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컬러 팔레트 - 경단녀에서 창업자로
김희연 지음 / 이유출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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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색이신가요? 오늘은 어떤 컬러로 살았나요? 나만의 컬러를 알고 계시나요? 사실 남보다 나를 아는 것이 더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나만의 컬러까지 아냐고 물어보면, 보통은 아니라고 답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제는 기업 자체뿐만 아니라 기업의 대표를 넘어서서 개개인이 퍼스널 브랜딩을 해야 하는 시대라고 하네요. 진짜 점점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네요.





하지만, 다행히 도움을 받을 수가 있다고 합니다. 컬러와 채도가 없기에 색이라고 칭하기 어려운 무채색인 회색이라고 누군가에게 평가받았던,, 남편과 이혼하고 자신만의 길을 이제 막 시작하면서는 새벽의 실낱같은 로열블루였던,, 재취업과 이직을 위해 끊임없는 추진력으로 불태웠던 레드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다채로운 무지개색이 되어 누군가의 색을 만들어주고 찾아주는 누군가 있다고 하네요. 바로 퍼스널 컬러/이미지 컨설팅 <브랜미>의 대표인데요.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으세요? 경단녀에서 창업자까지의 삶을 담은 에세이.. 그녀의 컬러 팔레트를 살짝 열어보았답니다. 





동기들 중에서 가장 먼저 아나운서로 입사를 했다는 그녀는 광주 MBC에서 방송을 하면서 나름 지역에서 텔레비전에 나오는 절반쯤 연예인이었는데요.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SBS로 옮기면서 빨리 독립하고픈 마음에 결혼이라는 것이 해버렸다고 하네요. 그리고, 아이를 낳고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어버린 20대 중반,, 누군가에게는 행복해 보이는 삶일 수도 있었겠지만,, 그녀 나름대로 가정과 육아와 양가에 최선을 다했지만,, 그녀의 마음은 스스로조차 속일 수가 없었다고 하네요.




그런 그녀가 마주한 것은 바로 페미니즘, 여성학..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그녀의 감정, 기분, 생각의 대답이 담겨있었다고 하는데요. 나만의 삶을 찾아가기로 결심한 그녀,, 그리고 그런 그녀의 행동에 못마땅한 남편,, 그렇게 그녀는 경단녀에서 전업주부, 그리고 자식 딸린 이혼모가 되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건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던 듯합니다.


하루하루를 겨우 유지하면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바탕으로 시작한 회사 생활은 결코 만만치 않았던 듯한데요. 하지만, 다양한 회사에서 조금씩 쌓아가는 실무 능력과 자신만의 전문성은 그녀만의 스펙이 되어버립니다.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PR과 홍보.. 23년간의 다양한 에피소드 안에는 그녀만의 도전과 용기, 그리고 노력과 신념이 담겨 있더라고요.


​그리고 마침내 창업..!! 맨땅에서 헤딩하는 경험도 수차례 있었고, 새롭게 확장한 사업을 접어야만 할 때도 있었고, 매출이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자신감이 떨어질 때도 있었지만,, 결국 그녀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정착시켰다고 하네요. 놀라운 이야기였냐고요? 글쎄요. 에세이에 담긴 수많은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그녀의 하루하루가 보이는 듯하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그녀였기에 가능했던 게 아니었을까 싶더라고요.




이미 수많은 시간을 쌓았고 누군가보다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듯하지만, 아직도 또 다른 내일을 걱정하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는 저자의 마지막 이야기에 살짝 놀라게 되네요. 스스로 나이가 있고 건강도 예전만 못하기에 힘이 부친다고 하면서도, 누군가를 변화시키는 그 순간의 기쁨을 알기에 포기할 수가 없나 봅니다. 이게 바로 나만의 색을 찾은 자의 모습이 아닐까요? 이게 바로 배꼽 아래쯤에 있는 아주 작은 나비가 팔랑인다는 것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하루에도 수없이 지나치는 누군가,, 그들에게도 그들만의 색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저자가 운영하는 퍼스널 컬러 이미지 컨설팅 <브랜미>를 방문하지 않았기에 조금은 어색하고 조금은 어설픈 모습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하지만 저 역시나,, 또한 여러분 역시나 자신만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을 테고, 그 이야기는 각자의 브랜드로 조금씩 자신만의 색으로 빛나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아마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더 선명해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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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들의 환대 - 제2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전석순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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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지원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오늘은 당신의 첫 번째 기일입니다. 무심한 세월은 덧없이 흐르고 흘러 이제 영원히 이별해야 할 차례가 왔습니다.

