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있고 싶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희망 사항일 뿐, 인간은 본질적으로 혼자일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와져 있는가에 있다.
'위에 견주면 모자라고 아래에 견주면 남는다'는 말이 있듯 행복을 찾는 오묘한 방법은 내 안에 있다.
하나가 필요할 때는 하나만 가져야지 둘을 갖게 되면 애초의 그 하나마저도 잃게 된다.
그리고 인간을 제한하는 소유물에 사로잡히면 소유의 비좁은 골방에 갇혀 정신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
작은 것과 적은 것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청빈의 덕이다.
-21쪽

사람은 누구나 홀로 태어난다. 그리고 죽을 때도 혼자서 죽어 간다. 뿐만 아니라 우리들이 살아가는 데도 혼자서 살 수밖에 없다.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도 저마다 홀로 서 있듯이 인간 역시 무한 고독의 존재이다.
사람은 저마다 업이 다르기 때문에 생각을 따로 해야 되고 행동도 같이할 수 없다.
인연에 따라 모였다가 그 인연이 다하면 흩어지게 마련이다.
물론 인연의 주재자는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다.
이것은 어떤 종교의 도그마이기에 앞서 무량겁을 두고 되풀이될 우주 질서 같은 것이다.
모든 현상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항상 변하기 때문이다.
늘 함께 있고 싶은 희망사항이 지속되려면, 서로를 들여다보려고만 하는 시선을 같은 방향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
서로 얽어매기보다는 혼자 있게 할 일이다. 현악기의 줄들이 한 곡조에 울리면서도 그 줄은 따로이듯이, 그런 떨어짐이 있어야 한다.
-178쪽

어떤 사람이 불안과 슬픔에 빠져 있다면 그는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의 시간에 아직도 매달려 있는 것이다.
또 누가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잠 못 이룬다면 그는 아직 오지도 않은 시간을 가불해서 쓰고 있는 것이다. 과거나 미래 쪽에 한눈을 팔면 현재의 삶이 소멸해 버린다.
지금 이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다면 여기에는 삶과 죽음의 두려움도 발붙일 수 없다. 저마다 서 있는 자리에서 자기 자신답게 살라.

-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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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파마

이춘희 글 / 윤정주 그림 / 임재해 감수 / 언어세상

 

 

 




엄마는 장에 가고 영남이 혼자 집을 보고 있어요.

영남이는 손거울로 이리저리 햇살을 비추며 장난을 쳤어요.

곧 싫증이 난 영남이는 거울을 빤히 들여다보았어요.

 

 




눈은 좁쌀 눈,

코는 돼지 코,

입은 하마 입,

두 볼엔 주근깨가 다닥다닥.

 

 




마침, 열린 방문 너머로 엄마의 분통이 보였어요.

영남이는 경대 앞에서 뽀얀 분가루를 조심조심 얼굴에 톡톡 두드리고

입술엔 빨간 루즈를 발랐어요.

 

'엄마처럼 파마하면 예쁠까?'

 

영남이는 불에 달군 젓가락으로 앞머리를 살살 말아 올렸어요.

치익, 치이익~

머리카락이 타며 누린내를 풍겼어요.

 

 




그때, 옆집 미희가 놀러 왔어요.

영남이의 뽀글거리는 앞머리를 본 미희가 '킥킥' 웃었어요.

 

"이리 와 봐. 내가 아카시아 파마해 줄게."

 

"아카시아 파마?"

 

 



 

"누나, 어디 가?"

 

삽사리와 놀고 있던 영수가 영남이를 따라붙었어요.

 

"따라오지 마."

 

"누나, 엄마 분 몰래 발랐지? 다 이를 거야."

 

영남이는 하는 수 없이 동생을 데려가기로 했어요.

 

 



 

 

 

 



 

미희가 영남이 머리카락을 아카시아 줄기로 말아 올리자

영남이는 머리를 자꾸만 만졌어요.

