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나와 하이파이브하면서 읽었다.

관전포인트

-눈뜨고 보기 어려운 왓슨의 인정욕구
-를 가능하게 하는 홈스의 왓슨 조련
-황야가 너무 좋아…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박산호 번역의 추리 소설을 읽는 것
-셜록 진짜 잘 만든 드라마였구나
-홈스바라기 왓슨한테 물드는 건지 나까지 왓슨바라기가 되어감
-늪, 안개, 초자연적 괴생명체, 괴담, 범죄자.. 어떤 형태든 모두가 각자의 공포를 나날이 대면하며 살고 있다

“레스트레이드 씨, 거기엔 가 본 적이 없다고요? 아, 그렇다면 황야의 첫 방문을 잊을 수 없을 겁니다.”222

언제나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존재하고, 정교한 그물이 지극히 섬세하고 노련하게 우리를 죄어 오고 있다는 걸 느끼긴 했다. 그러나 그 그물이 너무나 가벼웠던 나머지 마지막 순간에야 걸렸단 걸 깨달은 것이다.
(…)
그는 우리에게 흉악한 적일까? 아니면 수호천사일지도 모른다. - P185

나는 아직도 홈스가 나를 속였다는 사실 때문에 속상했지만, 그의 따뜻한 칭찬에 분노가 사라졌다. 그가 한 말이 다 맞고, (…) - P191

"가만히 있었던 내가 바보였어. 왓슨, 자네가 경을 돌봐야 할 임무를 소홀히 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어! 만약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면 우리가 놈에게 복수하겠어!" 이 부분 원문 궁금해서 밑줄. 어쨌든 왓슨에게 혹독한 홈스 놈ㅋㅋㅋ - P196

까다롭고 중요한 사건을 연속해서 해결했기 때문에 홈스는 기분이 아주 좋은 상태였다. 그래서 나는 홈스가 바스커빌 사건의 미스터리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도록 유도할 수 있었다. 나는 그때까지 좋은 기회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왜냐하면 홈스는 절대 한 번에 두 사건을 맡지 않고, 그의 명석하고 논리적인 두뇌를 조사 중인 사건 외에 지난 사건의 추억을 떠올리는 데 쓰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P241

바스커빌 저택은 떠다니는 짙은 안개에 뒤덮여 있었다. 안개가 걷힐 때면 음울한 황야의 기복, 언덕 비탈을 흐르는 은빛 물줄기들. 젖은 표면에 햇빛이 비칠 때면 희미하게 빛나는 바위들이 나타났다. 저택은 안팎으로 우울했다. 헨리 경은 어젯밤의 흥분에 대한 반작용인지 얼굴이 어두웠다. 나도 마음이 무거웠으며 임박한 위험을 느끼고 있었다. 위험이 항상 우리 옆에 존재하긴 했지만 그게 뭔지 알 수 없으니 더 끔찍했다. - P154

친애하는 홈스, … 신에게 버림받은 이 땅에서 일어난 일들을 잘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네. 여기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거대하고 음울한 매력을 지닌 황야의 영혼이 보는 사람의 마음속으로 점점 더 깊이 스며들고 있어. 일단 황야의 품으로 들어가면 현대 영국의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 - P118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유행열반인 2025-01-08 16: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가 어릴 때 본 거 이 시리즈 중에 없냐고 계림문고부터 팬더추리 등등 링크 뒤져왔는데(요 앞전글 댓글에) 다 오답인 것인가 ㅋㅋㅋ어차피 민음사랑 펭귄이랑 여기저기 다 번역되서 의미없지만 나도 어려서 보던 책 대부분 가지고 있는데 빌려본 책은 막 그 책이 모였더라 하고 궁금하고 그러더라구요 ㅋㅋ

유수 2025-01-08 17:16   좋아요 0 | URL
못봤죠 왜 못봤지! 가볼게요

2025-01-16 1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1-17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렸을 때 보던 전집이 있다. 그게 어디의 무슨 전집인지를 몰라서 간절하게 찾다가 반포기하다 반복하는 상태인데. 그 중에 있던 책 중 하나다. 이게 왜 이렇게 재밌었을까? 어두운 늪지, 저주와 의뢰 편지들, 한데 모여있지만 꿍꿍이가 다른 몰락(?) 귀족들, 본 적 없는 미지의 견종. 악마의 개!! 가물가물한 기억도 많이 틀렸을 것 같고 이미지로만 뭉뚱그려져 남은 감상이지만 어쨌든 지금 생각해도 빠질만 했지 싶다. 내 방구석에서 참 멀었지. 전집 너 누구세요. 어디 꺼세요 청소년? 어린이? 흑흑.. 그렇게 그리워하는 다른 책들 몇 권과 함께 가끔 그 전집을 떠올려만 보던 중인데 박산호님 번역이라니.. 민음사 전집 안 들이려고 했지만 제가 삽니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4-12-26 20: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유수님은 달라요~~ <바스커빌가의 사냥개>라니 너무 근사하잖아요. 아는 사람만 읽는다는 코난 도일!
부활, 지와 사랑(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읽던 제가 얼른 주워갑니다.

수이 2024-12-26 21:28   좋아요 2 | URL
지와 사랑 독후감 써주세요 언니

유수 2025-01-08 17:26   좋아요 2 | URL
저도 같은 목록 읽고 자란 거 같애요. 저건 딴 전집에서 못봐서 기억에 남은 ㅎㅎ 근데 얼마전에 나&골 읽었는데 이걸 뭘 알아먹고 읽었나??싶던데요.

