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읽기 오지게 싫어하는 딸이 억지로 억지로 읽어줬다. 앞표지 내눈엔 아이가 남기고 간 흙발자국 보는 엄마구만, 이 엄마가 개미 보는 거라고, 뒷표지에 보면 젊었을 때부터 이 엄마는 개미를 좋아했던 거라고 아이가 지어내고 그런다. “그렇게 그렇게” 살고, “그렇게 그렇게” 늙고 하는 내용인데 어린이 목소리로 들어서 그런가 눈물을 펑펑 쏟았네. 흔하고 능청스럽고 유난하지 않게 기발한 요시타케 신스케 읽을 때마다 대중성, 상업성 뭘까 싶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유행열반인 2023-09-16 0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는 진짜 엄마들을 위한 그림책 작가 ㅋㅋㅋ집에도 음청 많은데 이거만 없나봄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3-09-16 16: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내가 나를 과소평가함...이 책 샀었네요... 책 발굴하다 페이퍼로 이어짐 소재 제공 감사합니다 ㅋㅋㅋ

유수 2023-09-16 21:24   좋아요 1 | URL
앗 너무 기쁩니다.. 반님 그림책은 안 보시나 늘 궁금하였기도 하고. 근데 어마어마하게 갖고 계시네요. 정작 저는 몇권 못 읽어봤어요.

반유행열반인 2023-09-16 22:12   좋아요 1 | URL
집에 어린이책도 헌책으로다 도서관급으로 갖춰놔서 저는 잘 못 보고 애들만 본 것도 많네요 ㅎㅎㅎ그래도 이 작가는 저도 열심히 챙겨봐서 유수님 애기가 읽어주고 글썽였대서 반가웠어요 ㅎㅎ 안 본 거다 했는데 펼쳐보니 나도 봤고 나새끼는 감동 주려고 펀치 주는 부분에서 오히려 뻐팅기는 편 ㅋㅋㅋㅋㅋ

유수 2023-09-16 22:46   좋아요 1 | URL
ㅋㅋ 펀치맞고 시러시러하던 신파와 어화둥둥하는 저는 바보입니다 ㅋㅋㅋ
 

이렇게 내내 투덜대려면 자격이 필요한 것 같다. 말을 잘 해야 함. 기깔나게 해야 함ㅋㅋ

사람들은 항상 이 작가 혹은 저 작가를 좋아하는 이유를 대지만, 사실 특정 주제에 대한 독자의 생각을 작가가 글로 정확하게 옮겨주었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다. 그들은 작가를 일종의 영매처럼, 무언의 존재에게 목소리를 빌려주는 역할로 본다. 내 입장은 다르다. 나는 자가들이 내 생각이 아닌 말, 어떤 면에서는 내가 아예 생각조차 못할 말을 한다고 느낀다. 누군가가 미국 최고의 여류 시인 운운하면서 에밀리 디킨슨에게 접근하려면 무릎을 꿇고 다가가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내 생각도 그렇다. 위대한 작가들이 하는 말은 참으로 아름답기에, 그들의 말을 반복하는 바로 그 행위가 삶 자체를 한결 아름답게 한다. (…)
열심 있는 독자들은 문학이 끝없는 원정의 연속이라는 확신으로 한데 뭉친다. 계획된 원정이든 그렇지 않은 원정이든 다 고무적이다. 우리 중에 그냥 폼 좀 잡으려고 이러는 사람은 없다. 책이 늘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주진 않아도, 확실히 누군가는 가고 싶어 할 곳으로 데려다준다. 책에 환장하는 사람들은 어떤 면에서 현실에 만족 못 하는 사람들이다. - P39

이 책들의 일부는 본가에 남겨두고 왔는데 부모님이 갈라서는 바람에 전쟁 사상자 꼴이 났다. 이미 옛날에 없어진 책들이고 어떻게 처분됐는지도 나는 모른다. 그 책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이제 기억도 안 난다. 책이란 그렇다. 그 책들이 아직 내 수중에 있으면 좋겠다. 그 책들을 맨 처음 읽었을 때 내가 어떤 대목에 줄을 그었는지 확인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 내 시각이 변했는지 알고 싶어라. 여전히 그 책들이 나를 압도하는지 알고 싶어라. - P45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유행열반인 2023-09-14 15: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이 아저씨 진짜 까칠한데 저도 몇 년 전에 반했었쥬...개투덜인데 간지남 ㅋㅋㅋ

유수 2023-09-14 19:48   좋아요 2 | URL
재밌어요 할배도괜찮은데ㅋㅋㅋ반님이 더 잘하신다!