 

"손님, 가만 있어요. 자꾸 손대면 안 돼요."

 

"따가워요. 살살 해주세요. 근데 파마값은 얼마예요?"

 

"살구 익으면 한 바가지만 주세요."

 

영수도 덩달아 삽사리 털을 아카시아 줄기로 말았어요.

깨앵, 깨갱, 깽!

 

"가만 있어. 사자처럼 멋있게 만들어 줄게."

 

 




파마가 다 되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영남이 마음은 온통 머리에 가 있었어요.

 

"딱 한 개만 미리 풀어 보면 안 돼요?"

 

"뽀글뽀글 예쁜 머리 만들어야죠. 조금만 더 기다려요."

 

영남이 가슴은 콩닥콩닥 뛰고, 손은 자꾸만 머리로 갔어요.

 

 



 
 
 
 



후둑, 후두둑!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안 돼, 비 맞으면 안 돼!"
 
미희는 발을 동동 구르다가 얼른 영남이 손을 잡아끌며
토란밭으로 뛰어갔어요.
 
 
 



아이들은 커다란 토란 잎사귀로 비를 피했어요.
 
"앙~ 어떡해. 내 파마!"
 
"울지 마, 비 그치면 아카시아 파마 다시 해 줄게."
 
"몰라, 몰라."
 
영남이는 털썩 주저앉아 엉엉 울었어요.
 
 
 



어느덧 비는 그치고, 하늘은 말간 얼굴을 드러냈어요.
 
"누나, 저기 무지개 떴다!"
 
영수가 무지개 걸린 하늘을 가리켰어요.
 
"야호~ 아카시아 파마하러 가자."
 
미희의 말에 영남이가 울음을 그치고 벌떡 일어났어요.
 
아이들은 하얀 아카시아 숲을 향해 달려갔어요.
 
 
 
 
 
 
 
 떡, 꼴 따먹기, 싸개싸개 오줌싸개, 고무신 기차, 야광귀신, 쌈닭, 숯 달고 고추 달고,
논고랑 기어가기, 눈 다래끼 팔아요....
그리고 아카시아 파마.
모두가 점점 잃어버리고 있는 우리의 소중한 자투리 문화들이에요.
이책들은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옛 아이들과 오늘의 아이들을 하나로
이어 주고 있어요.
아카시아 파마는 80년대에 영남이만했을 저에게도 생소한 놀이인데
쉽게 파마하고 염색할 수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정말 동떨어진 이야기일 거예요.
이런 면에서 이 시리즈들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보면서 옛날과 오늘날을 비춰 볼 수 있는
정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종이질도 고급스럽고 정겨운 그림과 파마값으로 살구 한 바가지만 달라는 소박한 마음들이
너무 예뻐서 그림책 구경하다가 얼른 집어들었어요.
 
실 영남이의 뽀글거리는 머리가 썩 예쁘지는 않아요.
어쩌면 촌스럽다고 핀잔을 받을 만한 머리지만
영남이는 사자처럼 부풀러진 머리 때문에 좁쌀 눈과 돼지 코, 하마입이 보이지 않고
평소와는 다른 곱슬거리는 머리가 신기하기만 한가 봐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엄마의 곱슬거리는 머리를 닮고 싶은 마음
영남이의 마음이 더 예쁘죠? ^^
 
 
런데 어렸을 땐 왜 그렇게 어른의 모양새를 닮고 싶었을까요?
여자 아이라면 한 번쯤은  꼭 해봤을 엄마 화장품 바르기.
머리카락을 종종이 땋아 놓았다가 풀어서 곱슬머리 만들기...
요즘은 문방구에만 가도 천 원짜리 립글로스, 매니큐어 등이 많던데
자신을 꾸밀 수 있는 거리들이 점점 많아진다는 건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예뻐야 인정받는다는 게 아이들에게도 점점 당연시 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기도 해요.
아이는 아이다운 게 가장 예쁘지 않나요?
적어도 제 눈엔 이국적으로 생긴 아이보다 동양적으로 생기고
머리에 브릿지를 넣고 꼬랑지 머리를 내린 아이보다
순수해보이는 모습들이 좋던데...
 