수이 2025-01-08 18:29   좋아요 1 | URL
나골이 뭐야? 라고 하고 ㅋㅋㅋㅋ 혼자 엄청 웃었네

반유행열반인 2024-12-27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팬더추리걸작이라고 옛날옛적 해적판 중역 같은 홈즈 많은 시리즈 있는데 여긴 온갖 홈즈 다 있는데 개 나오는 건 없네요... https://pennyway.net/1568
이 책은 난 대여 2027년 만료인 펭귄판으로 들고 있는데 어린 유수가 넘나 재밌게 봤다는 책이니 그전에 보긴 봐야하는데 ㅋㅋ(제로전투기도 꽂아만 두고 대체 언제 볼 거니 ㅋㅋ오늘도 보라는 책은 안 보고 방황함요 ㅋㅋ)

유수 2025-01-08 17:17   좋아요 0 | URL
저도 나름 뒤져봐서 이게 어떤전집인지 알려고 수록작 중에 인상깊고 다른 전집에선 별로 못 본 거 위주로만 뒤져봤거든요. 이건 참신한 방법이라 지금 링크 타러 갑니더…

유수 2025-01-08 17:19   좋아요 1 | URL
추리소설 전집이 아니었어요. 문학도 있었던 거 같은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꽤 그쪽 장르 비중이 높았긴 하고.. 바스커빌 가의 개가 들어가있는 청소년 세계 머시깽이 전집이 많겠어? 하고 몇년 뒤졌던 기억..

반유행열반인 2024-12-27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도 찾았다 계림문고 이 시리즈 다른 책은 나도 봤던 듯 ㅋㅋㅋ 호움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kaestner&logNo=60157153919

유수 2025-01-08 17:21   좋아요 1 | URL
이거는 왜인지 링크가 안열려요. 계림문고는 아닐 거 같긴 해요. 이름난(?) 당시 전집은 많이 검색해봤었거든요.. 유명한 거죠 계림도?
 
책에 바침 - 결코 소멸되지 않을 자명한 사물에 바치는 헌사
부르크하르트 슈피넨 지음, 리네 호벤 그림, 김인순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뻘하게 웃긴 부분들이 있음 ㅋ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가님 별세 소식 들었다. 최근 출간된 다른 논픽션이나 소설까지 읽어보진 않았지만 내가 집에서 놀 때, 논다고 생각했을 때..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었다. 내용을 세세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인상에 남은 것은 저자의 자세였가. 답답하고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자포자기할 때 누군가는 강의 들으러 달려가고 공부하고 책이라도 읽고 있구나, 그리고 그걸 기록으로 남겨 보여주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표지의 “논다”, 그리고 “논다는 거짓말”이 절묘하게 느껴졌다. 어느 날엔 그냥 책을 식탁에 올려 놓았을 뿐인데도 제목을 읽어보곤 멋쩍게 웃으며 지나가는 얼굴들을 보았다. 내 안의 거짓말, 거짓말 속의 우리를 바로 보게 하는 책이었기에 작가에게 빚이 있다.
책 읽고 자본론 공부하고 싶어졌고 혼자는 버거워서 이리 저리 알아보다가 기회가 없어 흐지부지했던 기억이 있다. 새해 포부 부풀리기 딱 좋은 때라서 이참에 마음 다시 먹어보려 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412192016015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4-12-20 1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이게 무슨 일인가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ㅠㅠ

유수 2024-12-21 13:00   좋아요 0 | URL
저도 글 올릴 때 이게 무슨 일이야 싶었네요. ㅜㅜ

서곡 2024-12-20 1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세상에 최근 이 분의 전두환 책을 발견하고 오 이런 책도 쓰셨네 멋지다 했었는데...안타깝습니다

유수 2024-12-21 12:59   좋아요 1 | URL
그러네요. 장르 구분않고 써주셨다는 점도 특별하고 멋졌네요. 진심으로 명복을 빕니다.

단발머리 2024-12-20 11: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슬프네요. 저는 이 분 책 중에 <엄마의 독서> 너무 좋아서 여러 번 읽었던 거 같아요.
안타깝고 또 안타까워요 ㅠㅠㅠㅠ

유수 2024-12-21 12:57   좋아요 1 | URL
단발님께도 그랬군요. 경험과 분투를 책으로 내주셨어서 더 특별하게 남습니다. 저도 엄마의 독서 읽어봐야 겠어요.

건수하 2024-12-20 13: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소식 보고 너무 놀라고 황망했어요. 곧 책 출간 예정이시라고 하던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유수 2024-12-21 12:55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이에요. 뒤늦게 다른 책도 찾아 보게 돼요.

심야책방 2024-12-20 14: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 이 분 책 참 좋아했는데..젊으신 분인데 안타깝네요. ㅠㅠ

유수 2024-12-21 12:55   좋아요 0 | URL
네 ㅜㅜ 당연한 것처럼 계속 써주시리라 생각했어요. 애석합니다.
 

고닉 서평 중에 제일 궁금했던 책! 우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곡 2024-12-19 2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이 번역되는군요 필립 로스의 인생책 중 하나로 알고 있습니다

유수 2024-12-19 23:37   좋아요 1 | URL
오 그래요

서곡 2024-12-19 2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헤이 필립‘이라는 무료전자책(문학동네)에 로스의 인생책들이 나옵니다 거기서 읽었어요 유일하게 여성 작가가 쓴 작품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유수 2024-12-19 23:47   좋아요 1 | URL
하루에 역시를 두번 쓰게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