 보고 정치도서라 생각해 서평신청을 하여 보게 된 책인데,
알고보니 의료도서인 '나는 한국에서 죽기 싫다'.
내가 꼼꼼하게 살펴보지 못한 건 내 책임이니 그 두배로 꼼꼼하게 읽어 본 책이지만,
아직은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 공감도 되지 않아 멀게만 느껴지는 책이다.
의대교수인 저자는 우리나라의 병원은 수익성이 좋은 장례식장으로 모실 수 있기 때문에
말기 환자가 사망한 다음에야 비로소 환영한다며 현실태를 꼬집으며,
질병은 의료의 대상이지만 죽음 자체는 의료 대상이 아님을 강조한다.
아직 임종의료에 대한 국가적인 아젠다가 없는 우리나라소서는
영국과 헝가리에서 본받을 만할 것들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하며,
더 나아가 국민적 인식을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죽음의 현실과 진실을 정확히 알릴 수 있는 캠페인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이제는 죽음의 질을 높이기 위해
죽음에 대한 교육과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제도적 장치들이 필요한 때임을 알려준다.
저자는 의료시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원하는 장소에서 누구나 아름다운 마무리를 해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걸어온 인생을 정리하고 삶의 의미를 살릴 수 있도록 말기 환자에게 진실을 알려야 한다.
의료윤리적인 측면에서도 의사에게는 환자에게 진실을 알려야 할 당연한 의무가 있다.
그러므로 의사들 스스로도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삶의 마무리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확립할 필요가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더 가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명백히 사망단게로 진입한 환자에 대해서도 검사와 치료를 계속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죽음이 임박한 상황에 이를 경우 자연적인 현상으로 인식하고
고통만을 연장하는 연명의료를 거부하는 결정은 인간조건의 수용임을 인식하길 저자는 바란다.
우리 사회에서도 사망 단계 진입 환자에게 영양과 수분 공급이 오히려 해를 가한다고
의학적으로 판단된다면 이를 이해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의료지식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데,
예를 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암 말기'는 생명연장을 목적으로 하는 적극적인 치료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으며 점차 악화되는 시점부터 환자의 죽음 사이에 있는 기간을 뜻한다.
그러므로 누구도 남은 시간을 완전히 확정해서 이야기할 수는 없다.
최선을 희망하지만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죽음'이라는 것을 무조건 회피하지 말고 한번쯤은 생각해 보라고 권면한다.
말기 환자가 "죽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해서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때로는 대리 판단이 위험할 수 있을수도 있는지
한번쯤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의료문제는 단순히 의료시설, 개인에게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이 있다고 설명한다.
여전히 국가적인 차원에서 적절히 통증관리 대책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우린 양심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을 한다.
예를 들어 환자가 너무 고통스러워 할 때,
의료인들도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잘못된 지식과 믿음 때문에
강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하지 않거나 필요한 용량을 처방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양심을 지킬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지 말고
환자들에게 적절한 진통제나 안정제의 투약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책 내용을 보면 의료지식이 가득한 전문서적으로 보이지만,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참 소박하다.
더 이상 돈 때문에 병원에 못가거나 가정 경제가 무너지는 일이 없으면 하는 바람
바로 세상 사람들이 누구나 그들의 유산과 기쁨을 사회와 함께 나누고
죽음을 맞이하는 굿엔딩이 많아지기를 바람
우리가 떠나간 사람들의 삶은 우리의 생각과 마음속에 간직할 때,
죽음이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고 이어지는 것임을 항상 마음에 담아두며
환자 가족들은 죄책감을 갖지 말며 환자의 남겨진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 주기를 바람일 뿐
그리고 의료논쟁에 대하여 법원이 법률적 판단으로 최종적으로 명령하듯이 의학적 판단을 대신할 경우
혼돈은 언제든지 생길 수 있음을 경고하며 연명의료에 대해 자세히 우리에게 알려준다.
연명의료를 중단하지 않으면 과잉진료가 되고,
연명의료를 중단하면 법적으로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생긴다고 한다.
그러므로 연명의료 중단 법안이 시급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공개적인 사회적 논의와 함께 의료계의 현실에 알맞는 입법을 해야 할 것임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죽음은 우주라는 공간에서 새로운 생명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는 것임을 믿고,
모든 말기 환자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한 죽음을 추구할 권리가 있음을
알려주며 이 책은 마무리 된다.
[엘도라도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