p.7


죽음을 연습한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추진된 임종체험관이란 공간에서 벌어지는 삶과 죽음.. 아니 누군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소설 한 권을 만났는데요. 죽음만큼이나 이들의 삶은 희미한 흔적과 같아 보이네요. 반대로, 어찌 보면 죽음만큼이나 그들에게는 크나큰 흔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임종체험관에서 근무하는 이들에게 찾아온 그날의 이야기.. 여러분이라면 이런 순간에 어떤 표정을 하실까요? 도대체 이게 무슨 이야기냐고요? 지금부터 아주 살짝만 알려드릴게요.


자신의 죽음을 마주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이곳은 바로 임종체험관이라고 하네요.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되어 여러 차례 보수공사가 진행되었던 다리를 건너, 가로수에 반쯤 가려진 신호등의 보행자 버튼을 누르고, 우두커니 서 있는 돌덩이로만 보이는 비석을 찾아야만 올 수 있는 곳이라고 하는데요. 한 지자체에서 자살률 감소를 통한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흉물로 방치된 빈 건물을 활용해 야심 차게 준비한 임종체험관. 하지만, 생각보다 야무지게 구성되어 있는 듯싶더라고요.


체험관 안내와 예약을 담당하는 미연, 영정 사진을 찍어주는 유영, 유서 작성을 도와주는 가령, 수의 입기와 관 체험을 진행하는 승인, 그리고 이들과 체험관을 관리하는 관장까지.. 이들이 운영하는 이곳은 의외로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어디서도 만날 수 없는 특별함.. 누군가의 sns에서 시작된 입소문.. 하지만, 죽음이라는 것은 재미보다는 아픔이잖아요. 누군가에게는 자살 연습? 죽음 체험? 죽음 준비? 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추가된 체크 리스트가 바로 이것.. “수상한 체험객은 없습니까?”





… 죽으려고 했어요! 죽으려고…. 여기에 갔다 온 다음 날!

p.79


태풍이 북상하면서 거센 바람과 폭우가 쏟아지는 어느 날, 모든 예약이 취소된 그날에 갑자기 방문한 체험객 한 명. 그 누구보다 수상해 보이는 그녀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는 모두에게 충격적이었는데요. 누군가 자살을 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이곳을 갔다 온 다음날에 말이죠. 모두가 정신없던 지난 화요일 3회차에 방문했던 누군가가 말이죠. 그날,,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정말로 수상한 체험객이 있었던 걸까요? 그런데 우연히도 각자에게 수상한 누군가가 한 명씩 있었답니다.


자신에게 성추행을 하고는 잘못이 없다며 넘어가자고 했던 학교 선배, 시설에서 나와서 무연고로 죽은 친구의 장례식에서 만나 서로를 의지했지만 틀어진 동기, 크지 않지만 작지도 않은 돈을 빌려 가서는 갚지 않아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 동생, 점점 심각해지는 치매로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는 엄마.. 이들이 화요일 3회차에 참여했거든요. 바로 이들 중에 한 명이 자살을 시도했던 수상한 체험객이었을까요? 하지만, 이들보다 이들을 마주한 체험관 직원들이 더 수상한 하루가 아니었나 싶네요. 자신의 아픔을 죽음의 공간에서 마주한 이들.. 괜찮은 걸까요?





