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 심리학으로 말하다 1
얀-빌헬름 반 프로이엔 지음, 신영경 옮김 / 돌배나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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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되는 심리학 서적 시리즈물이 나온다. 돌배나무와 이화여자대학교 통, 번역 연구소의 협력 프로젝트로 나왔다고 하는데, 음모론을 시작하며 신뢰, 젠더, 섹스, 다이어트, 패션, 일터, 은퇴, 셀러브리티, 중독 등 15가지의 주제가 나올 듯 하다. 개인적으론 은퇴와 일터에 대한 책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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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혼란스러울수록 음모론에 대한 이슈는 강해진다. 음모른은 대중을 흘리게 만든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음모론도 있었던 사실은 생각한다면 분명할 것이다. 물론, 산타클로스 같은 선한 의도를 가진 음모가 실행되기도 한다. 아이들이 모르는 음모를 어른들은 준비 중인 것이다. 책에서는 다소 부정적인 관점에서 음모론을 다룬다. 이 책의 취지가 그렇다. 그 속에서 심리학적 관점으로 왜 그런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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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에 대한 검색을 하면 여러 가지가 나오는데, 9.11 테러 미국 정부 자작설, 에이리어 51 외계인 거주설, 엘비스 생존설, 아폴로 11호 달착륙 연출설, 예수 결혼설(다빈치 코드를 통해서 유포되기도 했다), 에이즈 개발설 등이 있다. 이야기만 듣다보면 그럴싸하면서도 과연 그런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분석한 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음모론은 근원적이고 어두운 공포심을 자극해 우리 모두가 강력하고 사악한, 보이지 않는 힘의 지배를 받는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부추긴다. 비밀스럽고 은밀한 악의 조직에 대해 언급하며 이러한 조직들이 우리가 미처 모르는 사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여러 음모론은 "만약 그렇다면?"이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13).

음모론은 뉴에이지나 종교적 신념 같은 다른 유형의 믿음이 생겨날 때와 같은 인지 과정을 거쳐 탄생하고(8), 예측할 수 없는 두려운 상황에서 믿음에 더 강하게 매달린다(26). 타인을 불신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은 타인을 신뢰하는 사람들보다 음모론을 더 잘 믿는다(30).

음모론이 가지는 특징은 다섯 가지다(20). 패턴(임의적이지 않은 연결고리를 설정), 행위자(지능적인 행위자의 고의성을 지닌다), 연합(복수의 행위자), 적대감(사악하거나 이기적이라는 가정), 비밀 유지(불확실성)이다.

믿음에 대해 신앙의 깊이가 다름을 관찰하기만 해도 어떤 이들은 종교적 믿음을 갖고 어떤 이들은 갖지 않는지에 관한 타당한 질문을 제기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여하튼 사람들이 무엇을 믿느냐가 행동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믿음과 사실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것은 믿음이 아닌 사실이다. 그러나 신이 지구가 태양 주위를 궤도를 따라 돌게 만들었다고 말하는 것은 믿음인 것이다(71).

얼마 전 일어나 트럼트와 바이든의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로 음모론이 나오는 시대이다. 특히나 소셜 미디어로 인해 확산이 더욱 쉬워지고 있다.

21세기의 선거에서도 음모론이 도는 시점 속에서 올바른 눈을 가지고 올바른 의견을 가지는 것이 더욱 중요함을 깨닫는다. (혹은 그러한 음모론이 진짜일 수도 있을 거란 생각도 해보며..?!)

p.s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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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우슈비츠의 약사입니다
퍼트리샤 포즈너 지음, 김지연 옮김 / 북트리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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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시우스라는 인문에 대한 책이다. 그는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이게파르벤의 자회사 바이엘의 영업 사원이었고(9), 우호적인 평판(47)을 가졌던 남자다. 카페시우스는 독일아니 오스트리아 출생도 아니었고 강제수용소에서 복역한 대부분의 군인이나 의사 혹은 장교들처럼 민족주의자도 아니었다(43). 또한, 독일에서 일어나는 대격변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45), 그런 그가 아우슈비츠에서 죽음의천사라 불리는 인문 옆에서 지인들, 어린 자매조차 가스실로 보내게 된다.