12월이면 제게도 아이가 생긴답니다.
그 아이가 자라면서 어떤 모습을 갖출지 태어나기 전부터도 궁금해요.
영남이처럼 호기심 많은 여자 아이가 태어났으면 좋겠지만
무엇보다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얼른 태어나서 엄마와 함께 그림책을 읽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
 
 
※ 그림책 뒷쪽에는 아카시아 파마를 직접 해볼 수 있는 사진 설명이 있어요.
아카시아 나무 줄기만 있으면 쉽게 따라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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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숲 2007-10-21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어린적에 하고 놀았던 아카시아파마가 생각난다. 아카시아꽃 한 잎물고 언니가 해주던 아카시아파마. 파마를 하고 부풀린 머리를 자랑스럽게 하고 다닌 꼬맹이가 이제 불혹의 나이를 넘었다.
 

 

 

 

 

 

 

 

 

 

 

 

 

 

 

육에 네 가지 질문


첫 번째 이야기. 글쓰기 대회나 백일장 심사를 하는데..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의 글을 심사하는데.. 글이 너무 예쁜 글들이 있어서 공책에 옮겨 적었다. (“엄마 달이 떨어질 것 같아 내가 받아줄거야” “엄마 동생이 아니고 친구 하나만 낳아 주세요” 등)


내가 제일 좋아하는 위제트 자전거를 샀다.

하늘을 날 것 같다.

(                                      )


빈칸에 어떤 말이 있었을지 한번 써 보세요. 나는  “위제트처럼 자전거를 타고 하늘을 날아볼까.”라는 말을 써보았다. 도종환님께서는 학생들의 몇 개를 읽어주셨다.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하늘을 날아가 E.T.랑 놀아야지.) 하지만 초등학생이 쓴 시의 마지막 행은 “비야 비야 오지 마라”였다. 으흠. 역시 초등학생다운 생각이다.

아이를 가르치려면 아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는 도종환 님의 말씀.


우리가 어렸을 적 국어 책에 나왔다는 ‘원두막’이라는 동시. 이 시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시고 이번에도 3연 마지막 행은 비워두셨다. 완성시켜 보라는..

원두막

짜랑짜랑 쬐는 / 햇볕 아래 / 참외랑 수박 익는 / 냄새가 난다.

밭 가운데 덩그런 / 원두막 하나, / 언제나 서늘한 / 바람이 좋다.

먼 하늘에 떠가는 / 구름을 보니 / (            ) / (             )

음.. 나는 “스스르 눈이 감긴다.” 하지만 원래 시에는 ‘애국가 한 곡조가 절로 나온다.’헐. 애국심이 투철한 아이라는 생각이 든다. =_= 흐음.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 애국가를 부를 수 있는 건지..

이 시의 주제는.. 우리는 애국심이라 대답했지만.. 서울대생은 ‘참외와 수박을 통한 변증법적 애국심’이라고 했다나.. 나는 깜짝 놀라서 박수치고 와. 라는 소리를 냈다. 나뿐만이 아니었다. 도종환 선생님도 그 대답을 듣고 역시 서울대 생이구나 라는 생각이 드셨다고..ㅎ


왜 이런 시를 교과서에 실었을까요. 여러분이라면 이런 시를 가지고 어떤 시험문제를 내시겠습니까. 어쩔 수 없을 겁니다.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겁니다. 선생님이라는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어린이의 마음은 동심이라고 합니다. 하늘로부터 처음 받은 마음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거짓 없고 참된, 순수한 마음입니다. 때묻지 않고 순수하게.. 계속 지닐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지의 童心說에 의하면 시인이란.. 나이가 들어서도 동심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 간직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정의.