반유행열반인 2023-09-14 19:45   좋아요 2 | URL
약간 표지석 같은 할배 야 저 정도 지랄해도 재밌으니까 심지어 불평을 엮어 책으로 내는구나!하고 ㅋㅋㅋㅋ

책식동물 2023-09-14 18: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몇 년 전에 읽었었는데 진짜 너무 까서 좀 불편... 하지만 그걸 만회할만한 유머가 넘쳐서 그냥 넘어갔다네욬ㅋㅋㅋㅋㅋ 또 생각나네요 도서관 가야겠다...

유수 2023-09-14 19:38   좋아요 2 | URL
ㅋㅋ 아슬아슬해요 선 넘었다가 돌아왔다가 ㅋㅋ 이렇게 책 부둥부둥하며 인간 시러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책을 즐기는 101가지 방법 도마뱀 그림책 8
티모테 드 퐁벨 지음, 벵자맹 쇼 그림, 양진희 옮김 / 작은코도마뱀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기를 읽기. 읽기를 보기. 읽기를 즐기기. 읽기를 기뻐하기. 읽기에 울고 웃기. 벵자맹 쇼 회전문. 전작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밑줄


몇 년 전에 못 읽고 덮었었는데 지금은 재미있누

사람은 누구나 과거를 딛고 미래를 설계하며 현재의 과제를 수행하지만 그는 동시에 동시성과 완전성을 지닌 영원에 참여하고 있다. 모든 사람의 현재는 영원과 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 P18

책에 시간을 바치려면 무엇보다 먼저 토막 시간을 활용해야 한다. 서재에 세 시간 이상 혼자 앉아 있을 수 있어야 책을 읽는다고 한다면 그야말로 독서 이외에는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되기 쉽다. 아무리 훌륭한 책이라도 한 권의 책만 두고두고 읽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우리는 어떤 책의 하인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고, - P27

문화적 맥락의 지배를 받으면서 책들은 서로 일정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인간은 문화적 맥락 자체를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없다. 문화적 맥락 속에서 나서 죽는 인간이 문화적 맥락의 외부로 나와서 문화적 맥락의 전체를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다. 책들의 지형학으로 드러나는 맥락은 결국 인간이 구성한 인간의 작품일 수밖에 없고, 맥락 자체는 무한하나 인간의 구성 능력은 유한하므로 책들 사이의 맥락은 고르지 않고 빈틈이 많은 형태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 P30

마음밭 일은 침묵 속에서 원리로 환원할 수 없는 사실들을 인식하는 훈련이다. (마음 밭 일=사유) - P5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타 있지만 인터뷰가 좋다. 시집 담아둬야지.


https://m.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2309041905001?utm_source=urlCopy&utm_medium=social&utm_campaign=sharing


정 시인은 수상소감에서 남성중심적인 대가족의 막내딸, 남성중심적인 문단 말석의 시인인 자신과 “가족을 비롯해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거나 충분한 곁 혹은 품”을 주지 못한 결여와 미달을 떠올리며 (..)


게다가 20대에 80년대를 거쳐온 저로서는 늘 인간과 인권이 더 먼저였는데, 지금은 두 고양이 덕분에 동물과 동물권에 진심이게 되었습니다. 동물해방과 종 평등에 눈을 뜨게 되었구요.
(..)


정 시인은 “타자로서의 제 조건들을 충실히 살아내느라 제 목소리를 내는 걸 주저했고, 싸우는 걸 무서워했다”고 말한다. “그 겁도 학습 받은 것이거나 가스라이팅된 것이었겠지만요.”

“이제 겁내지 않아도 돼,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 그러니 이젠 절망해도 되고, 분노해도 되고, 지쳐도 되고, 져도 돼! 비로소 여성이어도 돼! 그게 진짜 지치지 않고 지지 않는 것이라는 걸 제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었어요. 그렇게 제 자신을 울력하는 문장이구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