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퇴마사 1~3 세트 - 전3권
왕칭촨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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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독서 기준 중 매력적인 소재, ‘퇴마’. 퇴마에 대한 소설은 오랜만에 접하는 장르였다. 유럽에서 나오는 마법사와 같은 존재인데 마법사보다 더 정감이 가는 건 왜인지. 동양적 판타지에서 퇴마사는 슬픈 느낌이 있는 존재로 그려진다랄까? 좋은 능력을 가졌지만, 다른 이들을 위해 항상 희생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리라.


내가 느끼는 주인공 원승에게는 차분함 속에 슬픔이 담뿍 담겨있다고 느꼈다. 자신의 스승도 죽고, 믿었던 이들과 사건을 처리하게 되면서 황제의 신임을 얻어 퇴마사라는 기구를 얻게 되었다. 그러나 그를 시기하는 이들의 화살촉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함 마저 느껴졌다. 항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상관과 황후, 자신을 연모하는 공주, 황제의 동생, 거기에 기이한 사건까지. 위경련이 안 오면 이상할 정도의 숨막힘이었다. 주인공 원승에게 마음이 가는 건 그만큼 이 도서를 집중해서 읽은 거라 생각하였다.

처음 1권을 읽을 때는 이 작가의 글 쓰는 스타일을 확인하느라 바빴다. 다시 읽기에는 앞의 방대한 내용에 살짝 짓눌린 마음이 들었다. 1권을 읽고 나니 2권은 적응 완료. 읽는 데 막힘이 없었고, 스토리에 더욱 빠져들어 읽게 되었다. 불쌍한 그의 스토리를 끌고 가는 작가의 힘이 실로 대단하게 느껴졌다. 사실 세트 3권씩이나 만들 정도면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하였는지 생각만 해도 혀를 내두를 것 같았다. 당나라에 대해 많은 연구와 그것에 맞춰 글을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노고가 녹아있는 책이었다.


<묵향> 이후로 동양권의 판타지를 읽는 건 실로 오랜만이었다. 항시 판타지 도서를 찾다보면 서양권의 판타지를 더 많이 권유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한국의 판타지 <묵향>을 읽은 이후로는 동양권의 판타지를 많이 보려 노력한 것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너무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싫었다. 혼자만의 까다로운 기준에 맞추다 보니 판타지는 나에게 멀어진 존재가 되었었다. 아니, 소원해졌다는 게 맞는 말이겠지. 이런 나에게 코로나는 소원해진 것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주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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