요즘같이 벚꽃이 아름답게 피는 때. 벚꽃이 우수수 떨어지는 것을 보며 마음이 쨘해질때. 길가다가 작은 꽃을 보며 꺾어질까 싶어 살짝 건드릴 때, 지하도에서 걸인을 만났는데 돈을 주고 오지 않아서 계속 생각날 때. 시인이 있었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시인의 바탕을 가지고 있는데요..


루소는 에밀에서.. “모든 것은 조물조의 손으로부터 나올 때는 더할 나위 없이 선하지만 인간의 손에 들어오면 타락한다. 인간은 어떤 땅의 산물을 재배하려 하고, 또 어떤 나무에 다른 나무의 열매를 열리기 하려 애쓴다. 인간은 개나 말이나 노예를 불구로 만든다. .... 마치 정원수와 같이 자기 취향에 맞추어 구부려뜨려 놓는 것이다.”라고 쓰여 있다.

원래부터 착한 속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사람이 어린이교육에 뜻을 두어온 이래 어린이를 지도하는 방법으로써 고작 경쟁심이니 질투심이니 선망이니 허영이니 탐욕이니 저열한 외구심이니 하는 따위, 가장 위험하고도 가장 동요되기 쉬운, 그리고 신체가 형성되기도 전부터 벌써 영혼을 부패시키기에 가장 적절한 여러 가지 감정들밖에는 생각해 내지 못했다니 참으로 이상스러운 일이다. 그대들은 어린이의 머릿속에 집어넣으려고 하는 참된 가르침의 하나하나로 어린이의 마음 속에 악덕의 씨를 심고 있는 것이다.”

경쟁에서 낙오되면 안된다. 라는 생각을 주입당하고.. 살아왔다.  루소는 이러한 교육은 차라리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라고 말하였다. 


어린이의 기쁨, 사랑, 삶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먼저 재단하지 말고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고 기다려라. 어린이를 조급하게 하지 말고 여유롭게 두어야 합니다. 어린이를 사랑해야 합니다. 어린이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줄 수 없겠니?)


............


敬人(경인)


몇 해 전에 돌아가신 청화스님. 너무 아파 스님을 병원에 데려 갔었는데. 현대과학으로 보면 뇌사상태..


다른 사람과 나를 똑같이 생각하라는..(인오동포) 내가 아프면 다른 사람도 아프고 내가 싫으면 다른 사람도 싫고..

해월선생님. 敬物

식물들 바흐 음악에 반응.. 그 다음에 인도의 명상음악에 더 많은 반응.


동물들의 자연법칙. 원숭이 수컷. 개미.


우리교육의 원리. 싸워서 이겨야 한다. 약육강식의 세계. <- 이것이 아닌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는 이런 걸 가르쳐야 합니다.

「시애틀 추장이 모든 이에게 보내는 편지」 읽어주심.

우리가 사는 이 땅과 터전을 우리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그런 생각을 길러주어야 하고 우리는 그런 교사가 되어야 한다.


교육. 그 네 번째 이야기. 중학교 근무시절 학생과 돈에 관련된 일화 하나. (돈을 훔치다 걸린 학생. 그 학생을 찾아 다녔는데 며칠이 지나도록 찾지 못했다. 그런데 그 학생이 학교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그 아이를 찾아온 학생은 예전에 학급에서 다른 학우의 돈을 훔쳤다가 자신의 죄를 뉘우친 학생이었다. 그런 두 학생이 함께 손을 잡고 돌아오고 있는 장면은 교직하던 시절 잊지 못할 기억이다.)


가능성이 있는 그들을 조건 없이 용서해야 한다. 어린이의 스승이 되기 전에 자기 자신의 스승이 되어야 한다. 여러분들은 많은 분들에게 가르침을 받아왔습니다. 그 중에 기억에 남는 분을 꼽아 보세요.(음.. 내가 본받고 싶었던 분은 세분이 기억난다. 초 중 고 각각 한분씩.. =_=;;) 여러분들도 그런 선생님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학생이 교사를 더 잘 압니다.