임종체험관을 찾는 이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과연 나는 그 공간에 간다면 어떤 마음으로 서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조금은 섬뜩한 공간이겠죠? 하지만, 무언가 떠오르지 않을까 싶어요. 그게 무엇일지 지금은 모르겠지만요. 조금은 특별한 순간, 조금은 특별한 추억, 조금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닐까 싶은데요. 아니면, 소설 속의 인물들처럼 예상치 못한 만남일 수도 있겠네요. 궁금해집니다. 여러분은 어떠실지..​


솔직히 조금은 힘들게 읽은 한국 소설이었답니다. 과거와 현재, 이곳과 저곳을 오고 가면서 문장들이 왔다 갔다 하는 느낌이었거든요. 임종체험관에서 일하는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생각의 흐름대로 오고 가고 있었기에 조금은 맥락을 따라가기 힘들기도 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듭니다. 단지 그들의 삶을 하나의 모양으로 바라보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던 거 같다고 말이죠. 그리고 이제는 보인다고 말이죠. 오랜만에 차분한 마음으로 읽은 한국소설이었는데요. 한번 만나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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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인 생활
한광수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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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잘 지내고 계시나요? 너무나도 흔한 인사일 수도 있겠지만, 이 안에는 정말 많은 것이 담겨있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건강에 대한 염려일 수도, 경제적인 면이나 인간관계에 대한 걱정일 수도, 힘들던 어떤 사건에 대한 질문일 수도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결국에는 우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그리고 결국에는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그렇기에 삶과 죽음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문득 해봅니다. 요즘 삶이 어떠하신지요? 죽음을 잘 준비하고 계신가요? 이런 질문을 말이죠. 그런데.. 이 질문들은 답을 하기가 참 어렵네요. 우리의 삶,, 그리고 특히 죽음이라니.. 그 대답이 아마도 이 책에 있지 않을까 싶어 펼쳐보았답니다.






이런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어차피 죽을 텐데 열심히 살아서 뭐해.. 짧은 인생은 그냥 그렇게 살다가 죽으면 되는 거지.. 바로 허무감이란 것인데요. 보통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사랑과 관계를 통해 삶의 가치를 찾아가기 마련일 겁니다.


하지만, 나약한 인간이기에 그 반대로 깊은 상실감과 열등감 같은 감정은 점점 더 깊은 고통으로 빠져들게 된다고 하네요. 그리고 허무감은 또 다른 허무감을 낳으면서 악순환까지.. 이런 삶을 벗어나는 길은 과연 무엇일까요?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삶과 죽음에 대한 해답을 찾는 방법.. 바로 영적인 삶이라고 하네요. 종교, 철학, 예술, 문학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태도가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영적인 삶을 위해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이에 대한 답을 여러 가지 이론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탐구하고 비교하면서 알려주고 있는데요. 하느님의 존재로 이야기하는 그리스도교와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불교의 가르침이 그중 하나라고 하네요.


그리고, 인간이 깨우친 지혜로 필멸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을 이해하고자 했던 철학은 또 하나의 기준이 될 듯합니다. 저승을 보고 돌아온 에르를 통해 정의와 덕을 중요성을 이야기한 플라톤, 자기 내적인 가치를 높이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쇼펜하우어, 충만한 생명력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강조한 니체까지.. 그리고 자연과 예술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과연 죽음은 무엇일까요?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언제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아니라고 합니다. 바로 죽음을 잘 맞이하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말하고 싶었다고 하더라고요. 웰빙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웰다잉, well-dying이라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많은 이들이 이렇게 생각을 하곤 하죠. 죽음이란 것이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라고 말이죠. 하지만, 누구나 언제든지 마주할 수 있고 마주해야만 하는 필연적인 순간이 바로 죽음이기에, 이런 마음가짐과 자세는 중요하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다행히 이 책은 하나의 종교나 하나의 이론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었답니다. 누구에게는 신일 수도 있고, 누구에게는 영적인 존재일 수도 있을 그 무언가를 통해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대비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고 있었거든요.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삶에 대한 문제였기에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여러분은 삶과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궁금해지네요. 이 책을 통해 잠시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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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나태주 지음 / 니들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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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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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제목의 시인데요. 정말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짧고 좋은 글귀가 아닐까 싶네요. 삶에 대한 따스함과 소중함이 느껴지는 문장들인 듯하거든요. 그런데 이 시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 아시나요? 일주일에 하루 무학년제로 2시간 수업을 하면서 교장이었던 나태주 시인이 함께 한 아이들과 A4 종이에 그림을 그리다가 떠올랐다고 하네요. 후다닥 자신의 머릿속 개념대로 그려온 아이에게 조금 더 자세히 보고 오래 보라며 잔소리를 하다가.. 다시 그려보자는 말에 후다닥 돌아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너희들도 자세히 봐야 예쁘다며 말하다가 말이죠. 재미나지 않나요?