나치 전범자들의 집단 재판에서도 반성의 기미가 없었던 그를 보자니 참 책의 선택이 아니러니하다. 얼마 전 읽었던 책에서는 독일의 긍정적 측면, 그러니깐 반성을 통해 나아간 현재의 모습을 바라봤다면 다시 독일의 과거로 돌아가서 독일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것이다. 간혹 책이 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살며시 들기도 한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입구에 새겨진 "노동이 그대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엉뚱한 구호는 열정페이도 아닌 것이란 생각이 든다(이 말은 파르벤에서 모방해서도 사용했다고 한다). 희망을 버리라는 단테의 지옥문 비문의 문구가 더 적절할텐데 말이다. 2만 5,000명의 강제 노동자들의 평균 수명은 고작 3개월이였다고 하니 참으로 고된 아니 죽음과도 같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전쟁만큼 비참한 것은 없다고 나의 스승은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것은 전쟁보다 더 참혹하다. 한 인간이 이렇게까지 망가져버릴 수 있구나란 생각이 든다.

카페시우스는 처음에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우울하고 구역질이 난다. 툭 건드리면 구토가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처음에는. 그러다가 차츰 익숙해지게 된다(70). 카페시우스에게 수감자는 그저 절멸 대상인 하찮은 존재에 불과했다(85)고 회고하는 장면은 평범한 사람도 상황에 따라서 쉽사리 바뀔 수 있음을 야기한다.

일하고 싶소?라는 질문에 네 라는 대답이 아니면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는 상황을 만들어버리는 시스템의 문제인지, "내가 무슨 죄를 저질렀지? 난 정말 모르겠소!"라고 주장한 사람의 문제인지 답은 내릴 수 없다. 언젠가 다른 책에서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었던 원인에 대해 철저한 분업화를 이야기했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건 올바른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불법은 인과의 법칙을 논한다. 원인과 결과가 있다는 것이고, 내가 저지른 행위는 내가 수습해야 할 수 밖에 없다는 결자해지와도 상통한다.

그런데, 이 또한 내가 무엇을 잘못 하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 정립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후대를 길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미래 사회는 더더욱 피폐해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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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마음 읽는 엄마, 교육 정보 읽는 엄마 - 서울대 의대, 아이 혼자서는 갈 수 없다
손소영.이경현 지음 / 리프레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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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컨설턴트와 교사의 공저로 된 책이다. 글을 작성하는 나 역시 대학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지라 저자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 지가 궁금해서 읽게 된 책이다. 읽는 내내 아 이런 것도 소재거리가 될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든다.

 

 

 

항상 전문 분야와 관련된 책을 읽을 때 겸손해지자라는 마음을 먹는다. 왜냐하면 읽으면서 "그래. 이거 다 아는거지."란 생각을 한때 많이 했었다. 결론적으로 기억에 남는 건 없었다. 왜? 내가 배울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시간을 죽이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여하튼 서평을 제대로 작성하면서 훨씬 더 생생하게 읽은 내용을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집에 있는 많은 책을 다 작성해보는 목표도 가져볼까 했지만, 이제는 한 권을 제대로 읽어야 할 때를 만들어가고 있다.

 

 

 

다시 이 책의 이야기로 돌아오면, 이 책을 접하면서도 행여나 그런 생각이 들까 더욱 조심스럽게 한 구절 한 구절 읽도록 노력했다. 그래서 이번 리뷰는 자칫 나도 모르게 오만한 태도가 드러날까 다른 측면에서 리뷰를 진행하고자 한다.

 

책 서두에 서울대 의대생들의 공부법 그리고 의대생의 부모님들이 어떻게 대했는지에 대한 간략한 인터뷰가 나온다. 제목처럼 아이 마음을 읽는 엄마, 교육 정보 읽는 엄마가 되기 위한 학생들의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18학번부터 20학번까지 있으니 생생한 소감이다.

 

책은 크게 마음을 읽는다(1부 아이 마음 읽는 엄마), 교육을 읽는다(2부 교육 정보 읽는 엄마)로 나눠져 있다.

 

 

1부에서는 엄마가 알아야 할 심리학, 학습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이 담겨져 있다. 그 중 공교육에 몸 담고 있는 나로선 사교육, 이용당하지 말고 이용하라는 부분은 개인적으로 좋았다고 생각한다.