여러분들. 그런 아이들의 더 좋은 선생님이 되어야 합니다. 아이들 가르치는 게 여러분들의 일생이 될거라면 이왕이면 더 좋은 선생님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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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세실 > 지역C일보 5월호 원고

                                         인간,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 법정 저. - 조화로운 삶


  기분이 울적할 때, 삶이 무겁게 느껴질 때, 아이들에게 괜한 짜증이 날 때는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따뜻한 차 한 잔 하면서 마음을 순화시킬 필요가 있다. 명상에 잠기는 것도 좋지만 좋은 글 한편 읽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이 책은 그런 상황에 잘 어울리는 책이다. 대학시절 심적으로 힘들 때 읽었던 '무소유'도 삶의 여유와 희망을 안겨 주었다.

  '인간,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라는 서두의 제목이 마음에 든다. 행복과 불안은 내 안에 있다는 단순한 진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마음먹기에 따라 어두운 마음이 밝은 마음이 되고 어두운 기운이 밝은 기운이 된다는 것,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살아가면 밝은 기운이 밀려와 우리의 삶을 밝게 비춘다는 진리가 새삼 위안이 되는 요즘이다.

  책을 펼칠 때 복잡하고 산만했던 마음이 다 읽고 나니 한결 따뜻해지고 편안해 졌다. 내 안에 맑은 고요가 흐른다. 화가 날 때, 힘들 때 이 책의 좋은 글귀를 생각하며 마음을 정화시켜야 겠다. 곁에 두고 음미하고 싶은 책이다.


30대 여성들의 유쾌한 이야기

걸 / 오쿠다 히데오 저 ; 임희선 역. - 북스토리


  '공중그네'를 읽으면서 오쿠다 히데오를 알게 되었는데 소설의 묘미와 즐거움을 한껏 만끽했기에 전작주의자처럼 이 책도 선택의 여지없이 읽게 되었고 단숨에 읽어 내려간 책이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이 책의 주인공들은 사회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당당한 30대 워킹우먼들이다.

  선배가 신참을 지도해 주는 의미의 지도사원으로 임명된 ‘띠동갑’. 키도 크고, 잘 생긴 신입사원을 만나면서 34살 노처녀의 마음에는 혼자만의 사랑이 싹트고 유쾌한 착각과 질투가 이어진다. 30대 이른 나이에 과장으로 진급한 유부녀 히로키의 이야기 ‘히로’는 나이 많은 남자 부하직원과의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 하지만 잘 극복해 나간다. 중간관리자의 역할과 줄서기,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서른여섯 살의 이혼녀 다카코는 주변의 따가운 눈총과 관심으로 인해 힘들어 하지만 적극적인 마인드로 직장생활과 육아를 훌륭히 해 나간다.

  현재 처해진 삶은 마음먹기에 따라 한없이 우울할 수도 행복할 수도 있다. 밝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이겨나가려 노력한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는 삶. 일본의 30대 독신여성들의 삶 속에서 우리나라 여성들의 모습을 읽었다. 마음은 영원한 20대이고 싶은 30대 여성들의 유쾌, 통쾌, 상쾌한 글 속에서 읽는 내내 참으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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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프레이야 > 기분 좋아지는 아이를 만나다
잘난 척쟁이 경시 대회 작은거인 5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강봉승 그림, 조병준 옮김 / 국민서관 / 2006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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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클레멘츠의 동화를 세번째로 만났다. 랄슨선생님 구하기, 프린들 주세요, 다음으로 이 책이다. 여기에서도 공간은 역시초등 학교다. 주인공은 초등학생. 프린들주세요, 에서처럼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남자아이를 만날 수 있다. 다른 동화에서처럼 작가는 간결하고 경쾌한 문체로 이야기를 빠르게 이어내려간다. 그 이야기에 독자는 동승하여 마치 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올라갔다 내려갔다 휘돌아가며, 신이 난다.

