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자꾸 물어봐
너 만난다는 여자 언제 소개시켜 줄 거냐고
나 빼고 수다 떨지 마
그는 그녀 하나를 얻기 위해 일생일대의 신념을 버렸다
이렇게 만나다 보면 당연히 결혼하겠지 싶었다
이제는 그녀와 함께 있고 싶은 이유가 더 컸다
무려 두 달 만에 보는 얼굴인데...
삼촌이 아주 정신이 나갔네
우리 딸 얼른 외숙모 생겼으면 좋겠다
음... 삼촌이 더 좋아 보였는데
하아... 집이 엉망일 텐데
여기에는 어떻게 왔어요?
두 분이 최근에 힘을 모아 빚을 완전히 다 갚았대
이제 그녀는 아버지의 빚을 갚을 의무에서 해방되었고
빚이 정리되고 계속 고민했어
이왕이면 대학도 잘 다니고 싶으니까...
전속 남자 배우로서 내가 AV 배우를 그만두는 거 어떻게 생각해?
내가 전속 배우가 아니라도 네 곁에 있게 해주면 좋겠어
나... 거절 당하는 거 아닌가 하고 불안했어
내가 하기에는 좀...
심증은 있는데 정확한 물증은 없었다
이 모든 게 우연의 일치일 확률이 얼마나 될까?
이 방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알려주고 있는 것 같았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있다
차라리 끝까지 몰랐으면 좋았을걸
8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
그녀는 속 깊은 이야기는 속으로 삼키는 것에 익숙했다
무심한 척하면서도 다정하게 챙겨주던 사람
이제 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그 추억들이 되살아난다
네가 여기는 어떻게 왔어?
그녀는 태어났으니 어쩔 수 없이 살고 숨이 쉬어지니 그냥 사는 인간의 부류였다
감정 표현이 거의 없고 말도 없어서 남들처럼 평범하지 않다는 것도 알았다
외모를 치장하거나 옷을 입는 데에도 크게 공을 들이지 않았다
사람들과 얽혀 지내는 건 싫다
너무 짧게 자른 건 여름이 다가와서였다
그런데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대답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눈썹 끝을 올렸다
더 말해주어도 믿어 줄 것 같진 않았다
종강 파티 가기 싫어 거짓말한 거였어?
거짓말이 습관이네?
쓸데없이 말이 길어지는 게 불편했다.