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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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최은영에 대해 물어온다면, 인간의 마음이 비틀거리는 순간을 빈틈없이 포착하는 작가라고 감히 답하고 싶다. 그는 거대한 서사를 쓰지 않고도 우리의 마음이 작동하는 방식을, 나아가 우리 사회가 지닌 조용한 유해함을 끊임없이 뒤돌아본다.

일곱 개의 중·단편들은 어떤 결벽마저 느껴질 정도로 여성의 경험과 목소리에 집중하면서도 저마다 다른 감정의 결을 환기시킨다. 사랑이 만들어내는 매혹의 순간과 그 빛이 서서히 바래가는 과정을 레즈비언 서사로 풀어낸 「그 여름」은 가히 2018 최고의 연애소설이라 칭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을 애닳게 만드는데, 「601, 602」는 차라리 공포영화와 같은 섬뜩함으로 남아선호사상과 여아낙태가 만연한 현실을 날 것으로 드러낸다.
여성은 단일한 존재가 아니기에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에게 폭력의 경험은 저마다 다르고 또 다를 수 밖에 없다. 어떤 여성은 이성애자일 것이며, 어떤 여성은 견고하고 건강한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착취와 폭력을 피부로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독자들이 여성 의제가 스며든 문학에 호응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 세계의 가장 오랜 약자로서 내재된 공통의 기억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나또한 선존하는 내 삶의 경험과 관계없이(정말 ‘관계없이‘ 라고 장담할 수는 없을 것 같지만) 이야기를 읽는 내내, 화자가 담담히 읊조리는 서늘한 마음을 너무나 잘 알 것 같아 자주 마음이 쓰렸다. 오랜 기간 한국 문단을 점유했던 남성 중심의 서사를 읽고 배우며 자란 나로서는 최은영을 비롯한 젊은 작가들이 지닌 이런 문제의식과 민감한 감각을 응원한다.

최은영이 목소리를 불어넣은 인물들은 언제나 자신이 누군가에게 줬을 상처의 존재를 의심하고, 자신의 나약함에 죄책감을 느끼며, 그래서 반성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이런 지점들이 최은영에게 착한 작가, 선량한 작가라는 수식어를 부여하고 어떤 독자들에겐 ‘언제까지 착한 책만 쓸거냐‘는 당혹스런(?) 질문을 하게 만든다는 걸 안다. 그러나, 다른 존재를 상처 입히기 너무 쉬운 시대에 서로에게 무해하려 애쓰는 이의 몸짓은 얼마나 존엄한가. ‘의도의 유무를 떠나 해를 끼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나,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나, 때때로 나조차도 놀랄 정도로 무심하고 잔인해질 수 있는 나‘를 의식하는 젊은 작가가 겁을 집어먹고 쓰는 글은 한국 문단을, 나아가 우리 사회를 어느 방향으로 이끄는가.
나는 이런 이야기가, 인간의 이런 마음이 결국 우리를 구원하고 보호할거라 믿는다. 이런 책을 쓰는 이와 읽는 이에게서 연대의 가능성을, 현실적 비관을 뚫고 나온 엷지만 강한 희망을 본다.

어떤 사람들은 벼랑 끝에 달린 로프 같아서, 단지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만으로도 안도감을 준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모래도 내게는 그런 사람이었다. 나에게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되었을까. 나를 세상과 연결시켜준다는, 나를 세상에 매달려 있게 해준다는 안심을 준 사람이. 그러나 모래에게도 내가 그런 사람이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모래로 지은 집」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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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한국에서 문학하는 젊은 여성들 최대의 화두는 페미니즘이다
읽으면서 한강적 작법과 최은영적 작법에 대해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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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학교 1 - 이슬람의 탄생, 이슬람교 그리고 여성 이슬람 학교 1
이희수 지음 / 청아출판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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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이 읽었는데 평을 지금에와서야 쓰냄..

구어체 서술이라 쉽게 쉽게 읽혀서 이슬람에 대한 무지를 깨기 위한 첫번째 계단격인 책이다
내용 자체는 크게 새로울 것이 없었지만(수능 선택과목을 세계사로 했다면 아마 대강 아는 내용일듯) 기독교문화가 지배적인 한국에서는 충분히 새로운 내용일 거 같다.

단 한가지 깨달음
이슬람문화가 특별히 여성혐오적인 게 아니라 걍 다른 모든 문화권의 정도와 비슷하게 여성혐오적인 것이다. 그니까 이슬람만 패지 말고 모든 문화권을 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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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빨강 1 민음사 모던 클래식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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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면 자연스레 책 읽는 사람에게로 눈길이 간다. 핸드폰만 들여다 보고 있는 내가 왠지 애송이가 된 느낌. 동시에 일면식도 없었던 그 사람이 왠지 좋아지는 기분.
이건 작년에 서울갈때 탔던 고속버스에서 옆좌석 앉은 청년이 골몰하고 있던 책이다. 제목과 터키문학이라는 것 정도가 내가 이 책에 대해 알고 있는 배경지식의 전부였다. 게다가 실제 장정도 처음볼 뿐더러 이걸 읽는 사람도 처음 봤기 때문에 속으로 “와,, 이세상 간지가 아니네,,,”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이북리스트로 학교에서 책 사줄 때 리스트에 끼워넣음ㅋ

그리고 ,,일년이,, 지났다,,

왠지 구매한 책은 이미 내꺼가 된 것 같아서 독서를 나중으로 미루게 된 단 말이지..
그렇게 미루기를 일 년하고 얼마 전 영혜랑 카톡하다 우연히 이 책이 화두에 올라서 생각난 김에 펼쳤다.
두 권짜리라 생각보다 좀 오래 걸렸다
대체 <안나 카레니나> 같은 대장정 읽는 사람들의 독서력은 무엇..?