주인공 제이크는 현재 4학년인데 3학년 때 있었던 특별한 경험을 떠올리며 회상하여 고백하는 이야기 형식이다. 컴퓨터를 좋아하고 10년 가까운 세월을 컴퓨터와 지낸(그렇다고 중독은 결코 아니다. 하루 한 시간만 한다는 약속을 잘 지키고 있으니) 컴퓨터 박사다. 제이크가 가장 싫어하는 건 잘난 척 하는 거다. 잘난 척 하며 언제나 손을 번쩍 들고 나서는 케빈과 마샤를 경멸한다. 그런 제이크가 잘난 척 할 수밖에 없는 기로에 섰고 그 과정에서 대단히 소중한 것을 잃어감을 느끼며 스스로의 깨달음으로 완전히 잃을 뻔 한 것을 다시 찾는 과정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제이크는 모든 걸 알고 있다, 이게 원제다. 제이크는 '정말 잘난' 사람은 어떠해야함을 서서히 깨달아간다. 과학경시대회에서 상품으로 내걸어진, 그토록 갖고 싶었던 최기종 컴퓨터를 독차지하기 위해 과학실험에 매달려온 자신의 모습을 보며, 과학이 좋아서, 알고 싶어서, 즐겁게, 잘난 척 하지 않으면서, 조용히 오래도록 실험관찰을 해온 피트에게 우승이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란 걸 깨닫는다. 하지만 제이크는 준우승에 흡족해한다. 왜냐하면 제이크는 절친한 친구 윌리와 공동 작업을 하며 너무나 즐거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 좋은 친구 윌리와 다시 뭉치며 우정을 다졌기 때문이다.

<잘난 척쟁이 경시대회>는 초등 중학년 정도의 아이들이 마음의 성장을 경험하는 과정을 풋풋하게 담고 있다. 자신을 과시하고 싶어 남을 누르고라도 잘난 척하며 나서고 남의 시선을 끌고 싶어 잘난 척을 하는 아이들의 심리가 밉지 않게 그려진다. '잘난 척척쟁이'였던 제이크의 아빠도 믿음직하다. 윌리와 제이크의 공동작업을 중간에 딱 한 번 봐주면서 아이들이 해 놓은 것을 바꾸라는 말이나 다른 도움 따위는 전혀 주지 않고 그저 스스로 생각해보라는 말만 해준다. 여기서 제이크는 아빠에 대한 신뢰를 가진다. 또한 눈빛만 보아도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 윌리는 제이크에게 있어 소중한 재산이다. 긍정적이며 유쾌한 성격의 윌리는 자신을 사랑하고 친구의 마음까지도 보듬어주며 생각이 깊은 아이다. 이런 친구와 함께 하는 일이라면 뭐든 즐겁지 않을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리게 되는 제이크, 건강한 아이다.

이 책의 미덕은 아이들의 톡톡 튀는 대사와 함께 제이크와 윌리, 케빈과 마샤 그리고 피트의 성격을 개성있게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어른들은 주변에 두고 아이들을 주인물 구도로 하여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적극적으로 그려내어서, 읽는 내내 생동감이 느껴진다. 중간에, 과학을 하는 사람의 태도로 주변을 관찰하고 의문을 가진 다음에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실험하여 결론을 내리는 과정이 나온다.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라면 이 부분에 집중하며 썩 재미있어할 것이다. 클레멘츠의 다른 동화에서 올바른 신문기사쓰기와, 언어의 창조와 소멸에 대해 아이들로 하여금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듯이, 여기서는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하는 보너스까지 얻을 수 있다. 클레멘츠의 동화에는 특별한 재미가 있다.

4학년아이들과 읽고 잘난 척을 해보게 할 것이다. 어떤 이야기들을 쏟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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