감히 이야기하지만, 불안을 야기하며 교육자 행세를 하며 학부모나 학생을 손아귀에 쥐고 흔들려는 사람들은 참 좋게 보이지 않는다. 교육의 목적에서 위반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2부에서는 입시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들려준다. 입시 용어 정리도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읽으면서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하나의 예를 들어보면 대치동 등에서 일어나는 입시 설명회에 대한 부분이다. 작년 교육부 주최의 대입 개편 공론의 장에 참석을 했었다. 대표적으로 자유 발언 시간에 학생들은 학종을 찬성, 학원 강사는 학종을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물론, 자유 발언을 한 분들이 모든 학생과 모든 학원 강사의 의견을 나타내진 않겠지만 대표성을 드러내는 발언이라고 생각했다.

여하튼 설명회가 만드는 이유에 대해 관계자는 "어설픈 입시 고수들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란 답변을 한다(259). 수시 수험생이 많으면 수익이 나지 않기에 입시 연구소가 대형 학원과 협력 관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적어도 학부모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당하진 않을 것이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어설픈 입시 고수가 되진 말았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주식 만큼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입시라고 생각한다. 결과를 보고서야 그랬군 이라고 판단하고 차년을 준비할 뿐, 확신있게 이야기를 못 할 때가 많다. 전문가라고 외부에서 불리지만, 끊임없이 공부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됨을 느껴버린다.

 

마지막으로 아래 글을 기억하면 좋겠다.

"너 어째 요즘 좀 흐릿하다."

"엄마, 그냥 나 잘 하고 있다고, 너 참 잘하고 있는 거라고 그렇게 말해주면 안 될까? 나 힘들어."

 

학부모가 되지 말고, 부모가 되어보길 노력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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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공부 - 혼란한 세상에 맞설 내공
김종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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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이름이 똑같다. 그런데 글을 잘 잘 쓴다. 이름따라 삶이 따라가는 것이 아니였단 말인가. 인문학 교육에서 유명한 분인 듯 하다. 블로그도 구경가보니 엄청난 인원이 작가의 글을 보고 가는 듯 하다. 조금 일찍 알았다면, 대학생들에게 의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강의에 초대했을텐데란 생각도 든다.

 

 
         

책에 끌린 이유는 문해 라는 두 글자 때문이었다. 순전히 전공과 연관있는 단어였다. 평생교육의 6대 영역 중 하나가 기초 문해교육이기 때문이다. 지도 교수님의 관심 영역이였기 때문에 어깨 너머로 어떤 것인지만 아는 수준이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바와 학문에서 이야기하는 바는 동일하다.

물론, 학문에서는 비문해자가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는 해득 능력을 기초로 하여,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주어진 과업을 수행할 수 있는 활용 능력으로 확장이 된다. 결국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는 것이다.

루브르 박물관의 이야기가 나오는데(54), 신혼 여행 때 프랑스의 가이드가 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모나리자 보러 왔냐고? 굳이 볼 필요없다며, 우리에게 다른 작품을 소개해주었다. 그 작품이 가이드가 신혼 부부에게 꼭 추천해주는 작품이라며, 일부러 잘 보이지도 않는 모나리자 앞에서 사진 찍을 필요없다며.

관점은 다르지만, 저자는 루브르 박물관 이야기에서 자신의 기준으로 바라볼 것을 강조한다. 1년에 1권 제대로 읽기를 도전하며 지금같은 좋은 글을 쓰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내 곁에도 평생을 곁에 두고 읽을 책이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근래 빠르게 읽는데 익숙해져버려 그 책의 묘미를 못 느낄 때가 종종 생기는데, 좀 더 느리게 읽는 연습을 해야겠다(이전 이지성 작가의 책을 읽고도 같은 반성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잘 안 고쳐진다).

특히, 난중일기를 통해 사고 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는데(106),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루 한 줄이라도 쓰고자 결심하게 되고, 교사 중 한 분이 실시하는 교사의 글똥누기를 실천해야겠다 생각을 했다. 이전에도 같은 고민을 했으나 실천이 생각보다 어렵지만, 같은 반성을 두 번은 안 해야겠다.

생각해보면 나는 센스가 좋은 사람은 아닌 듯 하다. 그래서 더더욱 관찰하고 생각해야겠다. 나만의 눈을, 나만의 시야를 더 확장시켜야겠다.

"오늘 내가 보내는 일상은 내가 과거에 판단한 선택의 결과다"라는 이야기처럼 후회없는 삶을 살아야겠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가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되새기며 생각하며 읽으라고..