나태주 시인이 오랜 시간 시인으로, 그리고 43년 동안 몸담았던 교직 생활에서 보고 느끼고 알게 된 삶의 지혜, 그리고 그 지혜를 담은 따스한 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을 만났는데요. 2021년에 EBS의 강연 프로그램에서 진행했던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이라는 20분짜리 연속 강좌 12회분을 조금 더 풀어서 담은 책이라고 하더라고요. 중고등학교 아이들을 만나서 하던 문학 강연처럼 편안하고 즐겁게 풀어놓은 이야기들.. 하지만 너무나도 좋은 글귀와 인생 명언들이 가득이네요. 그의 따스한 시에 담긴 의미처럼 말이죠. 우리에게 건네는 그만의 인생 수업이 너무나도 반갑더라고요.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네요. 초등학교 선생 시절 아이들이 ‘나태주’라는 이름으로 지은 별명이 ‘나 좀 태워주’였다는데요. 어떻게 선생 이름을 가지고 이렇게 놀릴 수가 있을까요? 화를 내도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그에게는 정겨워서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원래 꿈은 대학 선생이었지만, 박사 학위를 받을 정도로 형편이 허락하지 않아 초등학교 선생이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안타깝고 속상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아이들과의 만남 덕분에 누구나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를 쓸 수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결핍을 다른 시선에서 바라보는 힘, 바로 자기애가 아닐까 싶은데요.


바로 이런 자기애에 대한 첫 번째 강연부터 너무 좋더라고요. 공감과 응원을 받게 됩니다. 너무 잘하려고만 해서 힘들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공감의 한마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응원 글귀 하나에 마음이 놓이네요. 자신의 결핍을 인정하고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살아갔던 그의 인생이 바로 이런 위로와 응원에 연결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더욱더 마음에 와닿고, 더욱더 위로와 위안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자기애, 자존감, 결핍, 인생, 행복, 사랑, 터닝포인트, 시, 가족, 삶의 담론, 성공, 죽음.. 12번의 강연에 담긴 12가지 주제들은 그의 시 한 편과 그의 인생 한 토막이 함께 하고 있네요. 옆에 앉은 친구에게 건네는 한마디 같은 그의 시처럼, 나태주 시인의 글은 거창하거나 놀라운 이야기라기보다는 따스한 위로와 응원 같았답니다. 그 역시나 우리들처럼 힘들었고 위태로웠고 고민도 많았거든요. 하지만, 살아가면서 발견하고 깨달은 그의 조언들은 역시나 든든합니다.


그리고, 가족과 이웃의 모습을 따스한 색채로 그린 스웨덴 대표 작가 칼 라르손의 그림들이 함께라서 더욱더 좋지 않았나 싶네요. 서로 다른 환경에서 활동한 작가들의 서로 다른 예술 장르였지만, 그들의 감성은 연결된 듯했거든요. 주변 사람들을 향한 사랑과 애정이 담긴 그들의 시선과 목소리는 함께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글과 함께 만난 그의 그림은 전시회에서 만났던 느낌과 또 다른 느낌이었답니다. 너무 좋은 만남이 아니었나 싶네요.






오랜만에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음미하면서, 아니 귀 기울이면서 읽은 인생 명언이었던 거 같아요. 가족과 이웃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 담긴 칼 라르손의 그림과 함께라서 더욱더 그랬던 것이 아닐까 싶네요. 마지막 장을 덮고는 그림들만 다시 한번 찾아서 봤답니다. 그러면서 나태주 시인이 들려주었던 인생 조언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았네요. 이제 여러분께 들려드리고 싶네요. 좋은 글귀 인생 명언이 담긴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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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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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지원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람들은 죽어요. 젊어서 죽고, 늙어서 죽고, 쉰여덟에 죽죠. 다만 나는 애나가 그리워요. 그게 전부예요. 애나는 내가 세상에서 사랑한 단 한 사람이었고, 이제 나는 애나 없이 계속 살아갈 길을 찾아야 해요.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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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폴 오스터를 아시나요? 뉴욕 3부작이란 소설이 가장 유명한 작가인데요. 그만의 감수성 풍부한 언어와 기발한 아이디어로 선보이는 <우연의 미학>을 담은 작품들로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라고 합니다. 아니,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가라고 해야겠네요. 작년 7월에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났거든요. 그리고 그의 마지막 작품이 바로 이번에 만난 바움가트너라는 소설이랍니다.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걸까요? 죽음과 상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더라고요. 우리 모두가 마주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지만, 과연 그가 들려주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은 어떤 모습일까요?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궁금하다는 소설이라 기대하면서 읽어보았답니다. 