여튼,
첫 문장이 아름다운 소설에 자주 꼽힝다는데 사실 난 잘 모르겠고 별 감흥 없이 지나갔음 ㅎ

살해당한 자의 독백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각 장마다 수십번씩 화자를 바꾸며 전체적으로는 살인자를 추적하는 추리소설의 형태를 하고 있다. 구성적으로는 거의 완벽하다고 생각하는데, 수십번 목소리를 바꿔가며 들려주던 이야기가 셰큐레의 아들 ‘오르한’의 입에서 마치는 것이 맘에 들었다. 일부러 본인 이름과 똑같이 설정한 거겠지? 오르한 파묵 요 익살쟁이 ><~!~!!!

근데 도중에 책 정보 서핑하다 네이버지식백과새끼한테 스포당함..ㅋ
개빡쳐 ㅅㅂ 존나 빡대갈이 아니고서야 거기에 그렇게 누가 죽였는지 명시해놓진 않을거 같은데 대체 편집자 누구냐? 아무튼 네이버 덕에 다 읽지도 않았는데 이미 누가 살인잔지 다 알아버렸음 ㅡㅡ
네이버는 생각이 있으면 일을 똑바로 해라;;;!!!


어쨌든;; 책의 내용을 한 줄로 정리하자면 ‘오스만 제국의 이슬람 세밀화가들의 예술론’ 정도로 축약하고 싶다.
지금의 터키, 그러니까 오스만 제국은 지리적으로 서방과 동방을 잇는 위치덕에 수 많은 문화들이 흘러들어와 고이는 곳이다. 신의 형태나 인물의 외양을 인간의 시각으로 ‘똑같이’ 묘사하는 것은 결국 우상숭배가 되기 때문에, 이슬람 예술은 초상화처럼 정확한 묘사를 필요로하는 그림 그리는 방식을 악마적 기법으로 치부한다. 그러나 어느 시대든 전통을 깨고 새로운 사상에 경도되는 이는 존재하고, 에니시테는 서양에서 유행중인 원근법과 초상화 그리기에 반해 세밀화가들에게 술탄의 초상화가 들어간 책을 제작할 것을 지시한다.
자신만의 개성, 스타일, 화풍을 갖는 것은 그들에게 축복일까 신에대한 오만과 죄악일까. 이야기는 이 물음에 대한 세밀화가들의 끝없는 고뇌의 기록이다.

기본적으로 이슬람 화가들에게 ‘서명’은 흠결이라는 생각이 바탕이다. 진정한 장인은 자신이 그린 그림이 과거의 대가가 그린 것인지 자신이 그린 것인지 분간해 낼 수 없을 정도로 똑같이 그려낼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고방식 자체가 무척 새로웠다. 화가 각자의 특성을 갖는 것, 모네의 그림을 보면 모네가 그렸구나, 알고 고흐의 그림을 보면 고흐 그림이네, 알 수 있도록 자신만의 화풍을 갖는 것이 당연한 거라 생각했는데 이또한 서구주의적 관념이 아닐지..
사실 생각해보면 각자의 스타일대로 그리는 것 보다 수백년동안 수많은 사람이 똑같은 화풍을 갖는 게 더 어렵고 수련을 요하는 작업일듯하다.
하지만 그 오래되고 일관적인 화풍이라는 것도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한 대가의, 한 인물 개인의 화풍인 거니까 개성을 버리는 게 결국엔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내가 구구절절 떠들어봤자 책 속의 세밀화가들의 고뇌엔 어림반푼어치도 안되는데 걍 닥쳐야지..
유럽의 화가들을 모방하게 될까봐 두려워하면서도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도 스타일이 있나?”하고 물어보는 세밀화가의 연한 마음이 순간 너무 가슴아프게 다가와서 눈물을 조금 흘렸다 ㅠ


뒷표지엔 ‘세 남자의 운명을 완전히 바꿔 놓은 매혹적인 여인 셰큐레를 둘러싼, 목숨을 건 사랑이야기’ 라고 써있는데 나는 완전히 틀린 설명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의 여주인공 격인 셰큐레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오로지 그 자신밖에 사랑하지 않았다. 굳이 셰큐레를 ‘목숨을 건 사랑이야기’로 엮는거 넘 이성애중심적인 강박으로 느껴진다. 예쁜여자가 등장인물이 되면 꼭 이딴식 ㅋ.. 아름다운 여성이 어떤 보상처럼 주어지는 거 토나온다. 이 이야기가 주력한 사랑은 오히려 화원장 오스만과 그의 제자들 사이의 사랑, 세밀화가들 사이의 사랑, 그들의 신과 그림에 대한 사랑이다.


좀 더 어릴때 이 책을 읽었으면 더 재밌게 읽었을 거 같다는 후회가 들었다. 이국적인 지명과 골목들은 이제 나에게 너무나 일관적인 이미지만을 가져다 준다.
어린이들에게 세계문학을 많이 읽혀야하는 이유는 그들 나이대의 유연한 상상력이 스스로 새로운 풍경과 이미지를 창작해낼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내가 삽화 한 점 없는 하이디와 피터팬을 읽으며 느꼈던 행복은 지금과 절대 같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세계문학은 서구문화권 소설만 줄창 접했는데 요런 페르시아 환상문학st 읽으니 새롭게 즐거웠다. 터키뽕 차올라서 이스탄불 여행 가고 싶어...;;;

세상은 넓고 읽을 책은 참으로 많냄..
블루투스 키보드로 포스팅하니까 참으로 편하고 좋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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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공부를 해보고 싶은데(공부까진 아니더라도 상식 차원의 지식을 메꾸고 싶음) 어떤 책이 조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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