         

책을 덮은 나는 나만을 위한 사색훈(66)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본다. 한 가지만을 정하는 것이 오히려 더 쉽지 않지만, 끊임없이 고민해봐야겠다.

p.s 나 역시 대학원생 시절 노숙자와의 대화를 하였지만, 노숙자의 삶을 경험하진 못했다. 무언가를 안다는 것은 표면으로 아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제대로 읽는 법에 대해 잘 기술되어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저자의 실천이 담긴 책이기 때문에 생생한 경험이 녹아있다.

p.s 2 컬처블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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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축제가 된다면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김상근 지음, 김도근 사진 / 시공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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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이 도시를 여행하는 것이다. 피렌체에 도착하든, 로마로 가든, 아니면 베네치아를 여행하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 생각이 베네치아를 이해하고, 경험하고, 또 그 도시에 대해서 말하게 되는 것이다(13).

         

아직도 생각나는 곳은 베네치아(베니스)이다. 여행 일정상 하루 채 머물지 못 했던 곳이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198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포했지만, 많은 관광객으로 인해 오버투어리즘의 대표 도시로 지정될 정도이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해 물에 잠길 예상을 하며, 없어질 도시 중 하나로 베네치아를 뽑는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정도이다.

         

베네치아를 사랑한 인물은 무척 많다. 그 중 마의 산으로 유명한 독일의 문학가 토마스 만(베네치아에서 죽음을)을 시작으로 책은 첫 장을 마무리한다.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돌아본다. 진짜 모습을 본 것이다. 예술가로서 살아왔지만 삶에는 아름다움이 없었고, 사람들은 그에게 존경을 표했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지나치게 가혹했던 지난 삶이 후회로 다가왔다(52). 과연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돌이켜 볼 일이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는 카사노바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바람둥이이자 흔히 이야기하는 뇌섹남이라고만 알고 있던 그가 법학 박사, 로마의 성직자, 군인, 바이올린 연주자 등을 거쳤다는 것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귀족을 살리곤 상류사회에 진입하게 된 열쇠를 쥐게 된 것이다. 여튼 돌고 돌아 베네치아로 돌아왔을 때 스스로 탕자의 귀환이라고 칭했다고 한다.

여성을 울리기만 했을 거라 생각한 그는 여성의 유혹에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자서전에는 CC라고 칭해졌다(72). 사랑하는 여성의 동료와의 사랑도 나누게 된다. 지금으로 치면 그 여성은 시대를 앞서간 여성주의 사상가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것도 잠시 MM이란 여성이 등장하며, 변태적인 관음증과 부도덕한 광란(81)을 자서전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반전의 결말은 존재하기 때문에 궁금한 분은 책을 직접 접해보길 바란다.

         

여튼 사자의 입이란 제도를 통해 탄식의 다리를 걷너게 된 것은 가이드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다. 다만, 그가 작업을 걸었던 도 모리란 식당, 산 치프리아노 수도원(지금의 안젤리 성당) 등을 가보지 못한 아쉬움은 남는다. 모든 여성을 사랑한 카사노바는 자유를 갈망한 것이 아닐까(93). 그와 같은 삶을 살기 위한 카사노비스트가 베네치아의 도 모리 식당에 모여든다고 하니, 궁금한 이들은 코로나가 떠난 후에 방문해보면 어떨까.

읽는 내내 가슴이 쿵쾅 쿵쾅 뛰며, 저자를 가이드로 모셔 다시 한 번 베네치아를 찾고 싶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이 책 한 권을 가지고 내가 가이드가 되어도 좋으리.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서 나오는 재판 장면이 보여질 거 같고, 카사노바가 내 곁을 재빠르게 도망가며 한 마디 할 거 같다.

"왜 이리 답답하게 사냐.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지 마."라며.

아름다운 관광의 도시. 베네치아가 코로나로 인해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가 궁금하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한 번 들려볼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일 년간 안식년을 가지며 아내와 세계를 돌고 싶은 마음도 실행해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

마지막은 베네치아 사람들이 들려주는 환송곡으로 글을 마치겠다.

우리 인생은 짧기만 합니다.

곧 모든 것이 끝날 것입니다.

(중략)

그러므로, 인생을 신나게 즐깁시다!

우리가 아직 젊은 이 순간에!

p.s 500페이지에 달하는 벽돌같은 책이지만, 김상근 교수의 입담과 김도근 사진 작가의 작품을 보는 것도 하나의 매력이다. 

p.s2 컬처블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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