하루가 너무 길어 보이네요. 아니,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어 보입니다. 바움가트너.. 그의 오늘이 말이죠. 2층 방에서 논문을 쓰다가 필요한 책을 찾으러 1층으로 내려가는데 아침 10시에 누이에게 전화하기로 했던 게 기억나는데요. 하지만, 부엌에서 타는 냄새가 나서 보니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알루미늄 냄비가 타고 있네요. 생각 없이 손을 뻗었다가 뜨거워 소리를 지릅니다. 그러다 걸려온 전화는 전기 회사의 계량기 검침원인데 늦게 갈듯 해서 미안하다네요. 그리고 또 다른 전화는 매주 청소하러 방문하는 플로레스 부인의 딸인데요. 아버지가 전동톱을 쓰다가 손가락이 잘려 병원에 갔다네요. 그리곤 방문한 초보 검침원을 위해 함께 지하실로 내려가다 넘어지면서 발목을 다칩니다. 

이 모든 일들이 있던 하루.. 그리고 시간이 흘렀는데요. 잘린 손가락, 다친 발목, 화상을 입은 손바닥은 사고의 흐름에 따라 환지통이라는 단어로 연결되는데요. 육체적인 가짜 아픔인 환지통, 이것은 단지 육체적 고통에만 해당될까요? 그에게는 사랑하는 아내, 애나를 잃은 슬픔으로 오랜 기간을 정신적 환지통에 아파하고 있다고 합니다. 번역 일을 하던 그녀의 작업실에서 들려오는 타자기 소리가 아직도 아침잠을 깨우고, 위층 어떤 방에는 그녀의 발소리가 들리는 듯하다네요. 그리고 그녀의 작업실에서 울리는 전화벨 소리.. 그리고 수화기에서 들리는 그녀의 목소리는 그에게 다시 살아가라고 이야기하네요. 깊은 연결을 통해 죽은 자의 존재를 이어가라고 말이죠.



죽음.. 한 번만 더 바다에서 수영을 하겠다는 그녀를 말리지 못했던 그날. 그 바다에서 죽음을 맞이한 애나를 떠나보내지 못한 비움가트너는 이제 그녀를 영원히 기억하는 방법으로 상실의 아픔을 영원한 연결로 이어가기로 합니다. 그녀가 남긴 시를 모아 책을 출간하고, 그녀의 작품을 연구하겠다는 학생을 도와주기로 하면서 말이죠. 그들의 성장과 만남, 그리고 삶에 대한 에피소드들에서 느껴지는 따스함과 소중한 추억을 고스란히 담아내기로 합니다. 그 순간들을.. 

어떤 분의 서평에 이런 문구가 있었는데요. “상실을 통과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라는.. 책을 읽기 전에 만났던 문구였지만, 너무 마음에 와닿고 잔잔함과 따스함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역시나 그런 이야기였던 거 같네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을 바움가트너의 삶이 그동안 살아온 삶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풍부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너무나도 사랑했던 아내를 불의의 사고로 떠나보내고, 그녀에 대한 그리움에 갇혀 살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 기억과 추억을 바탕으로 또 다른 하루를 만들어갈 것이기에 말이죠. 



누군가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정말로 가슴 아픈 일일 겁니다. 오늘도 얼굴을 마주하며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웃음 지었던 누군가가 내일부터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은.. 정말 상상만으로도 힘겨운 일일 테니까요. 하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상대방을 보낼 수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멋진 인사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폴 오스터, 그만이 남길 수 있었던 소설이 아니었을까 싶기에 추천해 봅니다. 당신의 삶에 필요한 이야기일 듯도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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